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담 고미답 : 우화 소설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2
박윤경 지음, 김태란 그림 / 아주좋은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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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담 고미답 시리즈>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시리즈입니다. 먼저, “고미담 고미답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집니다. 그 의미는 이렇습니다. “고미담고전은 미래를 담은 그릇이란 의미를. “고미답고전이 미래의 답이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누군가는 지나가버린 구닥다리 이야기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 우리의 고전을 다시 들여다 보 그 안에서 교훈을 삼을 때, 우리 아이들의 가슴 속에 미래가 담기고 미래가 열리게 된다는 의미이겠죠.

 

시리즈 2번째 책인 이번 책은 우화 소설이란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도합 세 가지 고전을 전해줍니다. <호질>, <두껍전>, <장끼전>이 이렇게 세 이야기입니다.

 

호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호질>을 통해서는 위선적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고고한 척하며 학문과 덕이 높다고 소문난 북곽 선생은 알고 보니 남을 속이고 아첨하는 인물이었답니다. 그런 북곽 선생이 온몸에 똥칠을 하는 모습은 어쩐지 통쾌하기도 하네요. 어쩌면 당시 양반들이 이처럼 위선적인 모습이었음을 고발하는 거겠죠. 하지만 당시 양반뿐이겠어요? 오늘 우리 역시 위선적인 모습이 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하여 서로 자신이 더 나이가 많다며 윗자리에 앉으려 하는 <두껍전>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오랜 서열 문화를 오롯이 보여주는 것만 같아요. 여전히 우린 만나면 나이를 말하며 서열정리부터 하려 하니 말입니다. 아울러 이런 나이 세우기를 통해, <두껍전>은 하늘(천국)과 지옥에 대한 당시의 생각이라든지. 하늘과 땅의 이치, 음양오행, 오륜, 육도삼략, 의약법도 등 다양한 당시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장끼전>은 아무래도 고집불통인 모습이 답답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답답하리만치 자기 고집을 부리는 장끼의 모습이 어쩌면 나의 모습은 아닌지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장끼전>이 당시 남존여비사상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고집불통인 인생을 경계하는 것만 같아, 도전이 되기도 했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고전을 찬찬히 읽어본 기억이 그리 많지 않기에 이런 시리즈가 참 좋게 느껴지며 고전을 접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다음 이야기 역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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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5 -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잊혀지는 거야 스파이 걸스 5
앨리 카터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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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스파이학교 갤러허 아카데미에 다니는 소녀들의 이야기 스파이 걸스5권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이번 제목은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잊혀지는 거야랍니다. 그런데, 정말 기억을 잃은 소녀의 이야기가 이번 이야기랍니다.

 

우리의 주인공 케미가 이번엔 몇 달간의 기억이 잊힌 채 알프스 산의 깊은 수녀원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자신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캐번 서클때문에 홀로 갤러허 아카데미에서 도망쳤던 케미가 기억을 잃었던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요? 케미의 온몸은 고문의 흔적이 가득하고, 머릿속엔 문득 문득 혼자만의 음악이 들려오고, 무엇보다 케미는 배운 적이 없는 권총의 조립과 분해의 능력까지 갖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총을 사용하기까지 하죠.

 

과연 기억을 잃었던 케미를 다른 친구들은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아마도 캐번 서클에게 끌려갔던 것으로 생각되는 케미에게 정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기억을 잃었던 케미의 상실된 기억을 좇아가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그런 가운데 놀라운 진실들이 밝혀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캐번 서클의 구성원들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잊힌 기억을 추적하는 가운데 케미가 로마에서 친구들에게 기념품을 보냈음을 알게 되고, 로마에서 케미의 흔적들을 찾아 나서기에 이릅니다. 그곳에서 정말 케미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데, 케미는 한 소년과 함께 로마의 여름을 보냈음이 밝혀진답니다. 이 소년이 혹 케미의 남친인 잭인 걸까요? 그런데, 어쩌죠? 아무래도 잭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이 미소년은 과연 누구인걸까요? 이런 남녀 관계의 재미 역시 <스파이걸스 시리즈>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재미죠.

