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솔솔 나서 생각에 대한 생각이야기 2
노석미 글.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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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팍팍할 때면 난 그림책이 고프다.^^ 정말로!

특별한 취미도 없고 열정적으로 매달릴 것도 없는 내겐 그림책이 잠시 삶의 무게를 잊게 해서 좋다.

<향기가 솔솔 나서> 딱히 제목도 끌리지 않았고 도서 소개로 올라온 내용도 내가 흥미있어 할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림이 왠지 정감이 가고 편안함을 주는 느낌이 든다.

세련되거나 세밀하게 그려 단박에 탄성이 나오는 그림책도 있지만 투박하거나 거칠어도 눈에 들어오는 그림책도 있으니까~^^

실제로 받아보니 기존의 그림책과는 달랐다. 제본 방식부터가. 우리나라 독자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양장본이 아니다. 그림책은 거의 양장본인걸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모험이라할 만하다.

더구나 유저급 출판사가 아닌 이름도 생소한 출판사라니. 실로 묶은 제본 방식, 면지도 없어 표지를 열면 거듭 만나는 똑같은 제목을 다시 볼 일 같은 건 없다. (책등이 없으면 책을 꽂았을때 제목이 보이지 않는데 영세 출판사로서는 대단한 리스크가 아닌가???)

익숙한 인쇄된 글씨가 아닌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극히 일부가 아닌 전체를 그림 글자(?) 방식으로 전개되어 어쩐지 많이 낯설다.

빨강과 초록의 보색 대비가 촌스러운 감도 있고 빨강 바탕에 노란 글씨는 매우 강렬해 마치 포스터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렇듯 책의 내용이 아닌 것에 주절주절 글이 길어진 것을 보면 새로운 시도임엔 틀림없다.

백합은 예쁘로 향기롭지만 도도하고 새침한 느낌을 준다. 누구도 예쁘다는데에 이의를 달지 않을 꽃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자신이 중심이라 생각하기 쉽다. 교만하기 쉽다. 잘난체 하기 쉽다.

꽃 중의 꽃은 역시 백함님이라고 치켜세워주니 우쭐댈 수 밖에.

난 예쁘잖아. 게다가 향기롭기까지 한걸~

어, 그런데 넌 뭔데 날 그냥 지나쳐.

'이봐, 벌레. 설마 내게 오려다가 실수한 거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나를 지나칠 수가 있지.

아휴 자존심 상해. 얼굴이 잔뜩 구겨진 백합은 자신에게 날아온 파리에게 괜한 화풀이를 한다.

나보다 볼품없는 잡초같은 작은 꽃을 피운 달개비를 찾아온 남색주둥이노린재는, 백합님보다 달개비님이 더 좋다는 말을 남기고 날아간다.

나보다 못난 것 같지만 사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없다.

평소 나이 값을 못하고 사냐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데 암튼 그랬다.

정말 그 사람에게 배울 게 하나도 없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향기가 없다면 뭔가 다른게 있겠지. 그런데 자꾸 잊는다. 난 백합도 아니면서, 쥐뿔 잘난 것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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