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여행 그림책은 내 친구 46
송혜승 지음 / 논장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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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달궈진 날씨가 쉬이 식질 않는 요즘입니다. 정말 펄펄 끓는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게 느껴지는 날들을 보내며, 한 바탕 시원하게 소나기가 쏟아지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론 뜨거워진 대지를 시원하게 해주고, 때론 메마른 땅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비. 이런 비, 즉 물은 고체, 액체, 기체로 옷을 바꿔 입는 대표적인 녀석이죠. 그래서 물의 순환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물의 순환을 색다른 느낌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그림책이 여기 있습니다. 송혜승 작가의 물의 여행이란 제목의 그림책으로 도서출판 논장에서 출간되고 있는 <그림책은 내 친구> 시리즈 46번째 책입니다.

   

 

책은 제목처럼 어린이들에게 물의 여행을 잘 보여줍니다. 그림책 속 그림들은 모두 작가가 종이를 가위로 오려내 만든 문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봄이 되어 나무들이 물을 빨아올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여름에 소나기가 내리고 겨울이 되어 눈이 내리는 장면으로 끝맺게 되는 그림책. 그래서 물의 여행, 물의 순환을 보여줄뿐더러, 계절의 순환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종이 오리기로 만든 그림이기에 단순합니다. 꾸밈없는 단순미가 돋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선을 통해, 다양한 느낌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같은 사선 모양인데, 물이 기화되어 올라가는 모습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비가 되어 내리는 모습으로 느끼게 하는 게 신기하단 생각도 듭니다. 직선과 곡선이 주는 느낌의 차이가 참 크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요.

 

책 뒤편에는 색종이도 12장 붙어 있어 색종이 오리기를 독후활동으로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종이 오리기로 만든 예쁜 눈송이를 보니 어쩐지 조금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책처럼 종이 오리기로 무더위를 잊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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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인가요? 국민서관 그림동화 211
기타지마 고키 지음, 김숙 옮김 / 국민서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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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더위가 계속되니 참 힘드네요. 연일 35도 이상의 폭염이니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힘들 지경이네요. 이런 날씨에 가장 많이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이 시원한 것들이겠죠. 특히, 아이스크림이야말로 최고가 아닐까 싶어요. 어렸을 땐, 아이스께끼라 부르던 하드 하나 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답니다.

 

여기 그런 하드 하나로 엄청난 행운과 행복을 누리게 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작가 기타지마 고키의 당첨인가요?란 제목의 그림책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주인공 소년이 하드를 먹는데, 하드가 점차 사라지며 드러난 막대에 당첨이란 글자가 떡 하니 보입니다. ~ 뭔지 모르지만 당첨되었네요. 당첨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죠. 그런데, 하드를 다 먹고 나니, ‘당첨이란 글씨 아래, ‘오리란 글씨가 더 있었답니다.

 

당첨오리이게 과연 뭘까요? 당첨된 걸까요? 아님, 꽝을 의미하는 교묘한 신조어일까요? 아빠에게 물어봐도 알지 못합니다. 이에 소년은 아빠와 함께 당첨오리가 무엇인지, 과연 당첨된 것이 맞는지, 당첨된 것이라면 무엇이 당첨된 것인지, 알기 위해 하드를 만든 아이스 왕국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스 왕국으로 가는 방법이 참 재미나네요. 냉동실 문을 열고 그 안을 세 번 노크하면 아이스 왕국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고 하네요. 요즘 너무 더운데, 정말 냉동실 문을 열고 세 번 노크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정말 아이스 왕국으로 향하는 문이 열릴지도 모르니 말이에요. 이렇게 아이스 왕국으로 향하는 장면이 마치 옷장을 열고 나니아 왕국으로 가는 장면을 연상시키며 마냥 신비하네요.

