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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순
편혜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2014 이상문학상 대상 편혜영"
"하지만 몬순 같은 거요. 그렇게 규모가 큰 바람은 언제 방향을 바꾸는지, 그 순간을 미리 알 수는 없는지, 그런 건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런 거에 대해 잘 압니까?" 2014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편혜영 작가가 수상했다. 그로테스크하게 상상된 낯선 풍경 속 공포를 말하던 작가 편혜영의 시선은 점점 우리의 평안한 삶, 일상의 풍경을 향한다. 대상 수상작 <몬순>은 안정적인 도시인의 삶의 풍경 속 도사린 불행의 기미를 포착한다. 안락한 아파트가 있으나 단전이 예정되어 있고, 안정된 직장이 있지만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 이웃은 몰래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사건'이후 부부는 침묵한다. "침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불안의 기미는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바람처럼 삶의 언저리를 맴돈다.

편혜영의 자선 대표작 <저녁의 구애>와 문학적 자서전, 김애란이 말하는 소설가 편혜영이 함께 실려 '편혜영 가든'에 대한 안내가 충실하게 이어진다. "내 아들에게 어쩌다 악이 깃들었다면, 후배의 머리에 콜라를 붓던 순간은 어쩌면...", '악'을 주제로 힘있는 소설을 쓴 김숨과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는 조해진의 섬세함 역시 눈에 띈다. 손홍규, 천명관, 윤고은, 이장욱, 윤이형, 안보윤 작가가 함께 우수상을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세상에는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크거나 작은 집에서, 많거나 적은 가족과 함께 온갖 종류의 가전제품을 가지거나 못 가지고, 자동차를 가지고 있거나 가지지 않은 채로, 화장실이 가구당 한 개이든 다섯 가구당 한 개이든 상관없이, 제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아마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코 하나로 단순화되지 않는 삶으로. 몇 개의 정보로는 이해되지 못할 내면으로. 그러므로 끝끝내 나는 제대로 알지 못할 방식으로.

나에게 소설이 발생한 최초의 지점을 꼽으라면, 만약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그 공무원 책상을 선택할 수도 있겠다. 공무원 책상에 앉아 조사지를 들여다볼 때에는 소설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지만, 나중에 소설을 쓰는 삶을 살게 될 줄 짐작도 못했지만, 그 책상에서 분명 무엇인가를 배웠다. 소설적인 어떤 태도 같은 것을. 삶이 뻔하다고 믿는 상상력이야말로 삶을 단순하게 만든다는 것, 부턱대고 누군가의 불행을 짐작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 (편혜영 문학적 자서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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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정여울 지음 / 홍익출판사

"문학평론가 정여울의 101가지 유럽 이야기"
아무리 바쁘거나 힘들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자발적으로 유럽여행을 떠났다. 2013년 여름에는 베를린을 기점으로 빈, 칼프, 프라하 등지에서 카프카와 이반 일리치, 헤르만 헤세 등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지난 10년 동안의 여행은 ‘책만 읽는 바보’에게 ‘세상의 숨결’을 들을 줄 아는 따뜻한 귀를 선물해주었다. 정여울 작가는 글쓰기의 자양분이 되어준 여행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이 책에 풀어놓는다.

특별한 점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이 책은 대한항공이 33만 여행자와 함께 뽑은 유럽의 테마별 베스트 여행지 100곳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사랑을 부르는 유럽, 먹고 싶은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등 타이틀만 봐도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곳들로 가득하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101번째 여행지는 정여울 작가가 선정한 곳으로, 헤르만 헤세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칼프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풀어낸 산문과 유럽 곳곳의 사진들은 잠시나마 여행의 설레임과 기쁨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유럽은 갈 때마다 나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들었다. 그건 더 풍요로운 삶, 더 빨리 목표에 이르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삶이 아니라, 더 진정한 나와 가까워지는 삶, 더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 삶에 대한 바람직한 목마름이었다. (중략) 내가 안간힘 써서 붙잡고 있는 삶의 가능성 중에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언제나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마다 간신히 떠났던 유럽여행이 내게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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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이우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이우 왕자가 살아 있었더라면?"
조선왕조의 마지막 후계자 왕자 이우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이우는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 이강의 차남으로서, 운현궁긔 4대 종주였다. 일본제국 육군에 입대했고, 일본인과의 결혼을 강요받았지만 그에 저항하고 조선인 박찬주와 결혼하였다. 소설가 김종광은 이우의 삶을 일제강점기 조선어 신문에 '이우공'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기사를 바탕으로 사실이 기록된 '실록'처럼 능청스럽게 되살려 냈다.

