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잉 빈티지 : 디지털을 버리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23
린지 레빗 지음, 유수아 옮김 / 내인생의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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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빈티지』는 열여섯 살 소녀 맬러리가 겪게 되는 십대 성장통을 다루고 있는 성장소설이다. 맬러리가 겪게 되는 성장통은 사랑의 아픔이다. 책 소개를 보면, 맬러리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특기는 연애, 취미는 키스인 열여섯 살 맬러리.” 그렇다. 맬러리는 지금 열애에 빠져 있다. 그런데, 그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현장을 맬러리는 목격하고 만다. 바로 사이버상에서. 남친 제러미는 사이버상에 아내를 두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사이버 아내에게 온갖 애정 어린 표현을 가득 전하고 있었음을 발견한다. 자신과 사귀고 자신과 사랑을 나누던 때조차.

 

화가 난 맬러리는 SNS에 결별을 선언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맬러리는 SNS상에서 온갖 비방의 소리들을 듣게 된다. 이에 맬러리는 그토록 매달리던 SNS와 디지털 세상에 대해 염증을 느끼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할머니의 짐을 정리하다가 그곳에서 열여섯 할머니의 위시리스트를 발견하게 되고, 막연한 동경을 품게 되면서 할머니의 이 리스트를 자신 역시 수행하겠다고 다짐한다. 리스트를 완성할 때까지는 디지털 세상과 결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시작된 맬러리의 디지털 결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디지털 결별로 인한 아날로그로의 회귀, 복고실험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청소년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는 이 책, 『고잉 빈티지』는 무엇보다 디지털 세상의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상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단편적인 내용에 즉각 열광하기도 하며, 또 반대로 비난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디지털 세상에서의 소통은 빈번한 숫자에도 불구하고 자칫 모양뿐인 것이 될 수 있음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복고로 돌아감으로 문자나 인터넷상에서의 소통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의 소통, 개인휴대전화가 아닌 모든 식구가 함께 사용하는 공용유선전화를 통한 대화 등을 통해, 아날로그의 매력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디지털 세상이 잘못이고, 아날로그만이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시대의 할머니 역시 당시에는 아픔이 있었을 뿐더러 감추고 싶은 상처와 어두움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컴퓨터나 휴대 전화 같은 도구들은 이 무대에서 중요한 갈등 요소가 아니었다. 중요한 점은 오십여 년 전 할머니도 나처럼 엉망진창인 감정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은 없었는지 몰라도 사랑의 감정과 실연의 아픔은 시대를 가로질러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373쪽)

 

디지털 세상이건 아날로그 세상이건 간에 정말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소통임을 소설은 이야기한다. 가족 간에도, 친구 간에도, 연인 간에도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

 

모름지기 관계란 ‘완벽’이 아니라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모든 관계에는 부족함이 존재한다. 서로 부딪치고 깨지며 진정성 있게 관계를 다져야 한다. 노력이 멈추면 관계도 멈춘다.(388쪽)

 

이러한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맬러리의 가족이 회복되고, 친구 관계가 회복되며, 세대 간의 소통과 회복도 이루어진다. 물론,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까지.

 

또한 맬러리는 할머니가 열여섯 살 때 작성한 리스트를 자신이 실행해나가며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위시 리스트가 아무리 낭만적으로 여겨진다 할지라도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따라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리스트를 써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소설, 『고잉 빈티지』는 십대의 갈등과 위기, 고민을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전혀 어둡지 않고, 밝고 아름답게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복고가 답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왠지 복고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통통 튀던 십대의 그 시절을 되새겨보게 하는 예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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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가도 좋아 - 십대를 위한 도전과 용기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10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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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석 작가의 『삐뚤빼뚤 가도 좋아』는 청소년소설이다. 부제로 「십대를 위한 도전과 용기의 심리학」이란 제목이 붙어 있어, 심리학 서적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소설이다. 두 명의 십대 아이들이 만들어 나가는 도전기다.

