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일공일삼 94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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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드러내면 누군가 상처를 받지만

 진실을 덮어버리면 모두가 상처를 받는다'

미미여사가 솔로몬의 위증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한 말이다,

 

주경이는 혜수네에게 늘 당하는 입장이다,

한 번의 실수로 초콜렛 셔틀을 하게 되고 늘 전전긍긍 눈치를 보며 얼른 혜수네의 눈깔이 자기를 비껴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기회가 온거 같은데 ... 하필 누군가의 구두를 던져야 하는 시험에 빠진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되뇌이면서 눈을 질끈 감고 신발을 던져버린다,

일은 그렇게 꼬여버렸다,

주경은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사실 주경에게 기회가 없던 건 아니다,

싫다고 안한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주경은 용기를 내지 못했다,

어쩌면 혜수네 눈깔들의 마음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그 눈깔들이 향하는 곳을 자기가 아닌 명인으로 돌리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경은 점점 더 괴롭다,

모두가 아는 게 아닐까 뒤에서 수군거리는게 아닐까하는 불안감

그리고 스스로 점점 커지는 죄책감

쟤들 때문이라고 혜수네 눈깔들을 향한 분노

주경은 그래도 아무 내색을 못한다.

모든 감정이 뒤엉키면서 주경은 점점 쪼그라든다,

절대 안보고 살겠다는 명인이와는 자꾸 얽혀들고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까지 알아버린다,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진실을 드러내고 사과하면 주경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명인이나 정아가 자기를 어떻게 볼지 알 수 없다,

이제 혜수를 넘어 명인이와 정아까지 자기를 이상하게 볼 것이고 우습게 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덮어버리면... 역시 그것도 상처다,

아무도 모른다고 상처가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적어도 나는 알고 있는 것이니까

아이들 이야기답게 이야기는 잘 흘러가고 마무리 되었다,

주경이는 용기를 내어서 사과를 하고 상처를 드러내면서 더 많은 상처가 번지는 것은 막았다,

 

명인이가 받은 아픔 그동안 정아가 받았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주경이의 상처에 딱지가 앉으며 그렇게 성장 할 것이다,

다만  주경이가 당한 일들은 구두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어서 누구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억울해도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도 어쩌면 잘못일거라고 스스로 도닥거릴지도 모르겠다,

 

결말을 그렇게 행복하게 마무리 되었지만

이 책을 읽은 나는 마무리가 자꾸 미흡하다는 생각을 한다

고지식한 나 는 사과가 있고 용서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상처를 받고 아팠을 때 어떤 위로나 공감보다

미안해. 많이 아팠니 잘못했어

이 한마디가 더 절실할 때가 있다,

명인이의 마음을 헤아린 주경이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그냥 혼자 정리하고 해결하는것

그리고 친구로 남아준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것

혼자 결심하게 하는 것

그게 자꾸 잔가시처럼 목에 걸린다,

나도 사과받고 싶다고 말하기엔 너무 치사해 보이지만

그냥 넘어가자니 언젠가 다시 올라올 서러움이다,

작가는 주경이가 아픔을 통해 변하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주경이도 받아야 하는 것이 필요한 나이이다,

여자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싸움은 보이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아서 더 상처가 되는데  혼자 씩씩하게 이겨낸다는 결론이 자꾸 걸린다,

주경이가 그냥 착한 아이로만 자랄 거 같아서...

어쩌면 주경이 마음 속에 그늘이 이제 막 생겨버렸는데

그냥 보이는 문제가 해결되고 주경이가 명인이나 다른 친구들과 잘 지낸다는 이유로 그게 그냥 넘어가버릴까 하는 노파심이 자꾸 든다,

주경이의 욕구는 마음을 말하면서도 그게 그냥 넘어가는 거 같아서 걸린다,

용기없는 주경이가 마음에 들지도 않는데도 자꾸 주경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프다고 해도 괜찮다고

나도 사과받고 싶다고 해도 괜찮다고,,

진실을 드러내서 혼자 상처받는 쪽을 택하겠다고 한 주경이등을 자꾸 쓸어주고 싶다

그렇게 웃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웃어야 괜찮아야 지금 이 순간의 평화가 깨지지 않는거라고 그래서 참는 거라는 생각이 자꾸든다,

