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네버랜드 클래식 12
진 웹스터 글 그림,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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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젤 재미있는 책 가장 아끼는 책 가장 따라하고 싶은 롤모델이 나오는 책이 바로 이 책

키다리 아저씨였다.

한창 꿈꾸는 소녀였을 때 나도   이렇게 기숙사에서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사랑하고 학문에 빠져보고 책에 빠져보고 싶었다.

심지어 아무런 간섭할 대상이 없던 주디의 고아라는 상황까지도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고등학교도 지나고 대학때 나름 자유롭고 낭만적일 그때는 이런건 까맣게 잊고 어찌 살았는지 모르게 후딱 4년을 보냇다.

하긴 그때가 그 유명한 사건이 많은 때라.. 박종철이 죽었고 이한열이 죽었고

뭔가 낭만을 느끼고 주디같은 생활을 보내기엔 미안하고 죄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여기가 아닌 거기에 깊에 몰두한거도 아니라 더 죄스럽고 허무하게 시간만 죽였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지냈다고  생각한다.

어쨌던 그 시절의 주디와 그때의 나는 시대의 차이만큼 상황이 아주  달랐으니까

 

다시 읽은 이 책 여전히 재미있다.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여학생에게는 잘 먹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키다리 아저씨라는 존재를 알 수 없는 후견인도 매력적인  존재이고 그 당시의 낭만적인 대학생활도 매력적이다. 그리고 주디의 왕성한 지식욕이나 독서열도 매력적이다.

만약 다시 시간을 되돌려서 내가 주디의 나이가 된다면 아니 주디를 처음 만난 나이가 된다면 나도 주디처렴 왕성한 독서를 하고 싶다.

고아원에서 흘러간 시간만큼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는 건 독서였다. 친구들과의 원활한 대화 를 위해 타고난 무한한 호기심의 축족을 위해주디는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세상을 배우고 타인을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나도 나의 비어있는 시간을 메우기위한 독서를 하고 싶다.그것도 소설을 잔뜩 읽고 싶다.

뭔가 인문학적인것 지적인 허영을 위한것이 아니라 누군가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가장 알맞은 것은 문학이고 그중에서도 소설이 아닐까 싶다.

비판을 하기전에 먼저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나의 세상틀 확대해나가는 것

나는 그녀의 자유로운 대학생활중에서도 왕성한 독서력이 가장 부럽다.

나는 모른다는 걸 솔직히 마주하면서(물론 친구들앞에서는 내색을 못하지만) 독서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것 참 부럽다.

물론 주디 입장에서는 다른 아이와는 다른 성장배경과 부족한 학문적 배경이 나름의 열등감이 되고 불안을 만들어주지만 너무나 당연히도 이 아이는 그 불안과 열등감을성장의 촉진제로 잘 활용할 줄 안다.

흔히 말하는 어려움을 딛고 오히려 어려움을 알기에 성장할 수 있는... 뭐 그런 전형적인 모범사례라 하겠다

 

큰 갈등이 없으니 쉽게 읽히고 재미는 있다.그리고 막 여성이 대학을 가게되고 사회 참여가 이루어지는 초기의 혼란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사회적인 역활을 하고 싶은 소망과 어떤 남자의 사랑스런 여자가 되고 싶은 소망도 함께 혼존하는 주디를 보면 귀엽기도 하다.

지금 막 사춘기를 건너려는 내 딸에 한번쯤은 읽어도 좋으리라

이렇게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것도 나ㅃ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주디에게 학문에 대한 열정도 배우고 독서도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까지 받는다면 더 ㅈ호을테고..

오랜만에 엣날 나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때 이 책을 읽으며 설레고 결심하고 한숨쉬던 내가 다시 보인다.

이래서 고전이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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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서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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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7

 .가설이란 참 위험한거야. 똑똑한 사람이 혹시 이렇게 된게 아닐까 하고 가설을 세우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가설은 사실이 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 만약 이번에 편지를 쓴게 정말 에스코 너였다면 너도 후미야의 가설을 믿었을 거야.."

 

 

p147

"인생이란 그런 생각이 켜켜이 쌓인 자리라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쓰야씨와 리에씨는 필요이상으로 그때 사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건 두 사람탓도 아니고 하물며 선생님 탓은 더더구나 아닙니다. 억측으로 이런 글을 쓰면 아되겠지만 제 짧은 교사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한가지 집작가는 바가 있습니다. 두 사람 다 사고 직후에 네 잘못이 아니야. 걱정하지마 잊어버려 그런말을 해줄 어른이 주변에 없었던 게 아닐까요? 그래서 두 사람은 지금껏 제 잘못인 줄 아는 겁니다."