 

먼저, 수정은 뭐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재능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가진 못한다. 그렇기에 ‘작심삼일’이란 고사성어가 수정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이자, 벗어버리고 싶은 굴레이기도 하다. 그런 수정은 또 다시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바로 세계 오지 탐험을 계획한 것. 오로지 자신에게 잘난 척 하는 잘난 친구 미려에게 지지 않기 위한 마음, 스펙을 하나 쌓아보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물론, 이 계획은 유럽여행으로 변경되지만. 과연 수정은 유럽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까?

 

또 한 아이는 규식이란 모범생이다. 언제나 전교1등을 하는 절대 범생. 그런 그가 학교 진로체험의 날 행사에서 받은 충격으로 아무런 목표의식 없이 공부만 하던 자신의 생활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곤 자신의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길 꾀한다. 규식은 교내에 UCC 제작 동아리를 만들어 실험적인 UCC를 제작하려는 것. 과연 규식의 이 일탈은 계획대로 잘 이루어질까? 그리고 이 일탈을 통해, 규식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이처럼, 두 아이가 겪어 나가는 좌충우돌 도전기인 『삐뚤빼뚤 가도 좋아』를 통해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말한다. 진정한 도전이 무엇인지, 그리고 참 도전을 위해선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말이다.

 

작가는 수정과 규식의 모습을 통해, 꿈을 찾는 일들은 ‘스펙 쌓기’가 아님을 말한다. 스펙을 쌓기 위한 도전은 진정한 도전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하고 싶다고 해서 마구 밀어붙이는 것 역시 도전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 이유, 시기 등등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도전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도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하여 준비만 하고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완벽한 성공을 위해 준비만 하다가 중도 포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렇기에 도전은 결국 실행, 행동이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결과를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과정을 즐기며 도전의 첫걸음을 떼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물론 이렇게 실제로 행동하면서 시행착오도 겪게 되지만, 그러한 가운데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이다. 게다가 시행착오, 그 실패조차 결국 자신에게 커다란 자산이 되어 진정한 꿈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에 부딪칠 것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여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을 수정과 규식의 이야기들을 통해, 자연스레 전해준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소설이다. 그 스토리가 상당히 재미있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십대들이 어떤 모습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은지를 독자들에게 질문하고 생각해보게 한다. 아울러, 각 장 끝에는 그 내용 안에서 생각해볼 것들을 정리해주고 있어, 이 부분 역시 유익하다.

 

소설의 제목처럼, 우리 아이들이 가는 길이 삐뚤빼뚤 가되, 건강하게 자신의 내면을 다져가며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고,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가며, 그것에 매달릴 수 있는 건강함이 있고,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리어 실패를 통해 더 단단해짐으로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건강함이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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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 보고서 - 비루한 청춘의 웃기고 눈물 나는 관찰 일기, 제4회 한우리 문학상 청소년 부문 당선작 한우리 청소년 문학 5
최고나 지음 / 한우리문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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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은 퇴학을 앞둔 고2 학생이다.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이들을 괴롭힌 이유다. 하지만, 그런 무민에게 쌤은 제안을 한다. 바로 무민이 새로 이사 간 집 옆집에 사는 아이 순희를 관찰하고 관찰보고서를 제출하며, 궁극적으로는 순희를 학교에 데려오는 미션이다.

 

순희는 평범한 학생, 아니 모범생이라 불릴 수 있는 학생이었다. 그런 순희가 어느 날 갑자기 돌변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학교뿐 아니라,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간혹 아파트 주민들이 다 알 정도로 이상한 짓까지 해대는 마을의 골통이 되어 버린 것. 이제 순희는 33일이 지나도록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퇴학당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빡세(박세만) 쌤은 순희의 하루하루를 관찰하고 학교로 다시 데려오는 미션을 맡긴 것. 이를 수행할 시 퇴학을 면해 주겠다는 것.

 

이에 무민의 요상한 관찰이 시작된다. 과연 무민의 ‘옆집 아이 보고서’는 성공리에 작성될 수 있을까?

 

평범하지 않은 소재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처음부터 흥미롭고 재미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점차 무거운 주제로 흘러가며, 아무래도 독자로 하여금 마음이 무겁고 울적해질뿐더러 분노마저 일으키게 한다.