 

주인공 소년이 받게 된 당첨오리는 어쩌면 <잭과 콩나무>의 황금알을 낳는 닭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나니아 연대기><잭과 콩나무>에서 몇몇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그럼에도 전혀 색다른 내용과 느낌의 그림책 당첨인가요?를 읽으며, 무더운 여름, ‘나니아 왕국마냥 신비한 아이스 왕국으로 가는 문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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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애들은 이상해 - X파일 고전 영화 그림책 2
크리스 카터 지음, 킴 스미스 그림, 최지원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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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이란 드라마가 공중파에서 방영될 때, 이 드라마를 보며, 멀더 요원과 스칼렛 요원과 같은 요원이 되길 꿈꾸던 아이들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드라마 속 멀더와 스칼렛이란 캐릭터를 만들어냈던 작가 크리스 카터가 X-파일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지구 애들은 이상해 The X Files이란 제목의 그림책, 예쁜 SF 동화입니다. 언제나 좋은 어린이 책들을 많이 출간하는 미운오리새끼(가람어린이)에서 번역 출간되었답니다.

 

어쩐지 그림책을 펼치기 전부터 미확인생물체를 만날 것 같은 설렘과 두근거림, 짜릿한 흥분을 느끼게 됩니다.

  

  

데이나와 폭스는 뒷마당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야영을 하려 합니다. 이런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무서운 이야기죠. 학창시절 친구들과 하룻밤 함께 하던 시간, 무서운 이야기야말로 백미였죠. 자꾸 무서워하면서도 더 듣고 싶어지는 마음을 뭘까요? 데이나와 폭스 역시 그랬던 걸까요? 두 아이들은 X-파일이야기를 책으로 함께 살펴본 것 같아요.

 

이야기에 너무 몰입했던 건지 폭스는 외계인이 주변에 있는 것 마냥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놀란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외계인과는 상관없는 것들임이 증명되었고요. 그런데, 정말 증명된 걸까요? 여기에 함정과 반전이 있고, 여기에 이야기의 재미가 담겨 있답니다.

 

마치, 한참을 함께 하며 이야기하다, 갑자기 목소리를 깔고, “내가 네 아빠로 보이니?”하며 아이들을 놀리던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과연 데이나와 폭스를 달래 잠을 재우는 부모님은 진짜일까요? 그건 모를 일이랍니다.

  

  

지구 애들은 이상해 The X Files을 들려준 후에는 어쩌면 아이들이 주변을 더 철저하게 둘러보지 않을까 싶어요. 곁에 혹 외계인이 다른 모습으로 변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드라마에서 느꼈던 다소 오싹한 그 느낌이 오롯이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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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의 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카르메 솔레 벤드렐 지음, 구광렬 옮김 / 어린이나무생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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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의 달이란 제목의 그림책은 처음엔 어둡고 슬픈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둠은 어느 사이엔가 물러가고 밝은 행복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건 바로 후안의 용기로 인해서입니다. 또한 후안의 어두운 삶을 비춰주는 고마운 존재 이 있기 때문입니다.

 

후안은 아빠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어부로 밤이 되면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폭풍이 세차게 몰아치던 밤이었습니다. 아빠는 큰 파도에 휩싸여 건강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아빠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합니다.

   

 

후안은 자신의 친구인 달을 보며, 눈물 흘립니다. 달은 그런 후안을 향해, 아빠의 건강을 함께 되찾자고 하죠. 이렇게 후안은 달과 함께 아빠의 건강을 되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과연 후안은 아빠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그림책 속에선 아빠의 건강이 마치 사물처럼 형상화 되어 있습니다. 폭풍이 몰아치던 밤, 거센 파도에 이 건강이 아빠의 몸에서 빠져 나가 바다 속 깊은 곳에 잠긴 거죠. 이렇게 눈에 보이는 건강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잃어버리지 않게 꽁꽁 감아 놓으면 될까요?

