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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면 오싹한 호러 컬렉션 1 ㅣ The 스토리 3
R. L. 스타인 지음, 이강인 그림, 이재원 옮김 / 을파소 / 2023년 10월
평점 :
< 구스범스 시리즈 >는 오싹한 즐거움을 좋아하는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마치 경전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구스범스 시리즈를 참 많이 읽었고, 제법 많이 소장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작가의 단편동화집이라니 색다른 재미가 있겠다는 기대감이 먼저 듭니다.
『이해하면 오싹한 호러 컬렉션』에는 도합 10편의 단편 호러 동화들이 실려 있습니다. 부모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몰래 꺼내 보다가 스마트 워치를 그만 깨뜨리게 된 후 흐르지 않는 시간에 갇힌 아이. 괴물 같은 동생들을 돌보는 일로 이력이 생겨 베이비시터로 나섰다가 진짜 괴물들을 돌보게 된 아이. 갑자기 몸의 피부가 벗겨지는 이상한 일에 직면한 아이. 자신을 괴롭히는 사촌 형에게 복수하기 위해 형의 차에 유령이 있다고 믿게끔 꾸미는 아이. 양치기 소년처럼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하던 아이가 흉가에서 정말 괴기스런 비명을 듣게 되는 이야기. 벌레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아이. 갑자기 인생이 뒤바뀐 아이. 누군가 자신의 모습으로 못된 짓을 하고 다님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는 아이. 이사 간 동네에서 새롭게 사귄 친구들이 말하는 이상한 구멍. 몬스터 모형 만들기에 경쟁하는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 등 열편의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작가의 스타일이 대체로 그렇듯, 주인공들은 친구나 형제의 괴롭힘을 당하게 됩니다. 물론, 주인공이 괴롭히는 경우 역시 있지만 말입니다. 공포의 배경은 대체로 이처럼 가장 가까워야 할 이들의 괴롭힘에 있다는 것이 작가 이야기들의 공통점인데, 이들 단편 속에서도 그런 모습이 가득합니다. 한 이야기 속 주인공의 독백이 이렇습니다.
나는 피오나와 데빈을 ‘친구’라고 부르지만, 그건 친구라는 말의 뜻이 ‘창피를 주고, 놀리고, 장난치고, 끊임없이 곤란하게 만드는 사람’일 때의 이야기다.(143쪽)
그렇습니다. 이처럼 친구도, 형제도, 또는 가족도 끊임없이 놀리고 괴롭히고 곤란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짜 오싹한 호러의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동화 속에서 주인공은 괴물이나 유령으로 변하기도 하고, 또는 그런 존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오싹한 느낌을 받게 되죠. 그럼에도 그것이 즐거움, 재미가 될 수 있는 것은 작가도 말하는 것처럼 이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에 불과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정말 안전할까? 혹 누군가 지금 날 향해 오싹한 손길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여지를 갖게 하는 것 역시 동화의 힘입니다. 묘한 반전들의 재미도 있고요. 끝까지 안심할 수 없게 하는, 그래서 뭔가 등이 간질거리는 그런 힘이 남아 있는 그런 재미가 쏠쏠합니다.
작가의 단편은 처음 접했는데, 단편 역시 재미나네요. 오히려 한 권으로 더 많은 으스스한 이야기, 오싹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