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문학 -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캠페인
구효서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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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어렵다. 어려운 단어도 많고 한문도 많아서 쉽지 않고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던게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런 통념속에 잠긴 '인문학'을 새롭게 탄생 시켰다고 해도 좋을만큼 수월하게 읽혀졌다. 보통 사람은 자신 위주로 살아가기 때문에 내가 아는 것은 남도 당연히 알꺼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쉽게 말한다고 쓰여졌던 어떤 책을 보면서 어이 없고 황당한 적이 있었다. 이건 제2외국어도 아닌데 같은 한글로 쓰여있음에도 이해하기 어려우니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인문학은 인간을 탐구대상으로 한다. 그러기에 도덕적이고 철학적이며 종교적이고 미학적이며 역사적인 자기 성찰의 경험으로 표출된다. (책표지 뒷장에서) 정말 인문학은 심오하기 그지 없구나. 어려운 학문이지만 모두가 함께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길 위의 인문학>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인문학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는 일생을 의리 탐구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퇴계선생이 선두로 나서고 있었다. 시작이 창대하다고 하였으니 이부분을 읽으면 고비를 넘기지 못할뻔도 하였다. '뭐 이정도같고 이러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평상시에는 잘 들어 보지 못하였던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거참 좋은 말들이지만 생소함이 묻어났다.  오죽하면 호를 '물러날 퇴(退)', '시내(산골짜기) 계(溪)' 두 글자를 써서 '시내에 물러나 조용하게 살겠다'라는 뜻으로 지었을까! (23쪽) 퇴계 선생이 말하는 공부에 임하는 자세는 요즘 현대에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울점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 부분이 와 닿는다. 책을 읽되 마음을 괴롭힐 정도로는 하지 마세요. 많이 읽는 것은 아주 좋지 않습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그 맛을 즐기고, 이치를 탐구하는 것도 일상생활의 평이하고 명백한 곳에서 간파해 숙달해야 합니다. 이미 아는 것을 바탕으로 마음껏 음미하세요. 그리하여 염두에 두는 것도 아니요, 염두에 두지 않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잊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33쪽) 책 뿐만이 아니라 모든것에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임한다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쉬이 되지 않겠지만 배워 보고자 한다. 21세기에는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알묘조장'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무슨일을 하든지 차근히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성질이 급해서는 모든것을 후다닥 해치우려고만 한다. 빨리만 할뿐 실과 이득을 따진다면 남는게 없을텐데 말이다. 아차 끊없는 탐욕과 돈이 남긴 하지만 말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이야기는 재미있게도 가상 대담 형식으로 짜여져 있었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추사 김정희 선생도 저런 면모를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참 난처한 질문도 재미나게 해서 읽는 이를 즐겁게 해준다. 이런 부분은 좀 복잡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모 할머니뻘(김정희의 조부와 삼촌 간)인 정순왕후가 영조 임금의 두 번재 아내이고, 증조모가 그 영조 임금의 따님이고, 증조부가 부마 월성위이다. (85쪽) 예전부터 계보를 따지는데 심하게 약하고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는데 머리속이 빙 도는 느낌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차분하게 마음을 비워내고 읽어 보아야 할 듯 하다. '인문학'을 배우고자 하는데 이런 부분에 연연해서는 안되겠지만, 머리속에 가지런이 정리를 해두고 싶은 기분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재치를 느낄 수 있었고 어쩌면 그 길에 함께 서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 시절의 이야기가 나온다. 18년간의 유배지 생활속에서 그의 글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기나긴 유배지의 세월이 지겹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곳에서 함께 했던 풍경과 자신의 제자들과 벗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차 있었다. 힘든 시절임에도 한탄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나가시는 모습에 '역시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 주신다.

