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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마르크스가 오늘날 빵집을 차린다면"
마르크스가 되살아나 한국에서 빵집을 차린다면 어떨까? 몇몇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까지 장악한 빵집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주인공 와타나베 이타루는 일본 작은 시골에 자리를 잡고서, 마르크스 <자본론>을 바탕으로 빵을 만들고 빵집을 운영하며 이 물음에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그는 썩지 않는 돈, 부패하지 않는 경제가 문제라고 말한다. 이에 반해 빵을 만드는 균은 사람의 생명을 키우는 힘을 갖춘 재료는 발효를 시켜 영양가와 보존성을 높이고, 생명을 키우는 힘이 없는 재료는 부패시켜 먹으면 해가 된다는 걸 알려준다. 생명은 신경 쓰지 않고 제 몸집을 키우는 데에만 열중하는 돈은 부패하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 가격을 낮추고 일자리를 값싸게 만들고 안전을 위협하고 사용가치를 위장하여, 사람에게서 기술과 존엄을 빼앗고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세계를 가득 채운다. 이타루가 운영하는 빵집은 이런 돈의 세계에서 벗어나 균의 세계로 운영된다. 이 세계를 잘 들여다보면 발효하여 썩는 경제, 사람과 생명이 살아나는 세상의 원리를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마르크스가 그랬듯이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썩는다’’부패한다’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따라서 ‘부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반한 현상이다. 그런데도 절대 부패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것이 돈이다. 돈의 그 같은 부자연스러움이 ‘작아도 진짜인 것’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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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유리 그니지 & 존 리스트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마음을 움직이는 경제학"
성과에 따른 금전적 인센티브는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왜 어떤 행동을 하고, 또 어떤 행동은 하지 않는지 우리는 진짜 알고 있는 걸까? <포브스>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7인으로 선정한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사람이 진정으로 가치를 두는 대상을 파악한다면, 통제하거나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동하게 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킬리만자로 산기슭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양조장까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세계 최대 기업의 중역 회의실까지, 이론과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로 생활하고, 일하고, 놀이하는 현장에서 인간 행동의 동기와 원인을 뿌리 깊이 파헤친다. '경제적' 차별이 사회적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현대사회에 만연한 위험으로부터 정부가 개인을 어떻게 보호해줄 것인지, 갈수록 심각해지는 부유층과 빈곤층의 교육 격차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등. 책은 비즈니스, 정치, 교육, 철학계를 막론하고 경제학이 가져온 생생한 변화를 보여주며, 인간과 세계가 움직이는 숨겨진 원리를 밝혀낸다. 인간을 이해하고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실용적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경제학 분야에서 유리 그니지와 존 리스트를 빼고는 혁신을 논할 수 없다. 특히 경제학의 범위를 확대하고 민감한 급소를 분석한다. 그동안 출간되기를 고대해왔던 최고의 책이다. - 댄 애리얼리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 듀크대학교 교수)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천재는 지극히 명백한데도 다른 사람은 전혀 보지 못하는 현상을 포착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존 리스트와 유리 그니지는 확실히 천재다. 과거 50년 동안 경제학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혁신 분야를 개척했다. - 스티븐 레빗 (<괴짜 경제학> 저자, 시카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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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축구 교과서
스포츠문화연구소 지음, 한국방정환재단 기획 / 휴머니스트

"어린이를 위한 축구의 모든 것"
‘어린이를 위한 축구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방대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축구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니 끝이 없는 축구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저마다 풀어낸 무성한 이야기들, 아이들이 한 호흡으로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엔 버거울 수 있겠지만 각자의 흥미와 관심사에 따라, 또는 궁금했던 내용들을 순서에 상관 없이 찾아보면 좋겠다. 축구팀에 몸 담고 있거나 축구가 취미인 아이들이라면 실제 경기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적지 않은 팁을 챙길 수 있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각하기’를 권하지만 그것이 의무 사항이라고 하지 않는다. 축구장에서 직접 뛰거나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에 앞서 어떤 사전 정보를 습득해야 하며, 어떤 축구를 해야 한다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즐거운 놀이로 그쳐도 좋다. 하지만 프로축구 경과 관람이나 아이들의 개인적인 체험만으로는 미처 다 알지 못했던, '함께' 축구를 하는 것의 다양한 의미를 이 책은 짚어준다. 곧 시작될 월드컵 경기 시청에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축구의 세계와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무궁무진하다.

