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집 1 비룡소 걸작선 10
크리스 콜럼버스.네드 비지니 지음, 송은주 옮김 / 비룡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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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이런 상상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내가 읽는 책 속에 실제 들어가 모험을 하게 되는 그런 상상 말이다.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책이 있다. 바로 『비밀의 집Ⅰ』이란 멋진 판타지 소설이다. 「나 홀로 집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등의 유명한 영화들을 감독한 크리스 콜럼버스의 첫 번째 소설이다.

 

코델리아, 브렌든, 엘리너 남매는 멋진 대저택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집에 경제적 여유가 생겨서가 아니라, 도리어 외과의사인 아버지가 의료사고를 일으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태에서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으로 대저택을 사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집 안에는 온갖 멋들어진 가구와 서재까지 갖춰진 사게 되는 횡재를 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 가정이 이 저택을 우연히 사게 된 것일까? 이 저택에는 엄청난 비밀이 감춰져 있었으니, 그건 바로 원래 주인에 얽힌 사연이다. 이 집의 원 주인은 주인공들의 고조할아버지의 친구이자 작가인 덴버 크리스토프인데, 크리스토프는 어느 날 놀라운 책을 발견한다. 바로 『파멸과 욕망의 서』라는 책으로, 이 책은 소원을 적어 책 속에 집어넣으면 그대로 이루어지게 되는 놀라운 마법의 책이다. 이 책의 악마적 힘을 크리스토프는 즐기며, 자신의 소원들을 이루어가지만 점차 광기에 빠져든다. 뿐 아니라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 그 딸 달리아 역시 이 책을 몰래 사용함으로 점차 광기에 젖어 결국 바람의 마녀가 된다.

 

크리스토프는 이 책의 힘을 경계하며 그 힘을 자신이 집필한 책들 속에 분산하여 숨기게 되는데. 바로 이 일로 인해, 바람의 마녀는 3남매를 덴버의 책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파멸과 욕망의 서』를 가져올 수 있도록 말이다. 한 권도 아닌, 『잔인한 전사들』, 『싸우는 고수』, 『심장과 키』라는 세 권의 책 내용이 혼합된 곳으로 들어가게 된 3남매는 자신들이 바로 크리스토프의 책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과연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

 

이 책, 『비밀의 집』1권은 상당히 빠른 사건 전개가 돋보인다. 뭔가 비밀의 집에 대한 탐사가 이루어질듯 싶었는데, 훅하니 3남매는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비밀의 집과 함께. 이런 빠른 전개와 함께 진행이 흥미진진 재미나다. 물론 때론 아찔하고, 가슴을 조이는 스릴도 있다. 그렇기에 6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툼한 책이 금세 읽힌다.

 

이 책에서 모험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다름 아닌 가족애(家族愛)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사춘기 남매들이지만, 그런 그들은 모험 앞에, 그리고 위기 앞에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 바람의 마녀의 이간질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로를 향한 우애를 키워나간다. 결국 가족사랑은 위기를 극복한다. 마녀의 마법조차 물리치고 승리하게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단단해지듯 이들 삼남매는 비밀의 집과 함께 벌이는 모험, 그 치명적 위기 앞에서 오히려 서로를 향한 시선이 달라진다. 이들의 형제애는 굳건해진다. 이 굳건해진 형제애는 1편 뿐 아니라, 2편에서도 큰 힘으로 작용하게 되리라 여겨진다.

 

아울러 이야기 속에서 『파멸과 욕망의 서』가 나타나게 되는 비결이 이기적인 생각을 품거나,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 그 사람 앞에 나타나게 된다는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기적 생각과 행동은 파멸로 우릴 이끌게 된다. 그것이 지금 당장은 내 욕망이 채워지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너무나도 신나고 재미난 모험, 때론 아찔하고 가슴 졸이는 모험의 집, 『비밀의 집』, 그 집 구경 한 번 재미나게 했다. 과연 2권에서는 또 어떤 신나고 아찔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리고 그 모험을 통해, 남매들은 어떤 성장을 하게 될 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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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12 - 하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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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최후의 전투」 하권은 우주의 재앙을 가져올 ‘혜성’의 공격, 그리고 그 공격 앞에 혜성이 노리는 악마의 영혼들이 가득 담긴, 악마의 사물들을 회수하기 위한 원정대의 노력이 계속된다.