허균편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누이 허난설헌의 결혼 후의 박복한 모습이 안타까웠다. 시대를 앞서는 자, 좋은 재주를 가지고 있어도 펼칠 수 없는 그 세월이 야속할 따름이였다. 허균 역시 지금에 말하는 명문가였으나 집안 사람들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현대에는 신분제가 폐지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신분의 벽이 있다. 그 당시의 허균은 명문가의 사람이였음에도 벗을 사귀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은 따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의 삶속에서도 은근히 명문을 따지고 그것을 부추기고 있는 사회가 씁씁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지금의 현재 시점으로 이야기는 다시 흘러온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전통을 잇는 것은 왠지 고지식한 일이 되어버렸다. 전통이 불편해서 없애고자 한다면 우리의 근간은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세찬 비바람에 어찌 버틸 수 있단 말인가? 과거나 현재의 이어짐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습은 버리고 선조들의 지혜는 본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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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심야 치유 식당 1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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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타인에게 꺼내 보이기 쉽지 않다. 상대방이 의사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목이 아플정도로 토해내고 나면 속이 시원할 것도 같지만 다음날의 내 기분은 쓰라릴지도 모르겠다. <심야 치유 식당>은 의사와 환자가 아닌 인연으로 다가선다. 처방전을 써주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너의 상처를 치유해준다고 하면 나는 멀찌감치 도망가 버릴 것 같다. 그것이 상처가 아닐지라도 그게 왠지 '상처'가 될것만 같아서. '아 뭐지 내가 썼지만 이말 멋지잖아.'  좋아 보인다는 기준이 경제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좋아 보여도 행복하지 않고 웃고 있어도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세상 살기가 그리 쉽지 않은지, 씁쓸하다. 상처를 감추고 힘들지 않은척 하면서 무뎐히도 애를 쓰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중요한지 안 중요한지 그런 것은 상관없다. 자신이 그것을 감당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가 1년처럼 길다' 라는 가사가 가슴에 와 닿는 건 하루하루가 얼마만큼 힘들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정말 이 책에서 나오는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해질때, 집이 있어도 돌아갈 곳이 없는것처럼. 몸이 아픈건 마음의 병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뭐가 부족해서 마음이 아픈거냐고?" 모든것이 꽉차 있는 것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도 아버지 세대의 분들은 배가 불러서 그런거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에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서 다른 걱정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그럼 우린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아서 힘든건가?? 그런것도 없지는 않겠다 싶은 마음이 조금 있다.

의사와 환자가 아닌 인간대 인간으로 만나서 인연을 쌓아가며 상처 받은 이들을 다독이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엿보였다. 의례 정신이 아프면 미친사람 취급하게 되고 정신병원에 가면 정말 '미친사람'이 되어 버린다. 나도 그 관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부족한 부분은 채워가면서 교육받아온 그 시절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잘하는 걸 잘한다고 부채질 하기 보다는 넌 왜 이걸 못하냐며 그런 식의 교육을 받아온 부작용을 탓해본다. 잘하는 것 한가지만으로도 충분한데 못하는 것까지 구지 잘할 필요가 있었을까?  통상 나쁘다라고 낙인 찍어진 것은 어떻게든 감추려는 그런 병리 현상과도 맞물려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각기 자신만의 아픔을 갖고 그것을 치유한다기 보다는 그곳에서 자신의 상처를 풀어 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풀이 하는 것처럼?

상처에 연고 바른다고 바로 낫는것 같지 않고 아픔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피하고 싶어서 피해버리면 그 순간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나중엔 그것이 몇배로 돌아와 가슴에 남기 때문이다. 뭐든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것이 너무 힘들면 피해 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한가지 자신만 무수하게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것이 언제 튀어나와 머리속을 장악해 버릴지 모른다. 우리 뇌구조는 참 오묘하다. 잊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작동한다. 이럴땐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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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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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보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다. 진실을 안다고 해서 그 진실 자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진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말 모르겠다. 이 책을 보면서 짐짓 심각할 필요 없겠구나 싶었다. 인생 심각하게 사는 것도 매우 고달픈 일이다. 인력으로 안되는거 어떻게든 해보려면 사람이 미치거나 죽는다. 이 책을 펼쳐드는 순간 계속 킥킥 거렸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거 읽어 보라며 옆사람을 귀찮게 하고 책상을 손바닥으로 쳐대면서 미친듯이 웃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웃긴 만화도 있었다. 그래 웃어야지 별 수 있나? 시대가 지금이라서 그나마 이정도의 만화도 검열 없이 나올 수 있는 거 아닌가? 어데 전화가 오거나 하지는 않으셨겠지. 지금이라도 별수는 없다. 눈가리고 귀막히고 입도 닫고 살아야 하는건. '입 잘못 뻥긋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 라는 말을 드라마속에서나 보고 있지만, 왠지 섬짓하게 느껴지는 말이다.



< 본격 시사 인 만화 책표지 >

책표지에 가카의 애교스러운 모습 가운데로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낸 여러 인물들이 보인다. 참 제대로 캐릭터를 잡으셨다. 여러 패러디도 정말 기가막히게 재미있었다. 여기 나오신 분들은 이책을 따로 챙겨보거나 하지는 않으실것도 같다. 문화 교양쪽으로 따로 소양을 쌓아두어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 본격 시사 인 만화 103쪽 >

영화 포스터의 패러디로 아주 큰 웃음을 주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숙>에서 <더 리더>까지.
가카 왈 "이 느낌이 무소유일까요..." 말씀하시니 스님께서 "아니, 그건 무리수지요"라고 말씀하신다. (103쪽) 이것이 바로 '더 리더'의 패러디 버전이였다. 정곡을 찌르면서도 가볍고 재미있게 우주선을 태워서 보내주는 느낌이다. 이럴때 우리는 한마디로 훅 보내버린다는 말을 한다. 좀더 멀리 보내주시면 안되겠소이까.



