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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거인이 우리를 창조했다 "
저명한 고생물학자의 탐사대가 남극에서 초고대문명을 발견한다. 그 문명의 주인은 키가 17미터에 달하는 거인들이었다. 그 거인들은 자신들보다 작은 제2인류, 즉 지금의 인간을 창조했다. 그리고 그들, 즉 제1인류와 제2인류 사이에 어떤 커다란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지구는 지금과 같은 인류가 장악한 상태로 남은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은 늘 반복되는지, 우리 제2인류는 또다시 어떤 실험을 진행한다. 우리보다 더 작은 인류,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성을 강화해 '창조'한 제3인류를 만드는 것이다. 에마슈라고 불리우는 신인류를 창조한 이유는 무엇이고, 그들은 어떻게 지구에서 현 인류와 살아가게 될까? 아니면 여기에 어떤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지는 않을까?

종말론과 각종 과학 이론들을 뒤섞은 베르베르의 특유의 상상력은 이후로도 길게 가지를 뻗는다. 비교적 초현실적인 설정을 가진 유럽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게다가 현재의 서구 문명에 비판적인 베르베르의 면모도 발견할 수 있어서 베르베르의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반가운 작품이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우리의 현대판 쥘 베른은 땅거죽에 귀를 갖다대고 지구의 탄식와 신음을 들으며 인류의 진화에 관한 물음을 던진다. 그만의 방식으로. -르 파리지앵 베르베르는 모든 나라의 신화와 전설, 더없이 대담한 과학 이론, 종말론적인 공포를 경탄할 만한 솜씨로 한데 버무린다. 그럼으로써 한 편의 스릴러처럼 구성된 놀라운 소설을 만들어 낸다. -렉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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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탄생
최정운 지음 / 미지북스

"근대소설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다"
한국인의 기원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단기보다 서기가 익숙한 오늘을 보면 단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전근대와 근대가 교차하던 시기, 국가가 없는 세상에서 조선은 모두가 제 한 몸 건사하기에 급급한 삶으로 가득했다. 이 책은 그 시대를 ‘홉스적 자연상태’라 부른다. 한국인의 정체를 탐구하는 시작점을 여기로 설정한 건 저자가 사회과학자이기 때문일 텐데, 재미난 건 이 책이 근대소설을 재료로 당대 한국인의 모습과 한국인이 추구한 삶을 추적했다는 점이다. 홍길동과 성춘향으로 근대 이전 한국인을 드러내고, 신소설에서 앞서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를 확인하고, 이광수와 신채호, 박태원과 이상, 다시 이광수와 홍명희로 이어지는 근대 한국인의 표상과 실제를 비교 분석하며,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 사람으로 살기 위해 이어온 역사를 되짚는다.

저자는 1930년대를 우리 역사가 나름대로 새로 시작되는 의미가 있는 시기라 평가한다. 정치적으로는 조용했지만, 춘원 이광수와 벽초 홍명희가 각각 우파와 좌파의 입장에서 창조해낸 인물, 즉 <유정>의 최석과 <임꺽정>이 ‘강한 한국인’과 ‘혁명의 주체 민중’이라는 근대 한국인의 영웅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단기와 서기만큼은 아니지만, 이 모델과 오늘의 한국인 역시 차이는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한국인의 탄생’을 밝히는 작업이다. 오늘 한국인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은 해방과 대한민국 건국 이후를 다룰 다음 책에서 완성될 예정이다. 15년 전, <오월의 사회과학>으로 역사, 문학, 사회과학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학문적 역량을 발휘한 최정운 교수이기에, 한국인의 탄생을 잇는 성장의 과정이 벌써 기다려진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우리 근, 현대의 역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 그런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그간 엄청나게 먼 길을 왔고, 우리는 자부심을 느낄 자격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백여 년의 역사를 통해 이런 성과를 이루어오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지적 과업을 망각하였고 결국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또 다른 결과를 초래하였다.(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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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학원 미스터리계의 유명 시리즈, 드디어 출간"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가 드디어 발간됐다. 전형적인 학원 라이트노벨을 연상시키는 설정. 좀 내성적이고 적당히 평범한 남자 주인공(안타깝게도 애니메이션에서는 미소년)과 어딜 봐도 당차고 똘똘하고 예쁜데다 심지어 적절한 빈틈까지 존재하는 완벽한 여학생 간의 화학반응이 대폭발! 은 일어나지 않았고 둘은 막 만났을 뿐이지만, 매력적인 두 캐릭터의 조합은 이미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바야흐로 청춘의 떡잎이 무르익을 시기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 특별활동 동아리 '고전부'는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미스터리를 심심찮게 대면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어떻게 부원들이 서로를 믿고 애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서로의 어둠마저도 말이다.