 

어른들은 항상 보이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모양이다,

아이가 웃기 시작하면 다 괜찮다고 믿는 모양이다,

나는 책장을 덮으면서도 자꾸 주경이가 걸린다,

 

황선미도 참 좋은 작가지만

미미여사가 만져주는 그 지루하지만 세세한 마음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별을 두개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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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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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나는 이 결론이 마음에 든다,

무언가를 닮았네 비 현실적이네 하는 말들도 많지만

어쩌란 말인가

최소한 이야기속에서라도  이렇게 후련함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소설같은 세상 거짓말같은 세상에서  버티고 사는동안 책속 주인공이라도 후련하게 살아주었으면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가정폭력의 트라우마를 가진 나오미와 남편의 폭력에 자존감이 떨어져 버린 가나코의 발랄하고 처절한 남편제거 계획은 마지막 선택이었다,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리고 도움을 기대조차 할 수 없다면 결국 내가 미친 년이 되거나 괴물이 되는 수 밖에 없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고 나는 살아야 겠다는 절박함 앞에서 괴물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도 우아하고 교양있게 살고 싶고 살 수 있는데

자꾸 나를 건드리고 밟아대는 존재가 있다면 '

머리에 꽃을 꽂고 미친년이 되든지  얼굴을 바꾸고 괴물이 되는 수밖에

괴물이 되고 미친년이 되어야  괴물을 잡고 버러지같은 놈을 잡는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슬프지만 사실이다

 

나쁜 놈은 어떻게든 제거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가지지 못한다면

허구에서라도 가져야 겠다

나는 나오미와 가나코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행동에 돌을 던지진 않을 것이다,

세상엔 돌을 맞아야 할 것들이 더 많이 있으므로,,,

 

 

훅하고 다 읽어버렸다,

별 거 아닌 이야기같은데 중간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을 접는 순간 나오미와 가나코가 어떻게 될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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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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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고민이 있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면 꼭 목소리가 떨려나왔고 말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것

사실 편한 자리에서도 목소리가 떨려 나올때가 있고 속도는 늘 빨랐다

가끔은 내가 긴장을 해서 목소리가 떨리는 건지 아니면 목소리가 떨리는 걸 신경쓰다보니  긴장이 되는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내 소리가 떨리는구나를 깨닫는 순간 속도는 내가 제어할 수 없이 빨라진다

내가 남들앞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가 내 목소리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인건지도 모르겠다

뭐 두셋이서 수다를 떨때는 떨리는 일이 없지만  사람수가 조금 더 많아지고 조금 더 낯선 타인이 섞이면 늘 목소리가 점점 떨려온다,

어떤 이가 농담삼아,,, 내가 말하는 걸 듣다 보면 이 사람 말하다가 심장마비로 죽는게 아닌가 걱정될 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집단 상담을 경험하면서  진행자샘이 내 목소리 이야기를 했다,

왜 떨리는 건지 생각해본 적이 있냐고?

나는 그저 사람앞에서 말하는 것이 긴장되어서 떨리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내 유년의 어떤 기억이나 경험과 관계되거나 어떤 심리적인 원인이 있을거란 생각을 못했다,

생각해 봐야 하나?

고민했지만 곧 잊었다,

대신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 좀 떨리면 어떠랴,,

떨리는 염소소리를 가진게 나인걸,,,

그냥 그러려니 하는 배짱이 생겼다,

내가 누군가 대중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강의를 할 일은 아마 절대 없을 것이고 그저 몇몇과 대화를 나누거나 좀 더 많은 사람과 토론 같은 걸 하는게 전부일텐데,,, 그때 좀 떨리는 목소리가 나온들 어떠랴 싶었다,

이게 나이를 먹은 탓인지 아니면 그때 집단 상담덕인지는 모르겠다,

의외로 사람들은 교양있어서 내가 떨리는 염소소리를 내거나 말이 빨라지는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냥 모른 척 해준다,