소설은 이우 실록과 이우 외전으로 나뉜다. 실록은 독립을 꿈꾼 지도자 이우의 모습을 기록에 기반해 살려냈다. 외전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후, 해방을 눈앞에 두고 요절한 이우가 만약 죽지 않고 조선으로 살아 돌아왔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소설은 대한대중공화국 정부를 구성하고 자주독립전쟁을 일으키는 이우의 모습을 상상해 그려냈다. - 소설MD 김효선

책속에서 :
이우는 단단히 작심했는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대거리했다.
"좋습니다. 아버님의 방탕, 계집질, 그 모두가 일제를 속이기 위한 방책이라고 해요. 그렇다고 그게 방탕이 아니고 계집질이 아닙니까? 일제를 속이기 위한 방책은 그런 것밖에 없습니까?"
"역사에서 무엇을 배웠느냐? 바보 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네 형은 그걸 잘 아는 것 같은데, 네놈은 모르는구나. 네 형은 너처럼 못나서 그러고 산다는 것이냐?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중에 용이 되기 위해서 천 년을 진흙탕 이무기로 버텨야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천 년을 진흙탕에서 이무기로 굴종하느니 용이 안 되고 말겠습니다."
이강은 더는 참지 못하고 찻상째 들어 아들에게 집어던졌다. "나가라,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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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와 원더랜드 : 사과를 먹지 않은 백설공주
사라 밀나우스키 지음 / 달리

"
우리는 이야기 속에 있어. 마법 같아."
이야기를 좋아하는 남매, 에비와 요나는 한밤중에 별안간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 지하실에서 백설 공주가 살고 있는 숲 속으로 옮겨진 것이다. 백설 공주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남매는, 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이려던 마녀의 계획을 사전에 차단시킨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백설 공주가 사과를 먹지 않음으로써 왕자와의 만남도 무산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의 운명을 되돌리기 위한 아슬아슬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동화 속의 하루는 인간 세계에서의 한 시간과 같다는 것을 다들 알고 계시는지. 백설 공주 이야기의 해피엔딩을 지키기 위해 허락된 시간은 단 여섯 시간 뿐. 그러나 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치밀한 작전 대신 엉뚱한 유머와 행운이 함께 한다. 백설공주에게 선크림을 안 발랐냐고 묻거나 핸드폰 좀 빌려달라는 등 시간을 초월한 인물들의 만남은 예상 밖의 웃음을 선사한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명작 속 주인공의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하며 미국 내 100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Whatever After' 시리즈의 첫 번째 책. 후속편의 주인공은 발이 퉁퉁 부어 유리구두를 신지 못하게 된 신데렐라란다.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나는 백설 공주가 너무 딱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이야기를 바로잡아야만 한다. 이건 공평하지 않다. 자신의 성이 있는 백설 공주가 왜 난쟁이들의 집에서 청소를 하고 밥을 해야만 하는가? 왜 악마 같은 에블린에게 당하고 있어야만 하는가? 그리고 왕자는? 우리가 이야이글 바로잡지 않는다면, 백설 공주는 왕자를 만나지도 못하고 사랑에 빠지지도 않을 테고, 행복한 결말도 없을 것이다. “어제 네 새엄마를 방해해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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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탄생
홍윤철 지음 / 사이

