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진화론 - 우리는 왜 불완전한가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황혜숙 옮김 / 까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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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확 띄는 제목과는 달리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처럼 과학적 개념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쓴 책 같다.

사실 생물학적 부분은 전공 분야이기도 해서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지만 발생과 관련된 내용이라 그런지 100% 다 이해하지 못했다.

해부학과 발생학은 역시 어렵다.

저자가 "잔혹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까닭은 생명체가 죽지 않으면 진화가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진화란 반드시 개체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지구는 한정된 공간으로 개체가 영원히 산다면 번식하는 후손들 때문에 어느 순간 다 차 버린다.

죽어야 다른 후손들이 살아간 공간이 생긴다는 얘기다.

의자 뺏기 놀이로도 설명한다.

한정된 의자에 여러 명이 덤비면 누군가는 의자를 차지하지 못하고 이게 바로 생존경쟁으로 탈락하는 개체는 멸종하는 것이다.

진화란 진보나 향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더 우수하고 뛰어난 방향으로 발전하는 진보가 아니라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이라고 한다.

자연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바뀌는 환경에 맞는 종이 번식하고 살아남게 되고, 반대로 운없이 바뀐 환경에 맞지 않으면 종은 멸종하고 만다.

그렇게 따지면 인간이 700만년 전에 지구상에 처음 출현하여 잘 살아온 것도 우연히 지구의 현재 환경과 잘 맞기 때문인 듯하다.

특별히 인간이 진화적으로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부일처제가 인간 집단에 어울린다는 주장이 신선했다.

보통 일부일처제는 자연상태와 맞지 않고 매우 사회적으로 억압된 부자연스러운 제도라고 하는데 후손 양육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이 제도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부다처제를 하는 동물들, 이를테면 오랑우탄이나 고릴라 등은 수컷의 크기가 암컷의 두 배 정도 돼서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린다.

또 주로 열매를 먹는 잡식성이면서도 육식 동물처럼 큰 송곳니가 있어 암컷 경쟁을 할 때 다른 수컷을 물어서 공격한다.

반면 인간은 일부일처제이기 때문에 다른 수컷을 위협할 송곳니가 필요없어 에너지 소모가 적은 작은 송곳니로 진화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아이는 혼자 생존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수컷이 모자를 버리고 가버리면 후손의 생존률이 매우 떨어질 것이다.

성공적인 번식이라는 진화적 측면에서 인간은 일부일처제가 유리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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