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기말고사 시간이 나흘간 계속되었다.

점심을 먹지 않고 귀가하는 시간표라 4일을 꼬박 집에서 대기중... 모드였다.

다들 보내고 정리하고 어정쩡하니 시간을 보내다 보면 돌아오는 시간이라 어딜 나가기도 그렇고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지만 내가 괜시리 찔렸다.

달리 시험에 도움을 주는 건 없으니까 시험기간동안 뜨신 밥이나 꼬박꼬박 챙겨먹이자 싶었다.

그래서 아이를 보내고 돌아올동안... 집안을 치우고 난뒤 두시간의 여유동안

내리 드라마를 봤다.

우리집은 텔레비젼이 없으니  시간시간해주는 재방을 본건 아니고 인터넷으로 kbs에 들어가 드라마 스페샬을 한편씩 봤다.

근데 ... 이게 보통이 아니다.

왠만한 영화보다 훨씬 낫다.

(사실 아침에 나가 조조 영화나 하나씩 볼까 했었는데 시간이 영 애매했고 아침에 종종거리고 나면 딱히 약속을 잡은 것도 아닌 이상 나가기 싫었다.)

연우의 여름.  

당신의 느와르

그렇고 그런 사이

나에게로 와서 별이 되었다.

불청객

진진

끈질긴 기쁨

 

하루에 두편씩 본 날도 있고 아이가 일단 와서 자고 공부하는 동안 본 것도 있고 ....

내가 소설도 단편만 좋아하더니 드라마도 미니시리즈나 연속극은 잘 못 챙겨보는 성격에 단막이 딱이더라.

 

1. 연우의 여름

 

주인공이 코라아 라는 영화에서 북한 탁구선수로 나온 배우란다.

예쁘다... 하는 느낌은 없지만 어딘가 매력있고 한여름 나무처럼 청량한 느낌이 났다.

청춘의 한때가 잔잔하고 예쁘게 그려졌다.

음악을 하고 동네 전파상을 아버지께 물려받아 하는 연우는 다친 엄마를 대신해서 사무실 청소를 나간다. 거기서 우연히 동창을 만나고 동창 대신 선에 나가는데.. 거기서 만난 남자가 맘에 든다.

서로 맘에 드는 눈치지만 처지를 속인 연우로서는 편하지 않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자꾸 끌리는 마음 그리고 갈등

별 대사 없이 창밖으로 버스 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풍경이 마음에 닿았다.

담담한 연우의 말투랑 비록 청소용역을 하지만 기죽지 않은 드러나지 않은 당당함도 맘에 들었다.

잘나 보이지만 헛똑똑이 같은 친구도 결국 마음 한구석이 휭하니 비엇다는 걸 알고 둘이 엉엉 우는 대목이 참 좋았다.

내 딸이 저렇게만 자라주면 더 할나위 없이 좋겠다 싶었다.

 

2.당신의 느와르

 

찬성이란 배우는 투피엠 전에 하이킥에서 봤다.  이순재 손자로 나왔던 배우의 친구역이었는데 맨날 놀러와서 이순재에게 당하고 골탕먹는 조금은 띨띨한 역이었고  투피엠에서도 그다지 내 눈엔 띄지 않았다.

근데 여기선 참 괜찮다

이렇게 잘 생긴 줄 첨 알았고 연기도 괜찮다.

고등학교 교사시절에 불량하고 거침없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은 여주인공은 학교를 그만두고 로맨스 소설가가 되었다. 남편은 검사지만 폭력적이다.

늘 남편에게 전전긍긍하며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 남편의 사건과 관련해서 그리고 우연을 가장해서 접근한 고등학교당시의 제자를 만난다.

그는 예전엔 유도선수였지만 지금은 조폭 똘마니다.

검사의 뒤를 캐기위해 그 아내에게 접근을 했지만 예전 교사였던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었다.

서로 상처를 안고 만난 둘은 자꾸 설레고 감정이 앞서가지만 두렵기도 하다.