"인류는 질병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왜 과거에는 없던 질병이 생겨 현대인을 괴롭히는 걸까? 지금 우리가 누리는 현실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시야를 넓혀 산업혁명 이후를 살피거나 마지막 빙하기 이후 1만 여 년에 걸친 인류 문명 전체를 돌이켜본다면, 오늘의 문명, 그간의 변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일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 변화의 속도와 크기가 새로운 질병의 탄생과 확산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이를 적당히 조절하거나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질병의 시대’를 건강하게 넘어설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 현재가 ‘질병의 시대’라는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인류가 문명을 형성하며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그 결과로 고혈압, 당뇨병 등 질병이 유행을 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말한다. 이런 큰 틀로 그간 인류의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켜 질병을 만든 8가지 원인을 다루고,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8가지 대표 질환의 상황과 원인을 찾는다. 저자가 수많은 사건과 사례를 들어가며 반복해서 강조하는 건 인류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 그리고 그 안에서 건강과 질병의 균형이다. 사람의 건강은 곧 지구환경의 건강이라는 결론이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타당함과 시급함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인류 문명, 특히 현대 문명이 만들어 내는 변화는 그 자체도 위협적이지만 지나치게 빨리 변화를 가져오는 <속도>에 더욱 큰 문제가 있다. 인간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변화를 문명이란 이름으로 만들어 내고 있지만, 이 문명은 한편으론 건전한 인간의 존재 기반을 흔들고 인류에게 질병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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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누추한 두 손을 모을 수밖에 없다"
나희덕 시인이 <야생사과> 이후 5년 만에 시집을 엮었다. 시인은 한 손은 사랑에게, 다른 한 손은 죽음에게 건네려 했다. 그러나 사랑과 죽음을 한 손으로 감당할 수 없어, 누추한 두 손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시인의 말 中) 죽음의 세계는 이렇게 발견된다. "빛을 잃은 별처럼 모래 위에서 시들어간" 불가사리 같은, "죽음이 투명해질 때까지 죽음을 길들이느라 남은 힘을 다 써버린 사람" 같은 이미지들.

그리고 두 손에 고이 담긴 사랑의 세계가 있다. "휩쓸고 지나가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온순한 맨발"의 세계, "한 아메바가 다른 아메바를 끌어안았던 태고, 그 저녁의 온기를 기억해낸 것뿐이다."라고 기억되는 미천하고 감동적인 세계. (한 아메바가 다른 아메바를 中) 가장 보잘 것 없는 생명이 품고 있는 미약한 온기 같은 것들을 떠올리면 물기가 마르고 담담해진 내면에 목소리가 깃든다. 인간이 물고기이던 시절을 기억하는 결연한 목소리가 이 세계를 품는다. 먼 길을 돌아, 도래한 말을 맞이하는 정성스러운 시가 독자를 정결한 세계로 안내한다. - 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너는 혀가 아프구나.
어디선가 아득히 정신을 놓을 때
자기도 모르게 깨문 것이 혀였다니
아, 너의 말이 많이 아프구나

무의식중에라도 하고 싶었던,
그러나 강물처럼 흐르고 또 흘러가버린,
그 말을 이제야 듣게 되는구나
고단한 날이면 내 혀에도 혓바늘처럼 돋던 그 말이
오늘은 화살로 돌아와 박히는구나

얼마나 수많은 어리석음을 지나야
얼마나 뼈저린 비참을 지나야
우리는 서로의 혀에 대해 이하게 될까

(상처 입은 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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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5가지 덫
비키 호플 지음 / 예담Friend

"부모의 입에 접착테이프를 붙여라!"
엄마가 아이와 외출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엄마는 '급하니까 오늘만'이라며 대신 옷을 입혀준다. 어떤 엄마는 언제나처럼 여섯 살 아이의 옷을 모두 입혀준다. 아이가 고른 옷을 무시하고, 엄마의 생각대로 입히고 싶다. 좋은 식당에 가니까, 할머니 댁에 가니까. 그러면서 옷 입는 것 하나까지 다 챙기려니 힘들다는 하소연,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걸 일일이 챙겨야 하냐며 걱정한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잡초라고 하면, 위와 같은 부모의 대응은 잡초에 비료를 주는 행위이다. 오늘 한순간이 힘들어 일회용 밴드식 대응을 하게 되면, 언제까지나 아이는 그런 식으로 행동할 것이다. 부모가 모든 걸 대신해주고 지휘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잃어버릴 것이다. 헌신은 불신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저자는 아이를 너무 사랑하고 아끼는 부모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5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아이의 행동에 끝없이 반응하고 신경 쓰는 부모에게 조언한다. 아이를 믿어라, 그리고 자신의 입과 귀에 접착테이프를 붙여라!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대부분의 자녀 교육서는 마치 다이어트 책과 같다. 얼마 동안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내 요요 현상이 나타나 자꾸만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이 책  <부모의 5가지 덫> 에는 오랫동안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자녀에 대한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 리노어 스커네이지, <자유 방목 아이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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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애장판 10권 세트
스튜디오 시리얼 지음, 김창환 감수 / 아울북

"
마법천자문 10주년 기념 한정판"
초등학생이 가장 사랑하는 만화, 나오자마자 안 사주면 난리가 나는 책. ‘쓰기’보다 ‘뜻과 소리를 먼저 읽는’ 한자 학습법을 성공적으로 확산시키며 국내 어린이 출판 시장에 한 획을 그은 초특급 베스트셀러. 해를 거듭할 수록 그 명성을 더해가는 <마법천자문>이 2천만 부를 돌파하고 기념비적인 10주년을 맞았다.