<빙과>는 그들의 첫 이야기. 33년 전에 제작된 문집 '빙과' 속 수수께끼 같은 문장의 비밀을 탐구하는 고전부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다. 그 비밀, '모든 청춘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라는 비밀은 달콤쌉싸름한 고전부 고교생들의 앞에 펼쳐진 미래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이야기를 얼른 읽고 싶은 귀엽고 쓸쓸한 미스터리, 다행스럽게도 2권이 함께 출간되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올해도 축제가 찾아왔다. 세키타니 선배가 떠난 지 벌써 일 년이다. 이 일 년 사이에 선배는 영웅에서 전설이 되었다. 축제는 올해도 닷새간 성대하게 거행된다. 그러나 전설에 열광하는 학교 한구석에서 나는 생각한다. 예컨대 십 년 뒤 누가 그 조용했던 투사, 다정했던 영웅을 기억할 것인가. 최후의 날 선배가 명명하고 간 이 <빙과>는 남아 있을까... 모든 것은 주관성을 잃고 역사적 원근법의 저편에서 고전이 되어 간다. 언젠가 현재의 우리도 미래의 누군가의 고전이 되리라. -1968년 10월 13일. 고리야마 요코. <빙과> 2호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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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한 장면도 버릴 게 없다"
1913년.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100년 전이다.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딱히 떠오르는 기억은 없다. 물론 세계사에 기록된 사건이 있을 테고, 영원히 이름을 남길 문인과 예술가가 필생의 역작을 쓰거나 그리고 있었겠지만, 이런 지식을 쌓는다고 1913년을 떠올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책은 1913년을 수놓은 수백 명의 인물, 수천 가지 사건을 엮어 1913년이란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다. 카프카, 릴케, 프로이트, 융, 피카소, 뒤샹, 히틀러, 스탈린, 아인슈타인, 샤넬 등 같은 시대를 살며 얽히고설킨 인연을 무심한 듯 늘어놓고 자연스레 묶어놓는다.이들이 1913년을 무언가로 채우려 당대를 살진 않았겠지만, 시대와 조응하거나 불화하는,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멸시하는, 서로를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내밀한 이야기가 수십 년을 응축한 듯 365일 안에 펼쳐지고, 때로는 며칠 만에, 가끔은 수십 년 동안, 대부분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들의 문화 활동이, 과연 한 해 동안 이 많은 일이 벌어졌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풍부하게 담겨 있다.

무엇보다 자서전, 편지, 일기, 사진 등 엄청난 자료로 전에 없던 방식의 문화사를 구현해낸 저자의 솜씨가 놀랍다. 특히 아주 작은 이야기에 현미경을 들이댔다가 휙 뒤로 물러나 다른 곳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이 둘 사이에 수많은 이야기를 집어넣어 뜸을 들이며 서로 다른 수십 가지 이야기를 끊긴 듯 이어진 듯 풀어내는 서술은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의 한 장면을 읽는 것 같다.”(가디언)는 알아듣기 어려운 평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한다. 1913년에 대한 평가나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아도 좋다. 눈부신 그때를 걷는 것만으로도, 그 좁디 좁은 골목이 서로 마주하는 곳에 서보는 것만으로도, 그 골목을 오가는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만으로도 100년 전 1913년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게 분명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히틀러와 스탈린이 쇤브룬 궁전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우연히 마주친 달이요, 토마스 만이 커밍아웃할 뻔하고, 프란츠 카프카가 사랑 때문에 미칠 뻔한 달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소파에 고양이 한 마리가 기어든다. 날은 춥고, 발밑에는 눈이 사각거린다. (중략)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는 포츠담 광장의 고급 창녀들 그림을 그린다. 러시아 조종사 표트르 니콜라예비치 네스테로프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공중제비 비행에 성공한다. 그러나 모두 다 부질없다. 오스발트 슈펭글러는 이미 <서구의 몰락>을 집필중이다.(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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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외전
이외수 지음 / 해냄

"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백의 신작"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의 소통법,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에 이어 ‘이외수의 사랑법’이 출간됐다. 이외수의 산문 시리즈를 꾸준히 접해온 독자라면, 30년 지기 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백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가울지 모르겠다. 이외수의 글에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가 살며시 곁들여져 그간 멋진 조화를 이뤄왔는데, 이번 신간에도 어김없이 둘의 우정이 돋보인다. 독특한 상상력이 깃든 이외수식 문장들을 통해 유쾌, 통쾌함은 물론, 중간 중간 그림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으니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남다른 에세이집이다.

