게임 전쟁 라임 청소년 문학 34
뤽 블랑빌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라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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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이 책이 게임 중독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을 짐작케 했습니다. 최근 게임 중독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만큼 게임 중독에 대한 문제점도 그만큼 크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물론 그만큼 신선한 소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게임 중독인 주인공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담아낸 뻔~한 스토리라는 생각에 사실 처음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늘 게임에 접속해 있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을 물론 가족 이야기와 첫사랑 이야기를 더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내고 있어 기대이상이었습니다. 다소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에 유머를 더해 밝게 담아낸 것도 좋았던 거 같아요.

 

간혹 게임 중독에 빠져 게임 속 세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와 핸드폰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인터넷, 게임, SNS 등과 동떨어져 살아가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만으로도《게임 전쟁》의 주인공 토마를 통해서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겠네요.

 

컴퓨터 하면 토마, 토마하면 컴퓨터 할 정도로 토마는 게임, 인터넷 중독입니다. 오랫동안 그저 행복한 게임 덕후로 살아왔죠. 하지만 에스테르 카뮈조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모든 일이 배배 꼬이기 시작했어요. 토마의 변화를 바로 눈치챈 건 동생 폴린이었고, 빚을 독촉하듯 물어보는 폴린에게서 빠져나갈 구멍은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었죠. 폴린은 에스테르와 페북 친구일 뿐만 아니라 승마 카페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이였어요. 폴린 덕분에 토마는 에스테르 집에 초대를 받게 되고 에스테르가 내는 아주 어려운 시험을 치루게 됩니다. 바로 한 달간 컴퓨터를 끊는 것이었죠. 에스테르는 현실의 삶을 피하지 말라며 태블릿 PC나 휴대폰도 안 되고, 컴퓨터도 켤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떤 종류의 게임도 할 수 없다네요. 이 시험을 통과하면 에스테르와 사귈 수 있어요. 감시자는 폴린이었죠.

 

라트레유는 친구들에게 심술을 부리는 최악의 남자아이입니다. 그 레이더망에 토마가 걸리고 말았어요. 레트레유는 토마를 보면 시비를 걸곤 합니다. 선생님 앞에서는 모범생인 라트레유는 천하무적이었죠. 그 라트레유가 국어 선생님의 치마 속을 몰래 찍어 반 아이들에게 전송하는 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유력한 용의자는 컴퓨터를 잘하는 토마였지요. 라트레유는 토마에게 선생님에게 이르면 폴린을 괴롭힌다는 협박까지 했답니다. 설상가상 게임 덕후였던 토마가 게임을 안하는 이유가 에스테르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에스테르와의 관계까지 나빠지게 됩니다.

 

토마는 정말로 자기가 컴퓨터, 태블릿 PC, 휴대폰을 붙잡고 살아서 집안 분위기가 이렇게 된 게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와이파이가 가족들의 뇌에 영향을 미친 걸까? (본문 31p)

 

반면 가족 식사 분위기의 변화된 모습을 생각해보게 된 토마는 엄마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아빠가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토마는 폴린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자신이 잘 하는 컴퓨터를 통해서 말이죠.

 

이렇게 토마에게는 여러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찾아옵니다. 이 과정에서 현실에서 도망쳐 게임 속으로 도망치는 토마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다행이 토마는 이 문제들과 마주하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요. 그 과정에서 토마는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토마가 게임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요. 학교문제, 가족문제, 첫사랑 이야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무겁지 않게 담겨져 있지요. 토마의 이런 모습이 청소년 독자들에게 공감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야무지고 똑소리나는 폴린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얼마전 TV프로그램에서 중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것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습니다. 한 패널은 중독은 몰입과 닮아 있다고 했어요. 누구나 중독되어 있는 건 하나씩 있다고. 하지만 여기서 현실이 파괴되면 중독이 되는 것이고, 현실이 유지되면 몰입이 되는거죠. 몰입과 중독의 경계에서 우리는 그 일에 있어 중독이 아닌 몰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토마는 그 경계를 지키는 방법을 일깨워 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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