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그곳이 알고 싶다 - 한국 외교관이 쓴 아일랜드 개론서
곽삼주 지음 / 좋은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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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꼭 기행문 같은데 내용은 관광청에서 발행된 안내도 같은 느낌이다.

일단 160 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짧고 사진이 거의 없는 대신 도표가 많아 멋진 표지와는 달리 지루하다.

그럼에도 아일랜드라는 나라가 어떤 곳인지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역시 외교관은 다르다고 할까.

객관적인 자료들이 많아서 도움이 됐다.

막연히 아일랜드는 영어를 쓰고 영국과 붙어 있기 때문에 영미권 국가라고만 생각했다.

혹시 서양에섣 한국과 일본을 이렇게 비슷한 개념으로 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지경이다.

아일랜드의 근대 역사는 영국의 압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독립의 과정이었던 듯하다.

저자는 이런 점이 한반도와 비슷하다고 봐서 비교하는 설명을 자주 한다.

1801년에 합병된 후 차별을 받아가 1920년대에 독립하여 게일어 사용과 가톨릭이라는 두 축을 정체성으로 영국과 협력하면서도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

이번에 브렉시트에서도 영국에 동참하지 않고 EU에 남았다.

그러고 보니 2010년에 IMF 의 지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후로 영국의 1인당 GDP 를 넘어설 정도로 경제가 활성화 된 것이 무척 부럽다.

가톨릭 문화권이라 그런지 몰라도 저자의 표현대로 좌파 포퓰리즘이 대세가 되는 요즘에 공화당과 통일당이라는 보수 정권이 계속 취임하는 것도 신선하다.

여기도 북아일랜드 통일 문제로 애를 먹는 듯하다.

저자는 한반도 통일과 비슷하다고 비교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핵무기를 갖고 있는 전제적 세습 왕조와 자본주의 정상적인 국가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저자는 북한 정권이 안심하도록 인도적 지원을 하고 많은 교류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 통일보다는 평화공존에 방점을 찍으면 언젠가 통일이 되리라 기대하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태도로 봤을 때는 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아일랜드의 통일을 중개하는 나라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많은 미국인 반면, 한반도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는 상황이니 외교적 환경도 나쁜 편이다.

이 나라의 경제를 떠받드는 건 다국적 기업들이라고 한다.

법인세가 적어 일종의 조세 회피처로 많이 오고 영어권 국가라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한다.

영미법이 적용되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있다고 한다.

강소국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모델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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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의 탄생 - 끔찍했던 외과 수술을 뒤바꾼 의사 조지프 리스터
린지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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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흥미롭지만 외국에서 번역된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약간의 긴장을 하게 된다.

일단 유명한 역사적 사건들이 아니라서 잘 모르는 특별한 케이스들이 많아 보통은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지루한 일화나 연대기 나열이면 어쩌나 싶고 아무래도 번역서이다 보니 가독성 면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수술의 탄생이라니, 도저히 지나칠 수 없어 빌린 책인데 읽은 소감, 아 정말 세상에는 왜 이렇게 재밌는 책이 많을까!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대답은 120% 재밌기 때문이다.

너무너무 재밌어서 읽지 않을 수 없다.

독서만큼 돈도 안 들면서 무궁무진하게 즐거움을 넓혀갈 수 있는 취미가 또 있을까 싶다.

유튜브에 뜨는 동영상들도 중독을 걱정할 만큼 자극적이고 재밌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때의 충만감과 즐거움에는 감히 미치질 못한다.

활자의 시대가 가고 영상의 세상이 온다고 하지만 여전히 책은 영상물에 비하면 훨씬 깊이있고 강렬한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의 주제는 그냥 의학의 역사가 아니라 "외과", 즉 수술하는 과의 역사이다.

의학을 크게 보면 약 처방하는 내과와 직접 병변을 절단하는 외과로 나눌 수 있는데 당연히 일반인의 눈에는 외과가 훨씬 극적이고 현대의학의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선호한다.