- 어린이 MD 이승혜

저자의 말 :
이 책을 위해 스포츠문화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선생님을 포함하여 아홉 명의 선생님이 한마음으로 모였습니다. 교수, 변호사, 기자, 스포츠 평론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지만, 축구를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모여 저마다의 축구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열광하도록 만드는 축구만의 매력과 그 속에 담긴 인생 이야기, 축구의 역사와 경기 규칙이 지닌 의미, 축구를 하며 달라지는 우리 몸과 마음의 변화를 자세히 담았습니다.
또, 드리블이나 패스가 지닌 의미와 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도 하고, 선수들 사이의 믿음과 격려, 책임감,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더 축구를 재미있기 만드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펼쳐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축구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단단하게 하면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 주는 선생님이 되어 줍니다. 그 밖에도 축구 산업과 프로 리그, 감독과 심판, 관중을 비롯해 경기장 안팎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 나가는 사람들, 경기장과 축구공 등 축구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 스포츠문화연구소장 이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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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스칠 때
정바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가을방학 정바비의 첫 산문집"
가을방학, 줄리아 하트, 바비빌의 정바비가 첫 산문집을 냈다. 고등학교 때 록밴드를 결성해 전업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된 그는 1996년에 데뷔 앨범을 내고 십수 장의 크고 작은 음반을 만들어왔다. 이제껏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고, 보고 싶은 것 보며 살아온 그답게 이 책도 내킬 때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관해서만 써온 글들의 묶음이다.

책은 ‘낭만과 각성, 불편의점의 점장이 되고 싶다, 이분법의 유혹, 오렌지 반쪽’ 이렇게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마음 가는 대로 아무 페이지나 선택해 읽어도 좋다. 음악가와 음악, 책, 영화, 사람, 사물, 일상 등 여러 주제를 넘나들며 자유로운 사고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데, 굉장히 가벼운 듯, 속 편한 듯하면서도 밑줄을 긋고,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정바비의 편애 목록을 다룬 마지막 장, ‘오렌지 반쪽’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 다나베 세이코, 비치 보이스 등에 관한 보다 깊이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산문 읽는 즐거움을 톡톡히 보여준 이 책을 덮는 순간 작가 정바비의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질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나는 쾌락주의자입니다. 알고 계셨습니까, 인생은 즐겁고 가슴 뛰는 일들로 꽉 차 있다는 것을……. 나는 같이 농담을 주고받던 친구의 웃음소리가 하도 우스워 다시 한 번 웃음을 터뜨립니다. 골목길에서 어떤 꼬맹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지나쳐서 열 걸음 정도 가다가 문득 돌아보았을 때 그 녀석도 나를 돌아보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도 아직 토요일 점심에 불과해서 나는 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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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이름으로 1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변용란 옮김/민음사

"보이지 않는 별들의 삶"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별, 그러니까 지구의 대기권을 뚫고 자신의 빛을 전하는 별은 실제로 우주에 존재하는 별들 중 몇 퍼센트나 될까. 대단히 낮은 비율일 것이다. 지구에 다다를 즈음에는 빛이 약해지기도 하고, 근처에 있는 다른 밝은 별에 가려지기도 하고, 심지어 지구까지 아직 빛이 다다르지도 못한 별들도 있다.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별은 특별히 한정된 시공간에서 만난 별들이다. 그러나 광공해가 없는 곳에서 어둡고 맑은 밤하늘을 바라보면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거기에는 있어야 할 것들이 이미 모두 가득 찬 것처럼, 검은 하늘을 꽉 채운 것처럼 보인다.

