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빈이가 거울 보는 걸 싫어한다.

세수를 해도 거의 거울을 보지 않고 머리를 빗어도 대충 빗는다

당연히 로션을 바르는 일도 없다.

첨엔 위생에 외모에 관심이 없어 보여 야단치고 물어봤더니..

거울 보는게 무섭다나 뭐라나...

 

 

.......

세상 사람들 사이에 귀신이 섞여 살고 있거든

사람들 눈에 띄지 않지않아서 귀신들도 자기가 귀신인지 모르고 살지

하지만 딱 하나

귀신을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울이야

귀신은 거울에 비치지 않거든

그래서 귀신들이 자기가 산 사람인 줄 알고 거울을 보잖아

그런데 안보여..

그러면 자기가 살아있는게 아니구나 하고 깨닫지..

그렇게 정체성을 알게된 귀신들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

거울을 피하지.. 두려우니까

나랑 마주하는게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게.....

 

너  귀신이냐!!!!

 

기말 시험이 끝나기 전에 할 말은 아니었다.

무섭다고 징징대고 화내더니 결국은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고 일찍 잠들어버렸다.

 

자면서 물었다..

원래 저런 이야기가 있냐고?

 

있긴... 뭐가 있어?

다 엄마 구라지... 미안하다.

 

그런데 이시간 내가 무섭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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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주위에서 여행을 많이 간다.

아이 시험 끝났다고 국내 여행을 가는 집부터

멀리 유럽까지...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는데 자꾸 어딘가 가고싶다.

나도  남해 좋은 거 알고 유럽 좋은거 다 아는데.. 갈 수 없다..

 

책을 집어든다.

좋다고 너무너무 좋다고 와보라고..

멋진 사진으로 도배하고 감탄사가 연발되는 책 말고

여긴 너무 힘들고 꾸지고  엉망진창이라고 이야기 해주는 빌 아저씨를 선택한다.

유럽이지만..

내 이웃이 카톡으로 보여주는 유럽과는 너무나 다른 곳이다.

지저분하고  짜증내고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사람들

물론 계속 궁시렁대기만 하는 건 아니다.

카프리가 너무 좋고 피렌체도 좋다고.. 살고 싶다고도한다.

정말 유럽다운 소피아를 이야기해주는 부분도 좋았다.

지금은 어찌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맥도날드도 없고 편의점도 없는 고요하고 소박하다못해 빈궁기가 흐르는 그 도시를

나도 가보고 싶다.

 

"......소피아는 내가 가봤던 도시중에 가장 유럽다운 도시였다. 현대식 쇼핑센타도 대형 주유소도 맥도날드나 피자헛도 없고 코카콜라 회전 광고판도 없다.. 내가 가본 어떤 도시도 미국 문화의 달콤한 유혹에 이토록 철저하게 저항한 곳은 없었다. 소피아는 어느 모로보나 완전히 유럽다운 도시였다. 내가 어린 시절 꿈꾸었던 유럽은 바로 이런 곳이었다는 걸 깨달으며 마음깊이 뭔가 몹시 불편해졌다............

 

물로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작가가 나름 계획을 세워서 다녀온 여행이겠지만 글로 느껴지는 건

어느 도시에서 그냥 나른하고 여유롭게 걸어다닌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어딜 꼭 가봐야하는 것이 아니고 관광지에서 길게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마음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대로 골목을 걸어다니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

그리고 노천 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멍때리기도 하는 것

참 좋았을 시절 좋은 여행이 아닐까

 

계속 투덜거리고 궁시렁대더라고 그 곳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도 이 아저씨의 재능이 아닐까 싶다..

 

아침부터 밤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한치의 흐트럼없이 실행하는 여행말고

이렇게 헐렁하면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행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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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서재 - 나만의 도서관을 향한 인문학 프로젝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겨례에서 드문드문 글을 읽으면서 참 잘 쓰는구나 생각했다.

내 기준에서 잘 쓴다는 건  아주 훌륭하다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을 하면서도 글로 말로 표현할 길이 없는 것들을 참 정리해서 잘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전의 책 "문학멘토링"을 읽으면서 소설을 많이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읽었었다.

