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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이름으로 1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변용란 옮김/민음사

"보이지 않는 별들의 삶"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별, 그러니까 지구의 대기권을 뚫고 자신의 빛을 전하는 별은 실제로 우주에 존재하는 별들 중 몇 퍼센트나 될까. 대단히 낮은 비율일 것이다. 지구에 다다를 즈음에는 빛이 약해지기도 하고, 근처에 있는 다른 밝은 별에 가려지기도 하고, 심지어 지구까지 아직 빛이 다다르지도 못한 별들도 있다.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별은 특별히 한정된 시공간에서 만난 별들이다. 그러나 광공해가 없는 곳에서 어둡고 맑은 밤하늘을 바라보면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거기에는 있어야 할 것들이 이미 모두 가득 찬 것처럼, 검은 하늘을 꽉 채운 것처럼 보인다.

이전 대표작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인 작가가 19세기의 과학 르네상스를 소재 삼아 인생과 세계를 연결지으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다소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꾸준히 '산다는 것'에 대해 말해 왔다. 그리고 점점 더 차분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이제 잘 보이지 않는 별들의 세계에 대해 낮은 주파수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19세기와 여성이 조합될 때 대부분은 갈등과 변혁과 욕망을 둘러싼 폭풍을 생각하겠지만, <모든 것의 이름으로>는 그 모든 별자리들의 바깥에서 조용히 어둠을 지키고 있는 작은 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원하던 것을 얻었는가 얻지 못했는가, 가졌는가 가지지 못했는가, 갈망하는가 갈망하지 않는가... 세상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들 바깥의 어딘가에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지만 곱고 희귀한 들풀로 이루어진 군락지가 있다. 어떤 위대한 광휘도 가지지 못했으나,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은 홀로 찾아가 마음을 뉘이고 싶은 곳 말이다. <모든 것의 이름으로>의 마지막 장면에 다다르면 어느새 그 무명의 평화로운 땅에 다다랐음을, 그리고 그때까지의 여정과 삶의 궤적 모두가 그 작은 땅의 일부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말씀드리기 유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사람은 슬픔 때문에 죽었어요."
"무슨 말이에요, 슬픔이라니? 어떻게요?"
(..)
"앰브로즈는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꽤 심하게 자해를 했습니다. 이곳 여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어 이빨로 머리에 자해를 한다고 했던 말 기억해요? 하지만 그들은 타히티인들이고, 그건 타히티의 관습입니다. 이곳 여인들은 그 끔찍한 행위를 안전하게 해 내는 법을 알고 있죠. 그들은 정확히 얼마나 깊게 자신을 베어야 하는지, 그래서 심각한 해를 입히지 않고서 피로 슬픔을 배출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압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 즉시 상처를 치료하죠. 안타깝게도 앰브로즈는 그런 자해의 기술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은 엄청나게 상심했어요. 세상이 그를 실망시켰습니다... 무엇보다도 최악이었던 것은 그가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사실이겠죠. 그는 자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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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행복의 진실은 이성이 아닌 본능에 있다"
지금 행복한지 묻고는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을 행복하지 못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이제 행복해지기 위해 무언가 바꿔야 한다며 긍정적인 마인드와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제안하는 익숙한 장면.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수많은 책과 강연으로 어느덧 행복 과잉 시대가 되었지만, 그에 비해 대다수 우리는 여전히 시원하게 지금 행복하다고 대답하지 못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행복의 기원>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왜 행복이라는 경험을 하는지, 이 경험의 본질적인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말해 행복의 비결을 묻기 전에 행복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행복은 매우 구체적인 경험이라 이성을 통한 분석보다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측면이 큰데, 그간 지나치게 추상적인 논의로 이어져 오히려 명분에 행복을 양보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었다는 가설을 진화심리학의 다양한 실험을 바탕으로 간명하게 보여주면서 ‘행복의 진실’을 드러내는 새로운 행복론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이 책은 온갖 행복 테크닉에 중독된 우리 사회를 향한 광야의 외침이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위험한 진실을 말하는 저자의 방식은 세례 요한의 비장함보다는 우디 앨런의 지적 익살에 가깝다.(장대익,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이 책으로 우리는 결코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왜 행복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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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결정은 어떻게 하는가
필 로젠츠바이크 지음, 김상겸 옮김/엘도라도