다만 말이 너무 빨라서 못알아들을 땐 다시 해달라고 하고 나도 신경 써서 말하면 속도정도는 조절이 가능해졌다,

기왕이면 부드러운 음색으로 조곤조곤하면서도 강단있게 말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또 그렇게 하려고 흉내를 내지만 뭐 나도 모르게 염소소리가 나고 속도가 빨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책속의 소년은 시도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안면홍조증같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린 소년의 얼굴이 빨개진다는 건 무리에서 다르다는 걸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다, 아이는 그걸 고민하고 걱정하지만 그렇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다

나의 염소소리처럼,,

물론 그 아이의 심리를 해집어 들어가보면 무언가 원인이 있을 수도 있고  병리학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살아가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남들이 수군거리는 것 가끔 무리에서 도드라지는 것 말고는

아이는 자기와 비슷한 시도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소년을 만난다,

그 재채기는 감기도 아니고 알러지도 아니고 그냥 무심코 나오는 재채기다,

물론 둘다 늘 얼굴이 빨개지거나 재치기를 쏟아내는 게 아니다.

내가 늘 염소소리를 내며 말하는게 아닌것처럼

둘은 서로의 다른 점을 알아보고 친해진다,

더 이상 얼굴이 빨개지거나 재채기를 하는 일은 별일이 아니다,

책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의 열등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열등감이 아닐거라고 말해준다,

뭐 나의 염소소리도 나름 나혼자는 인정한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적어도 나는 내가 말을 오래하다간 심장이 멈춰서 죽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 않은가

다만 남들이 좀 더 오래 염소소리를 들어야 하는 고통은 있겠지만....

말은 내용이 중요하지 그 소리의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듣기 거북하고 불편한 소리를 내는 건 아니라고 믿으니까,,,,,

 

살면서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이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건 참 어렵다는 거다,

서로 공감해야한다, 다름을 이애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다 다 다르다,

뭐 그렇게 이야기하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나도 모르게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고 나와 다른 것에는 거부감이 들고 불편함이 생긴다,

틀렸다는 문제보다 다르다는 문제가 어쩌면 더 어렵다,

틀린건 틀렸다고 하고 고치면 되는 일이지만 (물론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르다는 건 계속 다른 것을 보고 겪고 함께 해야하는 것이다,

틀린건 아니지만 불편하고 거북한 것 그것이 서로에게 있어서 서로 어색해지고 서로 조그쌕 모른 척 하고 등을 지게 되는 것이다,

자라면서 늘 상식적인 것 남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 예의고 교양이라고 배워왔으니

조금만 다르면 이상하고 비정상적이고 불편해지는 건 당연하다,

나 역시 공감과관용을 이야기하지만

또 누군가 나와 다른 타인을 만나면 여전히 불편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만 든다,

그리고 나랑 닮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하소연하며 안전감을 느낀다,

 

이야기속의 두 소년은 그래서 용감하다,

정말 다른 이를 재미있어하고 관심을 가지고 그리고 친구가 된다,

어쩌면 아이들은 아직 편견의 틀이 말랑말라해서 충분히 넓히거나 바꿀 기회를 가지고 있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직 교양을 덜 쌓고 상식이 많지 않아서 다르다는 걸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런데 요즘의 영악한 아이들은 많은 학습과 커진 두뇌로 이미 교양과 상식이 풍부해져서 단단하고 멋진 틀을 가져버렸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아직 남은 순수함이 때때로  가식적인 어른들의 교양보다 더 무섭고 공격적인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 아이들에게 다름은 거의 죽음일 수도 있다

 

책을 읽고 아이에게 다른 것을 인정하자 내 열등감을 들여다 보고 인정해보자고 이야기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다름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나 시도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것처럼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다,

나랑 혹은 우리와 많이 닮아보이지만 어딘가 불편하고 다른 모습들

약간의 엇갈림을 오히려 우리는 더 견디기 힘들다,

같은 학연 같은 혈연 같은 지연에 그렇게 매달리는 건 다른 것은 불편해서 악착같이 같은 걸 찾아내야 마음이 편해지는 속성에서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같다는 건 편하다

다르다는 것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굳이 불안과 불편을 안고 싶지 않다,

그래서 편하고 좋은 것에 안주하고 다른 건 모른 척 하고 싶다, 없었으면 좋겠다, 내 눈앞에 안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불편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그들도 사람이고 같은 나라 사람이고 나랑 마주쳤다는 건 나와 공통점이 무언가 있다는 것인데

