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 신간평가단에 지원해 주세요."

매일 들락거리면서도 못봣네요. 어제로 마감이지만 혹시나 해서 지원합니다. 예전에 신청했다가 떨어졌습니다. 이제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 아이와 함꼐 책읽기를 하고 싶습니다.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네요.. 아쉽게 아이책 리뷰는 별로 없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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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영화는 그냥 습관처럼 보는 거같다 

이제는 호불호를 떠나서 그냥 영화가 상영되면 숙제를 하듯이 보러간다. 어두운 극장에 숨어서 보고 있노라면 키득거리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는 기분을 느끼고 마지막 자막이 올라가면 해치웠다는 기분이 들곤한다. 

익숙한 북촌이 많이 나오는 영화였다. 정독도서관이 나오고 삼청동이 나오고 피맛골의 고갈비집이 나오고 인사동이 나온다. 어딘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나갔던 골목 내가 스쳐가며 무심하게 눈길을 주었던 가게 간판들이 하나씩 둘씩 나오면서 편안하다. 

배경은 편안하지만 인물들은 편하지 않다. 홍상수는 어디서 이렇게 특징이 없으면서도 강렬한 인물들을 모아오는지 모르겠다. 남자는 늘 찌질하면서도 허세를 부리고 그리고 항상 여자들에게 질질 목매이면서도 나중에는 도망치듯 달아난다. 

여자들은 늘 그렇듯.. 안되요 되요되요하는 식이다,  

얼마동안인지 알 수없지만 지방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사는 전직 영화감독이 선배를 만나 북촌으로 와서 만나는 여러사람들 스쳐지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들이 흑백화면을 통해 보여진다 시간상의 순서와 영화의 흐름이 맞게 가는지 아니면 시간을 거슬러 가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상관은 없다.  

성준은 후줄근한 모습으로 와서 거리를 방황하고 약속을 기다리고 선배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옛여자를 찾아가서 질질 짜다가 나중에는 말도 안되는 것들을 늘어놓으며 떼내려고 애쓰고 그러면서 다른 여자에게 껄떡대고 첨 만난 학생들에게 진상을 부리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도 어색해하고 괜히 투덜거리고 그리고 마지막 어정쩡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으며 끝난다. 

사람들의 사이가 거리가 있다 친하다고 우리는 너무나 상대를 잘안다고 상대의 생활방식에 간섭하지만 사실 잘 모른다.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바라보는 그 사람의 모습을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믿어버리고 규정지어버린다. 성준도 그 선배를 잘 아는 거 같지 않고 선배도 보람이라는 후배를  잘 아는 것도 아니다. 성준이 옛애인인 경진은 얼마나 알며 경진을 닮은 술집주인을 얼마나 알까 그냥 보이는대로 보고 보여지는대로 믿어버리고 그렇게 규정해버린다.  

사실 젊은 시절 치기어린 모습으로 성준패거리같은 짓들을 한 적도 있다. 밤새 술을 마시고 밑도끝도 없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괜시리 진지해지고 가기가 너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하다고 주장하고 그리고 쓰린 속을 달래면서 후회하면서 밤이 되면 또다시 술잔앞에 모인다. 그러나 이제 나이 먹어 그런 짓을 하기엔 쑥스럽고 그 짓이 얼마나 허전하고 어이없는 지도 잘 안다. 

사실 혿상수가 영화에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의 전작들에서도 그랬듯이 홍상수의 의도가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홍상수가 만들어놓은 사람들의 사이 이야기들 어이없고 유치한 대화들이 그리 낯설지 않다는 것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게 아프기만 하다 

부질없는 몸짓 행동들 말들 그리고 만남들.... 그런것이 모여 인생을 이어가고 삶을 지속하게 한다. 살면서 부끄러운 짓을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있으랴... 

부끄럽고 다시 생각하기 싫은 그런 면면들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아니 적어도 내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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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2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BLUELIPS님 :) [북촌방향]이 홍상수 감독 영화였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홍상수 감독 영화랑 비슷하겠구먼... 이랬답니다. 홍상수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씀, 저도 동감이에요. 그저 우리 모습을 담아 놓은 것 같아요.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기도 한, 우리의 모습이요 ^^;;

푸른희망 2011-09-2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집에 흔적을 남기신 첫손님이시네요... 반갑습니다. 홍상수 영화는 감독의 의도는 몰라도 관객 개개인이 자신을 투영해서 볼 수 있는 영화 같더라구요.. 그리고 왠지 숙제처럼 나올때마다 봐야 개운하더군요..
 
4페이지 미스터리
아오이 우에타카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단 두장에 결말이 나는 미스테리...  

배배꼬인 사건을 지루하게 참고 넘길 필요도 없고 여러 등장인물에 머리 꼬아가며 생각할 것도 없이 사건이 일어나고 다음장에서 바로 해결이 난다. 