 

소설을 읽는 가운데 독자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답니다. 혹시라도 잊힌 기억 속에서 케미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렀으면 어쩌지? 또는 케미의 잊힌 기억 이면에 캐번 서클의 어두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런 어두운 음모가 현실로 드러나 많은 이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조마조마함이 이번 이야기 이면에 계속하여 깔려 있어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읽게 만듭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캐번 서클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면서 또 다른 놀라운 반전 역시 있게 된답니다. 또한 케미에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확인이라는 슬픔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슬픔을 넘어 또 다시 시작될 스파이 걸스의 계속될 활약을 기대하며 다음 책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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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용기의 땅 1부 1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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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독특한 판타지 소설, 전사들, 살아남은 자들시리즈로 만났던 작가 에린 헌터(이들은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팀을 이루어 창작하는 작가 팀이다.)의 새로운 모험 시리즈를 만나게 되었다. 고양이, 개들의 모험을 지나 이번엔 밀림의 동물들이다. 밀림 속에서 여러 동물들의 모험을 만날 수 있게 된 시리즈는 바로 용기의 땅이다. 그 첫 번째 책 흩어진 무리를 만났다.

 

이야기를 열어가는 부분인 첫 번째 책에서 주인공으로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셋 등장한다. 먼저, 사자 피어리스다. 피어리스는 무리의 우두머리인 아버지 사자에게서 자랑스럽게 피어리스라는 이름을 받은 그 날 아버지의 죽음을 맞게 된다. 포악한 수사자 타이탄과 그 무리들에 의해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된 것(아버지의 죽음 역시 정당한 대결이 아닌 다수와 싸운 죽음이다.). 이에 타이탄을 피해 도망친 피어리스는 커다란 독수리에 의해 독수리 둥지에 올려 지게 되고, 그 뒤엔 개코 원숭이 스팅어에 의해 구출되어 개코 원숭이 무리 빛나는 숲 무리에서 자라게 된다.

 

사자이면서도 개코 원숭이 무리에서 개코 원숭이처럼 살려 애쓰는 피어리스, 하지만, 결국 피어리스는 무리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피어리스 앞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피어리스의 친구인 개코 원숭이 쏜. 쏜은 어서 높은 잎으로 서열이 올라 사랑하는 높은 잎인 베라와 사귀고 싶어 한다(실제 둘은 사귀는 중이지만, 같은 서열 간의 결합만이 공동체에서 허락되고 있어 신분의 차이가 가장 큰 장벽이다.). 이에 쏜은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과연 시험에 모두 합격하여 베라와 같은 높은 잎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쏜을 위기로 몰아넣는 건 바로 무리의 우두머리인 꼭대기 잎의 죽음이다. 하이에나와 싸워 죽게 된 우두머리의 죽음 뒤엔 추악한 음모가 감춰져 있다. 그 뒤에 우두머리가 된 꼭대기 잎의 죽음까지. 쏜은 바로 그 음모의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과연 우두머리를 죽인 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진실을 안 대가는 무엇일까?

 