이번 신작에는 이외수 작가가 ‘습작 공간, 나눔 공간, 소통 공간’이라 정의한 SNS를 통해 매일 실시간으로 발표해 온 글들 중에서 수백 번에서 수천 번까지 리트윗된 원고들만 모았다.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위하여’란 주제로 위트 넘치는 사랑에 관한 잠언들을 펼쳐 보인다. 정태련 화백은 사랑을 50점의 꽃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따뜻한 기운을 더욱 불어넣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외수와 정태련이 함께한 산문집:
<
하악하악>

<절대강자>

<청춘불패>

<아불류 시불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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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무늬영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외로운 사람들이 꿈꾸는 찰나의 빛, 한강 소설집"
이런 사람들이 있다. ‘한순간의 빛, 떨림, 들이마신 숨, 물의 정적’을 기억하는 사람, ‘꼬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오랫동안 어떤 중심에서 비껴서서 살아온 사람의 얼굴’을 지닌 사람, (노랑무늬영원) ‘지금 당신이 겪는 어떤 것으로부터도 회복되지 않게 해달라고’(회복하는 인간) 기도하는 사람, 앞에 가는 이의 ‘예민한 걸음걸이가 깨어질까 봐 소리쳐 부르지 않았던’(밝아지기 전에) 사려깊은 사람. ‘내가 경멸하고 혐오하는 것은 내 삶이야.’(훈자)라고 말하는 사람. 외롭고, 고요하고 예민한 사람들. 그들이 꿈꾸는 찰나의 빛은 한강의 소설에 담겨 있다.

2003년 발표된 <노랑무늬영원>에서 2012년 발표된 <밝아지기 전에>까지, 12년 간 아껴 읽었던 한강의 단편 일곱 편이 수록되었다. 작가 특유의 단단한 문장이 이뤄낸 투명한 세계를 깊은 숨을 쉬며 읽는다. 고독과 고통, 추구와 의지, 문장 속 빛이 있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같은 한강의 장편소설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놓쳐선 안 될 소설집.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모든 일에는 교훈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그런 자세로 살아왔다. 서른 세 살이 될 때까지 악운이나 과오 앞에서 언제나 침착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든 통찰하고 교훈을 얻으려는 그 습관 덕분이었다. 병원에서 눈을 떠, 목의 늘어난 인대나 금 간 척추는 어떻게든 회복 가능하나 왼손만은 완전히 으스러져버린 것을, 신경까진 손상돼 재활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알았을 때 버릇대로 나는 통찰했다. 점점 크게 요동치는 자동차를 멈추게 하기 위해, 열린 차창 밖으로 왼 손을 뻗어올려 차체를 붙잡았던 나의 과오를. (…)
 
교훈이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나는 그때 알았다. 인생은 학교가 아니다. 반복되는 시험도 아니다. 내 왼손은 으스러져버렸고, 그게 끝이었다. 배울 것도 반성할 것도 없었다. 어떤 의미도 없었다. 다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 개를 피하지 않겠지만, 이를 악물고 치어버리겠지만……. 대체 그런 일이 언제 다시 생긴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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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전읽기 혁명 : 실천편
송재환 지음 / 글담출판사

"하루 25분, 11권으로 마무리하는 고전읽기의 핵심"
책에서 따로 말하지 않아도 고전읽기의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나 교사 스스로도 제목과 저자만 알고 있는, 무려 ‘고전’을 아이들에게 읽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질문도 많다. 초등학교에서 ‘전 학년 고전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정리했던 <초등 고전읽기 혁명>의 저자 송재환 선생님이 실천편으로 부모들의 궁금증–내 아이에게 맞는 고전을 어떻게 고를까, 만화나 요약본을 읽혀도 될까, 책을 더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등–을 풀어주고, 고전읽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다. 더불어 11권의 고전을 선정하여 각 도서에 맞는 읽기법과 다양한 독후 활동을 제시한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 25분이라고 하면 짧게 느껴지겠지만, 보통 책을 20쪽 정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 25분씩만 꾸준히 읽어도 1년에 20권이 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고전은 책을 읽고 나서 소감을 나누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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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잔해를 줍다
제스민 워드 지음 / 은행나무

