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블로그 - 첫 번째 이야기, 개정판 벽장 속의 도서관 1
피트 존슨 지음, 김화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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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일, 축하받아 마땅한 생일이 악몽 같은 날로 변한다면 어떨까? 하필이면 생일에 자신의 감춰진 정체성을 알게 됨으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다면 어떨까?

 

피트 존슨이란 작가의 뱀파이어 블로그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리즈 첫 번째 책인 뱀파이어 블로그는 열세 살 생일을 맞게 된 마르크스에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출생의 비밀? 어쩌면 출생의 비밀일 수도 있겠다. ‘넌 우리 친 아들이 아냐.’ 이런 출생의 비밀이 아닌, ‘넌 사실 인간이 아냐. -뱀파이어야.’ 이런 출생의 비밀이다. 이제 마르크스는 송곳니가 솟아나게 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 가족은 반-뱀파이어 족이란다. 흥미롭게도 -뱀파이어라는 종족이 소설 속에 등장한다. ‘-뱀파이어는 뱀파이어이지만, 온전한 뱀파이어는 아닌, 대략 40-50% 정도의 뱀파이어 종족이다. 박쥐로 변신하여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뱀파이어만큼 많은 능력은 없어, 뱀파이어의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렇게 새롭게 송곳니가 솟아나면서 -뱀파이어로 변환이 일어나는 시기의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들의 공격의 대상이 된단다. 왜냐하면, 이 시기의 피가 뱀파이어 입맛에 가장 맞는단다.

 

뜬금없이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알게 된 마르크스. 게다가 뱀파이어의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린 신세인 마르크스의 좌충우돌 자기 정체성 찾기가 시작된다. 원치 않는 -뱀파이어라니. 게다가 웬 송곳니? 피가 고픈 시기를 지나게 되고. 이런 시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이 정해진다니. 마르크스는 어떻게든 -뱀파이어가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미 그의 본질은 -뱀파이어인 걸 어쩌랴? 과연 마르크스는 드러난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 앞에 어떤 반응들을 보이고, 어떤 사연들을 만들어 갈까?

 

이런 내용들을 마르크스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되고, 이런 글이 소설의 내용인 셈이다. 그래서 소설의 제목이 뱀파이어 블로그. 그러니, 소설 전체가 마르크스의 블로그 안에 올린 비밀 글인 셈이다.

 

사실, ‘-뱀파이어라는 존재와 뱀파이어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를 갖게 한다. 어쩌면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단지 능력이 적은 것 뿐. 그러니, 뱀파이어이긴 하지만 짝퉁 뱀파이어라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런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설정해놓음으로 뱀파이어와의 대립각을 만들어 그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고, 게다가 인간과도 다른 존재이기에 여기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해프닝들을 흥미롭게 만들어 간다는 점이 이야기로서 매력적이다. 또한 뱀파이어보다는 훨씬 열등한 존재인 -뱀파이어이지만, 그 안에서 특별한 능력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음으로 주인공 마르크스가 앞으로 큰 능력을 가진 -뱀파이어로 활약하게 되리란 기대감을 품게 하는 점 역시 좋다.

 

그럼, 한 평범한 사춘기 소년이 -뱀파이어라는 새로운 정체성 앞에 보이게 되는 혼란,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기대감 등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비밀스러운 블로그 뱀파이어 블로그에 설렘을 안고 접속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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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1 - 분열된 무리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1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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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riors 전사들의 작가팀인 에린 헌터의 또 하나의 작품인 개들의 생존 판타지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1부가 끝나고, 이제 2Survivors 살아남은 자들-다가오는 어둠이 시작된다. 그 첫 번째 책은 분열된 무리란 제목이다.

 

개들의 대결전이후 개들의 무리엔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이 모여 새롭게 커다란 무리를 이루었다. 여기엔 예전 늑대개 무리였던 스위트의 무리들, 줄에 묶인 개들, 미친 개 테러의 부하들, 그리고 사나운 개 애로우와 스톰이 속해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자들이 새롭게 알파 스위트, 그리고 배타 럭키 아래 모여들어 하나의 무리를 이루었다. 무엇보다 기존의 리더들과 다른 리더십을 가진 알파 스위트와 배타 럭키, 이들로 인해 새로운 무리는 평화와 풍요를 누리게 된다.