 

누군가 대상을 정해서 무언가를 말한다..쓴다는 일은 어쩌면..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그 누군가가 자주 만나는 지인이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지인이라던가 당분간 얼굴을 맛댈일이 없는 지인이라든가..등등의 이유로 조금 나와 거리가 있는  대상이라면 조금은 나도 마음이 풀어져서 나도 모르게 솔직한 내 마음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전 나도 유학간 친구에게 (적어도 3년은 한국에 나올일이 없는 친구라) 이것저것 당시 감정을 솔직하게 적은 기억이있다.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을 첨  대한건 그 유명한 고백이었다.

나름 충격이 컸다. 이 사람은 도데체 얼굴은 이렇게 여리여리하게 생겨서 어쩌면 사건을 이렇게 극단적으로 극악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까?  섬찟했고 여운이 오래남았다. 누구나 악인일 수 있고 나의 사소한 행동이나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이 스멀스멀 등을 타고 내렸다는 기억이 있다.

그리고 야행관람차까지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죄 지은 자 죄의식을 가진자를 무섭게 몰아붙이는구나. 그런데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보다는 나도 함께 몰리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나도 무심코 저지른 죄가 많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얼마전 구입한 n을 위하여를 보면서 많이 물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책을 보면서도 그런걸 느낀다.

뭐랄까 사람을 구석으로 끝까지 몰아붙이는 치열함은 없지만 대신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무심한 행동이 갖는 상처 범죄등등이 여기서도 보인다.

이 책은 세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번째 심년뒤의 졸업문집

고교 방송반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동창들의 과거회고 그리고 과거 한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들이 그려진다.  사실 사고라는게 우연한 정말 사고였는데 그 사고를 보는 사람들의 감정이 시선에 섞여들면서 사고가 어쩌면 단순사고가 아닌 사건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앞에서 인용했듯이 누군가의 가설이 진실을 덮어버리고 또다른  억측을 낳고 그게 여기저기서 다른 감정과 생각이 덧입혀지면서  또다른 진실로 등장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람은 보여지는 성격이 전부가 아닌 드러나지 않는  혹은 드러내고 싶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내가 보는 상대방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고 어쩌면 내 사고속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해준다.

나와 우정을 나눈 오랜 친구의 모습이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또는 내가 아는 이상 나약하고 소심한 속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항상 내가 보이는 것만 믿고 남이 하는 말에 의존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생각을 하게한다.ㅊ

첫 이야기는 극적 긴장은 가장 덜하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사람이 하게되는 실수 선입관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어 공감이  젤 컸다.

두번째 이야기는 이십년뒤의 숙제

작가가 한때 교사여서일까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그렇다고 ㄱㅛ사입장에서  이러이러하다는  강한 판단과 의견을 내는 건 아니라 교사들이 이런 실수를 한다 이런 선입관을 가지게 된다는 자기반성이 드러난다.

이 이야기에서는  퇴임을 맞는  교사가  고교 교사가 된 자기  제자에게 다른 제자들의 근환을 알아보 달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직 어릴 수 밖에 없는 초등학교 시절 경험한 한 사건이 아이들의 성장에 그리고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면서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그 일에 책임을 느끼는 교사를 보며 숙연해진다.

교사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는것 어쩌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배려해서 하는 일들이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는 걸 보면서  교사는 아니지만 부모로서 반성이 된다.

나가 뒤어노는 것보다 혼자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 남들보다 발표력이 떨어지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그냥 여러가지 다른 아이들이 존재하는데 어떤 성격이 어떤 성격보다 우월하다거나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더 도움이 될거라는 어른의 판단에 아이를 한쪽으로 몰아가기도 한다는 것 그런 어른들의 교사들의 판단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모두 한 종류의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무엇보다 더 낫다 난 판단을 해버리는 것 그것이 문제다. 요시티카의 편지를 보며 그걸 느낀다.

그리고 의외로 아이들은 상처를 쉽게 잊을 수 있다, 오히려 아이가 어떤 사고로 트라우마가 생기고 상처를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어른들 예상과 달리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이해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오바가 첨 만난 세 사람처럼

오히려 어른이 생각지 못한 다른 교훈을 얻기도하고 그땐 불신이지만 살면서 경험하면서 공감하고이해하며 그렇게 상처를 치유하고  살고 있다.