"쪼개진 유리조각의 작은 빛"
열다섯 살 소녀는 문학을 사랑한다. 소녀의 어머니는 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무기력한 가장이고, 오빠 둘도 미래에는 별 관심이 없는 ‘하층 계급 흑인’ 청소년, 그리고 동생은 아직 애다. 소녀는 오빠의 친구 한 명을 사랑한다. 그래서 ‘그 오빠’의 아이를 가졌다. 소녀는 ‘끓인 것처럼 뜨거운 수돗물’이 나오는 미시시피 외곽에 산다. 그리고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그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후덥지근한 미시시피의 열기, 권태와 두려움과 덧없는 희망으로 범벅진 시간들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로 가득한 작품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결코 신파로 흘러가지 않는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본 사람이면 그 느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가 죽은 뒤로 모든 게 틀어져 버린 가족이지만 후회와 자책으로 눈물짓는 사람은 없다. 자기 인생을 토로하며 훌쩍거리는 대신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두리번거리며 찾는다. 물론 운명은 잔인하며 이들의 ‘할 수 있는 것’이래봐야 무기력한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자본주의의 밑바닥에 깔린 이들에게 현실은 훨씬 더 가혹하다. 그러나 총체적인 폭풍의 한가운데에 선 소녀는 어째서인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 이상한 힘이 곧 이 소설의 힘이며, 이 힘이 ‘모두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흔한 이야기에 작은 빛을 불어넣는다. 그 빛은 거대한 보석 같은 위대한 작품들처럼 찬란하지 않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의 빛은 신기한 모양으로 부서진 유리조각처럼 아무렇지 않게 아름답다. 따라서 문학계의 보석 감정사들은 이 작품을 지나쳐버릴 확률이 높고, 나도 거기다가 딱히 권할 생각은 없다. 누구를 대상으로 이 소설을 권해야 할 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권하고 싶다. 이 작고 독특한, 쓰레기더미 속의 유리조각 같은 희망을.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및 수상 내역 :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표현력.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그린 대단한 소설과의 첫만남. –보스턴 글로브
강렬하다. 작가의 생생한 글은 미국 남부의 풍광이 가진 매력과 위협을 섞어 마술을 부리는 듯하다. –댈러스 모닝 뉴스
 
2011 전미도서상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
2012 미국도서관협회 알렉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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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미술관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이주헌이 그려낸 역사와 그림의 싱크로나이즈"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 이야기꾼 이주헌의 신작. <역사의 미술관>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작 <지식의 미술관>과 짝을 이루는 책이다. 전작에서 양식, 작가, 사건 등 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서른 개의 키워드로 그림 안과 밖을 다채롭게 보여주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림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에 역사가 이야기로 구성되는 방식을 겹쳐 ‘그림 역사책’을 구현한다.

우선 역사화의 중심인 인물을 통해 알렉산드로스, 루이 14세, 나폴레옹 등의 역사 영웅을 그림 속 배경보다 훨씬 깊고 넓은 역사의 장으로 불러내고, 클레오파트라, 매춘, 오달리스크 등의 주제로 역사의 한편에 잠자던 여성을 중심으로 끌어낸다. 후반부에서는 현상에서 의식으로 한 걸음 들어가 전염병, 처형 등 역사가 흘린 뜨거운 피를 차가운 이성으로 살피고, 그리스 지성, 종교개혁 등 역사를 만든 정신과 카리스마, 자유 등 인간 정신의 역사를 아울러 예술로 구현되는 창조의 의지와 현실 세계가 어떻게 만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역사에서는 사료를 중시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 씨앗으로 삼은 다양한 역사화와 회화 작품 들은 비교적 명확하고 꽤 중요한 사료로 자주 활용된다. 이주헌이 쓴 이 역사책이 남다른 지점은 사료가 그림이라는 데 있지 않다. 그림 속 내용뿐 아니라 그린 사람의 생각, 이 그림을 보고 읽는 사람들의 감각을 그림 읽기의 자유로운 방식으로 추적해 역사의 사실을 확인하고 역사의 흐름과 의식을 포착하는 그만의 예민한 감각과, 그림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따뜻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가득한 시선 때문이다. 이주헌이 써내려간 이야기는 역사도, 그림도 아닌 결국 사람 이야기라는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이 책은 역사화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그림을 통해 역사를 보고 역사를 통해 그림을 보는 책이다. 그림 역사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사가 다른 무엇이기에 앞서 이야기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역사를 읽는 것은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이전에 역사는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이야기 중의 이야기요,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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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전쟁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프랑스를 매혹시킨 대작 판타지!"
시청 앞은 항상 경찰이 지키고 있다. 재정이 파탄난 시는 일개 회사의 관리를 받고 있고, 시민들은 회사의 무소불위 권력에 분통을 터뜨린다. 어디까지나 소설 속 이야기다. 어느날 “네게서 달팽이가 나와”라는 쪽지를 받게 된 소녀 유리.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달팽이’를 무서워하는 소녀는 공포감에 휩싸인다. 공포는 다른 세계를 부른다. 소녀에게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가 펼쳐지고 그곳에서 유리는 자신의 어두움과 대면한다.

