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의 <영원, 그걸 꿈꿀 권리>(청하, 1989) 중에서..

또 하나의 신에 대한 존재 증명이 있다. 사람들은 이제까지 이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것은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인 <기사(騎士)>에 나오는 하인의 입을 통해서 제공되는 것을!


데모스테네스 : 신이라구? 그래 너는 진정으로 신을 믿고 있느냐?

니키아스 : 물론입죠.

데모스테네스 : 그것에 대한 증명을 갖고 있느냐?

니키아스 : 신이 날 미워하고 있으니까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데모스테네스 : 내가 졌다!



신에 대한 존재 증명이, 안셀무스의 ‘신의 존재론적 증명’ 이나  조지 버클리의 ‘신의 목적론적 증명’ 이 외에 이런 멋진 증명 방식이 있는지는 키에르케고에 의해 첨 알았다~

이 글을 보니 문득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인 <기사>가 읽고 싶어진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곡이 많이 번역되어 있던데, <기사>란 작품은 못 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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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3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에 대해서는 칸트의 입장에 공감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 적기 때문에, 또는 우리의 존재가 그 정보를 처리하기에는 너무나 프로세스 능력이 작기 때문에 신의 유무에 대해서 판단할 수 없다는거죠. 저는 세상에 존재한다고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가가 아니니, 전문적으로 논박하시면 곤란합니다. 아하하.

yamoo 2010-08-31 20:27   좋아요 0 | URL
아, 글쿤요~^^ 우리 존재가 너무도 미천하기 때문에 신의 유무에 대해선 판단할 수 없다...칸트 할아버지가 그랬죠..ㅎㅎ 요기에 동의하시는 군요~

'아니야! `그건 아니야~~~!'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저도 전문가가 아니거든요~~히히^^

비로그인 2010-08-3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은...믿는 자에게는 있고
믿지 않는 자에게는 없죠. 푸히히~

yamoo 2010-08-31 21:01   좋아요 0 | URL
음...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으~~~아닌 거 같은뎅..역쉬 전문가가 아니라서 뭐라 할 수가 없습니다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8-3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또 이렇게 난해한 얘기를~~~
아는 체 하고 싶지만...쥐불도 몰라서 패쓰~!

yamoo 2010-08-31 23:28   좋아요 0 | URL
난해한 얘기가 아니라 원래는 키에르케고 책에서 저렇게 신의 존재 증명을 한게 신기해서 소개해 봤는데...덧글이 엉뚱하게 어려운 쪽으로다가..ㅎㅎ

oren 2010-09-01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 존재 증명'에 관한 문제라면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수많은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이 문제에 도전해 온 자체가 '난제 중의 난제'임을 증명하는 셈이겠죠.

제 개인적으로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해 가장 흥미롭게 읽어본 책으로는 피터 번스타인의《리스크(Against The Gods)》가 아니었나 싶고, 과학적으로 가장 엄밀하면서도 설득력이 느껴진 책들로는, 다윈의《진화론》이후로는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과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그리고 스티븐 핑커의 책들(빈서판,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등이 아니었나 싶네요.

스티븐 핑커의 책에서 적어둔 부분을 조금만 옮겨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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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철학 805

마음의 설계로부터 매력적이지만 생물학적으로 무익한 활동들이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지성은 자연적·사회적 대상들의 방어망을 깨기 위해 진화했다. 지성은 사물, 인공물, 생물, 동물,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추론하는 모듈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세계에는 그 외의 다른 문제들이 있다. 세계는 무엇으로부터 생겨났는가, 유형의 육체로부터 어떻게 무형의 마음이 나올 수 있는가,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가, 죽으면 우리의 생각과 느낌은 어떻게 되는가와 같은 문제들이다. 마음은 그런 의문들을 품을 수 있지만, 심지어 질문 자체에 답이 있는 경우에도 그런 답들을 구하는 장비를 구비하진 못한 것 같다. 마음이 자연선택의 산물이라면 모든 진리에 접근하는 기적 같은 능력을 갖기는 불가능하다. 마음은 단지 우리 조상들의 세속적인 생존 과제들과 충분히 비슷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만을 가져야 한다. 아이에게 망치를 주면 온 세상이 못이 된다는 말이 있다. 만일 어떤 생물종이 기계학, 생물학, 심리학의 기초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 세상은 온통 기계가 되고 정글이 되고 사회가 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종교와 철학은 어떤 면에서 마음의 도구들이 애초의 설계 목적에서 벗어나는 문제들에 적용된 결과라는 것이다.

종교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에 딱 들어맞는 것일까? 848∼849

"모든 어리석음 중에 가장 흔한 것이 명백한 거짓을 열정적으로 믿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주업이다"라고 H.L. 멩켄은 썼다. 모든 문화에서 사람들은 영혼은 죽지 않고, 질병과 불행은 혼령, 유령, 성인, 요정, 천사, 악마, 신령, 악령, 신이 주거나 가져간다고 믿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인의 25퍼센트가 마녀를 믿고, 거의 절반이 유령을 믿고, 절반이 악마를 믿고, 절반이 창세기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고, 69퍼센트가 천사를 믿고, 87퍼센트가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했다고 믿고, 96퍼센트가 신이나 만유의 영을 믿는다고 한다. 종교는 어떻게 명백한 거짓을 거부하도록 설계되었을 것만 같은 인간의 마음에 딱 들어맞는 것일까? 사람들은 자비로운 목자, 우주의 설계, 사후 세계 등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얻는다는 일반적인 설명은 불만족스럽다. 그래 봤자, "왜 인간의 마음은 명백한 거짓으로 보이는 믿음에서 위안을 찾도록 진화했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얼어붙고 있는 사람은 자기 몸이 따뜻하다는 믿음으로 위안을 얻지 못하고, 사자와 마주친 사람은 그것을 토끼라고 믿음으로써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다.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中에서



yamoo 2010-09-01 09:52   좋아요 0 | URL
역시 해당 주제에 대한 글을 뽑아 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항상 적재 적소에 있는 좋은 책의 내용을 소개해 주시네요...

내공이 장난 아니십니다..^^


라피텔 2012-04-0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신이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