어쩌면  어른의 역활은 아이가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고 치료하는지 전전긍긍하며 매달리고 달래려고 하는게 아니라 아이를 안아주면서 괜찮아.. 괜찮아  니 잘못이 아니야 하고 공감해주는 것 ㅡ것아닐까  더 잘 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감정은 얽혀들것이고 상처과 될 수도 있다.우리가 격려랍시고 하는 말들이 더 큰 무게로 짓누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냥 안아주고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제일 쉬우면서 어려운 일이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어서인지 가장 공감가고 고개를 끄덕이는 에피소드다

 

세번째  십오년뒤의 보충수업

이 에피는 좀  슬프다.

이 책장을 덮으면서 왠지 이은미의 "죄인"이라는 노래가 듣고 싶었다.

서로 공유한 죄를 가졌으면서 서로가 상처가 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한 한 연인의 이야기다.

십오년간 죄를 기억하지 못했던 여자와 그 여자를 보호하려고 했던 남자의 이야기.

둘의 애틋함이 오래가길...

 

서간문이라는게  뭔가 남의 은밀함을 엿보게 하는 면이 있어 더 큰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짜릿하기도 하다. 얼굴을 대하고 쓰는 것도 아니고 요즘처럼 자판을 쳐서 전자메일로 보내는 것도 아닌 손을 꼭 꼭 눌러쓴  편지앞에서 누구나 진실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은밀하게 담아둔 이야기도 쉽게 나올 수 있고  혹시 상대가 잘 못 이해할까  좀더 정직하게 쓸려고 할 수 잇는게 아닐까 싶다.

이런 정갈하고 순수한 손편지를 쓰고 받은게 언제였을까

미미여사 이후 참 관심가는 작가가 나왔다 적어도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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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프로젝트 - 2010 제4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7
이제미 지음 / 비룡소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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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고 건강하다.

키득거리면서 끝까지 읽게 한다.

얼마전까지 열심히 봤던 "응답하라 1997"의 시원이가 떠오른다.

다른건 다 다르지만  아마 시원이나 수선이는 같은 대학을 간게 아닌가 싶다.

시원이는 펜픽을 쓰다가 원하는 대학의  문학상에 응모해서 특차로 대학을 갔고

수선이도 아마 시원이랑 같은 대학의 문학상에 응모해서 갔지 싶으다.

둘 다 건강하고 긍정적이고  맺힌구석이 없다.

시원이는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라면

수선이는  혼자서 의연하고 무심한 성격이라고나 할까

 

열악한 환경에서도 글을 이렇게 열심히 쓰는 작가 지망생은 첨이다.

아니 모든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이렇게 하는데 나만 몰랐던거같기도 하다

아버지의 삼겹살집 구석에서도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수선

이제 명실상부 작가가 되었고 매스컴에서도 주목하는 존재다.

부럽다.

역시 뭔가 하나를 깊이 파면 길이 보이는구나

그리고 언제나 무한 긍정에너지를 지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펜을 놓지 않고 글을 써야한다는 것

딸같은 소녀에게 많이 배운다.

나에게도 허코치가 필요한데 어디 없나?

 

참 최고야는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인물 하나하나가 참 낯설지 않으면서 예사롭지 않다.

이보험 작가는.. 왠지 누군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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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동구야 엄마와 아버지와 할머니 일은 어른들의 일이라는 거야. 동구 네가 돕고 싶어도 잘 안될 수도 있어 그분들은 오랫동안 당신들의 방식으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동구가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 고 있어도 그 분들이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인지도 몰라. 또 네가 아버지께 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말씀드리면 어린아이가 주제넘게 나선다고 혼이 날지도 모르구 그러니까 오늘 내가 알려주는 방법은 네 마음 속에 잘 몯어두고 이 다음에 네가 커서 실천에 옮기면 돼 일단은 동구가 어른들 마음을 헤아리고 아버지나 할머니나 엄마에게 늘 힘이 되는 큰 아들이 되면어른들은 정말 기뻐하실거야"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버리면 어떤일에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어, 남을 이해하려면 네가 그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봐야 하거든 어렵더라도, 특히 이해하기 힘든 사람일수록 정성을 다해서 더  깊이 생각해야해 내 생각엔 말이야 동구 할머님은 아마 다섯 아니 네식구중에  당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같아"

.........................