처음으로 출시되는 애장판은 <마법천자문> 1~21권을 2권씩 합본(10권은 3권 합본)하여 총10권의 양장본으로 묶은 것이다. 분량 외에도 만화와 정보 페이지를 별책으로 분리한 것이 일반판과 또 다르다. 읽는 호흡에도 차이가 생길 것이고,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외양은 오랜 팬들과 <마법천자문>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까지 만족시킬 것이다. 방대한 스토리와 정교한 캐릭터, 스토리에 절묘하게 녹아 들어 있는 한자를 배우는 즐거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어린이 MD 이승혜

수상내역 : 
삼성경제연구소(SERI) 선정 '10대 히트상품'
'한자카드와 인터넷을 이용한 학습 시스템' 특허 획득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선정 '문화산업진흥기금 지원 사업 개발도서'
서울신문 선정 '소비자만족 히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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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지음 / 21세기북스

"약자만이 움켜쥘 수 있는 위대한 승리의 기술"
<블링크>, <티핑 포인트>, <아웃라이어> 등 출간하는 책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최신작이다. '약자는 강자를 어떻게 이기는가?'를 주제로 쓴 이 책은 그의 저서 중에서 가장 탁월하고 매혹적이라는 평을 들으며 미국에서 발간 2개월 만에 41만 부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언뜻, 이제껏 그래 왔듯이 이 책은 비즈니스에서 앞서는 방법을 알려줄 것 같지만 그는 더 이상 마케팅이나 기업의 성공 비밀에 집중하지 않는다. 이 책은 가난, 장애, 불운, 압제 등 피할 수 없는 강력한 '거인' 앞에 선 평범한 사람들의 '승리'에 주목하는 책이다.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시각으로 사례를 수집하여 '골리앗'을 이겨낸 이 시대의 다윗 아홉 명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를 통해 인생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어려움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밝혀준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옮긴이 서문 : 
결론적으로, 이 책은 힘에 관한 책이다. 그 힘에 관한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오도되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약한 자라고 해서 결코 약하지 않으며, 강한 자라고 해서 늘 모든 것을 뜻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에 느꼈던 진한 감동과 여운을 잊을 수 없다. -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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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김승옥 외 지음 / 문학동네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
출판사 문학동네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발간했다. 첫 스무 권의 화려한 면면에 '전집'이라는 단어가 과하지 않다. '감수성의 혁명'을 불러온 김승옥의 단편, 풍부한 한국어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재현한 김소진의 단편,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으로 애틋한 세계를 직조하는 윤대녕의 단편 등, 채 읽기도 아까운 빛나는 이야기를 엄선했다.

오래도록 절판되었던 김주영의 대표작 <홍어>도 전집 출간과 함께 독자 곁을 찾았다. 김훈의 <칼의 노래>, 신경숙의 <외딴 방>, 황석영의 <개밥바라기 별> 같은, 우리 문학의 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도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문학동네 출판사가 제정한 문학상이 발굴한 빛나는 작품들,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천명관의 <고래>같은 작품들도 함께 모였다.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세계문학의 보편성과 접목시키는 매개 역할을 수행해나가겠다는" 포부가 허언이 아닌, 야심찬 시리즈의 시작.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형은 종일 다락방에만 박혀 있다가 오후 네시나 되면 인적이 드문 해번으로 나갔다가 두어 시간 후에 돌아와서 다시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밥은 마루방에서 나와 누나와 함께 셋이서 먹는 것이지만 밥만 먹으면 그냥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사닥다리를 삐걱거리며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아 형은 하늘로 가는구나, 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왔다. 다락방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다. 그건 하늘에 있었다.