그녀가 남편에게 맞는다는 사실을 안 그는 선생님을 위해 그를 죽여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말에 여자는 흔들리지만.. 결국 모든 것을 알아버린 남편이 조폭과의 거래로 그를 죽게 만든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 그가 유도선수였을 때 좋아하던 선생님을 지키주기 위해 교내 폭력에 휩쓸려 몸을 다치고 운동을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오열한다.

참 그렇고 그런 하이틴 로맨스 스럽지만 괜히 먹먹했다.

찬성이나 상대배우인 채정안이 순정만화스러운 화면을 보여주면서 나까지 설랬었다.

내게도 누군가가 이렇게 다가와서 .. 나를 위해 모든 걸 해줄 수 있다고 해준다면...얼마나 좋을까 했다가.. 비록  내가 죽여줄께요 그사람.... 하는 로맨스는 없더라도 망나니같은 남편도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3. 그렇고 그런 사이

 

 

죽은 내 남편에게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가 지금 내 집에 있다.

딱  그 상황이다.

아내는 그 여자가 질투나고 밉고 그 여자는 도데체 어떤 아내이길래 남자가 그렇게도 굳건한지 보러온 상황... 사랑과 전쟁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예지원의 연기는 른 안정되었다.

그녀가 어떤 역을 하건 나는 나도 모르게 헬레레 해져서 그녀의 상황은 뭐든 이해가 된다

홍상수의 영화속 캐릭터말고 이런 정숙한 아내 역활도 꽤 어울린다.

보는 내내 예지원의 마음을 따라갔다.

흔들렸지만 내 남편이었다고 믿어 주는 마지막 그녀가 참 아름다웠다.

어쩌겠는가.. 천하에 죽일 놈 같은 남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걸...

 

4나에게로 와서 별이 되었다.

 

 

 

 

 

이건 정말 작품이다.

사실 김지석이라는 배우도 정소민이라는 배우도 잘 알지 못했다.

얼굴이나 본거 같다는 거 말고는 아는 것도 없는데 이렇게 이 역에 잘 어울릴 수가 없고 둘의 조화도 좋고 내용도 현실적이어서 아프다.

 

세상에 수많은 남자와 여자가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는 일,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어려운 확률을 뚫고 운명적인 상대를 만난 강석과 하진. 엄친아, 엄친딸만 참석 가능하다는 미팅 파티에 친구 대신 참석하게 된 둘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사랑이 언제까지 사랑일 수 있을까? 억대 연봉의 학원강사는 맞지만 아픈 어머니 때문에 매일 같이 빚에 시달리고 있는 강석과 당장이라도 부도가 날 것 같은 완구 회사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하진에게 운명이니 사랑이니 하는 것들은 버겁기 그지없다. 심지어 같은 고시원 쪽방 신세임은 꿈에도 모르고 둘의 사랑은 깊어져만 가는데

 

기쁨은 나누며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난은 함꼐 하면 둘다 불행해질 뿐이다.. 아프지만 현실이다.

가진 것없고 앞으로의 희망조차 불투명한 남녀에게 사랑이 가능한 일일까?

서로에게 끌리고 정말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운명의 상대를 만났지만 그가 나랑 처지가 같은 사람이면 나만큼이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면 냉정하게 돌아서는게 서로를 위해 좋지 않을까.. 사랑한다는 이유로 돌이 함께 진창에서 뒹구는 건 결국 그 사랑마저 더럽히고 죄악으로 만드는 일이될까

요즘 3포 세대라는 것이 절절하게 와닿으면서 슬프고 슬펐다.

오죽하면 고시원에 불을 지른 그 기러기 아빠도 슬프고 세번만 나오지만 인상적이던 고시원 총무도 슬프고... 별도 슬프다.

 

5. 진진

 

 

 

 

신예 소설가 진진의 죽음. 그녀가 죽은 자리에 네 사람의 흔적이 남았다.

학창시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각자 다른 방향을 향해 걸었던 하진, 유진, 태석, 경철. 사건이 있던 날 밤, 이 넷은 같은 공간에 있었다. 그들 중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진진’이라는 필명으로 살아왔던 유진이 다음 날 변사체로 발견 된다. 한 구의 시체, 세 명의 용의자. 예상을 뒤엎는 그들의 진술 속에 베테랑 형사 역시 혼란에 빠지고 사건의 진실은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하는데...