 그리움아 그리움아 나에게 힘을 다오 박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은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 내 안에서 꿈틀꿈틀 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대하게 부풀어오른 그림움은 순식간에 내 안을 가득 메우고 자리기를 멈추지 않아 좁은 내 몸뚱이  하나하나마다 황금빛 깃털이 되어 쏟아져나왔다. 내 가슴팍에 맺힌 황금빛 깃털 내 온모을 휘감은 주홍빛 능소화 나는 단 한번도 땅에 붂여 있었던 일이 없는 것처럼 박선생님이 떠나신 어둑한 하늘 끝 어디쯤을 향해 가볍게 후루룩 날아올랐다. 꽃잎처럼 붉은 그리움이 나리는 눈처럼 세상을 덮었다.

 

하나

 

세상에 이런 아이가 있을까

한동

가족조차 모자라다고 무시하고 한쪽으로 밀어놓은 아이가, 난독증이 있어 글을 읽는것도 쓰는 것도 어려운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깊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상대방을 깊이 공감하는 마음

나는 동구에게 그것을 본다.

사람이 사람을 대할때  진심이 있다는 것 나를 낮추고 상대방이 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동구는 그것을 알고 있다.

악다구니만 쓰고 나에게 욕지꺼리만 퍼붓는할머니도 집에서 무뚝뚝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누구의 말에도 귀기울이지않은 아버지 그리고 늘 당하기만 하는 엄마 사랑스러운 동생

어떤 사람이건 동구는 진심으로 대한다.

내가 미련해서 .. 내가 모자라서.. 그래서 나를 낮추고 상대를 위해주고  이해하려고 한다.

어쩌면 동구가 자존감이 낮아서 스스로를 귀히 여길줄 몰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동구의 자존감은 그런게 아니다  나를 무시 하는  상대와 한판 뜨는 것 그게 자존심이 아니라 조금 물러서서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 그리고 내가 가슴아픈것이 더 낫다고 믿는 마음 그것이었다.

예전 큰아이가 6살 무렵 유치원에서 작은 세력다툼이 있었다. 한 친구를 두고 우리아이랑 다른 아이가 다투었고 막상 인기있는 친구는 모르는 상태에서 상대방 아이가 우리아이를 모함하고 놀지 말라고 하고.. 암튼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마음을 많이 다친적이 있다. 그때 속상한 마음에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너두 엄마한테나 선생님한테 말하지 그랬어. 그애 행동이 분명히 잘못된건데.. 야단맞아도 괜찮아 그애는.."

그때 아이의 말이

" 내가 아무한테도 말안하면 나혼자 맘아픈거지만 내가 누구에게 말해서 그 아이가 야단맞으면 두명이 맘아픈거니까.. 두명보다 한명이 맘아픈게 낫잖아.."

 

물론 아이는 그때 자기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기억하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그때  내가 느낀 충격 그리고 부끄러움은 참 오래 남았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느니 내가 상처를 받겠다. 그건 자존감이 낮은 문제가 아닐것이다.

누군가 타인이 아파하는 걸 공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내가 아파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저렇게 말하고 저렇게 행동하는 건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거란걸 이해한다는 것이다.

가족도 학교에서도 아무도 동구에게 관심이 없다.

더 사랑스럽고 똑똑한 영주가 집에서 모든 관심을 가졌다, 학교에서도 동구는 그냥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에 관심이 없는 좀 모자란 아이일 뿐이었다.

그 아이가 마음속에 깊고 깊은 우물을 가지고 있어서 그 속에 얼마나  맑고 쨍한 물을 숨기고 있는지 알아 보는 사람은 없다. 아니 박선생님이  동구를 발견했고 집에서는 영주가 동구를 알았다.

박선생님은 아이가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난독증을 겪는 다는 걸 알았고

영주는 자기 오빠가 누구보다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동구곁을 떠났다.

누구에게 의지하지 못했던 소년은 이제 스스로가 누구에겐가 의지가 되려고 한다.

동생이 그렇게 되어버린데 작은 죄의식을 가지고  정신을 놓아버린 엄마 이제 중심을 잡을 수도 없는 아빠 악다구니만 남은 할머니에게 스스로가 의지가 되려고 한다.

나의 10년을 아름답게 지켜봐준 아름다운 정원의 문을 닫으면서 이제 스스로가 누군가의 아름다운 정원이 되려고 한다.