당장 의학드라마를 봐도 내과 의사가 주인공인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잘생긴 선남선녀들이 수술복을 입고 메스를 들고 환자의 병변과 사투를 벌인다.

처음에는 이 외과의가 일종의 기예를 뽐내는 장인 수준이었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인 것이, 마취제도 아직 발명되지 못하고 절단 후 감염 관리도 안 돼서 신체를 잘랐을 때 보다 회복 과정에서 패혈증으로 죽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왜 나이팅게일이 병동과 환자 관리를 수치화 하여 간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심지어 신체를 절단하는 외과 수술은 마치 공개 처형을 보듯 일반인들에게 관람의 대상이었다.

당장 렘브란트 그림만 봐도 툴프 박사의 해부학 실습 때 여러 사람이 모여 구경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동양과는 매우 다른 문화임이 확실하다.

신체 훼손을 금지하는 동양과 직접적으로 살아있는 환자에게 칼을 대는 서양은 본질적으로 아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것 같다.

당연히 사체를 해부하고 직접 환자의 병변을 절단하는 의료 문화 속에서 외과는 발전할 수 있었다.

물론 감염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고 심지어 항생제도 만들어지기 전이라 수술받는 환자들의 예후는 처참했다.

끔찍한 사례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런 희생 속에서 오늘날의 의학 발전이 가능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역사의 발전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시대배경이 1840년대부터인데 겨우 이 정도의 의학수준이었다면 조선 말기에 한반도로 건너온 선교사들의 의료 수준도 높지는 않았을 듯하다.

아니면 그 사이에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했을까?

아편전쟁 후 청나라에 쳐들어간 서양인들은 공개처형을 시행하는 중국 문화의 야만성에 기겁을 했다는데, 영국에서도 공개처형은 판결받는 즉시 법원 바로 옆에서 거행되었다.

왜 오스트레일리아로 보내지는 게 끔찍한 형벌이었는지 실감이 안 됐는데 책을 보니 확실히 이해가 된다.

배에 실려 가는 과정이 너무 끔찍해 1/3이 사망했고 20여 년의 긴 형기를 마친 후에도 영국으로 돌아가길 거부할 정도로 항해가 험난했다고 한다.

세상은 적어도 인권과 생산력 면에서는 진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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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을 지배한 무기전 전세를 뒤바꾼 보급전 - 전투코끼리, 랜드리스 작전, 아쿼버스, 탄저균까지 무기와 보급으로 본 세계사
도현신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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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흥미로워 기대했던 책인데 아쉽게도 비전문가의 교양서 같은 책이었다.

그럭저럭 읽을 만한 수준은 되지만 역사서에 언급된 일화 나열이 많아 아쉽다.

편집북 느낌이랄까.

학자가 아닌 저자의 책 중 제일 괜찮았던 역사서는 신상목씨의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일본사>를 들 수 있겠다.

역사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사서에 기록된 에피소드 나열이 아니라 그 사건이 주는 저자의 해석인데 일종의 편집북들은 기존 일화들만 쭉 서술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뒤에 나온 참조목록 역시 일반인들이 읽을 만한 똑같은 대중서가 대부분이라 정보와 관점을 많이 얻기 힘든 듯하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쟁을 무기와 보급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 좋은 시간이었다.

저자가 소설가라 그런지 문장이 간결하게 금방 잘 읽힌 점은 좋았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1) 기원전 13세기 무렵 지중해 세계를 강타한 해양민족, 이른바 sea people 의 정체를, 저자는 아리안족의 침입을 받고 그리스와 크레타 섬 등에서 바다로 쫓겨간 선주민들이라고 본다.

얼핏 들었던 얘기 같기도 하고 아직 실체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 같은데 저자의 말대로 이들이 히타이트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그들로부터 철제 무기를 입수하여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을 침입했는지 궁금하다.

저자는 이들이 바로 성경에 나온 블레셋인들이라고 한다.

철제 무기가 과연 이들에 의해 전파되었는지가 궁금하다.

또 철제 무기는 히타이트로부터 시작됐는지, 그렇다면 왜 히타이트는 해양 민족에게 멸망했는지, 정말 이들이 히타이트 제국를 정복하게 맞는지 좀더 알아봐여 할 것 같다.