그곳은 지옥이었고 형은 지옥을 지키는 마귀였다. 마귀는 그곳에서 끊임없이 무엇을 계획하고 계획은 전쟁이었고 전쟁은 승리처럼 보이나 실은 패배인 결과로서 끝났고 지쳐 피를 토해냈고 마귀의 상대자는 물론 어머니였고 어머니는 눈에 불을 켠 채 이겼고 이겼으나 복종했다. 형은 그 다락방에서 벌레처럼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김승옥, 생명연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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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파리리뷰 지음 / 다른

"작가의 의무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작품을 쓰는 것"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로 평가받는 <파리 리뷰>는 출간 이후 지금까지 세계적인 작가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꾸준히 실었고, 소설 기법, 글쓰기 방식, 진솔한 삶을 담아낸 인터뷰로 다시 <파리 리뷰>가 유명해지는 효과를 얻었다. 헤밍웨이는 <파리 리뷰>를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모두 가지고 있었고, 오르한 파묵은 <파리 리뷰>의 인터뷰를 반복해 읽으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할 정도이니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했다는 한국어판의 부제는 호들갑이 아닌 적절한 표현이라 하겠다.

한국어판 <작가란 무엇인가>는 움베르토 에코,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밀란 쿤데라 등 열두 명의 인터뷰를 묶었고, 스티븐 킹, 귄터 그라스, 도리스 레싱 등 또 다른 열두 명으로 다음 책을 펴낼 계획이다. 그간 <파리 리뷰>에 실린 수백 명의 인터뷰 가운데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한 결과다. 현재(혹은 지금까지)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이라 팬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읽을거리고, 개별 저자의 팬이 아니라도 시대와 지역이 다른, 개성이 뚜렷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이 묻는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들의 답변은 하나로 귀결된다. “작가의 의무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작품을 쓰는 것.” 이 책은 그 과정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그리하여 문학이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전한다는 진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그들은 육성으로 자기 직업에 대해 스스로 터득한 기술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나는 허세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마치 매일 아침 작업장으로 나가는 시계기술자들 같았다. 늘 실패한다는 사실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점만 다를 뿐. 그제야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소설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김연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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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이의 칠일장 1, 2
천효정 지음, 최미란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름 없이 삼백 년을 산 아이, 저승사자의 부름을 요리조리 피할 수 있었던 희귀한 운명을 타고난 삼백이의 장례식에 구렁이, 개, 소, 까치, 호랑이, 말 여섯 동물 귀신이 모였다. 저마다 삼백이에게 크나큰 은혜를 입었다는 귀신들이 하나 둘 이야기를 풀어낸다. 실컷 웃을 수 있는, 새로운 감각과 통찰을 담은 옛이야기다. 마치 음악을 듣는 것처럼 이야기의 리듬을 타며 각양각색 다채로운 캐릭터의 입담에 빠져들게 된다. 나 혼자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돕고 긴밀히 관계 맺고 살아가는 세상, 즐겁고도 아름다운 인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연작동화집.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참말 당신 이름이 삼백이오?” “노인장은 속고만 살았소? 내가 삼백 살 먹은 삼백이오.” 아이는 잔뜩 뻐기면서 큰소리를 땅땅 쳐 댔어. 늙은이는 아이의 말을 듣더니 삿갓과 도롱이를 벗었어. 늙은이의 옷은 새카맣게 검었지, 아이는 그제야 늙은이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앗!” 소리를 질렀어. 그러자 늙은이, 아니 저승사자는 음산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대. “삼백아, 이제 함께 저승으로 가자.” 삼백이는 엎드려 부들부들 떨며 말했어. “저는 억울한 것 세 가지가 있어 저승에 못 갑니다.” “그게 무엇이냐?” 저승사자가 묻자 삼백이가 대답했지. “저승사자는 세 번만 찾아온다는데 저에겐 수시로 오니 첫 번째 억울함이요. 이승에서 행복을 누려 보지 못한 게 두 번째 억울함이요, 남기는 것 하나 없이 저승으로 가야 하는 것이 세 번째 억울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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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대한민국史> 한홍구, 유신에서 오늘을 읽다"
<대한민국史>로 한국현대사 교양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 받는 한홍구 교수가 박정희 시대 유신체제의 전모를 밝히는 신작으로 돌아왔다. 유신이 잘못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시절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 개발 등 빛난 부분을 함께 말할 수는 있겠지만 유신이 민주주의에 드리운 그늘에 대해서는 다시 논할 필요가 없다 하겠다.