그들이 불편했다는 건 많은 공통점을 잊을 만큼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일테다,

나도 아직 나와 다른 사람은 불편하고 힘들어서 피하고 싶다,

아마 누군가도 내가 불편하고 싫을 것이다,

굳이 편해지려고 노력하지 않고 맞추려고 하지 않더라도

그냥 아 다르구나,, 세상은 다양하니까  다른 사람도 보고 사는 거야 겪고 사는 거야

나도 누군가에겐 타인일테니,, 하는 마음은 잊지 말아야겠다,

자꾸자꾸 생각하고 연습하는 것  그리고 변해보려고 시도하는 것

그게 살아있는 이유라는 생각을 한다,

 

 

노안이 와서 글씨가 너무 읽기 힘들었다,

그림도 글씨도 뭔가 너무  작아서,,,,,

그 불편함이 슬펐다,, 아 나도 나이 먹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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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시 생각에 빠졌들었다, 그는 자신이 있을 공간을 정했다, 그는 법정을 벗어나 아들이 재로 가라앉은 바다를 열었다, 자신의 운명을 정하는 판결을 앞둔 때에 아버지는 아들이게 가 있는 것이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아들로 부터 격리되었다, 그는 아버지였다, 나도 한 사람의 아들이었다, 그 아들은 자유의 몸으로 오래도록 아버지를 찾지 않았다, 나는 박재호의 옆에서 피할 수 없는 아버지를 마주 보게 됐다, 아버지 돌아가신 아버지,,

 

(중략)

 

퇴근하면 가방만 내려놓고 안방에 들렀다, 아버지는 저녁이 되면 안방에 펼쳐둔 전기장판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는 거기서 항상 괜찮다고 대답했다, 나는 항상 오늘은 좀 어떠냐고 물었다, 가을부터 둥지속 새끼 새처럼 전기장판을 못 벗어나던 아버지는 끝내 그 위에서 눈을 감았다, 나는 잠결에 형의 절규를 듣고 알았다, 내가 달려갔을 때 형은 남겨진 육신을 끌어안고 악을 쓰고 있었다, 아버지가 거둔 고양이. 그것이 창틀에 앉아 호기심 어린 누으로 죽음을 내려봤다,

전기장판은 코드가 뽑혀 있었다, 차갑게 식어 있었다, 영안실에 들른 조문객들에게 형은 전기장판 코드가 뽑혔다고 말하고 또 울었다, 나는 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건 형탓도 전기장판 탓도 아니야 형은 날 와락 부둥ㅇ켜안고 목을 놓았다, 거기에 이모가 가세해 우리 둘을 껴안고 곡을 했다, 5년 넘게 연락 한 번 없던 여자였다, 난 흐느끼는 소리를 냈지만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아내진 못했다, 눈물이 안 나왔다,

 

아버지는 어머니 옆에 묻혔다,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누렇게 뜬 전기장판을 내버렸다, 형은 말이 없었다, 두세시간 눈을 붙였다, 잠에서 깬 뒤 집을 나와 택시를 잡았고 청량리역에서 속초행 기차를 탔고 속초에서 울릉도로 떠나는 배에 올랐다, 누구와도 연락없이 섬에서 이틀을 보냈다, 성인봉에서 내려다 본 동족 바다는 사막처럼 건조했다,

 

(중략)

 

그때가 스물 여덟이었다, 겨울이 그 해 절정에 도달한 밤 나는 전기장판 위에 누워 뜬 눈으로 천장을 응시하면서 오래도록 내 아빠를 생각했다, 얼마 전까지 그 사람도 전기장판 위에 누워 있었다, 거기서 그의 시간은 죽을 날을 향해 달렸다, 나는 물 한 컵 달라고 부탁하는 시든 목소리를 떠올렸고 무덤속에서 살점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을 마른 몸을 상상했다, 어느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다, 장례식까지 흐르지 않던 눈물이. 멈출 수가 없었다, 가슴으로부터 올라오는 통증 영원히 끝나지 않을 밤 나를 덮친 그 밤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우리 시대와 이전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씩은 겪는 것처럼 나는 아버지를 잃었을 뿐이었다,