이미 그 높고 깊은 동네에서 동구는 모두에게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기대하지않지만 누구나 기댈 수 있었던 아름다운 정원이 바로 동구였던거 같다.

 

두울

 

집안이 평화롭지 못하고 서로가 겉돌고 있는 가정에서 아이들은 외롭다.

부모만큼 아이들도 외롭고 서글프다.

아니 바꾸어 말하면 아무데도 의지할 수 없고 마음이 불안한 아이들 만큼 부모도 누군가 나를 위로해주고 의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하고 바란다.

가족은 문제가 생겨도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면 안되고 서로 속으로 삭여야 한다고 그래서 아무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조금씩 삭아가고 허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멀쩡한데 속은 이미 속이 아니다.

동구네 가족을 보면 가족이 어디서 허물어지는지 보인다.

괜찮다 가족이니까 괜찬다고 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도 따지지 않는 것 그렇게 조용히 넘어가는 그 순간이 정말 무서운 순간이다.

 

세엣

 

왜 성장소설속의 소년들은 혼자 성장할까

누구도 그 성장을 눈치채지 못한다. 적어도 그 순간은

그만큼 자란다는 것 내가 성숙해진다는 건 혼자서 조용히 이루어지는 일어여서인지도 모른다.

동구가 아름다운 정원의 문을 닫고 이제 다른 곳으로 내닫는 걸 아무도 모른다.

아니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외로워지는다는 것이 커간다는 것일까

자라면서 조금씩 외로워지고 그걸 견디는것 그것이 성장인가보다

 

아이가 나중에 이 책을 본다면 누군가에 대한 배려와 함께 나의 외로움과 그걸 견디어 냄이 바로 나의 성장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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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 비룡소 클래식 3
쥘 르나르 지음, 펠릭스 발로통 그림, 심지원 옮김 / 비룡소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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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속의 홍당무는 참 재미있고 따뜻했다.

그 엄마가 아이를 왜그렇게 학대했는지의 기억보다는 홍당무가  이름과 비슷하게 당혹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엉뚱한 아이라는 기억이 남아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기억이 아름답게 미화된다는 걸 알지만 이 책을 읽은 느낌이 따듯하고 재미있다는 건 어떤 이유일까

나의 유년이 홍당무처럼 우울하고 힘든것도 아니었지만 보통의 가정에서 중간에 낀 아이가 가지는 특유의 우울하고 뭔가 모르게 아래위로 치인다는 자기 연민이랄까 자격지심이랄까 그런것이 홍당무에 빠지고 재미있게 본게 아니었을까

아 나만 이렇게 힘든건 아니구나 이렇게 엄마에게 오해받고 이쁨받고 싶어하는 아이가 여기 또 있구나 적어도 나는 이 아이처럼 더럽고 엉뚱하진 않으니 더 사랑받을 수 있겠지.

그렇게 누가 나무라거나 뭐라고 하지 않아도 혼자 주눅들고 우울하고 사랑에 굶주렸던 아이에게 홍당무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던거같다

 

다시 나이를 먹어 이제 내가 그 홍당무의 엄마 나이 가까이 와서 읽게 되면서

참 이 집안도 만만치 않구나 싶었다

엄마는 왜 형과 누나와 달리 홍당무를 무시하고 엽신겨기고 만만하게 여기는지 

흔히들 세아이의 막내라면 그 존재만으로도 사랑스러워 숨쉬고 있는 것만 봐도 대견스럽다고하던데

홍당무는 막내이면서 그런 사랑스러움은 전혀 없고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지도 못하고 그저 엄마가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갈망하면서 비위맞추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항상 모든 상황을 합리화 하면서 엄마가 화난 이유 자기를 매질하는 이유를 자기에게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엄마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나 마침내 그것도 쌓이고 쌓여서 엄마를 미워한다고 고백하고 집을 나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반전..(이랄수 있을까... 이미 행간에 드러간 일이어서..)

아버지가 말한다 "나는 니 엄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아무도 좋아하지 않은 엄마 엄마의 난폭함 변덕 일관성없는 야비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 엄마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책에서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아빠역시 엄마를 무시하고 막 대한다.

빵을 던져주고 다정한 말이나 대화도 없다. 깔끔해보이는 엄마의 성격과는 반대로 사냥을 핑계로 옷을 더럽히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가정은 불안하다. 부부는 정이 없고 아이들은 스스로 그런 환경에 살아가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큰 아들은 떼쓰고  나약함으로서 끈없없는 보호를 요구하고 딸은 다정하고 착하다는 이름을 얻어서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홍당무는 무얼 해도 어색하고 우물쭈물하게 되고 머리로 고민하다가 행동으로 옮길 기회를 놓치고 오해받게 된다.