이전 대표작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인 작가가 19세기의 과학 르네상스를 소재 삼아 인생과 세계를 연결지으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다소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꾸준히 '산다는 것'에 대해 말해 왔다. 그리고 점점 더 차분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이제 잘 보이지 않는 별들의 세계에 대해 낮은 주파수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19세기와 여성이 조합될 때 대부분은 갈등과 변혁과 욕망을 둘러싼 폭풍을 생각하겠지만, <모든 것의 이름으로>는 그 모든 별자리들의 바깥에서 조용히 어둠을 지키고 있는 작은 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원하던 것을 얻었는가 얻지 못했는가, 가졌는가 가지지 못했는가, 갈망하는가 갈망하지 않는가... 세상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들 바깥의 어딘가에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지만 곱고 희귀한 들풀로 이루어진 군락지가 있다. 어떤 위대한 광휘도 가지지 못했으나,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은 홀로 찾아가 마음을 뉘이고 싶은 곳 말이다. <모든 것의 이름으로>의 마지막 장면에 다다르면 어느새 그 무명의 평화로운 땅에 다다랐음을, 그리고 그때까지의 여정과 삶의 궤적 모두가 그 작은 땅의 일부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말씀드리기 유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사람은 슬픔 때문에 죽었어요."
"무슨 말이에요, 슬픔이라니? 어떻게요?"
(..)
"앰브로즈는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꽤 심하게 자해를 했습니다. 이곳 여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어 이빨로 머리에 자해를 한다고 했던 말 기억해요? 하지만 그들은 타히티인들이고, 그건 타히티의 관습입니다. 이곳 여인들은 그 끔찍한 행위를 안전하게 해 내는 법을 알고 있죠. 그들은 정확히 얼마나 깊게 자신을 베어야 하는지, 그래서 심각한 해를 입히지 않고서 피로 슬픔을 배출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압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 즉시 상처를 치료하죠. 안타깝게도 앰브로즈는 그런 자해의 기술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은 엄청나게 상심했어요. 세상이 그를 실망시켰습니다... 무엇보다도 최악이었던 것은 그가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사실이겠죠. 그는 자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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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행복의 진실은 이성이 아닌 본능에 있다"
지금 행복한지 묻고는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을 행복하지 못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이제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 바꿔야 한다며 긍정적인 마인드와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제안하는 익숙한 장면.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수많은 책과 강연으로 어느덧 행복 과잉 시대가 되었지만, 그에 비해 대다수 우리는 여전히 시원하게 지금 행복하다고 대답하지 못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행복의 기원>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왜 행복이라는 경험을 하는지, 이 경험의 본질적인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말해 행복의 비결을 묻기 전에 행복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행복은 매우 구체적인 경험이라 이성을 통한 분석보다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측면이 큰데, 그간 지나치게 추상적인 논의로 이어져 오히려 명분에 행복을 양보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었다는 가설을 진화심리학의 다양한 실험을 바탕으로 간명하게 보여주면서 ‘행복의 진실’을 드러내는 새로운 행복론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이 책은 온갖 행복 테크닉에 중독된 우리 사회를 향한 광야의 외침이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위험한 진실을 말하는 저자의 방식은 세례 요한의 비장함보다는 우디 앨런의 지적 익살에 가깝다.(장대익,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이 책으로 우리는 결코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왜 행복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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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결정은 어떻게 하는가
필 로젠츠바이크 지음, 김상겸 옮김/엘도라도

"올바른 결정을 위한 2가지 열쇠"
그동안 많은 책들이 있었다. 확증, 과신, 기저율 무시, 위치 상향 인식 등, 기존 의사결정 연구들은 올바른 결정에 해가 되는 요소로 이와 같은 편향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 책은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온 갖가지 결정의 기술 및 방법론이 사실은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저자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2가지 핵심 조건으로 '이성적 사고(left brain)'와 '이상적 자질(right stuff)'을 제시하며 실제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올바른' 결정들에 숨어 있는 공통적인 가치와 요소들을 정리하여 전달한다. 비즈니스 및 정치, 경제, 사회 분야는 물론 스포츠와 도박에 이르기까지, 책은 '결정'에 관한 다양한 케이스를 살피고 그릇된 의사결정과 리더십 부재가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판단-선택-결정의 연속인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책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두고두고 널리 읽힐 필 로젠츠바이크 박사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경영학자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학교 교수, <블랙 스완> 저자)
논리가 무척 견고해 빈틈이 없는 책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저자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던 착각의 장막을 걷어낸다. 그동안 우리는 잘못 읽어온 것이다. -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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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여기 머문다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불꽃처럼 피어나는 생, 전경린 소설집"
"이름은 이인희, 나이는 서른일곱 살. 백화점 관리부서에서 일했는데, 엄마의 당뇨병이 깊어지자 휴직을 했어요. (..) 조용하고 착하고 욕심이 없어서 어느 땐 사람 같지가 않아요." <천사는 여기 머문다2 中> '전경린적'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한 여자가 있다. 모든 자유를 가진 것 같지만 원하는 것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 고요하고 속을 알 수 없지만 실은 타오르는 정염을 깊게 품고 선 사람. 전경린의 여자들, 그 단단함을 한 권의 소설집으로 묶었다.