한홍구 역시 민주화와 경제 개발을 동시에 달성한 건 놀라운 일이라 평가한다. 하지만 70년대를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기억하는 이와 전태일의 불길로 기억하는 이의 역사는 쉽게 하나가 될 수 없다고 고백한다. 나아가 박정희를 지지하는 이들이 그가 실시한 평준화, 그린벨트, 의료보험을 약화시키려 하고, 박정희를 비판하던 이들이 이를 지키려고 하는 역사의 모순과 갈등에 주목한다. 아마도 우리가 마주한 현실 문제의 뿌리가 그곳에 있다는 역사가의 직관 아닐까. 이 책은 그 직관의 증명 과정이자 주장이라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연재할 때의 제목은 ‘유신과 오늘’이었지만, 지금은 ‘유신이 오늘’이 되어버렸다. 나를 포함한 민주화운동 세대는 상실감만이 아니라 통렬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그 시절 청년학생들은 자신들이야 불행한 시대에 살지만, 자식들만큼은 민주주의가 만개한 사회에서 살게 하리라는 생각으로 유신에 반대했다. 그런데 유신이 오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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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 한국경제신문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 10년 만의 역작"
밀랍 날개를 달고 태양까지 날다가 밀랍이 녹아 결국 추락한 이카루스의 이야기,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의 정석은 이제까지 이랬다. 왕의 뜻을 거역하지 말라. 아버지의 말씀을 어기지 말라. 자신에게 신의 능력이 있다고 자만하지 말라. 그러나 세스 고딘은 묻는다. 왜 오늘날, 이 신화에서 너무 낮게 날지 말라는 경고는 빠져 있을까?

<보랏빛 소가 온다>로 잘 알려진 세스 고딘의 최신작이다. 그는 이카루스 신화를 꺼내며 말한다. 사방이 막힌 산업사회 시스템 안에서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는 소문은 점차 부풀었고,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거나 소란 피우다가는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이 우리를 잠식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의례적으로 회의를 하고, 양식에 따라 이력서를 제출하고, 출근카드를 찍고, 줄을 맞춰 지시대로 움직이는 것을 그만둬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며 두려워 말고 태양을 뚫고 더 높이 날아보라고 조언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사례와 방법을 들며 그 어느 때보다도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관계가 없는 것들을 서로 잇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라고 설명한다. '용기를 내면서 용기 내는 법을 배우기'에, 충분히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확인시켜준다. 지난 백 년 동안의 세뇌를 떨치고 결국 태양을 넘어설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불안한 소비자는 좋은 소비자다. 확신이 없는 직원은 착한 직원이다. ...재능이 부족하다거나 주장을 내세울 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학벌이 부족하다거나 변화를 이끌 만한 재목이 못 된다는 지적을 그냥 받아들일 때, 당신은 권위 있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그냥 넘겨버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투표를 거부하는 냉소주의자들은 정말로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실패의 대가가 때로 혹독하기는 하지만, 무엇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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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집 이층
신경림 지음 / 창비

"팔순 시인 신경림의 아름다운 인생"
1935년에 태어난 시인 신경림은 올해로 팔순을 맞았다. <낙타>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시집. 시인의 시선은 소박하고 깊다. '정릉동 동방주택'과 '길음시장, '안양시 비산동 489의 43', '서대문구 홍은동 산 일번지' 같은 공간. '죽어서도 떠나지 못할 산동네'에서 시는 가난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삶을 이야기한다. '하얀 찔레꽃은 피고, 또 지고'(찔레꽃은 피고 中) 시간은 살뜰히 흘러 고졸한 깨달음을 남겼다.