2) 고대 사회 전쟁의 핵심적인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말의 등장이었다.

초기의 말은 너무 작아 사람을 태우지 못하여 수레를 끌고 말 두세 마리가 모여 전차를 끌고 전쟁에 나갔다.

그런데 이 전차는 돈도 너무 많이 들고 무거웠기 때문에 속도전이나 경제성 면에서 떨어져 말의 품종 개량을 통해 기병을 직접 태울 수 있게 바뀌자 점차 사라졌다.

사람을 태우는 말이 처음부터 가능했던 게 아닌 모양이다.

또 달리는 말에서 화살을 쏘는 궁사도 엄청난 훈련을 통해 가능했고 무장하는데도 많은 돈이 들었기 때문에 기병은 점점 귀족화된다.

무장을 하지 못하는 보병은 일반인이, 비싼 무기를 스스로 갖추고 오랜 시간 훈련할 수 있는 기병은 귀족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들 역시 전차가 사라지듯 총의 등장으로 역사 속에 사자리게 된다.

3) 중남미를 정복한 에스파냐인들은 당시 이들의 무기가 흑요석 돌칼에 불과했기 때문에 강철 무기로 무장해 정복할 수 있었다.

보통 천연두 같은 전염병만 강조했는데 무기의 압도적인 차이도 중요했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왜 아메리카 대륙은 심지어 청동기 무기도 발전하지 못했을까?

그러고 보면 총균쇠에 나온 바대로 문명의 확산은 세로축보다는 초원을 통한 가로축 전파가 훨씬 쉬운 듯하다.

아즈텍의 멸망에는 이들에게 인간사냥을 당해 온 다른 부족들의 협조도 일조했다.

총의 발명은 시베리아 개척에도 큰 공헌을 세운다.

결국 총포의 발전 때문에 유목민들은 서양 제국의 위력 앞에서 무너져 버린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총을 보고 조선 군인들이 얼마나 기겁을 했을지 상상이 된다.

유럽인들은 한 번에 600발을 쏠 쑤 있는 맥심 기관총을 가지고 아프리카로 진출해 용감한 전사들을 굴복시킨다.

내륙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말라리아 약인 퀴닌의 발명도 중요했다고 한다.

4) 무기만큼 중요한 것이 보급이었다.

생산력이 적은 시대였고 수송도 어려워 갑자기 침입군이 나타나면 현지인이건 침략군이건 식량 조달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임진왜란 때 큰 공을 세운 이순신의 전략도 바로 이런 일본의 해상 보급선을 차단한데 있다.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를 침공했던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도 보급로가 차단되어 그리스 본토에 고립될까 두려워 결국 물러났고 그 유명한 수양제도 10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했으나 결국은 보급로 확보에 실패해 물러나고 만다.

독소전쟁에서 소련이 히틀러에 맞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경제적 지원에 큰 공이 있었다고 하니 과연 전쟁은 곧 경제전이기도 한 듯하다.


<오류>

284p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너무 많은 돈을 탕진한 프랑스가 경제난과 더불어 1783년 대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자

-> 프랑스 대혁명은 178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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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 천체물리학자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배지은 옮김 / 반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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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내용인지 전혀 짐작이 안 가는 책이었는데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 고르게 됐다.

처음 읽을 때는 솔직히 잘못 고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용이 너무 엉성한 게 아닌가 했는데 금방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미국식 유머라고 할까, 저자의 재치있고 유쾌한, 그러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글들이 아주 마음에 든다.

저자는 흑인 천체물리학자로 뉴욕 천문대의 관장으로 있으면서 과학 강연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그에게 보내온 일반인들의 편지와 거기에 대한 답장을 실은 책이다.

미국인들도 점성술을 믿고 유령과 사후세계를 실재한다고 생각하며 외계인에 대해서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한마디로 과학문맹 수준이 한국인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달에 사람을 보내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과학적 인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까닭은, 어쩌면 과학이, 더 정확히는 우주가 구성된 원리를 밝히는 과정이 일반인의 수준에서는 너무 어렵기 때문인지로 모르겠다.