시기와 질투, 오해와 침묵이 만들어낸 죽음의 진실이 이제 곧 밝혀지려고 한다

(줄거리는 kbs에서 긁어왔음.. 죄송)

과거의 어떤 기억이 친구 사이를 멀게 하고 기억은 오해를 기반으로 자라나 서로에 대한 죄의식과 미움 그리고 회피로 이어진다.

내게 죄의식이 있다면 상대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다. 그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고서는...

결국 나의 죄의식이 오해를 낳고 욕심을 부르고 비극을 낳는다.

하진이라는 인물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안타까웠다.

툭 터놓으면 별 거 아닐 수도 있고 그래서 떠날 친구라면 아프지만 보내고 상처위에 새살이 돋아날때까지 견디는 법도 배워야 한다.

감추고 감추어도 썩은내는 진동하고 나는 여전히 괴롭다.

예전 내가 한 일을 뒤집어쓴 친구 그리고 헤어진 친구들 오해들

그 오해위에 질투가 덧씌워지면서 한 여자는 파국을 맞았다.

그저 친구가 좋아서 친구를 위했던 유진도 아프긴 마찬가지다. 어쩌면 친하고 가까울 수록 진실을 드러내는데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별거 아닌거 같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신소율이란 배우가 저렇게 연기를 잘 했었나 싶은 생각도 새삼들었다.

 

6 끈질긴 기쁨

 

 

 

우리의 여주인공 선주는 바로 위의 저 장면에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오랜 연인과는 자꾸 일이 어긋나고 권태롭기만 한데 어느날 갑자가 멋진 남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술김에 얼떨결에 키스를 하고 함께  강릉으로 해돋이를 보러간다.

매사에 짜증만 내는 남자와 후배도 함께..

그런데 일출을 보고 아침을 먹고 나서 모든 일은 꼬이고 ...

홍상수 영화의 조금 순한 버전 같았다.

남녀의 술자리 즉흥적인 행동들 그리고 어긋나는 관계들 그러면서 서로 알 수 없는 시선들

남자와 꼬이고 후배 눈치를 보게 되고 그러다 만난 남자의 선배라는 여자도 수상하기 짝이 없고 겨우 모두를 피해 동창네 집으로 가지만 그 집 부부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모든 낯설고 수상하고 꼬인 일상을 뒤로하고 애인을 찾아 전주로 떠나지만 거기서도 모든게 뜻대로 되진 않는다. 서로 핸드폰을 잃어버려 연락도 힘들고 기껏 연락이 되었더니 애인은 이미 서울에 가버렸단다.

여주인공이 전화를 붙들고 통곡을 할때 나도 울고 싶어졌다.

꼬이기만 하던 두려운 일상앞에서 이제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며 긴장이 탁 풀리는 순간 누가 울지 않을 수 있을까

나도 안다 그 마음./ 그렇게 목놓아 통곡하고 싶은 마음

여주인공이 참 일상적이로  친근하다. 남같지 않게

이제 한동안 여주인공 선주는 애인이랑 잘 지내겠지만 그게 또 언제 까지 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젠 대책없이 고...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연우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선주였다.

 

 

아이의 시험은 끝났고 나의 대낮 드라마 보기도 끝이 났다.

이 드라마 꽤 괜찮은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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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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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이 미친듯이 뛰어올라가더니 둘이 얼싸안지 뭐예요? 오늘 아침에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귄 친구같더라니까요. 그보다 더 신기한 일도 있었다구요. 당신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바솔로뮤 부인이 꼬부랑 할머니이긴 하지만 몸집이 톰과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톰이 바솔로뮤 부인을 조그만 소녀라도 되는 것처럼 두 팔로 껴안으며 작별 인사를 하더라구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고 궁금했고 한장 한장 넘기기가 두려우면서도 설렌다는 것... 참 오랜만에 경험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홍역에 걸린 동생때문에 도시에 사는 이모네 집에 오게 된 톰의 이야기다,

큰 저택을 개조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이모네 집에서 톰은 입구에 매달린 큰 괘종시계를 본다.