시인 박성우가 남긴 글처럼, 신경림의 사진첩에는 '꽃 같은 생애와는 무관할 것 같은 민중의 일상이 작약과 들국화와 쑥부쟁이와 찔레꽃과 매화꽃과 복사꽃과 개나리꽃과 양귀비와 해바라기와 민들레로 피어 있다.' 정릉동 오르막길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힘겨우리만치 꽃을 단 살구나무', '한밤에도 덜커덩덜커덩 기차가 지나가는', 역전 사진관집 이층. 그곳에서 '낙타와 고래를 동무로' 찍고 싶었던 사진 같은 것들. 서럽고 아름다운 것들이 마음을 울린다. - 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이 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
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

(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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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 현암사

"
로쟈 이현우의 고향, 러시아 문학으로의 초대"
인터넷 서평꾼 로쟈 이현우의 러시아 문학 강의가 책으로 나왔다. 필명 ‘로쟈’가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의 애칭에서 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조금 덜 알려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러시아문학 전공자라는 사실을 함께 떠올려보면, 이 책은 로쟈 이현우가 언젠가는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다행히 그는 대학 바깥에서 대중과 마주하며 러시아문학을 강의할 기회를 꾸준히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딱딱하고 장황한 ‘러시아 문학개론’보다 부드럽고 간명한 ‘러시아 문학 강의’를 완성할 수 있었다.

19세기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20세기 고리키에서 나보코프까지 두 권으로 완성될 시리즈는 러시아의 땅과 사람 그리고 둘이 한데 엮여 만들어낸 풍토와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러시아적 정체성과 러시아 문학의 계보를 간단히 정리하고 나면, 본격적인 작가와 작품 이야기로 들어서는데, 푸슈킨,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등 일곱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대표작이라 할 작품 속으로 들어가서는 앞선 짐작의 구체적 현장을 포착한다. 입말체를 옮긴 본문은 술술 읽히고, 설명과 분석 역시 매끈하게 진행된다. ‘이런 러시아 문학 강의는 없었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이만한 러시아 문학 강의도 없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러시아 문학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고 할까요. 얼마만큼 성공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강의에서 핵심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이제 이 책에 담기게 됐습니다. 당연히 러시아 문학의 모든 것을 담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문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네 친구가 김밥 사와서 같이 먹었어. 이 학생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커피도 먹고. 윤진이, 너랑 제일 친한 친구라고 그러던데.'
윤진이 엄마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윤진의 엄마는 옆에 앉은 삼천포와 삼천포가 건넨 보온병 컵을 눈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삼천포의 무릎 위로 필담을 나눈 종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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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김민정 지음 / 한겨레출판

"김민정 시인의 첫 산문집"
시집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를 펴냈고, 현재는 한 출판사의 편집자로 활동 중이며 산토끼를 닮은 고양이 무구를 반려하는 김민정 시인. 스물넷 12월에 시인이 된 그녀가 서른여덟 12월에 첫 산문집 <각설하고,>를 냈다.  

김민정 시인의 느낌과 잘 어우러지는 책 제목과 폴란드의 화가 빌헬름 사스날의 작품을 넣은 표지가 일단 눈길을 사로잡는다. 툭툭 털어놓은 진솔한 서문은 마음에 착착 와 닿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후에 펼쳐질 수많은 텍스트들에 대한 기대감마저 높인다. 14년 동안 쓴 2천 매 남짓의 산문 중 절반을 추려내어 처음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시인으로서의 삶과 편집자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는 그녀의 일상에 관한 촘촘한 기록이다. 삶을 이루는 시, 사람, 사랑 이야기들은 시와 다른 감각의 일상의 언어로 그려지는데, 맛깔스러움 그 자체다.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산문이 빼곡하게 들어찬 이 책을 덮고서도 자꾸만 그녀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진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어느 글에서건 그녀는 과거로 쓸려간 생의 사소한 순간을 다시 붙들어서 그것이 모종의 의미로 빛나는 순간이 되도록 만들고 있었다. 이런 글쓰기는, 갑자기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밀려와 삶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민정이 필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방편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삶의 의미는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문득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있는 힘을 다해 부여하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이 글들 덕분에 지난 몇 년간 민정의 삶은 버텨질 수 있었으리라. _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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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과 그의 시대
이덕일 지음 / 옥당

"'정도전과 그의 시대'를 돌아보는 까닭"
KBS 대하사극 <정도전>이 화제다.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사극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조재현, 유동근 등 선 굵은 연기자 때문일까. 물론 이런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도 여말선초라는 혼란기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인물과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듯하다. 잘 알려졌듯 고려 말기에는 권문세족이 정치권력과 부를 독점하여, 농민이 몰락하고 국가 재정은 파탄이 났다. 정도전과 이성계는 이렇게 피어오른 개혁의 기운을 바탕으로, 새로운 왕조를 열어 역사를 바꾼 것이다.

