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에서 보낸 하루 라임 틴틴 스쿨 11
김향금 지음 / 라임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라임《경성에서 보낸 하루》는 100년 전 사진과 그림을 통해 팔십 여 년 전 국제 기차역이었던 '경성역'에서 출발하는 역사 교양서입니다. 일제의 식민지 시대를 하루 동안 산책하는 당일치기 여행서이기도 하지요. 독자들이 살펴보는 경성은 1934년쯤의 어느 봄날로 거리에서, 집에서, 학교에서, 카페에서, 경성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접하면서 현대의 우리를 비추는 '역사의 거울'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미스터 션사인》이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를 담은 《시카고 타자기》등에서 마주했던 경성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접근할 수 있을거 같아 기대가 됩니다.

 

1930년대는 우리가 사는 현대 생활의 거대한 뿌리이다. 특히 규율과 폭력과 통제의 시작점이다. 우리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학교와 사회, 가정에서의 '비'민주적인 면면을, 경성의 풍경 속에서 발견하는 일은 놀라운 경험일 것이다. (작가의 말 中)

 

이 책은 1 식민지 경성에 가다,  2 북촌 한옥 단지의 대저택, 3 계동 저택의 아침 풍경, 4 식민지 시대의 살벌한 학교 생활, 5 하늘에서 본 경성의 봄, 6 구보와 함께 경성을 거닐다, 7 서대문형무소의 독립 운동가들, 8 선은전 광장의 눈부신 번화가, 9 경성의 핫플레이스, 본정에 가다, 10 한밤중 계동 저택에서, 11 무르익은 봄밤, 정동 야행로 나뉘어 집니다. 11장으로 나뉜 여행지를 따라가다보면 식민 지배와 저항, 친일과 독립, 전통과 근대라는 여러 가지 얼굴이 섞여 있는 일제 강점기의 정치, 경제, 사회를 만날 수 있으며, 학교와 빨래터, 백화점과 카페, 요릿집과 전차역 등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장소에서는 근,현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답니다.

 

 

경성에서 경의선 철도를 타면 신의주까지 가서 압록강 철교를 건너 만주로, 중국 대륙으로 거침없이 달릴 수 있었던, 그야말로 경성역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창구였다고 하네요. 일본의 통행 규칙에 따라 1921년부터 우리나라도 전면 실시 되었던 좌측통행, 문명과 야만의 대립이 되었던 수돗물과 우물물, '시간 엄수'와 '복장과 용모에 대한 규율'이 가장 엄격했던 학교 규율, 지금 겪고 있는 성적 위주의 교육, 사교육 만능주의 , 입시 지옥의 뿌리가 발견되는 일제 강점기의 학교 모습, 여학생에게 강조되었던 현모양처 교육, 도로를 닦으면서 사라진 한양의 구불구불하고 정겨운 골목길, 조선의 한양보다 현대의 서울을 더 닮은 공중에서 본 경성의 모습 등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경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상생활 속에서 일제의 치밀한 식민지 지배 방식 등이 보여지고 있네요.

 

 

각 장이 끝나면 '근,현대 돋보기'를 통해 대한 제국과 고종, 20세기 전반의 세계정세, 일제의 무단 통치, 일제의 문화 통치, 일제의 식민지 미화 정책, 일제 강점기의 문학과 예술, 대한민국 임시 정부와 독립운동, 항일 시위에 나선 학생들, 근대 소비문화의 발달과 확산, 일제강점기, 여성의 사회 진출, 병참 기지화 정책과 8.15광복 등 일제 강점기의 정치사와 문화사까지 정리해주고 있어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해방까지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하고 있답니다.

 

단 하루 동안 경성에서 보내는 역사 여행을 담은《경성에서 보낸 하루》는 이렇듯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답니다. 현대의 많은 모습들이 경성의 모습에서 비롯되어 있음을 보면서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 여행서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사진과 그림을 통해 생생하게 일제 강점기 경성 사람들의 생활, 문화, 의식주를 체험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어요. 책을 읽는동안 여전히 남아있는 일제강점기의 문화와 의식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일제 강점기의 역사에 대해 알아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네요. 정말 뜻깊은 여행이었네요.

 

(이미지출처: '경성에서 보낸 하루'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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