내가 보기에 잘 쓴 책은 그 책을 통해 다를 독서에 대한 욕구를 일으키는 것

그리고 생각이 계속 확장되어 나갈 수 있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 머리속에 든 생각이 몸으로 손으로 실천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거라는 것이다.

아직 세번째 단계느 아니지만

이 책은 충분히 두번째 단계까지 나를 확장시켜준다.

 

맘이 잘 맞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그래그래 니말이 내말이야..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읽으면서 맞아 그랬지 하는 공감이 들고 알지 못하는 작가의 여린 속내가 보이는 것도 같고 그것조차 낯설지 않아서 좋았다.

나중에 딸도 함께 읽고 책읽기의 폭을 넓혔으면 하고 바랄만큼 좋았다.

다만..

이제 그녀의 책을 몇권 읽고 나니 걸리는 건 문체다.

여성적이고 섬세하다는 건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자주자주 자신없어보이는 문체가 보인다.

....이랄까.......이 아닐런지... 뭐 이런 얼버무리는 말투같은 것이다.

어쩌면 내가 쓰는 글에서도 많이 보이는 대목이라 더 걸렸는지 모르겠다.( 봐라. 이런거)

문학이라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것이 수학처럼 정답이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누구의 눈에 보이는가 , 어느 방향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긴 하지만

그런 문장의 마무리가 너무 자주 눈에 띄여서 걸렸다.

좀 더 확신있게 마무리해도 좋을텐데...

누가 뭐라고 할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겸손하게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하고 이해하고 싶어하는 작가가 참 예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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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도 어렵지만 읽는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독자가 된다는 건 좋은 작가가 되는 것 만큼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뼈를 깍고 피를 말려가며 쓰는 작가만큼이나 독자도 책일기가 쉽지 않다.

일단 읽는다는 건 글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다

한글을 뗀 아이가 눈에 보이는 간판을 모조리 읽어치우듯이 글자를 읽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을 가진 지독한 중증 독자들도 많다.

뭐든 읽어야 한다는 첫 단계를 지나면 그것을 몸에 잘 축적해두어야 한다.

어떤 글귀가 나의 마음을 울렸는지

어느 부분에서 나는 정보를 얻고 지식을 얻었는지도 차곡차곡 정리해서 쌓아둔다.

글을 읽으면서 정보를 나누고 지식이 확장되고 배움이 시작된다.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분노하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만큼 좋아죽겠다는 경험도 한다.

 

하지만 쉽게 읽히는 글이 있고 그저 글자만 눈에 들어오는 글도 있다.

모든 작가의 수준이 다른 것처럼 모든 독자의 수준도 다르다.

하지만 모든 글이 나름의 이야기를 가지면 또 달라진다.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몰입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일수록 마찬가지다.

당의정처럼 쓴 약을 달콤한 무언가로 둘러싼 것

그것은 이야기를 통해전달되는 작가의 생각이다.

 

사회적인 분노를 이끌어 내는 글들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만한 이슈들

곰곰히 생각하고 느끼고 곱씹어야 할 정서적 아름다움등등

그 어떤 것도 이야기를 가지고 나오면 읽는 순간 마음이 스르르 풀리면서 무장해제가 된다.

그래그래

줄거리를 따라가고 인물을 따라가다보면

아하.. 하는 순간이 나온다.

설령 책장을 덮을때까지 전혀 몰랐다가 어느 밤 요의때문에 눈을 뜬 순간

밥을 먹고 숭늉을 마시는 순간.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보는 순간

아하.

하는 깨달음이 .. 그때 그 이야기가 이런 울림을 가졌구나 하는 깨달음의 시간이 온다

꼭 온다.

 

그래서 이야기는 힘이 쎄다.

아무리 주장하고 소리질러도 귓등으로 스쳐 지날 많은 것이

이야기라는 옷을 입고는 쉽게 마음속에 들어온다.

 

소설은 이야기는 동화는 시시한 글이 아니다.

심심풀이 땅콩도 아니고 소일거리도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심심해서  그냥 시간이 남아서 보던 한권의 이야기속에

내가 몰랐던 것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한 까닭이다.

조근조근 들려주지만 재미따라 가다보면 아하. 하는 순간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그 순간 이후의 행동은 독자들 각자의 몴이다.