 

무엇보다 황태라는 녀석과 그 부모로 인한 분노다. 황태라는 녀석은 바로 무민이 다니는 학교 이사장의 아들이다. 재력 있는 집안, 그리고 멋진 외모, 거기에 모델 뺨치는 패션 감각까지 보유한 이 녀석은 아주 못된 녀석이다. 여자아이들에게 접근하여 여친을 집단성폭행하고 버리는 아주 악한 녀석이다. 하지만, 이런 악한 녀석인 황태는 든든한 배경과 미성년자라는 특권으로 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어른을 능가하는 청소년의 악행들, 과연 언제까지 용서만이 능사인가”(150쪽)

 

라고 말이다. 그렇다. 이 녀석 황태는 악한 녀석이다. 이 녀석은 범죄자다. 반면 무민은 법범죄자가 아닌 말썽꾸러기다. 하지만, 집안의 배경 차이는 말썽꾸러기는 퇴학예정자로 분류해놓고, 범죄자는 언제든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한다.

 

그렇다. 황태는 미성년자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교묘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나이. 녀석이 저지른 짓은 내가 치는 말썽과는 차원이 다른 범죄다. 그건 분명한 범죄였다.(180쪽)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던지는 가장 큰 화두다. 과연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용서하는 것만이 능사인가? 쉽게 결론지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성년자라고 해서 무조건 용서하지만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미성년자 범죄자들이 가는 소년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자 범죄자 가운데 죄질이 악한 아이들이 가는 교도소가 존재한다. 김천소년교도소가 그곳이다. 이곳은 소년원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이곳은 교도소다. 이곳은 용서가 아닌, 처벌을 가하고 대가를 치르는 곳이다. 미성년자 범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그렇다면, 이런 소년교도소를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결코 쉽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죄를 지었다는 이유로(또한 많은 경우는 집안 배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교도소에서 한 겨울에도 찬물로 샤워를 해야만 하는 그런 비인권적인 대접을 받는 것이 옳은가라는 또 다른 질문 역시 할 수 있기에 말이다.

 

작가는 단순히 미성년 범죄에 대한 질문만을 던지는 것은 아니리라 여겨진다. 미성년이라는 특권에 더하여 대단한 집안이라는 특권이 악질적인 범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처벌에서도 자유롭게 하며, 오히려 세상을 향해 더 큰 소리를 치고, 여전히 세상을 좌지우지하려는 이들의 모습이 과연 정상적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작가의 진짜 의도가 아닐까 싶다.

 

우리 사이에 권력이란 건 쌈질이나 성적 정도인데, 어른의 권력은 내가 아는 것보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힘은 습자지에 스민 먹물처럼 은밀하지만 깊숙이 학교 안에 퍼져 있었다.(148쪽)

 

물론, 작가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그 몫은 독자들의 것이다. 무엇보다 이 세상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있길 소망한다. 말썽과 범죄는 다름을 알고, 범죄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그리고 용서 역시 피해자의 치유가 우선되어야 가능하다는 것과 가해자의 사죄가 동반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무튼 이 소설, 『옆집 아이 보고서』는 무거운 주제이기에 마음을 무겁게 하고 울적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그 이상으로 재미와 감동도 우리에게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다. 바라기는 더 이상 우리 청소년들 가운데 순희와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길 기도한다. 그리고 황재와 그 엄마와 같은 파렴치하고 악한 자들 역시 더 이상 이 땅에 나오지 않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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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 : 망각의 샘물 (하)
머저리 보보 지음, 유영근 옮김 / 천의무봉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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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권인 「망각의 샘물」상권에서 나왔듯이 절대 악인 사울마왕을 붙잡기 위한 ‘사울마왕추포단’, 그들의 추격은 하권에서도 계속된다. 물론 그 가운데 몇 가지 사건이 있다.