60편을 모아둔 것이라 장르도 여려가지다. 미스테리라고 할 만한 것 그냥 생활 꽁트이거나 혹은 멜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모여있다. 몇몇은 좀 더 길게 써 볼 수도 있고 드라마로 바꿔도 괜찮은 소재들도 재법 눈에 띈다. 

사실 몇몇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으니 누군가와 함께 읽고 남의 머리를 빌려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같다. 꼭 정답이 아니라도 나랑 다른 생각들을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모두가 고르게  좋지는 않고 간혹 억지로 맞춘듯한 것도 있다.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일상적인 가운에 푹하고 꽂히는 칼... 뭐 그런 섬뜩함도 보이고.. 

출퇴근 시간에 짜투리 시간에 머리 식히기 좋은 책이다. 그리고 다 보고도 다시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은 꽁트 형식이라 그것도 좋다. 

미스테리를 어떻게 써야 하나 하고 고민하거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도 될것이다. 

퍼즐을 풀듯듯이 조금 어려운 넌센스 퀴즈를 풀듯이 가볍게 보고 많이 생각하면 좋을것이다. 

미스테리라는 데 너무 큰 중점을 두고 보려면 실망할 수도 있으나까 가볍게 가볍게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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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서 숨쉬기도 어려운데..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고 관심을 받지도 못한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 힘들다고 말하고 싶은데.... 

말 할데가 없다는 거 고문이다. 

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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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드 노트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클로즈드 노트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는 걸 먼저 알았다. 서점에서 책을 봤을 때 또 영화가 책으로도 나왔나 했었다. 예쁜 표지 한번 쯤 들추고 싶었지만 사긴 그렇다 싶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일게 된 책 

작가가 남자라는 걸 몰랐다. 로맨스물이고 여대생 여교사의 사랑이야기 성장 이야기라 여성 작가려니 했는데 이전에 미스테리물을 썼던 남자라는 게  놀랍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영화 "클래식"을 떠올렸다.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  그 속에 씌여진 절절한 외사랑 그리고 친구 애인에 대한 마음 (영화는 친구애인을 짝사랑하다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책은 친구 애인이 일받적으로 대쉬한다) 그리고 여리고 소심하고 엉뚱한 여주인공 일기속의 인물은 여주인공과 어딘가 닮았으면서도 강단있고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 

다만  이 책에서는 일기장의 인물과 그 것을 보게 되는 인물이 동시대 인물이라 두 사람이 호감을 갖고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다른다. 

주인공 리에는 교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덜렁거리고 엉뚱하고 소심하고 4차원적인 여대생이다. 이사온 집의 옷장안에서 낡은 일기장과 편지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 주인공이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부키 선생임을  알게 되고 그 일기를 읽으면서 성큼 성장하고 사랑에 대한 용기를 얻게된다. 

일기속의 이부키 선생님은 몸은 약하지만 이상적인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아이에게 수업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어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단단하게 자신과 아이들이 함께 성장한다. 정말 현실에서 만나고 싶은 사랑스러운 선생님 케릭터다.  

이부키 선생님의 일기를 읽으면서 장래가 붍투명하던 리에도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하고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지 알아간다.  

일기속의 이부키가 사랑하는 다카시가 리에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시토비는 걸 알기전엔 리에는 이부키의 여러 시행착오를 보면서 연애의 기술을 익히고 솔직하게 다가가는 법을 배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인물은 리에가 아르바이트 하는 문구점의 만년필코너에서 일하는 사장딸 가나코다. 후반에는 리에의 연애를 듣고 시니컬하게 조언하는 역으로만 나오지만 전반에 만년필 판매코너에서 판매하는 걸 알려주는  대목은 모든 세일즈하는 사람들이 읽을 만한 대목이라 여겨진다. 굳이 세일즈가 아니더라도 사람들 상대해야하는 사람들이 알면 좋을 만한 팁이다.  

파는 물건에 혼을 담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는다. 확실히 가나코는 고객과의 대화에서 혼을 불어넣고 있었다.  (중략) ' 소버린은 색과 사이즈 펜촉의 종류가 풍부하기 때문에 만년필에 댇해 아시는 분이 자신에게 맞는 것 한 자루 정도는 고를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즉 아는 사람에게는 어울린다는 식의 혼을 주입하고 있다. 눈앞의 손님은 자신이 만년필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만년필을 고르는 작업은 틀림없이 행복했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상품에 주입되고 손님은 거기에 공감해 애착을 느끼는 것이다.  

나이가 들다보니 달달하고 저릿한 연애담도 좋고 순수한 주인공도 좋지만 가나코처럼 현실감이 있고 자신의 일에 사명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그래서 나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인물에 더 눈이 간다. 

가을 나도 만년필을 하나 갖고 싶고 만돌린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을밤 혼자 앉아 밤새 읽기 좋은 책이다. 가볍지만 뭔가 남는게 많아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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