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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 : 망각의 샘물 (상) ㅣ 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 1
머저리 보보 지음, 유영근 옮김 / 천의무봉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때는 2020년. 백제의 옛 도읍 공주 곰내초등학교에 이상한 아이가 입학을 했다. 마치 조선시대에나 입었을 법한 하얀 바지저고리를 입은 사내아이. 게다가 이름도 특이하다. 하얀놀매란 이름. 성이 ‘하얀’인데, 자신이 시조란다. 이렇게 이야기는 ‘하얀놀매’로부터 시작된다(사실, 이 ‘하얀놀매’의 친구였던 한송이, 칠석할머니가 더 훗날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형태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5월 4일 하얀놀매네 반은 공주박물관으로 현장학습을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얀놀매는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들어가 이상한 친구들인 두리, 룰루, 돌비, 그리고 사마동자란 녀석들을 만나게 된다. 두리는 아기곰인데, 원래는 하늘나라 왕궁도서관의 사서였지만, 꿀을 하도 좋아해 자리를 비우다가 하눌 할방구(줄여서 눌방구)의 미움을 사 500년 동안이나 돌 속에 갇혀 있던 녀석이다. 룰루는 빨강코 꼬마도깨비인데, 역시 하늘나라 성문지기였지만, 팥죽을 너무 좋아해 자주 자리를 비우다 기왓장에 갇힌다. 돌비는 눌방구의 비밀경호원이었는데, 역시 사마왕(무령왕)의 묘로 귀양을 온다. 또 한 녀석 사마동자는 바로 사마왕이 다시 태어난 것.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들 다섯 친구들은 2020년 공주에서 뭉치게 되는데, 그건 바로 지옥 문지기였던 괴물 갈라사울라(사울마왕, ‘갈라사울라’라는 이름이 재밌다. 서로 다른 동물들인 7개의 머리와 7개의 꼬리를 가진 이 녀석은 이름 그대로 싸운다. 그래서 결국 갈라진다. ‘갈라사울라’란 이름은 갈라 싸울라 인 것^^) 때문이다. 지옥 문지기였던 사울마왕은 염라국을 집어 삼키고, 그곳에 새로운 나라 ‘악의 불꽃나라’를 세운다. 이에 염라대왕은 하늘나라의 왕 하눌에게 도움을 청하고, 결국 사울마왕과 하눌 간의 전투가 벌어진다. 치열한 싸움 끝에 사울마왕은 지상세계로 탈출하게 되고, 하눌은 사울마왕을 잡아오도록 사마왕을 지상으로 보낸다. 그런데, 사마왕은 그 사명을 잊어버리고 마는데, 이는 지상세계로 탈출하던 사울마왕이 망각의 샘물을 떠와, 이것을 어린 사마왕에게 먹였던 것. 이에 오랜 시일이 지난 후 하눌은 다시 그 사명을 이들에게 맡긴 것이다. 일명, ‘사울마왕추포단’이 된 것. 과연 이들 앞에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토종판타지 소설인 『울보왕 하얀놀매 이야기』의 첫 번째 책인 「망각의 샘물」상권은 이처럼 신나는 모험이 시작될 밑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마치 모세처럼 어린 시절 강물에 떠내려 왔던 하얀놀매. 과연 그는 사울마왕을 이겨낼 수 있을까? 물론 이를 위해선 다음 책, 하권을 펼쳐야 한다.
이 책에서 재미난 설정 가운데 이런 게 있다. 바로 악의 화신인 사울마왕으로 인해 우리 역사의 온갖 나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 예를 든다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본통신사로 다녀온 황윤길과 김성일이 서로 다른 주장을 했던 것도 사울마왕의 이간질에 있고, 남과 북이 나뉘어 6.25한국전쟁을 일으킨 것 역시 사울마왕의 이간질이 그 이면에 있다는 것. 참 재미난 설정이다. 한 마디로 사울마왕은 우리의 역사 가운데 부정적 사건들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던 절대 악이었던 것. 이런 못된 녀석이라면 빨리 꼼짝 못하도록 붙잡아야 할 텐데, 하얀놀매 이하 ‘사울마왕추포단’ 파이팅!!!
과연 절대 악을 상대로 이겨낼 지, 은근히 책은 말한다. 요즘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을 엄하게 억누르고 답답하게 하는 것도 혹시 사울마왕의 공작 때문 아닌가 하고 말이다. 공부 공부 공부만 외치는 게 바로 사울마왕의 공작이라는 것.^^ 우리 아이들ㄹ이 사울마왕의 공작에서 벗어나야 할텐데...
암튼 이제 「망각의 샘물」 하권을 펼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