'죽어서 떠오른 물고기같이 싫증나는 도시', '그 모든 것은 천지간에 존재해온 구태의연한 게 아니던가'라고 묘사되는 지리멸렬하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상처가 벌어지듯 사랑이 시작되기도 하는 경이로운 삶의 모습. "우리 생의 기쁨이란 슬픔보다 더더욱 비밀스러운 것이 아닐까요?"라고 아홉 편의 소설이 묻는다. <물의 정거장>이후 11년 만에 만나는 전경린 소설집. 이상문학상과 현대문학상, 대한민국소설상 수상작이 고루 실렸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러나 나는 흙과 물고기와 수초 냄새가 아득하게 섞인 흐린 강물 냄새에 취해버렸다. 물의 따스함과 서늘함과 물결에 부딪쳐 반사하는 햇빛의 아룽거림과 물속의 어둡고 깊숙한 그늘이 내 몸 안에서 뒤치었다. (...) 한낮에 마당에서 놀다가도 몸이 물결 속으로 곤두박질치듯 화들짝 놀랐다. 그럴 때면 강이 부르기라도 한 듯, 강에 가겠다고 울었다. 나는 땅의 밋밋한 바닥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느 날 외할머니가 말했다.
"우리 은애가 상사병이 걸렸구나...... 이 동네에도 어느 해 여름에 그런 병에 걸린 남정네가 있었단다. 그 남정네는 매일 강에 가서 이 강변에서 저 강변으로 건너다녔지. 매일매일 강에 들어가더니 태풍이 온 날도 갔단다. 물이 불어난 폭우 속에서도 도강을 했어. 그러다가 떠내려가버렸단다. 어디까지 떠내려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어. 바다까지 가 물고기에게 눈이 파먹혔을 거야..... 그래도 가고 싶으냐?" (<강변마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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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인문학
진중권 지음/천년의상상

"디지털 시대, 인간과 사물과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진중권은 유쾌한 미학자와 논객 두 얼굴로 여러 책을 썼다. 전자의 대표작이 <미학 오디세이>인데, 최근 20주년을 맞은 이 책은 우리 시대 고전으로 꼽히며 미와 예술의 세계를 대중에게 열어젖힌 저작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에 나온 <이미지 인문학>은 이를 잇는 동시에 이와 단절하고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시도이자, 대상에 대한 설명과 분석을 넘어 이 모두를 관통하는 사유 전체를 체계화하려는 도전이다.

무엇을 디지털이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디지털에 포섭되는 세상이다. 진중권은 이런 세계에서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지 되묻는다. 17세기 인식론적 전회, 20세기 언어학적 전회에 이어 21세기에 마주한 미디어적 전회는 텍스트가 더는 세계와 인간을 매개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세계 인식을 위해 미디어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이 기획은 전체 두 권으로 구성되는데 이번에 나온 1권에서는 가상과 현실이 사라진 존재론적 중첩 상태를 살피고, 2권에서는 이런 세계에서 인간이 갖게 되는 세계감정을 탐구한다. "글자를 모르는 자가 아니라 이미지를 못 읽는 자가 미래의 문맹자가 될 것"이라는 그의 예언이 절실하면서도 섬뜩하게 다가온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특정한 기술을 사용할 때, 우리는 미처 의식도 못한 채 그 기술의 창조자가 그것의 바탕에 깔아놓은 사유의 패러다임까지 받아들이게 된다.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우리는 동시에 그 프로그램에 프로그래밍당하게 된다. 이 책의 목적은 독자를 그 존재망각의 상태에서 일깨워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의 본성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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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시리즈 세트 - 전20권
이혜란 외 글.그림/사계절

"어린이 직업체험 그림책"
의사와 한의사는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를 주의 깊게 살피고, 경찰관과 소방관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 되어준다. 패션 디자이너는 자신이 만든 옷이 입을 사람의 몸과 마음에 꼭 맞기를 바란다. 환경운동가는 앞으로 어린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세상의 수많은 직업 가운데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스무가지 직업의 세계를 탐방했다. 각각의 직업인들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꼼꼼한 취재를 통해 그림책에 담고, 그들이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과 고충까지 진솔하게 들려준다.