행동하던 담아두든 누군가에게 전하든 혹은 잊어버리든

하지만 그 울림이 꽤 오래 가기는 할것이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누군가를 깨우치는 것들이

무심한 재미처럼 다가오게 하는 것

그래서

이야기는 참 힘이 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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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의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사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남의 일에 관심없어하지만 사실 너무너무 남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남들이 하는 뒷담화를 듣는 것도 좋고 나랑 하등 관계없는 사람의 이야기 심지어 버스에서 옆에 누군가 하는 이야기에도 귀가 쫑긋해지는 사람이 나다.

무슨 이야기든 주워듣고 담아놓고 또 주워담는 걸 좋아하는 게 나다.

하지만 맹세코 남의 뒷담화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난 말하기는 젬병이고 듣기만 발달한 모양이다.

내가 말하는 건 귀찮아서 싫어죽겠지만 누군가하는 이야기는 너무너무 재미있다.

약간의 욕설이 섞이고 비속어가 섞이면서 흥분되어 침이 마구마추 튀어나오는 이야기는 더 더욱 재미있다.

그래서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한때 소설은 유치한 한가한 사람만 보는 부류라고 생각하곤 했다.

난 절대 소설은 사서 읽지 않아

소설은 별로 보지 않아..

하는 사람들 앞에서 괜시리 기가 죽어서 나도 아닌척 하고 우아떠고 있었지만

나는 아직도 여전히 소설이 좋다.

누군가의 이야기 내가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는 즐거움..

어쩌면 조금 변태적인 취미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알아간다는게 참 좋았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이나 잠들기 전 상상을 한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들켰을까? 본인한테 가서 말을 했을까?

낮에 읽은 소설 한대목을 가지고 오만가지 망상을 펼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들었던 혹은 엿들었던 이야기가 끝도 없이 가지를 치면서 나를 잠못들게 한다.

나도 안다

이런 망상이 살아가는게 하나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

그렇다고 내가 소설가가 되거나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한때 그런 꿈을 꾼적도 있었고 재능이 있다고 착각한 적도 있었고 지금도 미련이 남았지만

이상하게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느끼는 야릇한 흥분이랄까 묘한 짜릿함은

텅빈 노트나  노트북의 푸른 화면앞에서는 막막한 절망으로 변한다.

혼자 듣고 혼자 마구마구 뻣어나가는 망상은 너무너무 재미있는데 그리고 너무 쉽게 뒷 이야기가 이어지고 뻣어나가는데

막상 빈 종이 앞에서는 앞이 깜깜하고 아는 이야기가 글로 되어 나오면 그게 아니다.

그 짜릿하고 재미진 이야기는 다 어디가고

딱딱한 문체랑 어디서 많이 본듯한 연결들만 남아있다.

 

가끔 생각한다

나는 전생에  소리꾼이나 이야기꾼을 따라다니던 어떤 집 종년이 아니었을까

손끝은 굼떠서 늘 사고만 치면서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 별탈없이 살면서

틈만 나면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참견하고 재미진 이야기를 따라다니다가 제 할일도 못하고 앞가림도 못하는 조금 칠칠맞고 그래도 그럭저럭 살아가는 종년이 아닐까

막상 많이 듣고 좋아하면서도 그걸 남에게 풀어내지는 못하고 속에서만 끙끙대고 파도치고 있는 한심한 어린 아이.. 그게 나였을거 같다..

 

올해는 소설을.. 남의 이야기를 많이 읽자고 결심하고 왠만하면 소설 위주로 읽고 있는데

왜 내가 진작 이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나 싶을 만큼 재미있다.

괜히 남의 눈치 보면서 소설은 별로.... 하는 허식을 떨지 않고

문학이든 통속이든 로맨스든 뭐든 닥치는대로 읽고 있는게 즐겁고 행복하다.

세상에는 나쁜 이야기나 소설은 없다.

어떤 삼류라도 나름의 진정성은 있었다.

삼류 소설을 쓰는 작가도 문학성 대단한 대 문호만큼이나 절절하고  뼈를 깍아가며 쓴다고 본다.

모든 글들은 다 소중하고 귀하다

누군가의 험담도 푸념도 내겐 너무 귀하고 재미있고 가치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재정이 빡빡하지만 지금도 계속 장바구니에 남의 이야기들을 담으면서 혼자 좋아 죽겠다..

아.. 돈벼락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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