그런 모두가 이런 아픔을 간직한 채 태연하게 세상을 살아왔던가 그렇다면 세상 위모든 사람들을 존경하며 살아가리라. 통증은 더 심해졌다,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가장 싫은 사람이라는 말은 아버지와 같았던 적이 있었다,

내 아버지는 내게 아무런 잘못을 한 적이 없었다,

먹이고 입히고 성인이 되도록 뒤를 보아주었고 모든 책임을 졌고 어떤 책망도 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아버지가 싫었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개천용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무지한 부모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공부를 잘했고 공부로 성공했다

그리고 책임감 강한 아비 없는 장남답게 가족을 형제를 책임졌다,

아버지는 무엇보다 당신 가족이 우선이었다,

내 어머니 내 누이들 그들이 우선이었다

엄마와 우리 남매는 늘 그 다음이었다,

그건 아버지가 직접 입으로 한 말은 아니었어도 행동으로 몸짓으로 일찌기 터득했다,

이유는 그게 유일했지만 그건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컸다,

다른 형제와는 그 문제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내 언니가 내 동생이 아버지의 그런 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사촌이나 친척들과 친하질 못했다,

늘 서먹했고 적대적이었지만 세련되게 감출 줄 았았던 것 뿐이었다,

우리는 친척들 사이의 섬이었다,

모두가 아버지를 숙주로 생각하고 기생해서 모든 걸 뜯어가면서 그건 당연하다고 느끼는 충들 이었고 우리는 그들을 아닌 척 증오했다,

그리고 그건 자연스럽게 그 관계를 인정하는 아버지에게 모두 돌렸다,

언제나 산인줄 알고 화수분처럼 퍼낼 줄 알았던 아버지가 쓰러졌지만

그때는 모두 모른 척 했다,

무지하게 대놓고 모른 척 한 건 아니라서 더 분했다,

걱정하는 척  미안한 척 안쓰러운 척 하면서 혹시나 내게까지 책임이 올까 전전긍긍하는 것인 ㅡ껴졌다, 어쩌면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믿는게 편했다,

아버지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젠 남은 처와 자식이 자기를 책임지리라 믿었다,

나도 남부럽지 않게 아버지에게 받았으면서도 늘 남에게 준 것과 내가 받은 것을 비교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미워했다,

결혼을 하지 말든가. 자식을 낳지 말든가

그의 책임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아비니까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결혼하고 가족이 생기고 그 동생들마저 한 가족의 가장이 된 이후에도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가 가엾다기 보다 한심했다,

거대한 산은 점점 깍여 갔다,

그리고 마음이 흔들렸다,

곰곰히 생각을 해도 아버지는 잘못한게 없었다,

그는 늘 좋은 아들이고 좋은 형이고 좋은 오빠였고 좋은 사회인이었는데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에서는 걸렸다, 늘 걸렸다,

과연 좋은 아버지란 어떤 아버지인가,,,

교과서적인 대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 자꾸 걸렸다,

많이 편찮으셔도 늘 그 상태로라로 계실거라고 생각하고 미운 마음을 거두었다는 것만으로 다 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미워하지 않고 안쓰러워진것 만으로 나는 충분한 도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었다,

아버지 앞에서는 나는 여전히 철부지였고  세상 물정 모르는 철딱서니였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언젠가 썼듯이 나는 울음이 안 나올까봐 걱정했다,

보여지는 나에 대해서 걱정했다,

삼일장이 지나고 하관을 하고 모든 절차가 끝나고서 깊고 긴 잠을 잤다,

나에게도 지켜야할 가족이 있고 아버지보다 더 챙겨야 할 어린 자식이 있었다,

나이 먹었고 병 들었고 이미 예상을 했던 일이고... 그렇게 넘겼다,

그런데 어떤 모퉁이마다 어떤 갈피마다 자꾸 아버지가 걸렸다,

아버지 살아 생전 이렇게 그를 많이 생각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그의 뒷모습이 걸리고 그의 말이 걸리고 그의 행동들이 그때 그 눈빛이 자꾸 걸렸다,

