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동구야 엄마와 아버지와 할머니 일은 어른들의 일이라는 거야. 동구 네가 돕고 싶어도 잘 안될 수도 있어 그분들은 오랫동안 당신들의 방식으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동구가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 고 있어도 그 분들이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인지도 몰라. 또 네가 아버지께 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말씀드리면 어린아이가 주제넘게 나선다고 혼이 날지도 모르구 그러니까 오늘 내가 알려주는 방법은 네 마음 속에 잘 몯어두고 이 다음에 네가 커서 실천에 옮기면 돼 일단은 동구가 어른들 마음을 헤아리고 아버지나 할머니나 엄마에게 늘 힘이 되는 큰 아들이 되면어른들은 정말 기뻐하실거야"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버리면 어떤일에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어, 남을 이해하려면 네가 그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봐야 하거든 어렵더라도, 특히 이해하기 힘든 사람일수록 정성을 다해서 더  깊이 생각해야해 내 생각엔 말이야 동구 할머님은 아마 다섯 아니 네식구중에  당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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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아 그리움아 나에게 힘을 다오 박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은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 내 안에서 꿈틀꿈틀 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대하게 부풀어오른 그림움은 순식간에 내 안을 가득 메우고 자리기를 멈추지 않아 좁은 내 몸뚱이  하나하나마다 황금빛 깃털이 되어 쏟아져나왔다. 내 가슴팍에 맺힌 황금빛 깃털 내 온모을 휘감은 주홍빛 능소화 나는 단 한번도 땅에 붂여 있었던 일이 없는 것처럼 박선생님이 떠나신 어둑한 하늘 끝 어디쯤을 향해 가볍게 후루룩 날아올랐다. 꽃잎처럼 붉은 그리움이 나리는 눈처럼 세상을 덮었다.

 

하나

 

세상에 이런 아이가 있을까

한동

가족조차 모자라다고 무시하고 한쪽으로 밀어놓은 아이가, 난독증이 있어 글을 읽는것도 쓰는 것도 어려운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깊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상대방을 깊이 공감하는 마음

나는 동구에게 그것을 본다.

사람이 사람을 대할때  진심이 있다는 것 나를 낮추고 상대방이 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동구는 그것을 알고 있다.

악다구니만 쓰고 나에게 욕지꺼리만 퍼붓는할머니도 집에서 무뚝뚝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누구의 말에도 귀기울이지않은 아버지 그리고 늘 당하기만 하는 엄마 사랑스러운 동생

어떤 사람이건 동구는 진심으로 대한다.

내가 미련해서 .. 내가 모자라서.. 그래서 나를 낮추고 상대를 위해주고  이해하려고 한다.

어쩌면 동구가 자존감이 낮아서 스스로를 귀히 여길줄 몰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동구의 자존감은 그런게 아니다  나를 무시 하는  상대와 한판 뜨는 것 그게 자존심이 아니라 조금 물러서서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 그리고 내가 가슴아픈것이 더 낫다고 믿는 마음 그것이었다.

예전 큰아이가 6살 무렵 유치원에서 작은 세력다툼이 있었다. 한 친구를 두고 우리아이랑 다른 아이가 다투었고 막상 인기있는 친구는 모르는 상태에서 상대방 아이가 우리아이를 모함하고 놀지 말라고 하고.. 암튼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마음을 많이 다친적이 있다. 그때 속상한 마음에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너두 엄마한테나 선생님한테 말하지 그랬어. 그애 행동이 분명히 잘못된건데.. 야단맞아도 괜찮아 그애는.."

그때 아이의 말이

" 내가 아무한테도 말안하면 나혼자 맘아픈거지만 내가 누구에게 말해서 그 아이가 야단맞으면 두명이 맘아픈거니까.. 두명보다 한명이 맘아픈게 낫잖아.."

 

물론 아이는 그때 자기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기억하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그때  내가 느낀 충격 그리고 부끄러움은 참 오래 남았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느니 내가 상처를 받겠다. 그건 자존감이 낮은 문제가 아닐것이다.

누군가 타인이 아파하는 걸 공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내가 아파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저렇게 말하고 저렇게 행동하는 건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거란걸 이해한다는 것이다.

가족도 학교에서도 아무도 동구에게 관심이 없다.

더 사랑스럽고 똑똑한 영주가 집에서 모든 관심을 가졌다, 학교에서도 동구는 그냥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에 관심이 없는 좀 모자란 아이일 뿐이었다.

그 아이가 마음속에 깊고 깊은 우물을 가지고 있어서 그 속에 얼마나  맑고 쨍한 물을 숨기고 있는지 알아 보는 사람은 없다. 아니 박선생님이  동구를 발견했고 집에서는 영주가 동구를 알았다.

박선생님은 아이가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난독증을 겪는 다는 걸 알았고

영주는 자기 오빠가 누구보다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동구곁을 떠났다.

누구에게 의지하지 못했던 소년은 이제 스스로가 누구에겐가 의지가 되려고 한다.

동생이 그렇게 되어버린데 작은 죄의식을 가지고  정신을 놓아버린 엄마 이제 중심을 잡을 수도 없는 아빠 악다구니만 남은 할머니에게 스스로가 의지가 되려고 한다.

나의 10년을 아름답게 지켜봐준 아름다운 정원의 문을 닫으면서 이제 스스로가 누군가의 아름다운 정원이 되려고 한다.

이미 그 높고 깊은 동네에서 동구는 모두에게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기대하지않지만 누구나 기댈 수 있었던 아름다운 정원이 바로 동구였던거 같다.

 

두울

 

집안이 평화롭지 못하고 서로가 겉돌고 있는 가정에서 아이들은 외롭다.

부모만큼 아이들도 외롭고 서글프다.

아니 바꾸어 말하면 아무데도 의지할 수 없고 마음이 불안한 아이들 만큼 부모도 누군가 나를 위로해주고 의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하고 바란다.

가족은 문제가 생겨도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면 안되고 서로 속으로 삭여야 한다고 그래서 아무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조금씩 삭아가고 허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멀쩡한데 속은 이미 속이 아니다.

동구네 가족을 보면 가족이 어디서 허물어지는지 보인다.

괜찮다 가족이니까 괜찬다고 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도 따지지 않는 것 그렇게 조용히 넘어가는 그 순간이 정말 무서운 순간이다.

 

세엣

 

왜 성장소설속의 소년들은 혼자 성장할까

누구도 그 성장을 눈치채지 못한다. 적어도 그 순간은

그만큼 자란다는 것 내가 성숙해진다는 건 혼자서 조용히 이루어지는 일어여서인지도 모른다.

동구가 아름다운 정원의 문을 닫고 이제 다른 곳으로 내닫는 걸 아무도 모른다.

아니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외로워지는다는 것이 커간다는 것일까

자라면서 조금씩 외로워지고 그걸 견디는것 그것이 성장인가보다

 

아이가 나중에 이 책을 본다면 누군가에 대한 배려와 함께 나의 외로움과 그걸 견디어 냄이 바로 나의 성장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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