유리의 엄마가 싸우고 있는 현실 세계와, 유리가 경험하는 판타지 속 세계가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이 공존한다. 마법과 스펙터클, 우리가 알지 못하는 판타지 세계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세태비판이 매섭게 감각을 자극한다. <고양이학교> 출간 십 년 만에 선보이는 김진경의 판타지 소설. 프랑스 출판사가 한국 작가에게 직접 원고를 청탁하여,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 출간되는 화제작이다. 나의 그림자에게 나 자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 그림자마저 보다듬기 위해, 소녀는 싸우고 생각하고 깨닫는다. 이 소설은 잃어버린 것들에 관한, 그리고 지금 이 세계를 더 사랑하는 것에 관한 아주 힘있는 이야기이다. - 청소년 MD 김효선

추천글: 매우 재미있게 읽힌다. 작가는 독자들을 아주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인 어머니의 숲으로 안내한다. 챕터를 바꿔 가면서 전개되는 환상계와 현실계의 교차는 이야기에 더욱 생동감과 박진감을 부여하고, 특히 인간세계의 여러 문제들이 다른 세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과 연관되어 있음을 독자로 하여금 짐작케 한다. 성공적인 이 작품의 팬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저없이 2권을 읽기를 권한다. – 프랑스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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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안녕 고양이'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4년 간 길고양이와 함께 길 위에서 보낸 시인 이용한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에 이은 ‘안녕 고양이’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를 냈다. 할머니를 따라 마실 가는 고양이 ‘달타냥’, 고양이계의 소녀시대 ‘소냥시대’, 구름 씨네 고양이 식당 단골소님 ‘몽당이와 너굴이’, 꼬리가 짧은 ‘꼬미’… 동네 길고양이와 나눈 교감을 오롯이 담은 이 책은 시골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전편에 등장한 고양이들의 소식과 함께, 새롭게 만난 고양이들의 사생활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평균 2년 반 밖에 살지 못하는 길고양이는 생존에 위협 받는 하루하루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나간다. 꽃밭을 거닐며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친구들과 다정하게 놀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살갑게 다가와 기쁨을 주기도 한다. 따듯한 관심과 시선으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포착해내 한 권에 담았다. 때로는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에 웃음 짓게 하고, 때로는 이웃사람들에 의해 희생 당한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웃음과 슬픔과 감동이 한데 어우러진 '길고양이 보고서 3탄'. 고양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은 이들에게도 한 번쯤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첫 번째 책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영화화한 [고양이 춤]이 11월 중순 개봉될 예정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고양이 책: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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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발명왕 1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 아이세움

"이번엔 '발명왕'이다!"
어린이 한자학습도서 시장의 중심에 <마법천자문>이 있다면, 과학 분야를 책임지는 것은 단연 <내일은 실험왕>이다. 국내외 500만 부 이상 판매된 인기 절정의 <내일은 실험왕> 차기작이 <내일은 발명왕>이란 이름으로 출간됐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실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과학 원리를 다뤄온 실험왕 시리즈에 이어, 과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나 이루어내는 새로운 세계, '발명'을 소재로 삼은 연작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이다.

과학 명문 고수초등학교를 무대로, 발명반을 이끄는 네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기대 이상으로 코믹하다. 발명반의 에이스 한대범이 돌연 탈퇴 선언과 이를 둘러싼 비밀을 밝혀나가는 추리 구조에 잔재미가 가득. 1편 '극과 극의 자석처럼'에 담긴 학습 분량은 여타의 학습만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간명한 정리가 만족스럽다. 부담 없이 읽어내려가며 기발한 생활 속 발명품을 통해 자석과 전기에 관련된 교과서 과학 이론을 깨칠 수 있다. 생활 속 과학 현상과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초등 과학 교과의 핵심이 숨어 있는 만화. 특별 부록으로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 나침반 만들기 발명 키트를 증정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우리 생활 속 자석 - 자석이 쇠붙이나 다른 자석에 미치는 힘을 자기력이라고 하며, 자기력이 미치는 공간을 자기장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자석의 힘을 이용한 많은 것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활 속의 자석에 대해 알아봅시다.


냉장고 -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열고 닫는 냉장고 문은 크게 힘을 가하지 않아도 저절로 닫힙니다. 이는 냉장고 문을 따라 붙어 있는 고무 패킹이 고무 자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철로 된 몸체에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냉장고는 고무 자석 덕분에 몸체와 강하게 밀착되어 냉장고 안의 차가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서늘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냉장고 문에 자석을 이용해 메모를 붙이는 것도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자석의 성질 덕분입니다.


거대한 자석, 지구 - 무엇보다 우리가 사는 지구 역시 하나의 거대한 자석입니다. 이는 지구 내부를 구성하는 철과 니켈 같은 자성을 띤 물질들 때문으로, 이러한 자기력 때문에 지구 주위의 공간에는 자기장이 형성됩니다. 이 자기장은 지구는 물론 지구 주변의 가까운 우주 공간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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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
앤드류 솔로몬 지음 / 열린책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의 의미"
당신이 아이를 낳는다고 상상해보자. 무엇을 상상하든 아이는 당신의 상상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이제 아이를 기른다고 생각해보자. 어떻게 하려 해도 당신의 생각과 다르게 자랄 수밖에 없다. 부모가 되려 한다면,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이 상상의 범주에 다운증후군, 자폐증, 청각 장애가 있는가? 게이나 트렌스젠더, 범죄자는 어떤가? 우리가 예상하고 수용하는 범주를 차이라 한다면, 그 바깥은 차별이다. 앤드루 솔로몬은 후자에 놓이거나 이를 받아들인 부모와 자녀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개별 인간의 정체성, 이를 이루는 관계, 여기에서 확장되는 인간의 정의를 다룬다.