'일'을 통해 '사람'을 배우고, 그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상을 풍부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시는 부모을 조금 더 이해하기 되는 아이들도, 미래의 자신이 어떤 일터에 몸 담게 될지 그려보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지킬 수 있다. 본분에 충실하며 매일매일 즐겁게 일하는 어른들 덕분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런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모든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은 만들어졌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쓰읍!" 소리만 들어도 침이 꼴깍, 누가 내는 소리게? "흐으음!" 새콤달콤 맛있는 냄새. 누가 내는 냄새게? 쫄깃쫄깃 국수 가락도 뽑고, 착착착 채도 썰고, 달달달 고기도 볶는 사람.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드는 사람. 짜잔! 바로 우리 아빠야. 우리 아빠는 장 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 싱싱한 재료를 사러 아침 일찍 시장에 가는 거지.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나도 따라갈 거야. "싱싱한 새우, 물 좋은 오징어 있어요!" "팍신팍신 햇감자 사이소!" 우리 동네 새벽시장이야. 언제나 시끌벅적해. 아빠가 자주 가는 단골 가게도 많고, 우리 집 단골손님도 많아. 아빠가 그러는데, 양파든 오징어든 싱싱한 걸 써야 한대. 그래야 맛있대. 아빠는 척 보면 맛있는 재료인지 아닌지 다 알아. 오늘은 뭘 샀는지 장바구니를 볼까? - <짜장면 더 주세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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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
수전 스펜서-웬델 & 브렛 위터 지음, 정연희 옮김/문학동네

"어느 루게릭병 환자의 감동의 기록"
책의 저자 수전 스펜서-웬델은 마흔넷에 치료법도 치료약도 없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기자로 일하며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오던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일상생활조차 혼자서는 해낼 수 없게 되었지만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약 1년의 시간 동안 절망하고 분노하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다녔다.

그 1년의 이야기를 엄지손가락으로 아이폰 터치스크린을 한 글자씩 눌러 이 책을 완성했다. 투병 중에도 기쁘게 살아낸 한 해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삶이란 기대하지 않은 순간 더없이 완벽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영화화를 결정했고, 출간 직후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전 세계 22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나는 음식을 집어먹고 싶어도, 아이들을 안아주고 싶어도 팔을 들지 못하다. 내 근육은 죽어갈 뿐 되살아오지 않는다. “사랑해”하고 분명하게 말해주고 싶어도 다시는 혀를 그렇게 움직일 수 없다. 나는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고, 내 죽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오늘 나는 살아 있다. 나는 돌고래에게 키스하는 내 자신을 보며 울지 않았다. 내가 잃은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고, 기쁘게 살아왔다. 그리고 휠체어에 앉은 채 최선을 다해 존을 돌아보고 그에게도 키스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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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만든다
고경호 지음 / 다산북스

"3개월, 3개의 카드면 당신도 목돈 체질로 바뀔 수 있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로 급하게 목돈 쓸 일이 생겨 곤란했던 경험이 한번씩 있다. 이때 현금이 충분히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현금서비스 등 빚을 내서 해결하거나 적금, 펀드, 보험 등 그동안 열심히 저축해온 것을 해약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그 상황을 넘겨도 돈 걱정을 하는 순간은 결국 또 오고야 만다.

<4개의 통장>으로 50만 독자의 재테크 생활을 바꾼 머니코칭 전문가 고경호의 신작이다. 전작에서 기본적이고도 효율적인 '통장 쪼개기'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소비 생활의 핵심이자 결국 매달 빚을 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카드'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목돈을 모으는 것'은 곧 '자유를 모으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소비 체질을 목돈 체질로 바꿔 돈 걱정 없이 사는 법에 대해 조언한다. 쉽게 풀어쓴 '3개의 카드 시스템'을 차근차근 따라하다 보면 3개월 내에 '요요현상' 없는 목돈 체질을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그런데 지금보다 저축액이 소득의 5% 정도 더 늘어나는 게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소득의 50%도 아니고 겨우 5% 때문에 소비체질을 바꾸는 귀찮고도 불편한 과정을 감수해야 할 만큼 그것이 당신에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이기나 한 걸까? 나는 앞서 소득의 5%를 필요 이상으로 낭비함으로써 당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손해가 생기는지 이야기했다. 그것만으로도 신용카드를 잘라버려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계획적인 소비생활을 통해 저축액이 소득의 5% 더 늘어남으로써 당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이익이 생기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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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다산책방

"줄리언 반스의 사랑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
맨부커상 수상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저자 줄리언 반스 신작. 2008년 10월 20일, 줄리언 반스의 아내이자, ‘영국의 전설적인 문학 에이전트’ 팻 바나나는 뇌종양 판정을 받았고, 그 후 37일 만에 사망했다.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고 집필에만 전념했던 그가 5년 만에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을 내놓으며 처음으로 내면을 드러냈다.

