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의 비밀일기 푸르른 숲
야엘 아상 지음, 이정주 그림 / 씨드북(주)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레나는 매사에 자신감과 용기가 없는 소녀다. 남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책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뿐 아니라,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언제나 자신을 괴롭힌다. 실제 레나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레나의 엄마는 레나가 태어난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며, 자신의 인생만을 즐기며 사랑한다. 이런 부모 곁을 떠나 레나는 기숙학교에 가길 결심한다.

 

그렇게 전학가게 된 기숙학교.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룸메이트 마린으로 인해 레나는 또 다른 고통을 당하게 된다. 마린은 변덕쟁이, 흥분 잘하고 종잡을 수 없는 아이다. 어쩌면, 분열증상을 보이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 단순한 변덕쟁이라기보다는 남의 약점을 이용해 마음대고 갖고 놀면서 골탕 먹이는 것을 삶의 재미로 삼는 못된 아이다. 마린이 부리는 변덕도 감정적 분열증세라기보다는 오히려 남을 속이기 위한 악한 의도가 담겨 있다.

 

이런 마린으로 인해 레나는 고통당하지만, 용기 없는 레나는 자신의 감정을 밝히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점점 더 마린의 올가미 속에 빠져들며 더욱 힘겨워하는 레나. 과연 레나는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 나갈 수 있을까?

 

『레나의 비밀일기』은 청소년기에 겪음직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친구간의 갈등, 우정, 사랑, 그리고 부모와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회복을 다룬다.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작가는 참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매사에 자신감 없는 소녀 레나는 마린으로 인해 당하는 아픔 가운데, 도리어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다.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소녀로 거듭나게 된다. 심지어 기숙사 동대표에 출마하여 당선되기도 한다. 연극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하여 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되기도 한다. 아니, 작가의 말처럼,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기에 회복이라기보다 새롭게 좋은 관계가 시작된다.

 

이 짧은 성장소설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먼저 해본다. 인간이 참 악하다고 말이다. 마린은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조절해가며, 레나를 괴롭힌다. 자신보다 약한 레나, 순진한 레나를 자신의 먹잇감으로 삼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위해 거짓말을 예사롭게 한다. 이런 악한 자들로 인해 얼마나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까? 하지만, 악인의 결국은 파멸일 수밖에 없음을 안다. 결국에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또 하나, 레나의 홀로서기가 아름답다. 이 땅의 수많은 레나들이 이제는 당당히 나설 수 있다면 좋겠다. 자신의 마음을 당당히 표현하며, 세상으로 용기 있게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더 이상 악한 자들의 횡포를 묵인하거나, 피하지 않고 말이다. 그럼으로 결국에는 자신을 뒤 흔드는 온갖 바람에도 견뎌내는 강인한 생명들이 되면 좋겠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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