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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은 내가 최고야 ㅣ 이야기 속 지혜 쏙
장은영 지음, 토리 그림 / 하루놀 / 2020년 3월
평점 :
하루놀에서 출간되고 있는 < 이야기 속 지혜 쏙 시리즈 >는 우리의 고전 문학이 갖고 있는 힘을 잘 보여주고 있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오랜 시간 전해진 이야기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야기들을 그림책으로 만나는 행복이 있는 시리즈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담겨진 지혜를 엿볼 수 있고 말입니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이야기 속에 담겨진 지혜가 살며시 마음 문을 두드린답니다.
『바느질은 내가 최고야』란 제목의 이번 책은 고전 문학 <규중칠우쟁론기> 이야기라고 하네요. 조금은 낯선 이야기라는 생각에 책장을 펼쳐보니 어디에선가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랍니다. 바느질을 잘 하는 아기씨가 어머니 생신을 위해 예쁜 옷을 짓기 위해 바느질을 하다 피곤해 잠이 들었답니다.
이때, 규방에 있던 바느질 도구들이 서로 자신이 최고라며 자랑하며 뽐내기 시작합니다. 이 친구들이 바로 ‘규중칠우’입니다. 그 주인공들은 자 부인, 가위 각시, 바늘 각시, 청홍 각시(청색실, 홍색실), 골무 할미, 인두 부인, 다리미 낭자, 이렇게 일곱 친구들이랍니다(사실 청색실 홍색실은 둘이지만, 청홍 각시로 하나로 쳐야 ‘칠우’가 된답니다.). 이들은 서로 자신이 없으면 바느질을 할 수 없노라며 자신을 뽐냅니다.
이들이 다투는 소리에 너무 시끄러워 잠시 잠이 깬 아기씨는 호통을 칩니다. 그냥 시끄럽다고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바느질 솜씨가 좋은 자신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자신이 최고라 말하고 잠이 들죠. 이에 바느질 도구 친구들은 속상해서 모두 숨어 버립니다. 골무 할미만 빼고요. 이제 도구들이 사라진 아기씨는 과연 옷을 어떻게 완성 짓죠?
결국 이야기가 전하는 바는 모두가 다 소중하다는 겁니다. 각기 쓰임새는 달라도 모두의 쓰임새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예쁘고 멋진 옷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서로를 소중하게 여길뿐더러, 자신을 내세우고 남을 깔보지 않길 은근하게 책망하고 있답니다.
아울러 나의 재능, 나의 노고만을 내세우는데서 그치지 않고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감사할 수 있어야 함을 말하고 있고요.
깊은 밤, 아기씨 방에서 일어난 다툼이 참 재미날뿐더러 큰 교훈을 선물합니다. 역시 이야기 속에는 지혜의 힘이 가득 담겨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