마지막 주인공은 이번엔 코끼리다. 미래를 보는 코끼리 스카이. 그녀가 본 미래에선 사자와 개코 원숭이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모여 있던 물웅덩이가 피바다가 된다. 과연 그 환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이야기에서 코끼리 스카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많진 않지만, 아마도 이들 셋이 함께 모험을 펼쳐나가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밀림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모험이 기대된다. 과연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기 사자 피어리스가 성장해 나갈 모습이 기대된다. 그런데, 소설을 읽는 가운데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피어리스는 개코 원숭이 무리인 빛나는 숲 무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피어리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사자임을 깨닫는 것이지. 자신의 본질을 속인 채, 개코 원숭이 무리에게 인정받고, 그곳에 속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개코 원숭이 무리에서 함께 살며 인정받는다 할지라도 그것 역시 개코 원숭이로서가 아니라 사자로서 그들 무리에 인정받는 게 의미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한 가운데서 멋지게 어우러지는 것이야말로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울러 피어리스와 쏜의 모습을 보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게 되는 용기를 보게 된다. 이런 용기가 결국 이들을 성장시킬 것이며, 그들이 살아가는 땅을 소설의 제목처럼 용기의 땅으로 만들어가지 않을까? 소설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 역시 자신 앞에 도사리고 있을 수많은 삶의 위기들 앞에 도망치기보다는 두려움을 오롯이 느끼며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면 좋겠다. 우리 자녀들이 헤쳐 나가야 할 순간순간, 그들이 딛고 서게 될 땅이 용기의 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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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예언의 시작 편 6 : 짙은 어둠의 시간 전사들 1부 예언의 시작 6
에린 헌터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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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고양이들이 펼쳐나가는 판타지의 세계, Warriors 전사들, 시즌 1 “예언의 시작”, 이제 마지막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제목은 짙은 어둠의 시간이다. 제목에서부터 뭔가 커다란 위기, 힘겨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애완 고양이로 시작하여 천둥족의 부지도자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파이어하트, 이제 그는 졸지에 천둥족을 이끌어가게 되는 지도자 파이어스타가 된다. 전임 지도자인 블루스타가 무서운 개들에게서 파이어하트를 구하고 천둥족을 지켜내기 위해 마지막 9번째 목숨을 내던졌던 것. 이렇게 이번 마지막 이야기인 6권은 파이어스타가 천둥족의 지도자가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타이거스타의 천둥족을 향한, 그리고 파이어스타를 향한 음모와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에서 파이어스타는 별족에게서 아홉 목숨을 받기 위해 달바위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종족의 지도자로 인정받고 아홉 목숨을 받게 된 파이어스타는 별족이 된 블루스타에게서 이런 예언을 듣게 된다.

 

넷은 둘이 된다. 사자와 호랑이가 전투에서 만날 것이다. 그리고 피가 숲을 지배할 것이다.”

 

과연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이게 무슨 의미일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그림자족의 지도자가 된 타이거스타가 강족과 연합을 하여 호랑이족을 만들었다. 그리곤 천둥족도, 바람족도 자신의 호랑이족이 되어야 한단다. 파이어스타는 이런 호랑이족에 맞서 바람족과 함께 사자족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그런데, 피가 숲을 지배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번 마지막 이야기 역시 흥미진진하다. 소설 속 고양이 전사들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어 모험을 즐기게 된다. 때론 아찔하고 위험천만하면서도 때론 뿌듯하고 보람있는 모험의 세계를 말이다.

 

이야기를 통해 무엇보다 종족의 지도자가 된 파이어스타의 지도자로서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지도자가 된다는 건 이젠 이전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기쁨마저 누릴 수 없는 자리임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홀로 모든 것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는 외로움에 파이어스타는 힘겨워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곁에는 좋은 친구들, 좋은 동료들이 있다. 지도자의 무게를 견뎌내게 해 줄.

 