그는 300가구가 넘는 가족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흔히 장애나 비정상이라 불리는, 앞서 말한 차별에 놓인 자녀가 자신과 부모와 사회와 부딪히며 겪는 구체적인 상황과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감격하며 이를 공감하고 극복하는 가족의 삶 속에서, 차이가 얼마나 인간적인 현상인지, 이를 이해하는 일이 왜 인간적인지, 극단적 차이와 다양성이 우리를 갈라놓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인간이란 존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지 증명한다. 인권의 테두리에 성별, 인종, 종교가 더해졌다면, 이제는 각자의 정체성에 따른 각양각색의 인간 존재 또한 당연히 존중 받고 행복해야만 한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의 의미를 이제야 깨닫는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10년에 한 번 출현할 법한 기념비적인 책이다. ‘다양성’에 대한 작품으로 이보다 좋은 예는 있을 수 없다.(스티븐 핑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앤드루 솔로몬은 과학과 문화 그리고 강력한 공감을 동원해 대담하고 야심적인 작품을 써냈다. 솔로몬은 우리에게 의외로 공통점이 많음을, 심지어 평범함이라곤 없는 사람들과도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보여 준다.(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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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이동진, 김중혁 지음 / 예담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들"
2012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회당 다운로드 수 평균 15만 회를 기록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 방송의 인기비결은 이동진 작가와 김중혁 작가가 환상의 콤비를 이루며 책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낸다는 데 있다. 각자의 개성과 장점이 잘 드러나는 화려한 입담, 그리고 책과 영화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주고받는 지성의 대화는 청취자들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책의 멋진 세계로 안내해주었다.
 
방송의 묘미를 잘 살려 글로 옮기고 보충한 이 책에서는 그간 메인 테마 도서로 다루었던 80여 권의 책 중 외국소설 7편을 만나볼 수 있다. 수록된 소설 7편은 <속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 <파이 이야기>, <그리스인 조르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두 작가가 사랑한 문학작품들, 그리고 함께 읽고 나누며 더욱 깊어진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진 이 책을 통해 소설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여기에 일곱 권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가 곱씹은 작품들이고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이다. 이 책은 그 책들이 지닌 너른 뜰로 들어설 수 있는 소박한 가교와 같다. _ 이동진
 
[빨간책방] 덕분에 책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더 꼼꼼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이라는 매개체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차이를 발견하고,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에 그 흔적이 잘 녹아 있길 바랄뿐이다. _ 김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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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의 시대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전례 없이 더러운 시대를 함께 건너기 위해"
박노자를 한국사회에 알린 책은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다. 2001년에 1권이, 2006년에 2권이 나왔는데, ‘당신들’이 여러 의미로 읽혀 여전히 기억에 남는 제목이다. 이제 박노자를 이야기할 때 굳이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꺼낼 필요는 없겠지만, 여전히 인간이 사라지고, 평화는 요원하고, 배반과 혼란이 가득하며, 혁명은 더욱 멀어진 지난 5년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읽으니, 여전히 유효한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박노자는 오늘 한국사회가 전례 없이 더러운 시대라 말한다. 나의 사적 욕망을 위해 타자를 짓밟는 게 국시(國是)가 되었고, 국가 폭력, 자본 권력의 억압에 개인은 점차 비굴해진다. 나만 잘 살면 남의 죽음까지도 관심 밖이라는 잔혹함, 이런 태도를 서로에게 겨냥하는 위험한 사회다. 박노자는 한국의 살풍경과 세계의 소용돌이를 살피고, 지식인과 좌파가 가야 할 길을 제안하지만, 모두에게 혁명 투사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럴 수도,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변화는 남의 고통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된다. 공감 속에는 나의 고통이, 자비심 속에는 구원의 방법이 깃든다. 비장한 논리와 결연한 의지보다 당연하고 단순한 인간의 본원적 의무가 오히려 혁명에 이르는 정확한 길이 아닐까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대한민국 인구의 90퍼센트는 중하급 월급쟁이이거나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세한 업자들이다. 하지만 그들 대다수는 각자 그 생존을 도모하여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한다. ‘각자가 생존을 도모한다’는 말은 우리의 국시 아닌 국시다. 애국이고 사회고 민족이고 뭐고 그 국시에 비하면 어디까지나 취미, 선택 사항, 장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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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탐정은 연애 금지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유쾌발랄 여고생 탐정이 온다!"
혼자 있는 여고생을 습격해 손목을 문 뒤, ​세이지 맛 막대 사탕을 물려주고 사라지는 신종 변태가 나타났다. '무는 남자'의 습격 이후 모범생 소녀 채율에 의해 조직된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이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전교 등수 순서대로 들어갈 수 있는 여고 기숙사에 돌아다니는 귀신과 눈이 '딱' 마주쳤다. 게임 중독이었던 한 실종 학생의 책가방이 1년이 지나 학교로 돌아오게 된다. 소녀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한국 디지털 작가상 대상 수상, 박하익의 연작 장편소설. 성적에 따라 계급이 나뉘어 있는 학교라는 공간에 관한 묘사는 입맛이 쓰지만, 선명한 캐릭터를 지닌 여고생 탐정들의 발랄한 활약이 있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미스터리 소설. 오늘도 선암여고 탐정단은 좌충우돌 사건 해결 중, jTBC 드라마 원작 소설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물론 사건을 해결한 건, 채율이 아니라, 탐정단, 그중에서도 예희였지만, 세세한 사항은 넘어가기로 했다. 또 사건 해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쌍둥이 오빠의 기술과 능력에 대한 대가는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얘들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던 하재가 손짓했다. 책꽂이에 달린 화려한 드림 캐쳐 너머로 보이는 얼굴이 심각하게 찌푸려져 있었다.
"근처 남학교에서 실종된 학생 알지? 책가방만 1년 만에 돌아온 그 이상한 사건."
인근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미도를 비롯해서 탐정단원들도 모두 관심있어하는 사건이었다. 뉴스와 신문 기사를 섭렵하며 오전 회의 시간마다 정보를 나누곤 했다. 하재가 모니터를 가리켰다.
"지금 나한테 고민 상담을 해 온 학생이 걔야. 범인한테서 책가방 받은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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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다케쿠니 도모야스 지음 / 따비

