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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ㅣ 네버랜드 클래식 12
진 웹스터 글 그림,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 젤 재미있는 책 가장 아끼는 책 가장 따라하고 싶은 롤모델이 나오는 책이 바로 이 책
키다리 아저씨였다.
한창 꿈꾸는 소녀였을 때 나도 이렇게 기숙사에서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사랑하고 학문에 빠져보고 책에 빠져보고 싶었다.
심지어 아무런 간섭할 대상이 없던 주디의 고아라는 상황까지도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고등학교도 지나고 대학때 나름 자유롭고 낭만적일 그때는 이런건 까맣게 잊고 어찌 살았는지 모르게 후딱 4년을 보냇다.
하긴 그때가 그 유명한 사건이 많은 때라.. 박종철이 죽었고 이한열이 죽었고
뭔가 낭만을 느끼고 주디같은 생활을 보내기엔 미안하고 죄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여기가 아닌 거기에 깊에 몰두한거도 아니라 더 죄스럽고 허무하게 시간만 죽였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지냈다고 생각한다.
어쨌던 그 시절의 주디와 그때의 나는 시대의 차이만큼 상황이 아주 달랐으니까
다시 읽은 이 책 여전히 재미있다.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여학생에게는 잘 먹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키다리 아저씨라는 존재를 알 수 없는 후견인도 매력적인 존재이고 그 당시의 낭만적인 대학생활도 매력적이다. 그리고 주디의 왕성한 지식욕이나 독서열도 매력적이다.
만약 다시 시간을 되돌려서 내가 주디의 나이가 된다면 아니 주디를 처음 만난 나이가 된다면 나도 주디처렴 왕성한 독서를 하고 싶다.
고아원에서 흘러간 시간만큼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는 건 독서였다. 친구들과의 원활한 대화 를 위해 타고난 무한한 호기심의 축족을 위해주디는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세상을 배우고 타인을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나도 나의 비어있는 시간을 메우기위한 독서를 하고 싶다.그것도 소설을 잔뜩 읽고 싶다.
뭔가 인문학적인것 지적인 허영을 위한것이 아니라 누군가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가장 알맞은 것은 문학이고 그중에서도 소설이 아닐까 싶다.
비판을 하기전에 먼저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나의 세상틀 확대해나가는 것
나는 그녀의 자유로운 대학생활중에서도 왕성한 독서력이 가장 부럽다.
나는 모른다는 걸 솔직히 마주하면서(물론 친구들앞에서는 내색을 못하지만) 독서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것 참 부럽다.
물론 주디 입장에서는 다른 아이와는 다른 성장배경과 부족한 학문적 배경이 나름의 열등감이 되고 불안을 만들어주지만 너무나 당연히도 이 아이는 그 불안과 열등감을성장의 촉진제로 잘 활용할 줄 안다.
흔히 말하는 어려움을 딛고 오히려 어려움을 알기에 성장할 수 있는... 뭐 그런 전형적인 모범사례라 하겠다
큰 갈등이 없으니 쉽게 읽히고 재미는 있다.그리고 막 여성이 대학을 가게되고 사회 참여가 이루어지는 초기의 혼란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사회적인 역활을 하고 싶은 소망과 어떤 남자의 사랑스런 여자가 되고 싶은 소망도 함께 혼존하는 주디를 보면 귀엽기도 하다.
지금 막 사춘기를 건너려는 내 딸에 한번쯤은 읽어도 좋으리라
이렇게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것도 나ㅃ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주디에게 학문에 대한 열정도 배우고 독서도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까지 받는다면 더 ㅈ호을테고..
오랜만에 엣날 나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때 이 책을 읽으며 설레고 결심하고 한숨쉬던 내가 다시 보인다.
이래서 고전이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