이 책은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비행에 관한 역사서이자 르포르타주, 2부는 허구적인 러브스토리, 그리고 3부는 줄리언 반스가 1인칭으로 자신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자전 에세이이다. 그가 자신과 아내에 관해 쓴 유일한 회고록인 이 책은 ‘사랑과 상실에 관한 가장 내밀하면서도 정직한 책, 사랑의 찬가이자 삶 그 자체로 가득한 책’으로 평가 받았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이 책은 삶의 여러 층위들이 포개져서 출렁거리고, 인간의 생명 속에 감추어져 있던 켜가 떠올라서 새로운 삶이 전개되는 모습을 기술하고 있다. 삶은 개념이나 언어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둘은 하나에 하나를 더한 결과가 아니고 둘 자체의 고유한 자리와 기후를 갖는다. 거기에서는 개념의 경계가 헐거워지고 주체와 객체가 서로 스미면서 자아와 상대 사이에 새로운 자리가 빚어진다. 그래서 사랑은 ‘진실인 동시에 마법’인 것이고, 쾌락의 극대화가 아니라 진정성을 요구하는 행위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를 내면화함으로써 사별의 고통이 새로운 삶의 층위로 펼쳐지는 모습을 이 책은 보여준다. 그것은 일상 속의 개안이며 삶의 드넓은 확장이다. _ 김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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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나의 힘 세트 - 전3권
박현희, 문우일, 이철진, 류대성 엮음/창비

"2015년 고등학교 고전 과목 신설, 읽기가 답이다"
2015년 고등학교 교과서에 고전 과목이 신설된다.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을 주로 다루는 이 과목을 앞에 두고 '잘' 읽고 싶은 청소년과 현직 고등학교 사회 교사, 역사 교사, 철학교사, 국어교사가 만났다.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81편의 고전을 엄선해 원문을 섬세하게 읽고, 생각 키우기 활동까지 이어나가 텍스트를 소화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속 '보로로족'이 한 사람이 죽으면 사회에는 손실이 생기고, 자연에는 이득이 생긴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으며 세계의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릴 만한 식량이 있음에도 굶어죽는 이가 있는 불편한 진실에 관해 고민해본다. 일연에서 신채호까지, 플라톤에서 에리히 프롬까지, 청소년이 혼자 도전하기엔 부담스러운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새로운 교과서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청소년의 손을 잡아줄 반가운 책.
 
- 청소년 MD 김효선

추천사 :
안광복 (<처음 만나는 서양 철학사> 저자) : ‘고전은 나의 힘’에서 소개된 고전들을 곱씹어 보라. 영혼이 크고 튼실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고전 읽기가 중요해지는 시대,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김경집 ( <인문학은 밥이다> 저자) : 고전이란 ‘인간의 보편적 문제와 가치에 대한 대가적 해석과 표현’이다. 원전의 핵심적 부분을 직접 만나고 최적의 해석을 곁들인 ‘고전은 나의 힘’은 청소년 여러분에게 밝은 등대라고 하겠다. 역사, 철학, 사회의 수많은 고전을 이렇게 다양하면서도 충실하게 다룬 책을 만나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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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바꾸려면
오구마 에이지 지음, 전형배 옮김/동아시아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이유와 과정을 살피고 다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구조와 의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동일본 대지진 때가 그랬고 최근 세월호 참사도 그렇다. 그런데 돌아보면 이런 일이 처음 벌어진 게 아니라 심심찮게 반복되어왔고 잠시 물결이 일다 이내 잦아들었다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다. 새로운 말은 금세 소리를 잃고 잘못된 말은 모르쇠로 비켜나지 않는다. 아, 정말 ‘사회를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2013년 일본 신서대상 1위를 차지하며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회를 바꾸려면>은 동일본 대지진 후 일본에서 확산된 원전 반대 데모에서 시작해 사회는 과연 바뀌는 것인지,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민주주주와 사회 구성의 원리, 사회운동의 역사 속에서 찾는다. 일본 이야기지만 세계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회 현상이 크게 다르지 않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고민도 비슷하여 얻을 바가 많다. 이대로는 안 된다까지는 아니어도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거리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현실까지 바꿔보기 바란다.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어느 때보다 가능성도 높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한국의 독자들께서 이 책을 읽으신다면, 너무 특정한 항목에 구애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현대일본의 경우 원자력발전은 광범위하게 관심과 지식이 쌓아올려진 주제이며, 동시에 ‘사회를 바꾸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는 주제입니다. 또한 최근 수십 년 동안 일본에서는 거리에서 벌이는 데모가 거의 잊힌 것이나 다름없어 높이 평가받지 못하는 운동수단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오히려 데모의 의의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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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패키지
에이미 추아.제드 러벤펠드 지음, 이영아 옮김/와이즈베리

"왜 어떤 사람들은 그토록 우수한가"
<타이거 마더>와 <살인의 해석>으로 잘 알려진 예일대 교수 커플 에이미 추아와 제드 러벤펠드가 부모의 경제력, 교육 수준, 지능, 제도 등과 무관하게 높은 학업성취와 물질적 성공을 거두는 그룹들을 분석하여 공통점을 발견해 정리한 책이다.