 

후안이 하늘에 있는 달을 붙잡아 내리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달은 후안에게 함께 아빠의 건강을 찾아보자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선 먼저, 후안이 공중에 있는 달을 데리고 내려와야 합니다. 하늘 높이 있는 달을 가져오기 위해 하늘 위로 오르는 후안. 그 후안의 모습이 참 용감합니다. 아빠를 위해, 두려움을 삼키고 용기를 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달과 함께 아빠의 건강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후안의 모습 역시 용감하고요. 후안은 여전히 겁납니다.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아빠를 위해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동화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 역시 이런 후안과 같은 모습일거라고 생각하니 괜스레 든든해집니다. 언제나 철부지 같고, 하나하나 부모의 손이 가야만 하는 그런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다가 아님을 생각하게 합니다. 아니 아이들은 이미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부모에겐 커다란 힘이 되는 존재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한 어린이 독자들에겐 후안이 바로 자신의 모습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림책은 어른들의 도움이 당연한 것만이 아니라, 자신들도 부모님의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임을 알게 해주고, 어린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후안의 달과 같이 언제나 함께 하며, 곁에서 어둠을 비춰주고, 때론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그런 존재가 있길 아울러 소망해 봅니다. 어쩌면 이미 우리 아이들 곁에 그런 존재가 있을지 모릅니다. 자신이 믿는 신앙의 대상일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일 수도 있겠고요. 무엇이든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후안의 달이 언제나 곁에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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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맨
야프 로번 지음, 벤자민 르로이 그림, 강희진 옮김 / 어린이북레시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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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이없고 화나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어느 여중생이 수업시간에 실례한 사건이었습니다. 소변이 마렵다고 화장실에 보내줄 것을 교사에게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던 겁니다. 이 사건은 어른스럽지 못한 어른이 여전히 많음을 보여줍니다. 마땅히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 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 갈 수 없는 사정이란 것도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는 교사는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학생의 사정이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사정만을 고집하는 이를 교사라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학생은 직전 수업이 이동수업이었던 관계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미쳐 다녀올 수 없던 사정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묵상 당했는데도 다시 요청했을까요? 그런 학생에게 성적을 빌미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한 어른스럽지 못한 교사를 과연 학생들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참 씁쓸한 기사였습니다.

 

그런 이야기와는 달리 완전 유쾌한 오줌 이야기가 있습니다. 야프 로번 이란 작가가 쓴 오줌맨이란 제목의 그림책, 이 짧은 동화 속에선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합니다. 바로 오줌맨입니다. 오줌맨이 잘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오줌 싸는 것 하나 잘합니다. 오줌맨은 별 볼 일 없는 꼬마지만, 어엿한 슈퍼 히어로입니다.

    

어느 날 오줌맨 혼자 체육관(슈퍼 히어로들이 훈련하는 체육관입니다.)을 지키는데, 호출 전화가 옵니다. 커다란 눈사람 괴물이 쳐들어온다는 아기 곰의 전화였습니다. 걱정 말라며 안심 시킨 후, 오줌맨은 슈퍼히어로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모두들 사정이 있답니다. 이런 사정이 참 재미나네요. 감기에 걸려 출동할 수 없는 히어로. 엄마가 옷을 꿰매고 있어 입고 출동할 옷이 없는 히어로. 저녁을 먹어야 해서 출동할 수 없는 히어로. 밤에만 활동하고 낮엔 잠을 자야하기에 출동할 수 없는 히어로. 늙어 장화와 틀니를 가져오는 데만도 30분이 걸린다는 히어로. 이런 히어로들의 출동할 수 없는 이유들이 참 재미납니다.

  

  

급한 마음에 출동한 오줌맨은 그만 눈사람 괴물에게 잡히고 맙니다. 그런데, ‘오줌맨에겐 잘하는 게 한 가지 있어요. 그걸 이용해서 눈사람 괴물을 무찌릅니다. 따뜻한 오줌을 눈사람 괴물에게 마구 싸버린답니다.^^

  

  

이렇게 오줌싸개가 영웅이 되는 이야기, 참 멋지네요. 자다 실례하면 아이들은 괜히 주눅이 들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런 소재를 슈퍼 히어로로 둔갑시킨 작가의 센스가 너무 멋지네요. 이런 센스, 이런 여유로운 마음이야말로 진짜 어른스러움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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