 

상권에서 원정대는 센티르의 피리와 멘타르의 볼을 회수하는 결과를 얻는다. 물론, 타라가 얻게 되는 것이지만. 이제 이들은 또 다른 악마의 사물인 크리의 이중 도끼와 즈셀의 방패를 회수하기 위해 다오보로 행성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타라 일행은 놀라운 일들을 만나게 된다. 5천 년 전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엘프족들과 만나게 되고, 반면 악마의 사물들도, 그 안의 영혼들도 모두 사라진 것. 과연 이 행성에서는 그 동안 무슨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

 

놀랍게도 이곳 행성에서는 천 년 전 엄청난 화산폭발이 일어났고, 이 때, 악마의 사물들에 갇혀 있던 영혼들이 빠져나와 엘프족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들어가 그 동안 자유를 누리며, 서로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타라 일행은 악마의 영혼들을 하나하나 다시 불러 올 수 없기에 악마의 사물을 찾아 파괴하려 한다. 그리고 사물의 파괴를 통해, 영혼들이 모두 악마들의 마왕인 아르칸즈에게 회수되길 바랐던 것. 하지만, 타라의 기대와는 다르게 아르칸즈는 전임 마왕과는 다르게 인간화 되었기에 악마들의 영혼이 들어오면, 그 신체가 견디지 못해 죽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영혼들을 ‘혜성’이 가로채게 되고, 이에 ‘혜성’은 더욱 강한 존재가 되어, 우주를 위협하게 된다.

 

이에 원정대, 즉 타라와 그 일행은 다오보로 행성에서 ‘혜성’과의 대결을 앞두게 되는데, 어찌 된 일인지 ‘혜성’이 폭발하고 만다. 그리고 이 폭발로 인해 모든 이들이 잠시 기절하고 다시 깨어나게 되는데, 바로 이 일에 ‘혜성’의 놀라운 음모와 속임수가 감춰져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최후의 전투」 하권에서 어쩌면 가장 큰 반전을 품고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과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당연하게 『타라 덩컨』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모든 일들은 잘 해결된다(사실, 그 결말로 향하는 부분이 조금은 설득력 없게 느껴지긴 했지만 말이다). 특히, 이런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들만 해결된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랑 이야기들도 해결된다. 타라와 칼, 로빈과 사엘, 그리고 타라의 고모이자 아더월드의 1인자인 리스베스와 바리우스 까지.

 

이렇게 모든 일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되는 『타라 덩컨』의 대단원은 이런 문장과 함께 막을 내린다.

 

“모든 행성이 착한 성격이기를!”

 

그렇다. 모든 대단원은 결국 선이 승리하고, 선을 지향함으로 끝을 맺는다. 악조차 선으로 환원하며 말이다. 결국 『타라 덩컨』이야기의 대 모험담들은 결국 선과 악의 대결이라 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12편을 통해, 『타라 덩컨』을 처음 만나게 되었기에, 어쩌면 더 재미날 이야기의 앞부분이 궁금해진다(대부분 이런 판타지 소설들은 결말보다는 모험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앞부분이 더 재미나니까).

 

아울러 결국엔 모든 종족들이 하나로 화합함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음도 의미 있지 않을까? 엘프족도, 뱀파이어족도, 드래곤족도, 심지어 악마족까지 모두 동맹을 맺고 한 길,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이야기. 이는 결국 분열과 다툼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감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오늘 우리에게 보여준다. 하물며, 오직 한 종족인 우리 인간들이기에 더욱 한 길로 화합하며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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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12 - 상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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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장장 12편이나 이어지면서 판타지 소설로서는 보기 드문 12년에 걸친 집필. 게다가 작가의 이력이 색다르다.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자라는 이력은 아무래도 관심의 대상이 되리라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있다는 독자들의 평이 아닐까!