아버지가 걸릴 수록 나는 나쁜년이 되어갔다,

울 수도 없었다,

영화속 인물에서 책속의 누군가에게서 그리고 어떤 낯선이의 뒷모습에서 자꾸 아버지가 걸리면서 아무때나 울컥해지기 시작했다,

그냥 나도 나이 먹어서... 라고 넘기고 싶었다,

무언가 정리가 필요했다,

글을 쓰고 그를 기억해보고 자꾸자꾸 떠올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점점 더 무거운 나쁜 년이 되었다,

아버지가 이해될수록 내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배움이 길다고 똑똑해 지는 건 아니었다,

아는 게 많다고 똑똑하고 실수를 하지 않고 선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냥 살아있기만 한 헛똑똑이였다,

일곱살에서 조금도 자라지 않은  늙은 아이였다,

자꾸 자책감이 들었다,

기억할수록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되고 지금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이젠 정리되어 간다고  내가 조금은 덜 나쁜년이라고 정리하고 있었다,

 

이 책을 팟케스트로 들었다,

용산 이야기라는 게 딱 듣는 순간 떠올랐다,

제법 긴 방송을 순간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봤다,  윤계상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고 마음이 먹먹했다,

그때도 법정에서 선 아버지 박재호를 보며 늘 그렇듯 내 아버지를 생각했다,

 

영화도 마음에 들어 책을 읽기로 했다,

영화의 흐름 그대로 책은 넘어갔다,

아 대석역을 유해진이 하는게 아니었어... 하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주민역할이 빠진게 아쉽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 모든 법정공방이 끝나고 마지막 주인공의 아버지 이야기에서 또 걸렸다,

울지 않았다는  부분과 나중에 알았다는 이야기에서 턱 걸렸다,

언제까지 이렇게 끌어야 하나

애도는 마감시간이 없다고 한다,

슬퍼하는 이가 그 슬픔이 깊이 잠기고 그리고 다시 솟아 오를때까지 언제든 애도의 시간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안다,

그러나 내 경우는 애도가 아니란 생각을 한다

나는 죄책감이었고 미안함이었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후회뿐이다,

이건 애도가 아니다,

그저 나만의 만족 혹은 감정과잉이 불쑥불쑥 떠오르는 것 뿐이다,

처음엔 긴 애도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함께 드는 건 불순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며 그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지 않고 딴 생각에 자꾸 빠지는 건 예의가 아니다

'소수의견'이란 책을 썼을 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텐데

자꾸 그는 자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긴 법정 공방뒤에 숨겨놓았다고 믿고 싶었다,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나는 자꾸 그것만 보였던 거다,

이건 너무 질질 끌고 있고 산뜻하지 못한 애도다,

아니 애도도 아닌 미련이다

 

책은 영화와 달리 지리멸렬하게 끝이 난다,

어떤 영웅적인 사건도 언젠가는 잊혀지거나 더 큰 사건으로 덮어진다,

살아보니 정의가 늘 반짝반짝한것도 아니었다,

나중엔 지루해지고 녹슬어서 잊혀지기거나  그땐 정의인줄 알아던 것들이  지루한 일상만도 못하다고 여겨질때도 많다,

이 책이 영화보다 더 사실적인 건 그거다,

박재호는 잊혀질거고 그 많은 사건은 계속 터질거고

홍재덕은 로펌에서 떼돈을 벌거고

주민은 어쩌면 정치에 발을 담궜다가 박경철 의원처럼 변할지도 모른다,

한순간 정의가 이겼다고 모두가 정의를 위해겠다고 와 .. 나섰다가 다시 와 흩어지는 게 현실이다, 씁쓸하지만 그래왔고 그럴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

자꾸 자꾸 기억하게 만드는 일

잊고 있던 그때 그 함성을 떠올리게 하는 일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게 만드는 일

그런 별볼일없지만 있어야 할 일을 위해 소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 글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 뭔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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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관둔 건 어쩔 수 없이 사악해지는 것과 안그래도 되는데 사악해지는 것 사이의 차이를 누군가 진작에 일께워줬다는 걸 기억했기 때문이다