 

이제 싸움은 없다. 평화가 찾아왔다. 이 평화와 풍요를 지켜내야 한다. 하지만, 새롭게 위기가 태동한다. 그건 무리들 안에 속한 개들 간의 파벌에서 유래한다. 한 무리 안에서 필요 이상으로 경쟁하고 적대감을 품고 불만을 토로한다. 게다가 뭔가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것 같다. 보이진 않지만, 어둠의 세력이 도사리고 있다. 뒤에서 모함하고, 흉계를 꾸민다. 이로 인해 순찰견 문이 함정에 걸려들어 벌을 받게 되고, 여우들이 쳐들어오기도 하며, 서로 간에 반목하기도 한다.

 

게다가 개들은 사나운 개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다. 이 두려움은 적개심으로 드러나며 사나운 개의 혈통을 가진 스톰과 애로우에게로 향한다.

 

이번 이야기는 스톰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사나운 개의 혈통을 가졌지만, 폭력적이기보다는 무리를 위해 충성하고, “대결전을 끝내는 활약을 펼쳤던 스톰. 하지만, 스톰을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있다. “대결전이후부터 시작된 악몽, 항상 잠든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깨어나는 나날들. 과연 자기 안에 뭔가 어두운 세력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톰은 의심을 품게 된다.

 

또한 스톰을 우러러보고, 또 한편으로는 애정을 표하는 위스퍼의 존재 역시 스톰을 귀찮게만 만든다. 아울러 사나운 개라는 편견과 오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무리들의 시선 역시 스톰을 힘겹게 한다. 과연 스톰에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리고 스톰은 어떤 모습으로 운명을 헤쳐 나가게 될지 궁금하다.

 

살아남은 자들2부 첫 번째 책에선 하나 된 무리 안에 움트는 분열과 경쟁, 반목의 징조들을 보여준다. 아울러 뭔가 어둠의 세력이 뒤에 도사리고 있음도 암시하고. 과연 어떤 세력이 이 하나 된 무리를 위협하는 걸까? 궁금증과 기대감을 품고, 2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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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천재들 1 : 지구의 끝, 남극에 가다 와이즈만 청소년문학 1
빌 나이.그레고리 몬 지음, 남길영 옮김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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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즉시 미국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11<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017<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최고의 책이란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잭과 천재들이란 책이 와이즈만 BOOKs에서 <와이즈만 청소년문학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빌 나이그레고리 몬의 청소년 모험 시리즈인 이 책을 펼쳐들면, 신비한 모험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은 세 명의 아이들이다. , 아바, 매트 가 그들이다. 이들은 각자 따로 태어난 고아들로 함께 남매가 되어 한 집에서 살아간다. 양부모 없이 청소년 셋이 함께 가정을 이루고 이 가정이 인정받기 위해 법정 투쟁을 거쳐 청소년 셋이 한 가정이 되어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

 

잭은 모험을 사랑하는 평범한 소년이다. 함께 사는 형과 누이가 워낙 천재들인 관계로 상대적으로 둔재처럼 느껴질 그런 소년이다. 잭과 나이가 같은 누나 아바와 두 살 많은 형 매트는 잭과는 다른 엄청난 천재들이다. 이 셋은 어느 의심스러운 건물을 정탐하던 가운데 그 건물의 주인과 만나게 되는데, 다름 아닌 천재 발명가 행크 박사였다. 이런 인연으로 행크 박사는 세 아이들을 조수로 채용하게 되고, 함께 남극으로 향하기에 이른다. 행크 박사가 남극 기지에서 벌어지는 과학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것. 엄청난 상금이 걸린 이번 과학대회의 주제는 바닷물을 담수로 사용하는 효율적 발명이다.