성공한 소수 집단은 주류 문화와는 달리 세 가지의 문화적 공통 요소인 '트리플 패키지' 즉, 우월의식, 불안감, 충동 조절 문화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며 개인의 정신을 지배하는 문화적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이 트리플 패키지 문화가 갖고 있는 한계와 위험성 그것을 극복할 대안 역시 함께 다루며, 많은 논란과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최대한 균형감 있게 소수 집단이 가진 성공에 대한 연구를 공유하고자 한다. 책은 양날의 검과 같은 '트리플 패키지'를 이해하고 잘 길들인다면, 삶을 살아가는데 좀 더 확고한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당부한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추천사 :
좋은 소식은 마법의 유전자 같은 건 없다는 것이다. 유별난 교육열 같은 것도 핵심은 아니다. 성공을 만드는 세 가지 문화적 힘, 즉 트리플 패키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 뉴욕 타임스
몇 년간 나온 책 중 가장 논쟁적인 책이다. 두 저자는 민감한 주제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심오한 진실을 드러낸다. 널리 읽혀야 할 책이다. - 더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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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고종석 지음/알마

"당대의 문장가, 당대의 글쓰기 책"
고종석은 당대의 문장가로 꼽히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말, 특히 한국어를 깊게 사유한 이로 기억된다. 1999년에 나온 고종석의 우리말 강좌 <국어의 풍경들>에서 시작해 같은 해 나온 <감염된 언어>와 2007년에 나온 고종석의 한국어 산책 <말들의 풍경>으로 이어가며 한국어가 놓인 상황과 그 안에 담긴 특질을 예리하면서도 능글맞게 보여주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난 가을 여러 달에 걸쳐 진행한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 강좌를 책으로 묶은 <고종석의 문장>은 오랜 기간 쌓은 한국어에 대한 고민과 글쓰기에 대한 경험이 어우러진 글쓰기 이론-실전서다.

여타 글쓰기 책처럼 그 역시 “글쓰기는 압도적 부분이 재능보다 훈련에 달렸다.”고 말하며 시작한다. 훈련은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논리, 수사, 언어학이다. 문학작품이라도 해도 논리와 수사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논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게 고종석의 지론이다. 아무리 멋진 글이라도 독자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헛것이란 말이다. 수사는 아름다움을 더하기도 하지만 글에 명확함을 더할 때 오히려 빛을 발한다니 역시 논리, 즉 명확함이 첫째 기준이다. 마지막 언어학은 한국어 표현에 집중하며 글에 생동감을 더하는 요령을 전한다. 고종석은 이런 기준을 자신의 글 <자유의 무늬들>에 적용하며 가차없이 고치고 수시로 잘못을 고백한다. 이를 통해 논리를 되짚고, 역시 훈련이 중요하다는 걸 확인하고,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써야만 된다는 걸, 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알아야 한다는 걸 동시에 전한다. 과감하게 당대의 글쓰기 책으로 꼽아본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책을 꼼꼼히 읽는다 하여 한국어 글쓰기가 당장 쉬워질 리는 없다. 그렇지만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어떤 글이 좋은 한국어 글이고, 좋은 한국어 글을 쓰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며, 한국어가 외국어와 접촉하며 어떤 좋은, 또는 나쁜 간섭을 받았는지를 한 움큼이라도 움켜쥘 수 있으리라 믿는다.(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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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노리나 허츠 지음, 이은경 옮김/비즈니스북스

"똑똑한 생각과 멍청한 결정"
거침없는 언변으로 찬사와 논쟁을 함께 불러 모으는 세계적 스타 경제학자이자 <가디언>이 선정한 '영국 최고의 지성', 노리나 허츠의 책이다.

