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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일반판 (dts 3disc) - 극장판 + 확장판
이준익 감독, 강성연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대체 이 영화가 왜 천만명을 넘게 동원했는지 미스테리다
혹시 저작권법 때문에 인터넷에서 못 돌아서 그런거 아닐까?
투사부일체도 황당했지만 이 영화도 신드롬 일으켰다는 게 안 믿어질 정도로 너무 평범하다
하긴 서편제도 난리칠 만큼 대단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준기 캐릭터가 독특했다
여장남자 공길이 그리고 그를 지켜주는 장생이
장생은 공길을 성적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으나 이른바 플라토닉 러브를 한 것 같다
마치 아킬레스가 페츄클리스를 사랑했듯 말이다
동성애가 하나의 성적 취향으로 인정받는 요즘 세태에 비춰 보자면 사실 장생의 분노도 좀 과하긴 하다
또 나중에 공길은 연산군에게 약간의 애정을 품은 것 같다
동정심에서 말이다
하긴 아무리 그래도 섹스는 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공길이를 보면 해피 투게더의 장국영을 보는 기분이 든다
그러고 보면 아무리 남자끼리 하는 동성애라 할지라도 강자와 약자는 존재하는 것 같다
감우성은 정말 멋지게 나온다
그도 역시 늙어서 또 광대로 나오기 때문에 몰골은 초췌하지만 성격은 진짜 멋지다
이런 남자와 같이 살면 세상 사는 거 두렵지 않을 것 같다
한낱 광대에 지나지 않는 놈이 어떻게 왕 앞에서도 전혀 쫄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할 수 있을까?
광대놀음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
그 자신감은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훌륭한 실력에 있는지도 모른다
눈을 인두로 지진 후에도 전혀 꺽이지 않는 그 기개에 찬탄을 보낸다
연산군은 알콜 중독이 아니었나 싶다
싸이코 기질도 좀 있었을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예술적 광기라고 해야 하나?
격정적인 사람이 최고 권력을 잡았으니 그가 휘두르는 칼이 얼마나 위험했겠는가?
강성연은 장녹수를 제대로 연기한다
아마 분명히 장녹수도 그랬을 것 같다
기생 출신이면 가장 하층 계급이니 부끄럽고 말 것도 없고 연산군을 어르고 달랬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