"올바른 결정을 위한 2가지 열쇠"
그동안 많은 책들이 있었다. 확증, 과신, 기저율 무시, 위치 상향 인식 등, 기존 의사결정 연구들은 올바른 결정에 해가 되는 요소로 이와 같은 편향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 책은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온 갖가지 결정의 기술 및 방법론이 사실은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저자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2가지 핵심 조건으로 '이성적 사고(left brain)'와 '이상적 자질(right stuff)'을 제시하며 실제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올바른' 결정들에 숨어 있는 공통적인 가치와 요소들을 정리하여 전달한다. 비즈니스 및 정치, 경제, 사회 분야는 물론 스포츠와 도박에 이르기까지, 책은 '결정'에 관한 다양한 케이스를 살피고 그릇된 의사결정과 리더십 부재가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판단-선택-결정의 연속인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책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두고두고 널리 읽힐 필 로젠츠바이크 박사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경영학자다.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학교 교수, <블랙 스완> 저자)
논리가 무척 견고해 빈틈이 없는 책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저자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던 착각의 장막을 걷어낸다. 그동안 우리는 잘못 읽어온 것이다. -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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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여기 머문다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불꽃처럼 피어나는 생, 전경린 소설집"
"이름은 이인희, 나이는 서른일곱 살. 백화점 관리부서에서 일했는데, 엄마의 당뇨병이 깊어지자 휴직을 했어요. (..) 조용하고 착하고 욕심이 없어서 어느 땐 사람 같지가 않아요." <천사는 여기 머문다2 中> '전경린적'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한 여자가 있다. 모든 자유를 가진 것 같지만 원하는 것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 고요하고 속을 알 수 없지만 실은 타오르는 정염을 깊게 품고 선 사람. 전경린의 여자들, 그 단단함을 한 권의 소설집으로 묶었다.

'죽어서 떠오른 물고기같이 싫증나는 도시', '그 모든 것은 천지간에 존재해온 구태의연한 게 아니던가'라고 묘사되는 지리멸렬하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상처가 벌어지듯 사랑이 시작되기도 하는 경이로운 삶의 모습. "우리 생의 기쁨이란 슬픔보다 더더욱 비밀스러운 것이 아닐까요?"라고 아홉 편의 소설이 묻는다. <물의 정거장>이후 11년 만에 만나는 전경린 소설집. 이상문학상과 현대문학상, 대한민국소설상 수상작이 고루 실렸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러나 나는 흙과 물고기와 수초 냄새가 아득하게 섞인 흐린 강물 냄새에 취해버렸다. 물의 따스함과 서늘함과 물결에 부딪쳐 반사하는 햇빛의 아룽거림과 물속의 어둡고 깊숙한 그늘이 내 몸 안에서 뒤치었다. (...) 한낮에 마당에서 놀다가도 몸이 물결 속으로 곤두박질치듯 화들짝 놀랐다. 그럴 때면 강이 부르기라도 한 듯, 강에 가겠다고 울었다. 나는 땅의 밋밋한 바닥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느 날 외할머니가 말했다.
"우리 은애가 상사병이 걸렸구나...... 이 동네에도 어느 해 여름에 그런 병에 걸린 남정네가 있었단다. 그 남정네는 매일 강에 가서 이 강변에서 저 강변으로 건너다녔지. 매일매일 강에 들어가더니 태풍이 온 날도 갔단다. 물이 불어난 폭우 속에서도 도강을 했어. 그러다가 떠내려가버렸단다. 어디까지 떠내려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어. 바다까지 가 물고기에게 눈이 파먹혔을 거야..... 그래도 가고 싶으냐?" (<강변마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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