낯선집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도 뒤척이던 톰은 아래층 시계가 13번을 울리는 걸 듣게 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뒷문을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마당이 없다던 집에 비닐하우스 꽃밭 텃밭을 갖춘 아름다운 정원이 숨어있다

톰은 이제 밤마다 시계가 13번을 치면 아래로 내려가 정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자기를 알아보는 소녀 해티를 만나게 되고 비밀친구가 된다.

톰은 해티의 눈에만 띄기 때문이다.

밤마다 정원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톰은 정원의 비밀에 대해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의구심을 가지며 고민한다.

자기가 해티의 시간에 스며들었다는 것 그리고 해티가 자기의 시간에 들어왔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된 톰은 둘만의 비밀도 만들지만 점차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집에 돌아가기전 마지막으로 해티를 만나러 정원에 간 톰은 놀랄만한 경험을 하는데....

 

왜 해리포터가 나왔는지 알거같다.

어쩌면 사소하고 단순한 환타지 이야기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아주 세다.

비밀의 정원에 흠뻑 빠져들게 하면서 점차 왜 이런 경험을 하게 될까 하는 호기심으로 이야기를 몰고가고 이젠 정원을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그림을 그려보여주듯 세심한 정원의 묘사도 참 영국스럽단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는 시간과 추억에 대해 전해준다.

과거 해티가 사는 정원과 저택 그리고 같은 공간이 현재는 톰의 이모가 사는 다세대 주택과 좁아진 뒷마당  그리고 과거 해티의 방은 현재 톰이 머무는 방이다 둘은 같은 공간에 머물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해티의 움직이는 시간속으로 톰의 시간이 정지된 채 둘은 만난다.

톰은 머리를 써서 정지된 자신의 시간을 이용해서 해티의 정원에 오래 머물기로 결심하지만 해티는 시간속에서 점점 자라고 톰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고.... 만남인 끝이 난다.

 

그러나  해티와 톰의 우정이  서로 다른 시간속에서 서로에게 스며든 만남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는 마지막  저 위의 단락에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야기가 전개 되는 내내 별 다른 감정 표현은 없었지만 둘이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인정하고 소중한 존재였음을 마지막 현실에서 터트려 주는 뭉글한 마무리다.

 

이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내내 영상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정원의 사계라든가 고지식하고 정직한 정원사, 심술궃은 큰 엄마 그리고 무심하지만 책임감 있는 사촌과 꿋꿋하게 살아가는 고아 소녀 등등 한편의 영국 고전 영화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 시월애"의 느낌도 들고 어딘가 모르게 "늑대소년"이 연상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때문일까... 어쩌면 늑대소년도 영희의 시간속에 뛰어들어 영희를 기다린다. 그리고 둘의 시간이 마주치는 찰라 다시 만나 서로를 알아본다는 게... 좀 억지스러울까?

 

시간에 대해 그리고 소중한 추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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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이해하는 건 쉬워진다.

내 경험이 넓지 않아도 살아온 연륜이라는게 생기긴 하나보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 그것이 설령 내가 곡해하는 것이라 해도

알아 먹겠다.

 

다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구절이 내용이 누구의 무슨 작품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연달아 단편들을 읽었는데 거기 나오는 단편적인 상황은 떠오르는데 무슨 작품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제 예전 할머니 말씀이 이해된다.

 

무딘 니 두뇌를 믿지 말고 예리한 펜 끝을 믿어라.

 

그래서 나는 읽는 대로 메모하고 기록하기로 한다... ㅈ짧고 유치하게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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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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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 내가 내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치는 이것인 것같다. 나는 어떤 갈등을 겪어왔는지, 그 속에서 무엇을 원했지만 무엇을 주저했는지 무엇에 안주했으며 무엇을 피하고 싶어하고 두려워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필요했는지. 이것은 내 삶의 고민이자 아이의 삶의 고민이 될 것이다. 이런 부모를 보면서 아이가 자신이 원하지 않은 것을 제대로 부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 부정을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나는 언제나 아이의 편에 설것이다.   p 261

 

옳다고 믿는 가치를 삶 속에서 실현하는 것이 왜 그토록 힘들고 어렵고 막막했을까?.................