                                                                    p 304

 

 

오베는 자기가 언제부터 말을 안하고 살았는지 정확히 몰랐다, 그는 언제나 과묵하긴 했지만 이 경우는 완전히 달랐다, 어쩌면 그는 자기 머릿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시작한 것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는 미쳐가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마치 다름 사람들이 자기에게 말을 걸지 않길 바라지 않은 것 같았다, 그들이 떠드는 목소리가 그녀의소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낼까봐 두려워하는 것같았다,

                                                p 392

 

 

오베와 루데 같은 남자들에게 품위란 다 큰 사람은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다, 따라서 품위라는 건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는 권리라고 할 수 있었다, 스스로 통제한다는 자부심 .올바르게 산다는 자부심 어떤 길을 택하고 버려야 하는지 아는 것 나사를 어떻게 돌리고 돌리지 않아야 하는지 안다는 자부심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은 인간이 말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라는 세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p 37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책장을 덮으면서 이 시가 떠올랐다,

까칠하고 세상살이가 서툰 이 나이든 사내가 그렇다

자세히 보고 오래왜 들여다 보아야  비로소 사랑스럽다

그건 오베 이 사내의 입장에서 바라본 모든 이웃에게도 해당된다,

누구든 어떤 대상이든 아주 쉽게 결정이 된다,

좋은 사람 까칠한 사람 어리숙한 사람 똑똑한 사람  매력있는 사람 이용해먹기 좋은 사람

가까이 하면 안되는 사람

모든 것이 빠르게 그리고 단단하게 결정된다,

오베라는 사내에게 이웃은 모두 얼떨어지고 어리숙하며 몸으로 하는 모든 일에는 서투른 주제에 돈을 쓰고 입으로 지시하고 남에게 시키는 일 이외엔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소비에는 기가 막히게 능력을 보이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웃에게 오베란,,,, 까칠하고 까다로운 노인네다,

아내 소냐를 보내고  6개월 후

이제 책임감을 가지고 나가야하는 직장도 없어진 오베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

그래서 당연하게 소냐를 따라가려고 한다,

그런데,,

덜떨어진 이웃이 이사를 와서 자기를 괴롭히고 길고양이는 자꾸 눈에 밟히고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난다,

결코 이웃일에 간섭하거나 도와주려고 내 계획을 멈춘것이 아니다,

단지 성격상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제대로 정리하고 죽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하루 죽음이 미루어진다,

그의 말대로 꼭 오늘 죽지 않아도 된다,

내일도 죽기엔 괜찮은 날일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가 미뤄지면서 오베에게 작은 기적이 생긴다,

그리고 오베를 알고 있는 모두에게 기적이 함께 생긴다,

 

말없고 몸으로 하는 일에 익숙했던 오베가 그나마 사회속에서 사람과 어울리게 만든 건 죽은 아내 소냐였다,

함께 삶을 나누어 가진 관계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오베와 소냐는 보여준다,

자세히 들여다 보고 오래 바라보고 온 부부라는 건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표본같은 관계였다

말없이 우직했던 과거의 오베가 어쩌다 이렇게 까칠하고 싸움꾼에 욕쟁이이며  강박증에 갇힌 사람이 되었나는 자분자분 이어지는 과거의 사건으로 드러난다,

말없고 우직한 사내는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결심 이후

모든 일에서 싸움닭이 되었다,

무엇이든 그대로 묵과하지 않고 생각하고 말하고 떠들고 나대면서 세상과 부딪친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이 별로 없어도 멈추지 않는다,

내 반쪽이  무시를 당하거나 차별받지 않기 위해서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불의와 싸우고 세상과 싸웠다, 몸으로 하는 모든 기술에 능하듯이 그는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였고 그것에 더 능했다

어쩌면 21세기 디지털세상에 어울리지 않은 아날로그적 인간이어서 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보이고 모든 사람이 도둑놈처럼 여겨지지만 (아이패드를 사러간 그의 행동을 보면 드러나듯이)

그래서 세상에 꼭 필요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까탈스러우 노인네고 이제는 좀 편하게 살게 은퇴하고 비켜나야할 세대였다,

