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도 어렵지만 읽는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독자가 된다는 건 좋은 작가가 되는 것 만큼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뼈를 깍고 피를 말려가며 쓰는 작가만큼이나 독자도 책일기가 쉽지 않다.

일단 읽는다는 건 글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다

한글을 뗀 아이가 눈에 보이는 간판을 모조리 읽어치우듯이 글자를 읽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을 가진 지독한 중증 독자들도 많다.

뭐든 읽어야 한다는 첫 단계를 지나면 그것을 몸에 잘 축적해두어야 한다.

어떤 글귀가 나의 마음을 울렸는지

어느 부분에서 나는 정보를 얻고 지식을 얻었는지도 차곡차곡 정리해서 쌓아둔다.

글을 읽으면서 정보를 나누고 지식이 확장되고 배움이 시작된다.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분노하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만큼 좋아죽겠다는 경험도 한다.

 

하지만 쉽게 읽히는 글이 있고 그저 글자만 눈에 들어오는 글도 있다.

모든 작가의 수준이 다른 것처럼 모든 독자의 수준도 다르다.

하지만 모든 글이 나름의 이야기를 가지면 또 달라진다.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몰입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일수록 마찬가지다.

당의정처럼 쓴 약을 달콤한 무언가로 둘러싼 것

그것은 이야기를 통해전달되는 작가의 생각이다.

 

사회적인 분노를 이끌어 내는 글들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만한 이슈들

곰곰히 생각하고 느끼고 곱씹어야 할 정서적 아름다움등등

그 어떤 것도 이야기를 가지고 나오면 읽는 순간 마음이 스르르 풀리면서 무장해제가 된다.

그래그래

줄거리를 따라가고 인물을 따라가다보면

아하.. 하는 순간이 나온다.

설령 책장을 덮을때까지 전혀 몰랐다가 어느 밤 요의때문에 눈을 뜬 순간

밥을 먹고 숭늉을 마시는 순간.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보는 순간

아하.

하는 깨달음이 .. 그때 그 이야기가 이런 울림을 가졌구나 하는 깨달음의 시간이 온다

꼭 온다.

 

그래서 이야기는 힘이 쎄다.

아무리 주장하고 소리질러도 귓등으로 스쳐 지날 많은 것이

이야기라는 옷을 입고는 쉽게 마음속에 들어온다.

 

소설은 이야기는 동화는 시시한 글이 아니다.

심심풀이 땅콩도 아니고 소일거리도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심심해서  그냥 시간이 남아서 보던 한권의 이야기속에

내가 몰랐던 것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한 까닭이다.

조근조근 들려주지만 재미따라 가다보면 아하. 하는 순간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그 순간 이후의 행동은 독자들 각자의 몴이다.

행동하던 담아두든 누군가에게 전하든 혹은 잊어버리든

하지만 그 울림이 꽤 오래 가기는 할것이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누군가를 깨우치는 것들이

무심한 재미처럼 다가오게 하는 것

그래서

이야기는 참 힘이 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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