일차적으로 부모인 나 자신이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확신이 없었떤 것이 과연 내 개인만의 문제였을까?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

 

결국 부모 노릇이 막막한 것은 우리가 메뉴얼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부모 개인에게만 부모 노릇의 책임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우린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결국 나맘ㄴ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문제임을 지지해주는 가치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이가 대학을 그만두기로 결정햇을 때 모든 것이 확연해졌다. 아이가 나의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야 말고 가장  건강하게 내가 그동안 말해왔던 가치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이가 항상 독립된 인간, 책임지는 인간 배려와 성찰을 고민하는 인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아이는 무엇보다도 나의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꺼 독립된 인간이 되는 길을 시작한 것이다

 

 

연초에 방영했던 드라마 학교2013이 떠올랐다,

망가진 공교육, 무엇하나 기준점이 없이 갈팡질팡하던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고 미안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어른들이 잘못했다는 것 그걸 지금 아이들이 뒤집어 쓰고 저렇게 용쓰고 있구나

 

이 책에서도 말한다 아픈 아이들 뒤에는 아픈 부모가 있다,

미성숙한 아이들 뒤에서 미성숙한 나이만 먹고 자라지 못한 어른이 있는 것이라고

거기서 끝이 났다면 그렇고 그런 거려니 했겠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어른이 어른으로서 자랄 수 없고 죄의식과 잘못된 욕망으로 갈등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부재까지 건드린다,

물론 건드리고 넘아간다고 뭔가 대책이 있는 건 아니다.

책 말미에 여러가지 대책들을 세워놓았지만 사실 여전히 뜬구름이이고 이상적일뿐이다.

 

하지만 현재 학교의 문제 아이들의 문제 그리고 부모의 문제가 단지 개개인의 미성숙이나 무지 도덕적인 해이때문이라고 치부하지 않는다는데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게 너희 잘못이 아니야 라고 하는 것처럼 부모들의 잘못만도 아니다

내가 살아봤더니 백도 없고 오까네도 없는 삶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무서운지 아니까 너희는 백을 가지고 오까네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 그걸 무어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그 불안감에 아이들이 상처받고 부모들도 더 깊은 죄의식이 빠지거나 그 조차 모르는 돌멩이가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끝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마구마구 남들따라 뛰어가는 레밍턴취처럼 절벽끝에서나 비로소 아니다,.. 라고 하지만 그땐 이미 늦다,

 

학교 드라마를 돌아보면 그 드라마엔 부모가 없었다.

단 두명의 부모가 나왔던 거 같다. 모범생이었던 여학생의 부모와 수재인 남학생의 부모

보다 나은 환경을 아이에게 주기위해 아이속은 들여다 보지 못하고 계속 정신없이 몰아붙이던 엄마는 아이의 위험한 선택앞에서 변하게 되지만 우아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집어삼키던( 이책의 표현대로) 엄마는 끝까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른다,

두 아이는 엄마와 싸우는 것도 힘들다,

반변 주인공 남신이나 흥수는 부모가 없다.

아이가 성장하는데 부모는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것 같아 끔찍하게 얼굴이 화끈거린다.

오히려 부모없는 두 아이는 부딪치고 실수하고 후회하면서 성장한다.

부모라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의 걸림돌이라는 걸 보여주는 암시였을까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 이상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나같은 부모는 늘 불안하고 갈등한다

세상이 좋은 학교를 나오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출발선이 저마다 다르고 노력해야하는 양도 저마다 다르다.

불평등하고 부조리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다고 도망칠 대안도 없어서 그래도 남들처럼 하면 남들만큼은 하지 않을까하는 환상을 꺠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

아니라는 걸 알지만 꾸역꾸역 아이는 그 길로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빽이나 오까네가 먼저인  드러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을거라고... 우리아이는 어쩌면 고난역경을 이겨낸 미담의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른다는 환상으로 아이들에게 미련한 그림을 보여준다.