그의 눈에 비친 이웃도 그렇다,

대출을 받아 저당잡힌 채 외제차를 몰고 이상한 옷을 입고 조깅을 하고 자기 집 수리따위는 전혀 하지 못하면서 전등하나를 가는데도 누군가를 돈을 주고 불러야 하는 인종들

너무 뚱뚱하거나 호모이거나 직업도 없이 자전거를 훔칠것만 같은 놈들이다

그들은 같은 시대 같은 지역을 사는 타인들이다,

그런데,, 어찌어찌 일어나는 아둔한 이웃덕에 서로 연결이 되고 서로를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리고 무시하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마주보고 소리 지르고 싸움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오래 들여다 보고  자세히 보면서 서로 부대끼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타인을 안다는 것은 그렇게 무언가가 켜켜이 쌓여야 비로소 되는 것이다,

첫인상으로 , 내가 살아본 기준으로, 세상이 말하는 잣대로 쓱~ 보고 판단되는 타인은 없다,

그건 내 틀에 맞춰 정해지는 선입관이다,

뭉뚱겨려서 늙은이들이란,,,, 젊은이들은.... 저런 것들은.... 우리랑 달라,,,

물론 어떤 세대 어떤 집단이 가지는 표본적인 특성이나 성격이 있지만

하나하나를 자세히 알아가면 모두가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오베와 이웃은 서로 부딪치고 폐를 끼쳐가며 서로에게 다가간다,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나 싶게 나와 다른 이웃에게 다가가고 부딪치며 알아간다,

사실 아직도 세상에 통용되는 법칙은 모두가 아날로그적인게 아닐까

내가 찍어 맛을 보고 내가 만나서 겪어보고 그리고 판단해야하는 것들이다,

미리 분류되고 특징지어지고 나뉘어진 어떤 집단이란 이름으로 손끝에서 바로 머리속으로 인지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부딪치고 실수하고 쪽팔리고  켜켜이 쌓여서 알아가는 것이 진짜가 아닐까

오베는 아직 몸으로 그걸 기억한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시대는 바뀌었고 새로운 관습과 질서가 들어오기 마련이다,

오베의 눈에 괴상하게 보이는 이웃들이 그들이다,

그들도 틀린 건 아니다, 다른 것이다,

세상엔 틀린 것도 많지만 다른 것도 많지 않은가

우리가 보지 못한  오베들이 세상엔 존재할진데....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오베일지도....

 

 

 

그러니 한 개인개인을 들여다 보고 이해하자고... 글을 맺고 싶으데

자꾸 걸리는 게 있다,

하나하나는 소박하지만  예쁜 들꽃이라고 치자

그런데 왜 그것들이 뭉쳐있으면 시월   가로수길가에서 밣히고 터지며 풍기는 은행냄새가 나는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오베도 그의 분노를 어쨌든 정당한 곳에 썼을 뿐

그 분노를 스스로 정당하다고 믿는 어떤 곳에 썼다면 은행냄새와 다를게 있을까

문득 드는 생각이

뭉쳐진 덩어리 집단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결국은 편견이라고 하지만

그 편견을 생산해 내는 쪽에는 문제가 없을까?

한두놈의 미꾸라지가 물을 흐린다고 하지만 그 미꾸라지들이 물을 흐리고  난장질을 할 동안 다른 미꾸라지들을 무얼했을까

그러고 나중에 나는 그 미꾸라지들과 달라,,

한데 묶어 보지마.,. 하면?

책을 보며 내 주변의 어른들을 다시 봐야겠다 생각을 하지만

지하철에서 유독 젊은 여자들앞에서만 큰소리로 봉변을 주고 주먹질까지 하는 노인이나

함께 하면 무서울 것이 없다는 연합을 꾸린 노인들이나

아무도 이름 붙이지 않았는데 저희들끼리 어머니연합이라고 조끼입고 부끄러운 짓을 하는 분들이나...  그들도 하나하나는 오베이고 들꽃일까?

세상엔 오래도록 들여다 보아도  똥은 똥이고 구리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들도 많다

편견없이 살고 싶지만 그 편견이 더 굳어지게 해주는 대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세사은 다양해서 들꽃도 똥도 함께 존재한다는게  사실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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