 

이렇게 남극으로 가게 된 세 친구들은 그곳에서 한 가지 사건을 만나게 된다. 행크 박사의 오랜 동료인 안나 박사가 사라진 것. 게다가 안나 박사는 행크 박사에게 보낸 메일에서 놀라운 생명체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아무런 단서도 없이 사라졌다. 기지에선 박사가 자발적으로 혼자 기지를 나갔다고 하지만, 박사의 방은 누군가 뒤진 흔적이 있고, 노트북이 사라졌다. 누군가 급하게 빼간 흔적을 남긴 채. 분명 누군가 박사를 기지 밖으로 내몬 범인이 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잭과 천재들은 공상과학(SF) 모험 미스터리 소설이라 부를 수 있겠다. 남극에서의 모험이 펼쳐지고,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추리 작업이 이루어진다. 아울러 모든 이야기 이면에는 과학적 내용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이번 이야기는 남극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에 남극에 대한 과학적 내용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여기에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공상 과학적 요소들 역시 많다. 또한 허구에 근거한 상상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내용들이 만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각자 고아라는 삶의 자리, 어둡고 아픈 과거의 기억들을 딛고 밝고 예쁘게 그리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가는 재원으로서 모험에 몸을 던지는 세 아이들의 활약이 재미나다. 범인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추리력도 돋보이고. 2권 역시 빨리 만나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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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장군 김돌쇠 청소년시대 6
하신하 지음, 장선환 그림, 김해규 감수 / 논장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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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하 작가의 역사동화 바늘장군 김돌쇠는 정유재란 당시 소사벌 대첩에 얽혀 내려오는 구전 설화 바늘장군이야기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동화입니다. 바늘로 왜적을 무찔렀다는 바늘장군 이야기, 어쩌면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화를 읽다보면, 그저 황당한 이야기만이 아닌 실제 있음직한 이야기라 생각하게 됩니다. 아울러 실제 사건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이 느껴집니다.

 

과연 바늘장군 김돌쇠에겐 어떤 사연이 있어 바늘장군이 될 수 있었을까요? 동화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봅니다.

 

돌쇠는 태어날 때부터 허약한 아이였습니다. 그런 돌쇠는 그만 열병에 걸려 고생한 후 목숨은 간신히 건졌지만, 두 다리를 잃게 됩니다. 두 다리의 힘을 잃어 앉은뱅이가 된 겁니다. 이렇게 앉은뱅이가 된 돌쇠는 바느질 하는 엄마 곁에서 엄마의 일을 돕다, 심심풀이로 바늘을 벽에 던져보게 됩니다. 바늘 던지는 일에 재미를 느낀 돌쇠는 점점 더 몰입하게 되고, 옆집 대장장이 아저씨가 돌쇠를 위해 특별히 커다란 바늘을 제작해 줌으로 바늘 던지기는 돌쇠의 가장 큰 기쁨이 됩니다.

 

돌쇠는 본격적으로 바늘을 던지는 훈련을 하면서 점차 벽에 앉은 파리를 잡을 지경에 이릅니다. 바늘을 던져 닭도 잡고, 뱀도 잡으며, 심지어 멧돼지를 잡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바늘을 잘 던져, ‘바늘장군이라 불리게 된 돌쇠는 다리의 힘도 어느 정도 찾아 앉은뱅이에서 비록 절름발이이긴 하지만 걷기에 이릅니다. 이런 돌쇠에겐 사랑하는 형, 부모님, 그리고 이웃의 꽃분이 누나와 함께 하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삽니다. 하지만, 그 행복이 어느 순간 깨져 버립니다. 임진왜란이 시작이 시작되고 정유재란이 발발합니다. 아버지가 전쟁에 나가게 되고, 형이 전쟁에 나가게 됩니다. 급기야 아버지도, 형도 전쟁에서 목숨을 잃게 되죠.

 

이제 다리를 저는 돌쇠는 홀로 엄마와 꽃분이 누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처지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것마저 할 수 없습니다. 마을 곁에 일본군과 명군이 대치하기에 이른 겁니다. 마을은 왜군에 의해 모두 불타버렸고요. 이에 돌쇠는 명의 장군을 찾아갑니다. 자신이 왜의 장군과 맞서 싸우겠다는 거죠. 과연 바늘 장군돌쇠는 적장을 바늘로 무찌를 수 있을까요?

 

역사적 설화에 상상의 옷을 입혀 탄생한 역사동화 바늘장군 김돌쇠는 무엇보다 전쟁의 참혹함을 알게 해 줍니다. 전쟁이 일반 민중들의 삶을 어느 정도까지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줍니다. 아울러 그런 끔찍한 전쟁 속에서도 나의 소중한 가족, 내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 그리고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수많은 민중들이 있었음을 기억하게 해줍니다. 나라를 구해낸 이는 잘 알려진 명장들만의 노고는 아닙니다. 이름도 없이, 공도 없이 스러져갔던 수많은 민중들의 핏방울이 땅 위에 떨어졌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어쩌면, ‘바늘장군은 그런 모든 민중을 상징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끝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적의 침략에 맞서 싸운 바늘장군의 역사는 오늘 우리가 역사 앞에 어떤 자세로 서 있어야 할지도 알려줍니다.