 

이미 아이들도 태어나는 것으로 지위가 결정되고 인생의 역전이 시작된다는 걸 아는데

부모는 애써 아닌척 모른 척 한다,

부조리한다는 걸 알지만 누군가 나서서 깨어주길 바라면서 그게 나는 아니라고.. 누가 시작하면 해볼까 하는 비굴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

아는것과 실천하는 건 하늘과 땅차이라는 걸 부모가 되면 가장 절절하게 얻게 되는 교훈이다.

 

아이가 자기주장을 펴는 당당한 아이이가 바라면서 내 말에 거역하는 건 분노하게 되는 것

시험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로 교묘하게 니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나온 결과라고 심리전으로 아이를 옥죄는 것

좋은 학원 알아보고 정보얻는 것 그래서 사람관계에 지쳐가는 것이 다 너를 위하는 거라고 하는 것

그것부터 하지 말자.

나랑 달라서 나를 거부하는 것이 제대로 자라고 있는 거라는 말만 얻고 가자.

부모의 길은 멀고 외롭다.

그게 학부모이든 그냥 부모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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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12-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리뷰를 보다가 공감하게 되어서 댓글 남깁니다. ^^
책이 참 좋아요... 우리의 문제에 대해서 정녕 되집어보게 되더군요. ㅠ

마지막 말씀대로, 부모의 길은 참으로 멀고 외로운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도 외로운가봐요. 어쩜 좋을까요...

눈이 많이 오네요, 추운 날 따스하게 입고 다니셔요. 리뷰 반가왔습니다.

푸른희망 2013-12-12 22:54   좋아요 0 | URL
책이 참 좋죠.. 저도 첨엔 그렇고 그런 교육에 관한 건가 싶었는데 참 많이 생각하게 하고 위로도 되더군요..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돌이켜 보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내가 그 시간속에 함께 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 몰랐던 것들이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알게 되는 것들이다.

어쩌면 시간이라는 것들에 푹 빠져서 깊이 깊이 숙성이 된 다음에야 맛이 드는 것처럼 그제사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사람들은 그걸 후회라고도 한다. 깨달음이라고도 하고

 

그땐 내 마음도 몰랐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아니면 애써 쿨한척 하는 오락가락하는 마음이었던 건지

누군가를 미워했다고 믿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 내가 미움 받을까 위악을 떤 것이었다고 나중에 알게 되기도 한다.

그땐 다 이해했다고 니 마음 내가 알고 니 아픔 내가 공감한다고 두 손 잡고 함께 울었고 술잔에 취해 주절주절 떠들었는데 돌아보면 내가 뒤통수 맞은 일이었따거나 내가 아주 오해하며 그 사물을 혹은 사람을 사건을  한단면만 바라보았구나 하는 가슴치는 한탄이 따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 정리되고 통제되는 숫자와 건조한 문장들로 그 모든 감정을 다 살릴 수 없다.

몇년에 태어나고 몇년에 죽고   언제 어느때 몇시에 사고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몇명이고 피해액수가 얼마이고 그로 인한 손실이나 복구비가 얼마가 든다든가

누군가가  언제 태어나고 언제 취학통지서를 받고 입영문서를 받아 군대를 가고 몇년에 결혼을 하고 언제 사망했는가 하는 기록들은  마치 마른  곤들래 같아서.. 그걸 시간이라는 물속에 푹 담궈놓고 한참을 잊고 나서야 아차.. 내가 곤드레를 담궜었는데 기억하고 다시 양푼이로 달려가도 그 곤드레는 그저 뻣뻣함이 가실뿐 아직 먹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처럼.. 겨우 뭔가 기록과 숫자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게 전부이고 끝이 아니다. 곤드레처럼

 

오랜시간 미지근한 물속에 담겼던 곤드레처럼 푹 물러진 이야기는 이제 그 향을 드러내고 본래 모습을 드러내긴 하지만 어딘가 원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얼마나 물에 담궜는가.. 말리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가에 따라 곤드레의 모양이 다르듯이 이야기도  그걸 들여다 보는 사람의 마음과 상황 그리고 시간적 공간적인 것에 제한을 받을 것이다.