 

먼저, 밤마다 엄청난 오줌을 싸던 하얀놀매의 오줌싸개 병을 고치게 된다. 알고 보니, 하얀놀매는 견우별이었다. 그가 싸던 오줌은 채소를 잘 자라게 해주는 칠석물이었고, 이제 오줌싸개 병은 도깨비 마을의 명의 깨바늘도사를 통해 고치게 되는데, 오줌 대신 눈물이 많아지게 된다. 이제 비로소 ‘울보왕’ 하얀 놀매가 탄생하는 것.

 

여기에 작가가 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눈물’은 ‘사랑’이다. 이제 하얀놀매는 인간의 슬프고 딱한 사정을 절대 그냥 못 지나치게 된다. 그렇기에 눈물이 곧 사명이 되고, 눈물이 곧 힘이 된다.

 

하얀놀매 님은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아프고 슬픈 일에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입니다. 하얀놀매 님의 눈물 방울방울마다 인간사회의 눈물이 묻어날 겁니다. (55쪽)

 

참, 멋진 말이고, 멋진 모습니다. 내 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을 향해,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다는 것,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여기에 희망이 있는 것 아닐까?

 

둘째, 사울마왕추포단은 곰 모양의 멋진 집 ‘고마성’을 짓고 사울마왕을 유인한다. 이 고마성은 곰 족의 후예임을 나타냄과 함께 북방을 향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작가의 민족사관이 반영된 부분이라 여겨진다. 아무튼 결국 고마성에 침입하려던 요괴들을 추격하여 그들의 본거지를 알게 되는데, 그곳은 바로 법원장과 교도소장의 관사. 아니 진짜는 그 사이에 있는 물망초 병원 원장이자 줄기 세포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자선사업가인 최박사의 집이었다. 과연 최박사의 정체는 무엇일까?

 

조금은 산만한 느낌도 갖게 하는 토종판타지 『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권인 「망각의 샘물」은 절대 악인 사울마왕, 그리고 절대 선인 하눌의 보냄을 받은 자들인 ‘사울마왕추포단’간의 결투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사울마왕 전부가 다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사울마왕은 원래 7동물의 머리와 꼬리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7동물은 언제나 서로 싸우다가 결국 분리되었던 것. 그 중에 하나와의 싸움이 이 책이다. 그러니, 앞으로 6동물과 싸우는 이야기가 남은 것. 과연 앞으로 울보왕 하얀놀매가 얼마나 더 성장하게 될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 하권의 내용 중에 재미난 부분 하나를 소개한다. 도깨비 마을인 빨강코 도깨비 마을의 3대 자랑이다.

 

첫째, 도깨비 뿅망치(보물 제1호).

‘뿅’하고 한 대 맞으면 나쁜 생각이 모두 사라진다.

둘째, 도깨비 철학(지적재산 제1호)

세상사 도깨비 마음대로도, 사람 마음대로도 되지 않는다.

칼칼칼, 웃음이 최고의 보약이다.

셋째, 깨바늘도사(도깨비 무형문화재 제1호)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 지금까지 못 고친 병이 없다.

 