 

왜란의 육전 3대첩으로 회자되는 소사벌 대첩을 소재로 다룸으로 소사벌 대첩을 알게 해주고, 그 속에 바늘장군이란 존재에 대해 설화가 내려오고 있음을 알게 해준 것도 동화의 고마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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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5
닉 레이크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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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태어난 소년 레오, 그리고 쌍둥이 남매 리브라, 오리온. 이들 셋은 문2 우주정거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한 번도 문2 우주정거장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지구로 돌아갈(사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그럼에도 돌아갈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날을 꿈꾼다. 열여섯 생일이 지나면 지구로 돌아가기로 되어 있는 세 아이들. 과연 이들에게 지구는 어떤 의미가 될까?

 

아이들은 드디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지구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중력의 역습에 노출된다. 꿈에 그리던 지구는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위험한 공간이다. 물론, 그리움의 공간인 지구는 그들에게 대단히 신비하고 상상할 수 없는 행복을 주는 공간이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공간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자신들의 탄생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자신들은 실험의 산물이었던 것. 과연 우주에서도 아이를 잉태할 수 있고, 출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실험의 산물. 과연 이런 진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그 혼란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레오는 할아버지의 농장에서 지내며, 지구에서 약해진 자신의 몸은 단지 중력에 적응하는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된다. 우주에서 태어나 우주에서 자란 레오의 몸은 지구에서 견뎌낼 수 없는 유리알 같은 몸에 불과했다. 작은 부딪힘에도 뼈가 부서져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연약한 신체. 게다가 친구들과의 연락이 두절되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친구들은 더욱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다.

 

이에 레오는 다시 우주로의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데, 과연 이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소설의 제목이 스페이스 보이. 원제목은 Satellite. 사전을 찾아보니 위성이란 의미와 함께 종속이란 의미도 있다. 아마 이 두 가지 의미가 중의적으로 포함된 제목이지 않을까. 마치 달이 지구를 영원히 돌며 종속되어 있듯. 아니 달이 지구를 그토록 사랑하듯, 하지만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더 이상 가까워지면 안 되듯. 우주 아이들에게 지구는 그런 존재다. 사랑하지만, 가까워지면 탈이 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리워하는 공간이다. 이렇게 아이들 스스로는 지구의 위성이 된다. 반대로 무한히 넓은 우주의 한정된 공간인 우주정거장은 좁디좁은 공간이지만, 스페이스 보이 레오에겐 한없는 자유를 허락하는 공간이다.

 

소설은 우주에서 태어난 레오가 우주공간을 벗어나 지구를 꿈꾸는 그 갈망. 그리고 지구에서 겪게 되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순간들. 하지만, 자신을 갉아먹게 되는 중력. 결국 우주로 떠나야만 하는 레오의 마음을 조곤조곤 묘사한다. 소설의 문체는 다소 독특하다. 그저 툭툭 던지는 짧은 비문들로 이루어진 문장이 많다. 이것 역시 소설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청소년소설이라기엔 다소 많은 분량이다(495페이지). 두툼한 분량과 다소 지나칠 정도로 상세한 묘사들이 거듭되기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을 텐데, 묘하게 지루하지 않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레오와 친구들의 운명이 한없이 먹먹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 꿈꾸던 공간이 사실은 자신들을 향해 실험을 한 주체들이며, 오랜 시간 동안 정보를 통제하던 자들ㄹ임을 알았을 때의 배신감. 어쩌면 자신들은 실험을 위해 사육된 아이들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이들이 느꼈을 그 감정이 마치 내 것인 양 아프다. 무엇보다 꿈꾸던 지구가 자신들에게는 가까이 가서는 안 되는 죽음의 공간임을 알았을 때, 그럼에도 지구를 선택하는 아이와 다시 우주로 돌아가길 선택하는 아이들의 선택, 그리고 헤어짐이 마음을 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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