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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을 보고 왔습니다. 단숨에 영화 예매율 30%를 넘더니, 40%도 이미 넘어버린 상황. 봐야했지요. 평들이 모두 '봐야 할 영화'라고 찬사를 보내더군요. 어제 밤, 기대감을 가득 담아 예매하고 오늘 아침 봤습니다.
아, 근데...아쉬움만 가득 남네요. 저는 고발영화라고 해서, 것두 '위안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로 기대하고 봤는데, 이건 한풀이네요. 무당이 등장하여 싯김굿을 한다는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 곳곳에 허점이 많고, 플롯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거슬렸습니다. 위안부를 다룬 다큐 영화를 몇 편 보았는데, 영화에서 다룬 내용이 그걸 뛰어 넘었다고 보기 힘들더군요. 다 아는 내용이라서..
그냥 영화로 나온 자체만으로 위안을 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감정이 많이 듭니다. 제작비가 모자라 1만명이 넘는 분들이 후원을 해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데, 그것도 참 슬픈 일이구요. 그래서 영화적 완성도는 조금 묻어 둬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더욱 웃긴 건 이 영화를 만드는데 외부적 압력이 아주 많았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리 심한 압력을 줬다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쪽바리들도 아니고. 아, 많은 사회 지도층들이 친일파의 후예라는 걸 깜빡 했네요.
그래도 영화인데, 그것도 역사 고발 영화인데, 완성도 있게 만들면 정말 좋았겠다는 바람이 계속 듭니다. 어려움 속에 영화화 되어 개봉 됐고, 그래서 저도 봤다는 거에 커다란 고마움을 느끼는 만큼요~
그나마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 있었던 보람은 있었네요. 마지막 후원자 이름들의 자막이 올라가면서(어마무시하게 많은 이름들이 올라갑니다) 스크린 상단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리신 그림이 보였습니다.
한 20여 점 되었던 거 같았는데요, 그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더 좋았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가시리'와 함께 보아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고려가요 '가시리'로만 알았던 시가가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로 담겨 들리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좋더군요.
처음 듣는 목소리였는데, 어찌나 맑고 아름다운지. 영화의 모든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 엔딩 크래딧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러 가실 분들은 끝까지 앉아 계세요. 정말 '가시리' 노래 죽입니다.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거 같은 예감이 벌써부터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에 아쉬움이 가득 남았지만 엔딩 크래딧이 이 모든 걸 상쇄했네요. 전 이 영화를 꼭 보라고 권해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역사 고발 영화라고 하기엔 완성도가 좀 떨어져서요.
하지만 고려가요 '가시리'를 꼭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과 같이 들어보시는 경험은 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본전은 뽑는다고 생각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