사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궁극적인 주제, 즉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모든 진리의 답은 과학이라는 대명제에는 120% 공감했지만 세부적인 내용들은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우주는 특히 어려운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도 가장 어려운 물리보다도 더 이해하기 힘든 게 바로 지구과학이었던 걸 생각해 보면 우주는 그냥 막연히 다가오는 넓은 추상적인 개념 같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학은 기술과 비슷한 것 같고, 과학자들이 말하는 과학이란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 우주와 생명체가 작동하는 원리, 어쩌면 사실 그 자체인 것 같다.

그러므로 책의 제목처럼 과학자들의 대답은 오직 과학 뿐이 없는 것 같다.

유령이나 귀신, 기적, 외계인 같은 여러 심령현상들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목격진술은 증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증거란 눈에 보이는 실체를 뜻한다.

성경이 과학이고 성경 안에 세상에 대한 예언이 들어 있었다면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일을 먼저 예측하고 과연 그 말대로 되는지를 확인해 보라고 한다.

과학자들이 열심히 탐구하여 밝혀낸 사실들을 성경의 문구에 끼워 맞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밝혀내야 할 사실들을 성경학자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과학자들에게 알려달라는 것이다.

저자는 리초트 도킨스와는 달리 무신론자는 아니고 종교의 심리적 효용성을 인정하지만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므로 답하지 않는다는 불가지론자의 입장을 취한다.

나 역시 이런 포지션이 가장 합리적인 것 같다.

신이 있는가를 논쟁하기에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고 인간의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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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진화론 - 우리는 왜 불완전한가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황혜숙 옮김 / 까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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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확 띄는 제목과는 달리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처럼 과학적 개념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쓴 책 같다.

사실 생물학적 부분은 전공 분야이기도 해서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지만 발생과 관련된 내용이라 그런지 100% 다 이해하지 못했다.

해부학과 발생학은 역시 어렵다.

저자가 "잔혹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까닭은 생명체가 죽지 않으면 진화가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진화란 반드시 개체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지구는 한정된 공간으로 개체가 영원히 산다면 번식하는 후손들 때문에 어느 순간 다 차 버린다.

죽어야 다른 후손들이 살아간 공간이 생긴다는 얘기다.

의자 뺏기 놀이로도 설명한다.

한정된 의자에 여러 명이 덤비면 누군가는 의자를 차지하지 못하고 이게 바로 생존경쟁으로 탈락하는 개체는 멸종하는 것이다.

진화란 진보나 향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더 우수하고 뛰어난 방향으로 발전하는 진보가 아니라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이라고 한다.

자연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바뀌는 환경에 맞는 종이 번식하고 살아남게 되고, 반대로 운없이 바뀐 환경에 맞지 않으면 종은 멸종하고 만다.

그렇게 따지면 인간이 700만년 전에 지구상에 처음 출현하여 잘 살아온 것도 우연히 지구의 현재 환경과 잘 맞기 때문인 듯하다.

특별히 인간이 진화적으로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부일처제가 인간 집단에 어울린다는 주장이 신선했다.

보통 일부일처제는 자연상태와 맞지 않고 매우 사회적으로 억압된 부자연스러운 제도라고 하는데 후손 양육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이 제도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부다처제를 하는 동물들, 이를테면 오랑우탄이나 고릴라 등은 수컷의 크기가 암컷의 두 배 정도 돼서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린다.

또 주로 열매를 먹는 잡식성이면서도 육식 동물처럼 큰 송곳니가 있어 암컷 경쟁을 할 때 다른 수컷을 물어서 공격한다.

반면 인간은 일부일처제이기 때문에 다른 수컷을 위협할 송곳니가 필요없어 에너지 소모가 적은 작은 송곳니로 진화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아이는 혼자 생존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수컷이 모자를 버리고 가버리면 후손의 생존률이 매우 떨어질 것이다.

성공적인 번식이라는 진화적 측면에서 인간은 일부일처제가 유리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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