"갈등의 역사를 거슬러오르는 힘찬 생선들의 사연"
하루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으나 두 나라를 방문하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상대 나라에서 건너온 사람이란 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의 해협을 오가는 생선은 얼마나 될까? 깊은 바닷속을 오가는 물고기를 일일이 세어볼 수는 없겠지만, 연간 수만 톤에 이르는 교역량,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가다랑어, 활어, 전복,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명태, 도미, 고등어를 보면, 오가는 사람 못지않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대표 음식 먹장어구이의 재료가 대부분 일본에서 건너온다는 이야기, 교토의 명물 요리 하모 오토시가 한국산 갯장어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교토, 시모노세키를 비롯하여 기장의 넙치양식장, 경남 고성과 강원 속초, 양양까지 오가는 생선의 길에는 일본 식민지 시기와 한국전쟁, 근대화 시기를 배경으로 명태와 북어잡이, 활어차 2000킬로미터의 여행, 후쿠시마 원전과 한일 수산물 무역까지, 갈등의 역사를 거슬러오르는 힘찬 생선들의 사연이 가득하다. 복잡한 한일 관계의 해법도, 생선은 알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조금은, 그랬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물고기와 사람이 만나고, 또 일본과 한국이 교차하는 해협 도시 부산. 가만히 바라보면 ‘지금’ 너머에 그 지금을 자아내온 ‘역사’의 지층도 보일 것이다. 필자는 지금과 과거 사이에서, 그리고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엮여온 ‘물고기와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를 따라가보려고 한다. 물고기와 사람이 눈앞에서 오가고 있는 이 부산항 국제여객 부두에서 필자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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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지음 / 해냄

"소설과 다른 ‘조정래’를 만난다"
조정래 작가는 문학인생 45년간 신문 칼럼, 강연, 방송에서 ‘문학과 우리의 역사 그리고 사회적인 긴급한 문제에 한해서 발언을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리고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도록 하기 위해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아온 그는 강연이나 방송에서도 진정을 다 바쳤다. 말의 한계상 흔적 없이 흩어져버린 ‘인생의 결정들’을 모아 <조정래의 시선>으로 펴냈다.
 