하루에도 1만 가지에 이르는 크고 작은 결정을 내려야 할 만큼 인생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이 책은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때로 어리석은 결정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과 선택의 함정을 이야기한다. 책은 특히 생각의 속도를 넘어선 데이터의 홍수와 '자칭' 전문가의 불확실한 조언들을 지적하며, 기존의 많은 책들이 다뤘던 비합리적 인간이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를 다루는 데서 나아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외부 요인들을 짚어낸다. 각종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진실과 거짓을 구별해야 하는지, 우리 삶 곳곳에서 벌어지는 '숫자 장난'이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호도하고 있는지 등, 책은 생각과 결정을 '아웃소싱한' 오늘의 모습을 보여주며 정보를 얻는 것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것들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와 일상의 사례를 섞어 흥미롭고도 명료하게 조언한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우리는 자기 성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좀 더 자주 이의를 제기하고 다른 사람들 역시 우리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라. 최고의 아이디어, 해결책, 선택의 상당수는 서로에게 박수치며 자축하는 '일치단결'의 순간이 아니라 누군가가 안주하고 있는 우리를 흔들거나 우리가 좁은 시야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불화와 갈등의 순간에 탄생한다. ...자기 이익을 위해 우리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가장 원초적인 반응과 욕구를 끌어내기 위해 더욱더 교묘한 수단을 사용하는 시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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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용윤선 지음/달

"일흔여섯 가지 커피와 삶의 이야기들"
‘우연히, 커피 볶고 내리는 사람’ 책에 소개된 저자 용윤선의 이력은 간결한 이 한 줄뿐이다. 바로 이어지는 일흔여섯 가지의 커피와, 그 커피에 얽힌 일흔여섯 가지의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그녀가 바리스타이자, 커피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자, 문학과 여행을 사랑하는 여자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저자는 정성을 다해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와, 가정에서, 커피교육 현장에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따듯하고 뭉클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일흔여섯 가지의 커피만큼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보다 보면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 듣고 싶어져 손에서 책을 놓기가 어렵다. 커피와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면서 살아온 삶의 고백이기에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잔잔한 울림이 오래도록 남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혼자 커피를 만드는 시간, 혼자 책을 읽는 시간,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없으면 나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 시간에서 만들어지는 힘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곧 다시 돌아와 혼자 있어야 한다. 혼자 망설이는 시간이 길고 많아 결과도 없이 아무 일도 못하는 인간이라는 말도 들은 적 있다. 그 말을 듣고 며칠 분노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니 글감을 찾아 사냥꾼처럼 총을 들고 밖으로 나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목적이 없다. 쓰는 행위만으로 이 삶은 감사하다. 커피로 인해 무엇이 되고 싶지 않다. 한 잔의 커피로 사람과 사람이 머무르는 순간을 침묵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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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정재민 지음/나무옆의자

"2014 세계문학상 수상작"
"선배 어머니의 손가락은 류마티스 환자의 손가락 모양이 아닌 것 같은데." 우연한 한 마디에 일상은 악몽이 된다. 소도시 신해시에서 초임판사로 근무를 시작한 주인공은 류마티스 진단 이후 독한 약을 복용하다 위암으로 사망한 어머니가 실은 류마티스가 아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과잉진료로 인해 신해시 인구의 10%가 류마티스 진단을 받고 필요하지 않은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것.

불의한 의사 우동규를 경찰에 고발한 이후 주인공은 의료, 종교, 사법, 언론, 정치 권력을 상대로 힘겨운 투쟁을 시작한다. 이익에는 민감하고 진실에는 둔감한 시대를 상대로 그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현직 판사이기도 한 소설가 정재민의 전문성이 이야기의 전개를 한층 치밀하게 만든다. <살고 싶다>와 함께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제가 인정하겠습니다."
"뭘 인정하겠다는 건가요?"
"류마티스가 아닌데 류마티스라고 한 것을요."
마침내 그가 실토를 한 것이었다.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뜨거운 물을 급하게 들이켠 것처럼 분노가 식도를 타고 끓어올랐다. "당신 부모님이 구 년 동안이나 류마티스의 공포에 떨면서 필요없는 독한 약을 매일 먹다가 암에 걸려서 죽으면 기분이 어떨 것같아요?" 그렇게 말하는 나의 목소리가 휘청거렸다.
"이해해주십시오. 저희도 좁은 도시에서 먹고살려면 쉽지 않습니다. 정부의 의료보험 수가체계가 엉망이거든요. 그대로 하면 도저히 먹고살 수가 없어요. 의료보험 수가체계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 말에 관자놀이에서 맥이 펄떡거렸다.
""지금! 그게! 할....... 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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