누가 어느방향에서 들여다 보는가. 얼마만큼의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 보는가 에 따라 다른 무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뒷부분의 이야기는 여전히 끝없이 숨어있다. 태어나 처음 만진 코끼리의 다리가 전부라고 믿는 장님처럼 그 다리에 대해서만 뭉툭한 기둑같은 것 아래 있는 손바닥만한 발톱하나만 만져보고는 아... 여기 무언가가 숨어있다 이것이 본질이라고 외치는 어리석은 장님처럼 아마 내가 본것에만 집착해서 그게 전부라고 믿어버리고 의미를 부여하고 만족해한다.

허나.. 이야기는 아직 끝이 아니다.

 

그래서 더 오랜 시간이 흐르고 한번 더 끓여내고 밥과 함께 푹 익혀진 곤드래만 먹을 수 있다

그제사 아.. 곤드레가 이런 맛이구나 하고 아는 것처럼

이야기는 시간속에 더 푹 담겨서 고아졌다가 모든 것이 흐물흐물 형체도 없이 뭉개져서야 비로소 또 다른 면을 드러내고  나는 퍼즐을 맞추듯이 그때 이런 이런 상황이었음을 다시 깨달으면서 바보가 도통하듯이 아하! 하고 한탄한다,

 

그래도 그것이 모든 건 아니다,

 

 

 

 

 

 

 

단편을 읽는게 편했다

읽는 호흡이 짧아서 긴 글은 적응이 되질 않았다, 얼른 무언가 어설프도 끝이 났다는게 내겐 중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오징어를 씹고 난 뒤처럼 뭔가 오래오래 남아서 조금 찝찝하기도 하고  혹은 더 오래 여운을 가진다는 착각도 하면서 내 나름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좋았던거 같다.

아무래도 장편은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지만 단편은 독자가 읽고 판단함에 따라 여러가지의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던거 같다.

그리고 단편은 읽었다고 만족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게 저거같고 저건 또 저기 있는 무언가와 닮은 느낌이란 혼란만 늘었다,

나이를 먹었으니까 뭔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기억속에서 뒤섞이는 현상인지 아니며 단편들이 가지는 공통점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어떤 작가가 쓰든 단편들은 비슷해보였다

읽는 동안은 작가의 색채가 느껴지고 각각이 가지는 고유한 문장이라든가 쉼표들 혹은 묘사가 있지만 그 내용이 형식이 내 안으로 들어와서는 작가고유의 것들과 내것이 뒤섞인다,

내가 가졌던 경험들 내가 품었던 생각들이 작가의 그것들과 섞이고 반죽되고 삭혀지고 부풀어지면서 나이들면 비슷해지는 모양새처럼 그렇게 비슷비슷한 것들이 되어버렸다,

 

결국 남은 건 한 참 시간이 흐른 후 느끼는 되새김질이 주로 단편에 많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땐 미쳐 깨닫지 못했던 것들,, 너무 젊어서 너무 무지해서 혹은  사느라 바빠서 잊고 있던 것들이 잠자리에 누워 천정을 올려다보며 점점 말똥말똥해지는 정신으로 혹은 어떤 사고를 겪은 후 내 사고의 틀이 뒤바꾼 후 아니면 그저 시간이 흐르다 보니 그때의 일들이 문득 떠오르고 그때 그게 아니었구나 하고 무릎을 치거나 뒤늦게 후회되는 것 혹은 알아가는 것들이 단편속에 숨어있다,

 

장편은 나름의 긴 서사로 인해 고유의 생명을 오래오래 유지하게 되지만

단편은 그렇게 나와 뒤섞여서 또다른 이야기로 재 탄생되어버린다,

그게 단편의 매력인지 나의 무지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장편보다 뭔가 고민할 거리를 더 많이 던져주고 이리저리 꿰어맞추고 이야기를 굴리다보면 또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하는 것..

그것이 단편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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