이런 어둡고 막막한 이야기가 외외로 담담하고 유머스럽게 쓰였다.

어떤 감정도 드러니지 않고 있는 모습을 스케치하듯이 담담하게 홍당무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그 집 상황을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간간히 유머도 섞여있다.

이런 담담한 문체가 홍당무네 상황을 더 무겁게 보이게 한다.

 

그러나 홍당무네 집이 문제가 있는 집인걸까

어쩌면 100년이 지난 지금 이런 가정을 보편적인게 아닐까

능력있는 아버지 상냥하고 가정적인 엄마 그리고 나름 공부도잘하고 말도 잘 듣는 아이들 물론 아이가 많다보니 장난꾸러기도 양념처럼 끼어있고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모두가 외롭고 사랑을 원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 소통이 힘들고 서로를 너무나 당연히 여겨서 사랑에 인색하다.

요즘 어느가정에도  고통의 무게가 다를뿐 각각의 무게를 가진 홍당무들이 있지 않을까

 

집을 나가고 싶어하는 홍당무는 못나가고 결국 집에서 모든 걸 견디고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호밀밭의 파수꾼의그 녀석이 생각난다.

그 녀석도 학교를 퇴학당하고 멀리 떠나겠다고 하지만 결국 떠나지 못했다.

둘다 가정에서 겉돌고 뭔가 가슴속에 가득한 원망을 드러내지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는 나이에 비해 조숙한 소년들이다.

둘다 중산층이상 가정을 가졌다는 것 보기에는 멀쩡하다는 것도 비슷하다

그녀석에게는 피비라는 아름다운 여동생이 있었지만

홍당무에게는 누가 있을까 간혹 아빠가 마음을 알아주지만 ...

 

내가 엄마라서 인지 나는 그 엄마를 이해하고 싶다.

엄마의 화풀이 대상 이 홍당무라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 엄마가 속풀이를 할 유일한 대상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 엄마도 가엾다.

 

"홍당무야 행복따윈 단념해라 이 아버지가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너는 지금보다 결코 더 행복해 질   수는 없다. 암 그렇고 말고"

"장담하시는군요"

"체념해라 그리고 너 자신의 방비를 튼튼히해라 어른이 될때까지 말이다, 네가 한 사람 몴을 하게 되면 그때는 자유롭게 될 수 있단다. 타고난 성질이나 마음은 바꾸지 못하지만 가정은 바꿀 수 잇단다. 또 부모 형제와 인연을 끊을 수도 있고 그때까지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하탆은 일에 속썩이지 말고 주위사람들을 살펴보도록 해라. 특히 네 가까이 있는 식구들을 말이다. 재미도 있을 게다. 내가 장담하지. 뜻밖에 위안이 되는 일도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건 그걸 거예요. 각자가 다 자기의 괴로움을 지녔을테니까.내일부터 그런 사람들을 동정해 보겠어요 오늘까지 저는 저 자신만의 정의를 외친거예요. 다른 사람의 어떤 가혹한 운명도 제것보다 다 나아보였던 거죠. 제 엄마는 단 한분 뿐잉에요. 그런엄마가 절 사랑해주지 않고 저도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 "

"그러면 너는 내가 엄마를 사랑한다고 믿고있니?"

 

세상을 살아온 아버지의 충고. 자신의 경험에 비춘  조언이기도하지만 적나라한 현실이기도 하다. 일단 바짝 엎드려 견디는 건뿐이다. 그리고 내가 힘을 가졋을때 바꿀 수 있는 건 바꾸어라 가족마저도...

어쩌면 아버지의 이말 한마디에 홍당무는 가족안에서 희생하고 구박받는 자기의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 하나 희생하는 것 그것이 우리 가족이 지탱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고

이후 홍당무의 행동은 여전하고 홍당무를 대하는 사람들도 여전하지만 홍당무의 속은 변했을 것이다

엄마를 이해하진 못해도 인정해버릴 수는 있고  은연중 자유를 누리는 법도 알아간다.

이것이 홍당무의 성장일까

어느 성장소설보다 서글프지만 웃음을 놓지 않게 만드는 묘한 이야기였다.

홍당무는 참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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