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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여름
이윤희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몇 년 전 김하나 작가가 진행하던 <책읽아웃>의 '삼천포책방' 코너에서 소개 되었던 책. 당시 소개가 인상적이라 기억해두고 있었는데, 애들 따라 간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만화책이라 빠르게 완독.
제목과 같이 열세 살, 초등학교 6학년인 김해원이 주인공이다.
배경이 현재가 아니라는 점 주목하시오. 작가님이 80년대 생일 것으로 예상되는 바, 만화에 등장하는 배경들이 참 익숙하다(1998년이 배경이라고). 휴대폰이 없어 집에 설치된 전화기로 친구와 연락하던 것, 공중전화, 비디오 대여점, TV 프로그램을 비디오에 녹화해서 보는 장면, 이사와 전학으로 멀리 떨어지게 된 친구와의 애틋한 편지 교환, 러브레터...
아빠가 출장을 간 바닷가에 엄마, 언니와 함께 놀러 갔던 열세 살의 여름. 해원은 바다에서 우연히 같은 반 남자아이 산호를 만난다. 날아간 모자를 주워 주었을 뿐 별다른 얘기도 나누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 해원은 산호가 자꾸 신경 쓰이는데...
하.. 내 첫사랑도 6학년 때였다. (갑작스런 TMI)
4,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를 6학년 때 반이 갈리고 나서 좋아하게 된 것.
혼자 남몰래 짝사랑 중이었는데, 그 아이가 온다는 여름 캠프(학교에서 하던 것)에 갔다가 당시 나를 좋아하던 같은 반 남자아이가 나를 발견하고 다가오길래 화들짝 숨고 그 아이랑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는 슬픈 기억이..ㅋㅋ
이 책 속 해원이랑 차이는 산호와 달리 그 아이에겐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던 것이다(성숙했군).
졸업할 때 초콜릿을 줬지만 직접 주지 못하고 전달만 했고, 이후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메일을 받기도 하고 대학 축제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한 적도 있지만 그 이상 인연이 이어지진 않았다. 그땐 이미 나는 다른 사람을 좋아했으니 ㅋㅋㅋ(현재에 충실한 독서괭)
해원이는 산호와 서로 좋아했지만 산호가 엄마를 떠나 아빠와 살게 되면서 멀리 전학 가는 바람에 헤어지게 된다. 전학 가면 끝인 줄 알았던 시절.. 나 또한 이사/전학을 가며 눈물 콧물 흘리고 한동안 열심히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다가 슬슬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곤 했었다.
해원네 식구의 넉넉치 않은 형편으로 해원이 피아노 학원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하는 장면, 넓은 2층 집에 살던 부유한 친구 진아가 '좋은 동네'로 이사 가더니 좁은 집에서 살게 된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어른들의 상황에 따라 별다른 선택지 없이 결정에 따라야 했던 어린 시절. 아직은 풋풋하지만 고민 많은 열세 살을 잘 담은 작품이다.
그림은 단순하지만 정감이 간다.
알라딘 서재의 냥집사님들이 좋아할 고양이 장면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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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701/pimg_703039174434481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