여태 파이어스타의 가장 강력하고 끈질긴 대적자였던 타이거스타의 위협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림이 조금은 허망하다(사실 이런 게 전사들시리즈의 특징이긴 하다. 위기와 분위기 조성엔 상당 분량 끌고 가다가 결정적 한 방은 순식간에 끝나게 되는. 다소 허망하게 느껴지면서도 이 또한 이 시리즈의 매력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타이거스타의 위협이 문제가 아니다. 이번엔 블루스타를 통해 주어졌던 예언의 내용처럼, 숲을 뒤덮게 되는 피, 바로 피족이 등장한다. 타이거스타의 위협은 그저 애교처럼 느껴질 엄청난 위협, ‘피족의 위협 앞에 숲의 종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엄청난 위기 앞에 힘을 합하게 되는 4종족, 그리고 마지막 결전을 향해 나가는 그 모습이 어쩐지 엄숙하기도 하고, 장엄하기도 하다. 결국 위기를 헤쳐 나가는 건 결국 하나 됨이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며, 서로를 향한 앙금이 남아 있을지라도 공동의 적, 공동의 위기 앞에선 하나로 힘을 모으는 것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오늘 우리의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을까?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힘을 모아 나갈 때, 오히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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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바일라 5
한정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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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교 일진인 아인은 어느 날 엄마에 의해 강제로 알바를 하게 된다. 어느 탐정사무소에서 시작된 이상한 알바. 탐정 같지 않은 어리숙한 아저씨는 주로 고양이를 찾아주는 일을 의뢰받는 탐정이다. 그렇다면 고양이 전문 탐정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탐정사무소에서 찾아야 할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 엘리자베스다. 다리 한쪽을 저는 고양이, 눈 한 쪽에 큰 상처가 있는 고양이, 엘리자베스를 찾는 일에 점차 아인도 동참하게 된다.

 

과연 고양이 엘리자베스를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궁금한 건 엘리자베스를 찾아 달라 의뢰한 의뢰인은 누구일까? 엘리자베스에겐 어떤 사연이 담겨 있는 걸까?

 

아니, 우리의 주인공 아인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그리고 다시 타로 점을 치는 점쟁이가 된 엄마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 것이며, 집을 나가버린 아빠는 어디에 있는 걸까? 아인은 아빠를 봤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있을 때마다 아빠가 나타났다는 곳으로 가곤 하지만, 아빠를 만나진 못한다. 이상하게도 소설 속 아빠가 나타났다는 곳은 주로 광장이다. 집회가 벌어지기도 하는 광장. 그 이유는 뭘까?

 

아인이 알바를 시작하게 된 탐정사무소의 탐정 주민후 씨는 알고 보니 잃어버린 딸이 있었다. 딸과의 아픈 사연을 간직한 아빠, 그리고 사라진 아빠를 둔 사연을 가진 아인(아인에겐 언니를 잃은 아픔도 있다.). 둘은 어느 날 서로의 아빠, 딸 역할을 하는 역할극을 한다. 함께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함께 타는 건 아니고, 아저씨의 딸 역할을 하며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딸과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의 역할을 한다.), 함께 피자를 먹고, 함께 노래방에 가는. 그런데, 정말 역할극일까? 이 역할극이 갖는 의미는 뭘까?(솔직히 이 부분을 읽으며, 뭐지? 싶었다. 그 뒤에 주민후 씨를 향해 자연스레 아빠라 부르는 아인의 모습에선 더더욱 이건 또 뭐지 싶었고. 왠 뜬금없는 비약? 싶기도 했고. 마지막까지 읽으면 살짝 이해되긴 하지만, 여전히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없진 않다.)

 

소설은 사실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참사 뒤에 남겨진 이들이 감당해야만 했던 아픔의 시간, 통곡의 시간을. 제정신으로는 살 수 없는 남겨진 자들이 겪어야만 할 거짓말 같은 시간들을. 처음엔 곳곳에서 발견되는 세월호의 흔적을 보며, 소설의 흐름과 맞지 않은 억지스러운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소설 전체가 세월호를 모티브로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도달해야 왜 그런 묘사들이 나왔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탐정사무소가 등장하고, 고양이를 찾는 일들이 진행되기에 탐정소설 내지 미스터리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작가만의 또 다른 방식의 소설이다. 아니, 어쩌면 미스터리 소설이라 해야 할까? 엄청난 일이 벌어졌음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미스터리. 함께 아파하고 그 상처의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함에도 여전히 또 다른 소리가 흘러나오며, 심지어 비아냥거리기까지 하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야말로 이해되지 않는 커다란 미스터리일 테니 말이다.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참사였지만, 남은 자들의 몫은 어찌 되었던 극복하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아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아인의 가족이 뒤틀린 삶을 하나하나 바로잡아갔던 것처럼. 그렇기에 먹먹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희망의 응원을 보내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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