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드 노트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클로즈드 노트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는 걸 먼저 알았다. 서점에서 책을 봤을 때 또 영화가 책으로도 나왔나 했었다. 예쁜 표지 한번 쯤 들추고 싶었지만 사긴 그렇다 싶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일게 된 책 

작가가 남자라는 걸 몰랐다. 로맨스물이고 여대생 여교사의 사랑이야기 성장 이야기라 여성 작가려니 했는데 이전에 미스테리물을 썼던 남자라는 게  놀랍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영화 "클래식"을 떠올렸다.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  그 속에 씌여진 절절한 외사랑 그리고 친구 애인에 대한 마음 (영화는 친구애인을 짝사랑하다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책은 친구 애인이 일받적으로 대쉬한다) 그리고 여리고 소심하고 엉뚱한 여주인공 일기속의 인물은 여주인공과 어딘가 닮았으면서도 강단있고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 

다만  이 책에서는 일기장의 인물과 그 것을 보게 되는 인물이 동시대 인물이라 두 사람이 호감을 갖고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다른다. 

주인공 리에는 교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덜렁거리고 엉뚱하고 소심하고 4차원적인 여대생이다. 이사온 집의 옷장안에서 낡은 일기장과 편지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 주인공이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부키 선생임을  알게 되고 그 일기를 읽으면서 성큼 성장하고 사랑에 대한 용기를 얻게된다. 

일기속의 이부키 선생님은 몸은 약하지만 이상적인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아이에게 수업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어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단단하게 자신과 아이들이 함께 성장한다. 정말 현실에서 만나고 싶은 사랑스러운 선생님 케릭터다.  

이부키 선생님의 일기를 읽으면서 장래가 붍투명하던 리에도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하고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지 알아간다.  

일기속의 이부키가 사랑하는 다카시가 리에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시토비는 걸 알기전엔 리에는 이부키의 여러 시행착오를 보면서 연애의 기술을 익히고 솔직하게 다가가는 법을 배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인물은 리에가 아르바이트 하는 문구점의 만년필코너에서 일하는 사장딸 가나코다. 후반에는 리에의 연애를 듣고 시니컬하게 조언하는 역으로만 나오지만 전반에 만년필 판매코너에서 판매하는 걸 알려주는  대목은 모든 세일즈하는 사람들이 읽을 만한 대목이라 여겨진다. 굳이 세일즈가 아니더라도 사람들 상대해야하는 사람들이 알면 좋을 만한 팁이다.  

파는 물건에 혼을 담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는다. 확실히 가나코는 고객과의 대화에서 혼을 불어넣고 있었다.  (중략) ' 소버린은 색과 사이즈 펜촉의 종류가 풍부하기 때문에 만년필에 댇해 아시는 분이 자신에게 맞는 것 한 자루 정도는 고를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즉 아는 사람에게는 어울린다는 식의 혼을 주입하고 있다. 눈앞의 손님은 자신이 만년필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만년필을 고르는 작업은 틀림없이 행복했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상품에 주입되고 손님은 거기에 공감해 애착을 느끼는 것이다.  

나이가 들다보니 달달하고 저릿한 연애담도 좋고 순수한 주인공도 좋지만 가나코처럼 현실감이 있고 자신의 일에 사명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그래서 나름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인물에 더 눈이 간다. 

가을 나도 만년필을 하나 갖고 싶고 만돌린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을밤 혼자 앉아 밤새 읽기 좋은 책이다. 가볍지만 뭔가 남는게 많아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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