< 본격 시사 인 만화 79쪽>

어라라 마법의 성을 이렇게 패러디 하시나요? 가캬와 공주님이 하늘을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 만화 자체가 어찌나 어이가 없고 우습던지. 저자의 재치가 마구마구 샘솟는 것을 느낀다. 가카의 캐릭터에 정까지 들 정도였다. '우리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네 놀라지 않을께요.(79쪽) 여기서 더 놀라면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 가실때 있으면 더 높이 날아가셔도 무관할 듯 하옵니다. 가카~



< 본격 시사 인 만화 183쪽>

루피와 그의 형을 패러디 하다니 그것참. 쵸파가 루피의 형을 부러워하면서 했던 말 "형은 참 좋은거야. 나도 저런 형 갖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가캬의 눈물 연기가 기가막히게 명연기로 느껴진다. 역시 사람은 뭘해도 연기가 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 잘해서 남주나 다 자기 몫으로 돌아오는건데 말이지. 2009년도 부터 2011년 까지 사건사고를 이 책에 알짜게 담겨져 있다. 저자의 재치가 만화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굽니스트의 못다한 이야기를 통해서 못다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내용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다만 이 세상에서 그러하듯이 책에서 나는 냄새가 머리를 지끈 아프게 한다. 지끈 지끈 책의 냄새는 어느 순간 사라질테지만, 세상에 나도는 악취는 어떻게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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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 개정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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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이라는 책 제목이 파란 표지처럼 상큼하게 느껴졌다. 내용은 블루의 느낌을 갖고 있다고 할까? 누구에게나 일요일뿐만 아니라 상실의 시대가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 라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가는 시간 막으면 정말 행복해질지 정말 그것도 의문이다. 단편의 이야기들 속에서 무언가 묘한 연결 고리가 있다. 두 어린 형제가 엄마를 찾아서 떠돌고 있는 이야기가 짧막하게 등장한다. 그 남자도 그 아이들을 보았고 그 여자도 그 아이들을 만났다.

첫번째 속 일요일을 공치고 있는 다바타는 여자 친구에게 목숨을 거는 스타일처럼 느껴진다. 매번 모든것을 걸어도 바위에 깨치는 달걀처럼. 그런 다바타가 부럽기도 했다.  잘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부녀와 함께 도망을 가다’ 보통은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일이므로. 그 반면 다바타의 형은 공무원으로 부모님께서 뿌듯하게 생각하는 아들이다. 그런 형을 볼때면 다바타는 답답하고 매번 여자를 위해 그렇게 살아가는 동생이 형은 답답하다. 이번에도 다바타는 자신의 여친을 따라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가게 된다. 이번에도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인생이 심심하지 않아서 좋겠다. 다바타의 형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남는다.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48쪽)

"인생 뭐 있나? " 싶다가도 "인생 뭐 있다" 싶다. <일요일의 피해자>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다시 읽어 보았다. 친구가 강도를 당했다는 내용이였다. 나츠키는 젊은 남자들이 손가락 하나 건들지 않은 치카게가 왠지 가련하게 느껴졌다. 물론 무슨 일을 당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당하지 않은 치카게가 너무나도 비참하게 여겨지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120쪽)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그나마 다행이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그녀의 생각이 뜻하는 의미를 알지 못했다. 아직은 그러한 사실이 피부로 와닿지 않았나 보다. 나이를 먹는다는것 그것만으로도 참 서러운 일이라는 것 말이다. 나도 곧 그런 상실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드는 자연스러운 감정일꺼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역시도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사는 것이 힘든 것 같다.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언제 나 자신을 치고 들어 올지 알수 없으므로 말이다.

<일요일의 남자들>은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의 일요일을 이야기한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보내고 아들은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보내고 힘들어 한다. 두 사람은 오붓함과는 거리과 먼 껄끄러운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며칠의 여정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함께 이기에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 그러니까,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잊히지가 않아. 인간이란 건 말이다, 잊으면 안 되는 걸, 이런 식으로 맘에 담아두고 있는 건가 보다." (163쪽) 어린시절엔 그러지 않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아버지와의 대화는 왜이리 어색한지 모르겠다. 내가 서먹하게 생각해서 그러는 걸까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전화상의 아버지는 <용건은 간단하게>의 70년대의 철칙을 그대로 지키고 계신다. 몇 마디 꺼내면 그래 잘지내거라 하면서 전화를 끊고 마신다. 아버지도 어색하신 걸까?