 

바로 그런 『타라 덩컨』시리즈를 아쉽게도 난 이제야 만났다(사실 『타라 덩컨』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인 『인디아나 텔러』를 통해서다). 그것도 마지막 완결편인 12편 「최후의 전투」로 말이다. 그랬기에 이 책을 집어 드는 것을 제법 망설였었다. 과연 11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바로 12편을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던 거다.

 

이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재미나게 읽혔다. 물론, 때론 선이해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책을 시작함에 각권을 간략하고 소개하고 있음과 책 뒤편의 타라 덩컨 가계도와 아더월드와 그 외의 행성들, 그리고 아더월드의 각국에 대한 소개, 여러 동식물들에 대한 소개가 선이해가 부족한 독서에 많은 도움을 준다.

 

「최후의 전투」는 아더월드와 지구, 그리고 전 우주를 공포에 몰아넣는 ‘혜성’의 존재가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혜성은 수많은 영혼들을 품고 있다. 그러면서 더욱 성장하게 되는데, 그 일을 위해 혜성은 악마의 영혼들을 수집하려 한다. 이렇게 수많은 악마의 영혼들을 수집하게 되면 ‘혜성’은 그 무엇도 상대할 수 없는 무적이 된다. 그리고 혜성이 무적이 되면, 세상은 타멸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혜성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 다름 아닌 혜성은 악마의 영혼들을 수집하기 위해, 악마들이 만들었던 무시무시한 무기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 무기들에는 악마들의 영혼들이 갇혀 있는데, 그 영혼들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옛날 악마들이 만들었던 무시무시한 무기들이 이제 온 우주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에 아더월드의 각국 정상들은 모여 이 악마들의 사물들을 혜성보다 먼저 회수할 원정대를 구성하게 된다. 악마 대표 역시 함께. 그 원정대의 대장이 바로 타라 덩컨이다. 타라 덩컨은 아더월드의 가장 강한 나라인 오무아 제국의 후계자란 엄청난 신분을 가지고 있다. 뿐 아니라, 가장 강력한 마법사라는 위치. 그리고 이미 브롱스의 갑옷과 라오르의 창이라는 두 개의 악마들의 사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영혼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 아울러 우주 곳곳에 감춰져 있는 악마의 사물들을 지키는 ‘지킴이들’을 권위로 굴복시킬 혈통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서다.

 

이렇게 악마의 사물들을 회수하기 위한 원정대를 이끄는 타라 덩컨과 그의 친구들, 과연 그 원정대의 여정에는 어떤 모험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습게도 마지막 편을 통해, 『타라 덩컨』을 만나게 되었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판타지 소설이란 생각이다. 선과 악의 대립 뿐 아니라, 함께 힘겨운 여정을 헤쳐 나가는 동료애 내지 우정, 그 안에서 싹트는 사랑 등이 흥미로운 관점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이러한 흥미로운 볼거리와 함께 전 우주를 더욱 큰 위기에 처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악마들이 만들었던 악행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 일은 악마들 본인들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혜성’에 맞서나가는 이야기이다. 우리들이 행하는 일들 역시 언젠가는 나에게 또는 내 후손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 아닐까?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최후의 전투」 하편으로 손을 뻗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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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1 - 텅 빈 도시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1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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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으르렁거림’이 도시를 휩쓸었다. 이 ‘큰 으르렁거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단지, 도시가 폐허가 되고, 오염되었으며, 개들이 표현하듯이 ‘노란 털옷을 입은 긴 발들’이 뭔가를 조사하는 모습을 통해, 아마도 도시가 큰 폭발과 함께 방사능과 같은 것에 오염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아무튼 이렇게 폐허가 된 도시에서 버려진 개들이 어떻게 생존하는 지를 보여주는 소설이 이 책, 『살아남은 자들』이다. 물론, 버려진 개들이라고 표현했지만, 주인공인 럭키는 버려진 개는 아니다. 럭키는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개다. 무엇보다 자신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개라는 정체성, 야성을 회복한 개라는 정체성을 확립한 개다(왠지 거창한 표현 같다만...).

