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1956) - [할인행사]
로버트 와이즈 감독, 잭 세르나스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 영화라고 한다
1956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우와 무려 50년 전 영화가 아닌가?
대단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6.25 당시 영화다
50년 전 영화가 지금도 상영된다면 대단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브래드 피트의 트로이는 아킬레우스가 주인공인데, 이 영화는 패리스와 헬렌의 사랑이 중심 내용이다
헬렌 역을 맡은 여배우가 고전적인 미인이라고 생각했더니만, 미스 유니버스 출신의 이탈리아 배우다
아주 유명한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출연작이 별로 없다
소피아 로렌 분위기가 난다고 할까?
아마 패리스 역의 남자 배우도 이탈리아 사람인 것 같다
이탈리아 배우들이 출연하고 미국 회사가 투자한 합작 영화인가?

 
남편을 버리고 적국의 왕자를 따라 먼 항해의 길을 떠나는 헬렌의 용기가 놀랍다
과연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헬렌은 메넬레우스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는 여왕이 됐으면서도 남편의 왕궁을 떠나 바닷가에서 머무를 정도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낸다
하긴 정상적인 여자라면 늙고 거칠게 생긴 메넬레우스 보다는, 젊고 매너좋은 자상한 패리스에게 끌릴 것이다
아마도 메넬레우스는 왕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이 아름다운 미녀를 아내로 맞았을 것이다
결국 사랑없는 결혼 생활이 10년 간의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것일까?

 
영화는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를 현실에 맞춰서 풀어낸다
스파르타는 트로이를 공격할 명분을 찾고 있었고, 마침 자기 아내가 트로이의 왕자를 따라 도망치자, 아내를 찾겠다는 명분으로 트로이를 공격한다
무려 10년을 끈 전쟁인데, 영화 속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고전 영화들은 확실히 연극적인 냄새가 난다
보다 사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메넬레우스 입장에서 보면 젊은 남자와, 그것도 적국의 왕자와 정분이 나서 도망친 마누라를 생각하면 기가 막혔을 것 같다
보나마나 결혼 전에도 메넬레우스의 속을 태웠을 것이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온갖 고생을 다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찌어찌 하여 결혼해서 여왕의 신분으로 만들어 줬더니만, 남편과 같이 있기 싫어서 바닷가에서 따로 살질 않나, 하여간 남편 속을 무지하게 태웠을 것 같다
메넬레우스는 영화에서도 보여지지만, 대단히 권위적이고 거친 남성이었을 것이다
여자들은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여자들은 자상하고 매너좋은 부드러운 남자를 원한다
아무리 공주처럼 떠받들어 주더라도 권위적이고 무뚝뚝하면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결국 불행하게도 트로이는 점령당하고 패리스는 메넬레우스의 칼에 맞고 숨을 거둔다
헬렌은 메넬레우스에 의해 그리스로 돌아간다
과연 그녀는 무사히 남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바람난 마누라를 잡아 온 남편이 과연 예전처럼 아내의 신분을 누리게 했을까?
"음란서생"의 왕과 정빈이 생각난다
그 왕은 신하와 바람난 정빈을 여전히 궁에 살게끔 놔둔다
질투심 때문에 죽일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너의 반쪽이라도 갖고 싶다는, 글루미 썬데이의 주인공 같은 심정으로 살려 둔 것일까?

 
트로이의 유민들이 동쪽으로 가서 건설한 도시가 바로 로마라고 하니, 역사는 그렇게 흘러흘러 발전하는 모양이다
패리스와 헬렌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 정말 거대한 사랑의 대서사시가 될 것 같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가 3천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지난 번에 아빠가 선물한 책 덕분에 내용 이해가 훨씬 쉬웠다
브래드 피트의 트로이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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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뽀스 2006-10-0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헬렌 니어링"과 "패리스 힐튼"이라고 생각했을까요 ㅠ.ㅠ
로버트 와이즈 감독 끌리네요. 명절엔 이런 영화를 봐야되는데, 요즘 TV엔 너무 최신작만 하더라구요.

marine 2006-10-02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만든 트로이와는 전혀 관점이 달라요 헬렌과 패리스 왕자의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랍니다
 
다 빈치 코드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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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 유명한 다빈치 코드를 영화로 봤다

베스트셀러라는 명성과는 달리 그렇게 아주 재밌는 스토리는 아니었다

기독교의 교리를 깨부셨다는 점에서 주목받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그 파격적인 해석이라는 게 솔직히 황당했다

예수는 인간일 뿐이고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고 그 딸로 이어져 내려온 왕가의 피가 존재한다?

성배는 막달라 마리아 자신이다고?

논리가 너무 허술해서 웃긴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대체 왜 성배에 집착하는 걸까?

성배가 땅의 힘의 원천이라서?

하나님이 정말 그것을 원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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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0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저는 소설 원작도 별로 감동스럽지도 않았고, 논리가 치밀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뭔가 엄청난 걸 이야기해줄게, 라고 하고는 `임금님 귀는 송아지 귀'라고, 모두가 아는 당나귀 귀에서 벗어나 허망하게 이야기하는 격이랄까요.

marine 2006-10-02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그런데도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참...
 
