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이 둘을 순풍순풍 잘 낳았다. 자연분만이라 아이 낳은후에 회복도 빨랐다.
남자들은 군대가서 축구 한 이야기로 ....여자들은 아이 낳을때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밤을 샌다는데..
순풍 잘 낳았어도 나도 밤 샐만큼 이야기 거리가 많지만..그건 다음 기회에 하고..
아이 낳고 날 괴롭힌것은 바로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곳에서였다.
바로 음지의 질병이라고 할수 있는 치0..(뭔지 모르시는 분은 없겠지?)
친정아버지와 오빠가 그병으로 고생했었지만 친정엄마는 없는병으로..
왜 난 아버지쪽을 닮아서 그런병이 있는건지..ㅠ.ㅠ
임신해서 조금씩 증상이 있다고들 하는데..나도 그중 하나인가보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 낳고 난후의 고통은..정말..말로 표현을 못한다.
남들은 아이 낳느라 고생한 아랫쪽이 아프다는데..
난 그쪽도 아프고 그 옆쪽에 있는 혹(?)도 아프고..
앉지도 못하고..약 먹고 좌약까지 써서 겨우 달래놓았다.
수유중에도 먹을수 있는 약이라고 처방을 해주었지만 약먹고 젖먹이려니 얼마나 찝찝하던지..
진찰한 의사는 수술을 하는게 깨끗하다고 했었다.
그래도 그냥 살다보니 괜찮아서 또 2년이 흘렀고..
둘째를 낳고 나서도 처음보다 더 큰 고통에 남편을 붙잡고 울었었다.
"남들은 아이 낳고 아프다는데..난 어째 이것때문에 더 아프냐??흑흑"
그래도 수술을 안하고 지냈는데..
이 음지의 질병이 살살 달래면 좀 괜찮다가 몸이 피곤하거나
변비기가 있거나 하면 재발을 하는것이다.
비데라는걸 살까 말까? 렌탈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데
울시누이가 다니는 빨간볼펜인가하는 회사에서 비데란것을 팔기 시작했다.
웬 책장사 회사에서 비데??
탄탄한 영업조직이 아까워서인지 비데 정수기,보정속옷등을 팔기 시작한것이다.
그덕에 난 정수기,비데를 구입해야만 했다.ㅠ.ㅠ
다른 회사보다 고가지만..
미리 비데를 설치했으면 모를까 이젠 다른 회사 비데는 미안해서라도 못 쓸 상황이 된것..
미리 잡설이 길었지만..
이런 사연을 가지고 비데를 쓰게 된 나에겐...정말 이것처럼 좋은것이 없다.
무인도에 딱 세개만 가져갈것을 고르라고 한다면 비데가 들어갈것 같다.
비데 구입한 직후에도 그곳이 악화가 되서 병원에 다녓었는데..의사가 수술을 권했다.
" 저 비데를 구입했거든요. 당분간 더 써보고 안 좋으면 수술을 할께요"
그런데...비데를 사용하고는 그병을 잊고 살게 된것이다.
볼일 보고 버튼 눌러주면 '루루루루~~~~~~~~' 물이 나와서 안마해주니..
건조까지 하고 보송보송하게 일어나면 하루가 상쾌하다.
변비기가 있던지..볼일이 시원하게 안나올땐..세정으로 물맛사지를 해주면..
쑤욱 잘 나온다. 그때의 기분은 열달 묵은 체증이 쑥 빠지는것 같다.
단순히 물로만 닦아준다고 생각하는것은 비데를 안 썼을때의 착각이다.
나올려고 하는데..안나올때의 그 미묘한 경계에 물 한방으로 쑥 나올때면
분만 촉진제를 맞아서 아이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물로 닦아주고 달래주어선지..그병도 잊고 살수 있으니..
문제는 비데없는 집으로 갈때다.
친정은 아파트고 지역난방이라서 샤위기 틀면 더운물이 곧바로 나오니
임시방편으로 샤워를 해준다지만..
시댁은 시골이라서..ㅠ.ㅠ 10년전에 새로 지은 집이라서 편리하다고 해도
부엌옆에 있는 화장실이라 신경이 쓰여서 오래 들어가 있을수도 없고..
아무리 없다고 해도 시댁 스트레스인지 시댁에만 가면 변비가 된다.
결국 볼일을 봐도 그쪽이 안 좋아져서 돌아오게 되니..
집에 와서 약을 사용하게 될때도 있다.
분당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비데가 없어서 볼일을 안볼려고 해서
엄마들이 돈 모아서 비데를 놓아주자고 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후에 비데를 설치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때는 어린것들이 배가 불러서라고 욕을 했었지만..
내가 겪고보니 그게 욕할일만은 아니다.ㅠ.ㅠ
사람이 편해지면 한이 없다지만....평생 그쪽에 병 안걸리고 산다면 얼마나 좋은일인가?
직립보행하는 탓에 인간만 걸린다는 그병..
마태님의 책에서도 좌욕외엔 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알려진 그병엔..
비데라는 보조기구가 그나마 좋은 친구가 될수 있다.
좌욕보다 편하고 효과도 좋다. (사용후기^^)
광고에서처럼 나도 신호오면 '우리집 갈래, 여긴 비데가 없잖아' 하는건가?
이런병을 모르고 사시는분은 행운이신거고..
평소에 고생하신분은 다른것은 다 아끼더라도 비데는 꼭 쓰시길..
아침에 볼일보고 너무 좋아서 이렇게 글한편을 남긴다.
이번 추석에 시댁 갈 일이 걱정이다.
남들은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하는데..
난 비데를 놓아드려야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