이 책은 역사학자 이덕일이 <정도전> 출연진과 제작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큰 맥락에서 당대를 이해하는 데 바탕을 두면서도 구체적인 장면에 도움이 될 이야기까지 함께 담아 입말체로 전한다. 저자는 고려를 넘어 조선을 열 수 있었던 이유가 정도전이란 인물의 뛰어남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토지개혁이라는 시대의 요구를 외면했기 때문에 체제가 바뀌었다는 평가다. 양극화 속에서 사회 갈등이 급격하게 늘어가는 오늘, ‘정도전과 그의 시대’를 돌아볼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에서 단순히 정도전의 일생만 바라보지 않고 성리학과 토지 문제까지 천착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조선이 위화도 회군 세력의 무력에만 의지해서 개창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념, 새로운 경제체제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개국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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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크리에이티브
톰 켈리, 데이비드 켈리 지음 / 청림출판

"누구나 유치원 시절엔 창조적이었다"
혁신과 창조성은 오늘날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추동하는 강력한 힘이며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창조성을 화가, 음악가, 소설가, 카피라이터 등 이른바 '창조적인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간주한다.

이 책은 이러한, 특별한 사람들만이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어렸을 적 얼마나 창조적이었는지 너무 쉽게 잊는다고 이야기하며, 창조성은 이미 모두에게 내재돼 있으나 원초적 두려움이 그 표출을 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은 다양한 현장에서 저자들이 경험한 혁신 사례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안의 창조적 자신감을 되찾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흥미롭게 펼쳐놓는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순 없다. 그러나 창조적인 의사나 관리자, 영업사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스스로 너무 '뻔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우리는 창조적 자신감에 찬 아이디어들이 당신을 새로운 사고의 길로 인도하길 희망한다. 그러나 창조적 자신감은 당연히 그에 대한 읽기, 생각하기, 혹은 대화하기 등에 의해 획득되지 않는다. 우리의 경험에 비춰보면 창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행동을 통해 얻는 것이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일련의 작은 성공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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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이우정 극본, 오승희 소설 / 21세기북스북스

"1994년, 그때 우리는 스무 살이었다"
tvN [응답하라 1994]를 소설로 만난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물론, 추억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90년대 배경과 아이템, 보는 내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에피소드를 섬세한 감각으로 지면에 담아냈다. 특히 주옥같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꼼꼼하게 되짚어 보고, 눈빛과 표정으로 주고 받았던 애틋함을 디테일한 감정 묘사로 완벽하게 재연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밤잠을 설치던 첫사랑의 기억, 애틋하게 기억되는 우정, 소설은 방송에서 담아내지 못한 주인공들의 감정을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소설로 옮겼던 오승희 작가가 소설화했다. 드라마를 사랑했던 독자라면 다시 한 번 신촌하숙 친구들의 이야기를 곱씹는 경험이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목욕탕 전화기로 삼천포의 음성을 확인하자마자 윤진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쳤다. 당장 달려간 터미널 안에서 윤진은 금세 눈물이 고였다. 불안함이, 두려움이, 무엇보다 무서움이 더해지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애타게 돌아다녀도 엄마는 보이질 않았다. 주저앉듯 윤진이 멈춘 곳은 호남선, 맨 안쪽 의자에서였다. 엄마를 발견한 윤진은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왜 이제 왔어? 하마터면 우리 딸 얼굴도 못 보고 갈 뻔했다.'
윤진을 향해 환하게 웃던 엄마가 수화를 했다.
'엄마 멋대로 빨리 오면 어떡해! 서울이 얼마나 무서운데, 말도 못하면서 큰일 나면 어떡하려고!'
놀란 맘에 엄마를 나무라다가, 윤진이 수화로 덧붙였다. 안도감이 이리저리 사람사이를 헤엄치다가 드디어 윤진의 손끝에 가닿고 있었다.
'밥은? 밥은 먹었어?'
'네 친구가 김밥 사와서 같이 먹었어. 이 학생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커피도 먹고. 윤진이, 너랑 제일 친한 친구라고 그러던데.'
윤진이 엄마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윤진의 엄마는 옆에 앉은 삼천포와 삼천포가 건넨 보온병 컵을 눈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삼천포의 무릎 위로 필담을 나눈 종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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