왕의 남자 일반판 (dts 3disc) - 극장판 + 확장판
이준익 감독, 강성연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대체 이 영화가 왜 천만명을 넘게 동원했는지 미스테리다
혹시 저작권법 때문에 인터넷에서 못 돌아서 그런거 아닐까?
투사부일체도 황당했지만 이 영화도 신드롬 일으켰다는 게 안 믿어질 정도로 너무 평범하다
하긴 서편제도 난리칠 만큼 대단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준기 캐릭터가 독특했다
여장남자 공길이 그리고 그를 지켜주는 장생이
장생은 공길을 성적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으나 이른바 플라토닉 러브를 한 것 같다
마치 아킬레스가 페츄클리스를 사랑했듯 말이다
동성애가 하나의 성적 취향으로 인정받는 요즘 세태에 비춰 보자면 사실 장생의 분노도 좀 과하긴 하다
또 나중에 공길은 연산군에게 약간의 애정을 품은 것 같다
동정심에서 말이다
하긴 아무리 그래도 섹스는 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공길이를 보면 해피 투게더의 장국영을 보는 기분이 든다
그러고 보면 아무리 남자끼리 하는 동성애라 할지라도 강자와 약자는 존재하는 것 같다

 
감우성은 정말 멋지게 나온다
그도 역시 늙어서 또 광대로 나오기 때문에 몰골은 초췌하지만 성격은 진짜 멋지다
이런 남자와 같이 살면 세상 사는 거 두렵지 않을 것 같다
한낱 광대에 지나지 않는 놈이 어떻게 왕 앞에서도 전혀 쫄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할 수 있을까?
광대놀음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
그 자신감은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훌륭한 실력에 있는지도 모른다
눈을 인두로 지진 후에도 전혀 꺽이지 않는 그 기개에 찬탄을 보낸다

 
연산군은 알콜 중독이 아니었나 싶다
싸이코 기질도 좀 있었을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예술적 광기라고 해야 하나?
격정적인 사람이 최고 권력을 잡았으니 그가 휘두르는 칼이 얼마나 위험했겠는가?
강성연은 장녹수를 제대로 연기한다
아마 분명히 장녹수도 그랬을 것 같다
기생 출신이면 가장 하층 계급이니 부끄럽고 말 것도 없고 연산군을 어르고 달랬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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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2 0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rine 2006-10-0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저도 이준기는 좋았어요 연기도 곧잘 하고 또 넘 예쁘잖아요^^
 
서부전선 이상없다 - [초특가판]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 루 에어스 외 출연 / 씨네코리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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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영화는 묘한 매력을 준다
굉장히 오래된 과거의 일들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훔쳐 보는 느낌이랄까?
아빠가 왜 고전을 좋아하는지 요즘 들어 이해가 간다
명작을 영화로 바꾼 걸 보고 나면 뭔가 남는 게 있는 것 같다
소설로 다시 읽어 보면서 리뷰할 수 있는 즐거움이랄까?
두 배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레마르크는 나에게 낯선 작가다
아마 독일 사람이라서 미국이나 영국 작가들 보다 덜 알려진 것 같다
개선문과 서부전선 이상없다가 내가 알고 있는 대표작
소설로 꼭 읽어 볼 생각이다


전쟁에 참전할 것을 부추기는 늙은 교수의 연설이 어찌나 허황되게 들리던지
전쟁이란 생각만 해도 무서운 끔찍한 것이다
영화로만 봐도 몸서리쳐지는데 실제 전쟁을 겪어야 한다면, 그것도 총알받이로 일선에 나가야 한다면, 너무 두렵다
벤이 죽었을 때 그 시체를 찾기 위해 포탄 속을 뚫고 들어간 병사에게 고참이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왜 시체에 목숨을 거느냐? 그건 단지 시체일 뿐이다
전쟁이란 이렇게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하게 짓밟아 버린다

 
먹을 게 부족해 쥐에게까지 눈독을 들이는 장면을 보고 구토가 날 것 같아서 혼났다
그 병균 덩어리라도 먹지 않으면 안 될 처참한 상황, 난 이겨낼 자신이 없다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크게 보면 전쟁이란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고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 같은 거지만, 반대로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면 그야말로 개죽음을 당할 수 있는 가장 큰 재앙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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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0-02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시군요 저희 아빠가 요즘 고전 dvd를 수집하시는 바람에 저도 덩달아 열심히 보고 있답니다^^
 
오만과 편견 - [할인행사]
조 라이트 감독, 매튜 맥파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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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연애 소설 오만과 편견은 수차례에 걸쳐 영화화 되고 읽히는 유명한 책이다
나는 굉장히 지루하게 읽었는데 계속 재해석 되는 걸 보면 명작은 명작인 모양이다
다시 한 번 꼭 읽어 볼 생각이다

 
흑백으로 보니까 굉장히 고풍스럽다
주인공들은 역시 잘 생겼고 예쁘다
엘리자베스 역을 맡은 여배우는 전형적인 고전 미인이고 다씨 역시 핸섬 보이
왜 제목이 오만과 편견인지 이제 좀 알겠다
돈많은 귀족 다씨를 리즈는 오만하다는 편견을 갖고 봤던 것이다
일명 성격연구가인 리즈가 다씨를 잘못 판단한 셈이다

 
콜린스는 아주 밥맛으로 나온다
돈많은 사람에게만 아부하고 일단 못생겼다
노처녀 샬롯은 상속 많이 받는 콜린스에게 시집가서 행복할까?
콜린스 같은 인물이 실제로 주변에 있다면 아무리 부자여도 결혼하기 힘들 것 같다
제인과 빙리의 로망스는 그다지 나오지 않는다
리즈와 다씨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다

 
리즈의 어머니 베냇 부인은 완벽한 속물로 등장한다
네 딸을 어떻게 하면 상속많이 받는 남자에게 보낼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거리
그런데도 tv에 등장하는 꼴보기 싫은 어머니 상은 또 아니다
완벽한 악인이 없는 게 오스틴 소설의 매력이랄까?
하여간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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