장편소설 <정글만리>의 집필 동기부터,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중국의 관계와 상호 협력해야 할 두 나라의 미래에 대한 통찰과 전망, 작가의 소임과 작가의 노력,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하는 이유까지, 이 책에 수록된 여러 국면의 이야기들은 조정래 작가의 문학론, 인생관, 민족의식, 사회의식이다.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을 통해 소설에서 만나지 못한 ‘조정래’를 만나게 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가혹한 자본주의 노동과 경쟁 속에서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소설 읽기란 그런 그들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일입니다. 그 지친 영혼들이 감동케 하려면, 그들의 영혼을 훔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 누구든 하루 평균 8시간의 노동을 합니다. 작가는 그들의 두 배, 16시간의 노동을 해야만 그들의 눈길을 책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저의 모든 작가적 노력은 거기에 뿌리발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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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역사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 비즈니스북스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힘과 힘의 대결들"
침팬지 사회에 등장한 전략부터 고대 그리스 신과 세계대전, 냉전 시대와 현대의 선거 그리고 기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모든 형식의 전략을 총망라한, 말 그대로 '전략의 모든 것'에 관한 책이다. 전략의 대가 로렌스 프리드먼 교수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략'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3,000년 문명사를 훑어내 1,400쪽에 녹여 담아냈다. 전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해왔는지, 시공간을 넘어 인간의 역사에 어떤 흔적을 남겨왔는지를 따라가는 최초의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그동안 명확한 의미 없이 남발되어 왔던 '전략'이 아닌, 전략으로써의 '전략'의 모습을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연대기적 구성을 통해 가장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담아낸다. 상당한 볼륨에도 불구하고 부담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매끄러운 전개와 몰입도를 가지고 있으며, 독특한 시각과 풍부한 자료가 착실하고도 탁월한 구성으로 실려있다. '전략'이라는 키워드로 뽑아낸 방대한 인류사를 통해 지금까지의 세계와 앞으로의 세계에 대한 통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만일 우리가 전략을 실천적인 문제 해결 방식의 특정한 유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전략은 시간이 처음 시작되었던 바로 그 시점부터 존재했다. 설령 전략이라는 말 자체가 사용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이 장차 전략으로 불릴 활동들을 했는지 과거를 더듬어서 살펴볼 수 있다. 전략이라는 단어가 이런 활동을 정확하게 표현하게 되면서 전략의 실제 적용에 중요한 어떤 차이가 나타났을까? ...전략을 어떤 분야의 리더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체적인 지식 체계라고 할 때, 이런 발상은 사람들마다 어떻게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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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남동윤 글.그림 / 사계절

"얘들아, 이런 만화책 처음이지?"
이 특별한 만화책을 읽고 나니 이제 더 잘 알겠다. 아이들은 작은 소원 하나에도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 존재인지. 엄마의 잔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이라거나 길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줍는 행운, 또는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고백 했을 때 무조건 통할 방법을 찾아내는 일. 그런 소박한 즐거움에 몰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작정하고 순수 상큼 발랄하다. 십 년 동안 수많은 책에 만화와 삽화를 그리고, 천명이 넘는 아이들의 캐리커처를 작업해온 남동윤 작가의 첫 만화책.

‘강귀신’이라는 이름처럼 긴 생머리를 풀어 헤치고 황당무계한 언행을 일삼는 담임 선생님의 소개팅 주선, 방귀 하나로 세 명이나 기절시킨 범인을 추리하는 과학 실험 시간, 볼펜 똥 전투가 벌어지는 장난감 가게, 토끼 부부의 떡 가게가 성업 중인 우주의 한 가운데, 마음 약한 꼬마 저승사자가 이승에 내려왔던 어느 멋진 날. 익살스러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열두 가지 에피소드의 결말에는 언제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어이 없을 정도로 허무하고, 눈물 나게 웃겨주는가 하면 마음 속 깊은 곳을 간지럽히는 따뜻한 반전이.

오랜 시간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연구해 온’ 작가답게 낯설고도 매력적인 그림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성큼성큼 다가와 이야기 속으로 퐁당 빠져들게 한다. 작가의 주체할 수 없는 끼가 느껴지는 부록 ‘진짜 놀이 만화’는, 놀아도 놀아도 또 놀고 싶은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는 센스 있는 선물. 부록 표지를 장식한 토끼의 말을 빌자면 이 부록을 공짜로 준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리고 이 만화책을 놓치는 아이들이 있다면 너무나도 안타까울 것이다. 이 책에 열광하는 독자가 어디 아이들뿐이기만 할까.
-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의 말 : 11살, 외계인이 저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지요. 어릴 적에 특이한 상상과 걱정들이 많아서 밤이면 잠이 안 왔어요. 그래서 일기를 많이 썼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 일기장들을 보물처럼 가지고 있고요. 어른이 되어 다시 꺼내 읽었더니, 추억이 떠오르고 아이디어가 샘솟고 어린이 만화의 재미있는 소재가 되더라고요. 바로 그 일기장 속에 있던 여러 가지 상상과 걱정 덕분에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이 나왔어요.

어릴 적 친구들과 제 모습이 담겨 있는, 솔직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이에요. 엽기적이지만 알고 보면 마음 따뜻한 귀신 선생님, 특별하게 뛰어나진 않지만 알면 알수록 하나같이 개성 넘치는 진짜 아이들. 그리고 가족과 친구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굳이 웃기다는 이야기는 안 드릴게요. 그건 첫 장만 넘겨 봐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 남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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