도깨비 뿅망치로 한 대 맞으면 나쁜 생각이 모두 사라진단다. 이 뿅망치 맞아야 할 사람들, 너무 많지 않을까? 우선 나부터 한 대 맞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사 어느 누구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단다. 그러니 죽을상 하라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웃자는 것. 얼마나 멋진가! 이렇게 3가지 자랑거리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나쁜 생각 버리고 한 세상 웃으면서 몸 건강하게 살자는 뜻이란다. 멋지다. 『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를 읽으며, 그 도깨비마을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삶의 터전에 자리 잡게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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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 : 망각의 샘물 (상) 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
머저리 보보 지음, 유영근 옮김 / 천의무봉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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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20년. 백제의 옛 도읍 공주 곰내초등학교에 이상한 아이가 입학을 했다. 마치 조선시대에나 입었을 법한 하얀 바지저고리를 입은 사내아이. 게다가 이름도 특이하다. 하얀놀매란 이름. 성이 ‘하얀’인데, 자신이 시조란다. 이렇게 이야기는 ‘하얀놀매’로부터 시작된다(사실, 이 ‘하얀놀매’의 친구였던 한송이, 칠석할머니가 더 훗날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형태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5월 4일 하얀놀매네 반은 공주박물관으로 현장학습을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얀놀매는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들어가 이상한 친구들인 두리, 룰루, 돌비, 그리고 사마동자란 녀석들을 만나게 된다. 두리는 아기곰인데, 원래는 하늘나라 왕궁도서관의 사서였지만, 꿀을 하도 좋아해 자리를 비우다가 하눌 할방구(줄여서 눌방구)의 미움을 사 500년 동안이나 돌 속에 갇혀 있던 녀석이다. 룰루는 빨강코 꼬마도깨비인데, 역시 하늘나라 성문지기였지만, 팥죽을 너무 좋아해 자주 자리를 비우다 기왓장에 갇힌다. 돌비는 눌방구의 비밀경호원이었는데, 역시 사마왕(무령왕)의 묘로 귀양을 온다. 또 한 녀석 사마동자는 바로 사마왕이 다시 태어난 것.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들 다섯 친구들은 2020년 공주에서 뭉치게 되는데, 그건 바로 지옥 문지기였던 괴물 갈라사울라(사울마왕, ‘갈라사울라’라는 이름이 재밌다. 서로 다른 동물들인 7개의 머리와 7개의 꼬리를 가진 이 녀석은 이름 그대로 싸운다. 그래서 결국 갈라진다. ‘갈라사울라’란 이름은 갈라 싸울라 인 것^^) 때문이다. 지옥 문지기였던 사울마왕은 염라국을 집어 삼키고, 그곳에 새로운 나라 ‘악의 불꽃나라’를 세운다. 이에 염라대왕은 하늘나라의 왕 하눌에게 도움을 청하고, 결국 사울마왕과 하눌 간의 전투가 벌어진다. 치열한 싸움 끝에 사울마왕은 지상세계로 탈출하게 되고, 하눌은 사울마왕을 잡아오도록 사마왕을 지상으로 보낸다. 그런데, 사마왕은 그 사명을 잊어버리고 마는데, 이는 지상세계로 탈출하던 사울마왕이 망각의 샘물을 떠와, 이것을 어린 사마왕에게 먹였던 것. 이에 오랜 시일이 지난 후 하눌은 다시 그 사명을 이들에게 맡긴 것이다. 일명, ‘사울마왕추포단’이 된 것. 과연 이들 앞에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토종판타지 소설인 『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의 첫 번째 책인 「망각의 샘물」상권은 이처럼 신나는 모험이 시작될 밑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마치 모세처럼 어린 시절 강물에 떠내려 왔던 하얀놀매. 과연 그는 사울마왕을 이겨낼 수 있을까? 물론 이를 위해선 다음 책, 하권을 펼쳐야 한다.

 

이 책에서 재미난 설정 가운데 이런 게 있다. 바로 악의 화신인 사울마왕으로 인해 우리 역사의 온갖 나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 예를 든다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본통신사로 다녀온 황윤길과 김성일이 서로 다른 주장을 했던 것도 사울마왕의 이간질에 있고, 남과 북이 나뉘어 6.25한국전쟁을 일으킨 것 역시 사울마왕의 이간질이 그 이면에 있다는 것. 참 재미난 설정이다. 한 마디로 사울마왕은 우리의 역사 가운데 부정적 사건들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던 절대 악이었던 것. 이런 못된 녀석이라면 빨리 꼼짝 못하도록 붙잡아야 할 텐데, 하얀놀매 이하 ‘사울마왕추포단’ 파이팅!!!

 

과연 절대 악을 상대로 이겨낼 지, 은근히 책은 말한다. 요즘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을 엄하게 억누르고 답답하게 하는 것도 혹시 사울마왕의 공작 때문 아닌가 하고 말이다. 공부 공부 공부만 외치는 게 바로 사울마왕의 공작이라는 것.^^ 우리 아이들ㄹ이 사울마왕의 공작에서 벗어나야 할텐데...

 

암튼 이제 「망각의 샘물」 하권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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