 

럭키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 한 ‘무리’를 만난다(이 무리 안에는 오래전 헤어진 여동생 벨라가 있다. 그리고 벨라는 이 무리의 리더 격이다). 그 무리는 모두 ‘줄에 묶인 개’들이다. 자신의 ‘목줄’을 생명처럼 여기는 개들,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긴 발(사람을 칭하는 표현)’들을 여전히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개들이다. 이러한 ‘무리’와 만나, 이들에게 생존의 법칙과 기술을 가르치는 럭키. 과연 이들은 폐허가 된 도시에서 어떤 모험을 하며,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이 책은 개들이 주인공이다. 철저하게(?) 개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사건이 진행되며, 표현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개의 입장에서 표현하는 묘사들이다. ‘긴 발’은 사람을 가리킨다. ‘긴 발 강아지’는 어린 아이이고, ‘시끄러운 우리’는 자동차를, ‘부서진 투명한 돌’은 깨진 유리조각을, ‘작은 금속 원반’은 동전을 가리킨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단어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울러, 그 전체적 내용 전개 역시 재미있다. 사람들이 나오지 않고, 오직 개들만이 주인공으로 등장함에도 이처럼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작가는 개들을 통해, 뭔가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럭키와 그 무리의 여행을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정,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여정이라 이름붙일 수 있겠다.

 

사람들은 개들을 버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들은 사람들을 향한 충성과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 모습을 충성스럽다 표현해야 할까? 아니면 어리석다 표현해야 할까? 사실, 우리의 입장에서 이런 개들의 모습을 충성스럽다 미화하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오히려 어리석다고. 자신들을 소유하려하고, 자신들을 굴복시키려던 사람들이 던져주는 고깃덩이에 꼬리를 치던 모습이야말로 노예근성이라고. 그리고 그런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습이야말로 생존에 가장 큰 적이라고.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도리어 자유를 찾는 것이라고 말이다.

 

목줄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나 올드 헌터 같은 개는 자유롭게 달려야 한다. 그것이 참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목을 옥죄고 있는 목줄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 숨 막히고 방해받는 기분일까? 럭키는 알 것 같기도 했다.(74쪽)

 

럭키는 자유를 사랑한다. 자신이 누리는 자유에 대해 자부심도 있다. 하지만, 긴 발에 의해 버림받은 묶인 개들은 여전히 목줄을 생명줄로 착각한다. 그리고 목줄에 집착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점차 개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자유로운 생존이야말로 선물임을 자각해나가는 거다. 물론, 여전히 완전하진 않지만 말이다. 이러한 개들의 자유를 향한 계속될 여정 역시 기대된다.

 

뿐 아니라, 럭키와 무리들이 함께 하는 여정은 서로를 향해 이해해 나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럭키와 ‘줄에 묶인 개들’은 서로 가치관이 다르다. 그래서 처음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럭키의 독백과 무리 가운데 하나인 데이지의 대사를 보자.

 

왜 줄에 묶인 개들은 이렇게 긴 발의 기분을 걱정하는 걸까? 긴 발이 도망칠 때는 이만큼 개들을 걱정하진 않았을 텐데.(134쪽)

 

럭키,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겠어. 우리도 알아. 하지만, 목줄? 이건 절대 뺄 수 없어. 못 해. 네가 하라는 건 뭐든 할게. 하지만 그것만은 부탁하지 말아 줘. 이건 내가 긴 발에게 속해 있다는 표시야. 난 날 아껴 주는 긴 발의 소유고, 그에게 사랑받고 있어. 목줄은 중요해, 우리 모두에게...(213쪽)

 

이처럼 서로는 너무 다르다. 심지어 같은 엄마에게서 같은 날 태어났던 럭키와 벨라조차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함께 돕고, 함께 부대끼는 가운데, 서로를 점차 이해하게 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게 된다.