마지막 <일요일>에서는 가슴 뭉클함이 있었다. 일요일의 연결고리인 엄마 찾아 삼만리를 헤매고 있는 어린 두 형제의 이야기가 종지부를 찍고 있었다. 노리코는 자신의 아픔을 상담하러 갔다가 그곳에 자리를 잡게 된다. 엄마를 찾아 헤매던 두 아이는 노리코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된다. 동생과 절대 헤어질 수 없다며 형은 그 곳을 나가려 하지만 노리코가 두 아이를 붙잡는다. 울며 불며 우리는 헤어지게 될꺼라며 제발 놓아 달라는 그 아이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노리코의 "그래,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 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그래 살면서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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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수첩 - 내 입맛에 딱 맞는 60가지 구르메 수첩 5
김은지 지음 / 우듬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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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커피 중독 증세를 약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갓 볶은 신선한 원두의 향에 코를 벌렁벌렁 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제가 참기름을 좋아하는데 갓 볶은 신선한 원두의 향에서 참기름처럼 고소한
향이 납니다. 원두를 갈면 참기름 향이 진하게 베어 나온다.
공간을 가득 채워주는 그 향긋함, 그 향기에 오늘 하루도 힘이 번쩍 나네.



<커피 수첩 아포카토 74쪽> 

 

아포카토<Affogato>는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 먹는 에스프레소라고 하네요.



이 책을 보는 순간 아 이것부터 한입 먹고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스프레소의 쌉싸롬한 맛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그리고 쿠키의 아삭함이
잘 살아나는 환상적인 맛 아닐까?

이 책을 보면 여기 나오는 커피 한잔씩 다 마셔보고 싶다. 
앞장에서는 마시고 싶은 커피 메뉴가 주르륵 펼쳐져 있다.
그리고 마무리로 커피 메뉴에 대한 설명과 원산지로 알아보는 커피 메뉴까지
알아보고 간단히 집으로 그냥 쓸쓸히 가는 거죠.
이 책 본다고 누가 맛난 커피 주는 것도 아님.
이럴땐 정말 멋지게 화중지병[畵中之餠] (그림의 떡)이라는.





<커피수첩 - 카푸치노 42쪽>

카푸치노의 유례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커피 위에 올리는 흰 거품이 프란체스코의 카푸친 수도사들이 쓰고 다니는
모자와 닮았다고 해서 '카푸치노'라고 부른다. (43쪽)
근데 그 당시 수도사들이 모자 안쓰고 다녔다고 그래서 수도복 색이
카푸치도 색과 비슷해서 카푸치노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카푸치노의 풍부한 거품이 참 매력적이다.

만드는 방법도 나와 있어서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으신 경우
레시피 대로, 난 없으니 내 맘대로 만들어서 먹는다.



 


요런 다양한 메뉴들을 가지고 있는 커피집을 아직 가보지 못해서
심히 안타까운 마음이다.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집엘 꼭 방문해야지.
생두 값이 많이 올랐다니 매우 걱정된다. 이제는 커피 없이는
하루도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오바하기는, 살 수 있다.


 



<커피 수첩 - 에스프레소 머신 사용법 10쪽>

에스프레소 추줄하는 방법을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연습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집에선 핸드드립 으로 내린다. 벌써 커피가 떨어졌다.


<커피수첩 -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24쪽>

마키아토는 이탈리아어로 '점을 찍다'라는 뜻이므로 (25쪽)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넣어서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먹고 싶은 커피가 한두가지가 아니라서 여기까지, 사진이
본의 아니게 헉하게 나와서 짤리고 말았다.


<커피수첩 - 아이스 비엔나 커피 48쪽>

얼음으로 차갑게 식힌 아메리카노 위에 시원한 휘핑크림을 올린
커피이다. (49쪽) 내가 워낙 휘핑 크림을 무지 좋아해서 미칠정도.
휘핑 크림도 휘핑 크림 나름이라서 맛있는 것은 정말 커피에도
좋은 맛의 영향을 주지만 아닌 것은 아 말하고 싶지 않다.
휘핑 크림이 섞이면 커피가 매우 느끼해지므로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다는~ 그래도 따뜻하게 먹는것도 나름
느끼느끼해서 괜찮다.

우유값이 많이 올라서 우유값 뿐만 아니라 모든 물가상승으로
인해 휘핑크림에도 막대한 영향이. 그전에는 뭐 괜찮았나?


<커피수첩 - 카페 화이트 모카 64쪽>

짙은 갈색의 코코아 초콜릿 대신 화이트 초콜릿을 넣어 만든 카페모카이다. (65쪽)
우와 먹고 싶다. 나도 화이트 초콜릿 사와서 만들어 먹어 보아야
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지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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