 

아마도 작가는 개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오늘 우리의 모습을 꼬집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우리 역시 고깃덩이 때문에 자유를 빼앗기고 살아가는 모습은 아닌지 말이다. 아울러 그 모습에서 문제를 발견하기보다는 도리어 그렇게 살아감이야말로 축복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아울러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이들을 이해하려기보다는 비난하고 멀리하려는 모습이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를 말이다. 작가는 개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길 원한다. 혹 오늘 우린 여전히 수많은 목줄을 스스로 매고 있진 않은지. 여전히 목줄에 집착하는 어리석은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전해주고 있는 소설이다. 다음 편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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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밴드 3 : 침략자들 (상) 브라더밴드 3
존 플래너건 지음, 김경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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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디아 최고의 전사들을 양육하기 위한 과정인 ‘브라더밴드’에서 어느 그룹에도 선택받지 못한 버려진 아이들, 그들만으로 하나의 그룹을 이루어 다른 그룹들과 경쟁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미운 오리새끼들인 이들이 1등으로 교육 과정을 마치게 된다. 그리고 1등 팀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인 국가의 수호보물인 앤더멀을 하루 동안 지켜내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는 스캔디아 예비 전사로서는 너무나도 명예로운 임무인 것.

 

하지만, 바로 이 영예로운 임무를 수행하던 중, 팀의 리더인 할은 자신의 배인 헤론을 점검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고, 이 때 마침 앤더멀을 노리던 해적 자바크 일당에 의해 앤더멀을 도둑맞게 된다. 이 일로 인해 헤론 밴드의 팀원들은 모든 것을 박탈당하고, 심지어 할에게는 목숨과 같은 배 헤론마저 압수당하게 된다. 이에 할과 그 대원들은 자신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두 헤론을 몰래 타고 도망치기로 한다. 도망을 위한 도망이 아닌, 자바크 일당으로부터 앤더멀을 되찾기 위한 도망을 선택한 것. 여기까지가 바로 첫 번째 이야기이자, 『브라더밴드』 1,2권 이야기인 <버려진 아이들>의 내용이다.

 

이제 두 번째 이야기이자, 『브라더밴드』 3권인 <침략자들 상>은 이제 몰래 헤론을 타고 도망친 헤론 밴드가 자바크 일당을 뒤쫓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쩌면 자바크 일당을 뒤쫓는다기보다는 오베르얄(스캔디아 최고 권력자)인 에라크로부터 도망치는 느낌이 더 강하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어느 정도 도망친 헤론 밴드가 폭풍우를 만나 해안에 정박하게 되고, 그 기간 동안 헤론 밴드를 재정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어느덧 나태해진 대원들의 전투력을 더욱 갈고 닦기 위해 함께 떠난 쏜 아저씨가 주도하는 수련이 시작된다. 쏜 아저씨는 마을의 외팔이 술주정뱅이로 다들 알고 있지만, 팔을 다치기 전까지 그는 최고전사인 맥티그에 3번이나 연속으로 오른 전설의 파이터였다. 그런 전설의 파이터를 통해, ‘버려진 아이들’이었던 헤론 밴드 대원들은 다시 한 번 성장하게 된다.

 

아울러, 리더인 할은 그의 뛰어난 창의성으로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석궁 맹글러를 개발하게 된다. 이제 헤론 밴드는 또 다시 준비가 되었다. 그런 그들 앞에 드디어 자바크 일당의 흔적이 발견된다. 이들 자바크 일당은 못된 버릇을 못 참고 또 다시 해적질을 했던 것. 에메랄드 광산이 감춰져 있는 리바트의 비밀을 알게 된 자바크는 그곳 리바트 약탈에 성공했던 것. 이 약탈의 현장에서 홀로 도망친 소녀전사가 있으니 바로 리디아라는 미녀 소녀. 바다에서 표류하던 리디아를 구출한 헤론 밴드는 이제 드디어 자바크 일당을 향해 출정하게 된다. 과연 헤론 밴드는 자바크로부터 리바트를 구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도둑맞은 보물 앤더멀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 결과를 알기 위해선 『브라더밴드』 4권을 기다려야 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었음에 위로를 삼는다. 두 번째 이야기인 <침략자들> 첫 번째 이야기보다 더욱 더 흥미진진하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되며 그 궁금증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이 책은 재미있다. 한 번 책을 펼치면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금세 읽히고 만다. 그런 측면에서 책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세우기에 이 책을 선택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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