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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사회
엄기호 지음 / 창비

"사회 아닌 사회에서 사회 이후의 사회를 발견하다"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로 이어지는 엄기호 저작의 제목을 떠올리면 <단속사회>는 도드라진 제목이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지도,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 듯한 제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단속’은 “타자와의 관계는 차단하며 동일성에만 머무르며 자기 삶의 연속성조차 끊어져버린 상태”를 말하기 때문이다. 단속사회는 이처럼 사회가 무너진, 사회 아닌 사회를 어쩔 수 없이 사회라 부르는 말이며, 그럼으로써 사회 이후의 사회를 그려보는 시도다.

엄기호는 단속사회를 풀어 ‘편’을 강요하고 ‘곁’을 밀치는 사회라고 설명하는데, 소통하고 논의하는 게 아니라 갈라진 어느 한 편에 서야만 하고, 그렇게 나뉘고 모인 힘으로 서로를 제압하려는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다른 이와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참조하는 ‘곁’이 파괴되면, 경험을 나눌 필요와 기회가 사라지는데, 이렇게 되면 개인의 경험이 공적인 이슈가 될 수 없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성장 또한 가능성을 잃는다. 엄기호는 이런 논의를 ‘곁’에서 들은 이야기와 ‘곁의 언어’로 ‘곁’에게 들려준다. 누구에게, 어떻게 말을 걸고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곁에 서서 '나와 너'의 관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용기를 얻기 바란다. 이 책이 보여주듯 "공동의 세계를 만들 힘이 아직 '우리'에게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관계가 단절된 개인과 사회의 속살을 섬세하게 드러낸 책. 만만치 않은 주제임에도 술술 잘 읽히는 건 간결 명료한 문장 때문만이 아니라, 책에 담긴 서사가 말해주듯 경청하는 삶을 사는 글쓴이의 배려가 독자에 대한 말 걸기에도 담겨 있어서일 것이다. 많은 응답이 있기를 바란다.(홍세화, <말과활> 발행인)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이기를 명령받은 시대에 정작 손에는 어떤 대본도 쥐지 못한 채 무대에 세워진 개인들. 관계와 시스템에서 끊어진 사람들이 맞닥뜨린, 어찌해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세상의 국면들. 세밀한 인물화와 현장감 넘치는 스케치들이 빼곡해서 자주 멈춰 한참을 서 있게 되는 전시장에 발을 들인 느낌.(최규석,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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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지음 / 이봄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로 마스다 미리가 돌아왔다!"
여성공감만화로 싱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신간. 작년 12월 출간된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이 부부의 일상을 담아 기존 독자를로 하여금 달콤한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면 이번엔 <수짱의 연애>에서 살짝 공개된 수짱의 그 남자, 쓰치다 신지에 관한 이야기다. (아쉽게도 이 책에서 수짱과의 만남은 번외편으로만 살짝 나온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쓰치다의 일, 가족 등 일상에 관한 것이다.)

32세 독신, 서점직원 경력 10년, 싱글 경력 6년의 이름도 별명도 쓰치다인 쓰치다는 평범한 일상을 별 불만 없이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남자다. 오늘도 퇴근길에 연어구이 또는 장어 덮밥 도시락을 사서 방 한 칸짜리 집으로 돌아가며 생각한다. 내일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 하고. 쓰치다라는 인물을 통해 저마다의 삶을 살아 내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의미'를 마스다 미리가 오늘 당신에게도 묻는다. - 만화 MD 도란

추천의 글 : 
처음 만나는 이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보다 책이 궁금한가 싶어 속상할 때가 있다. 지금 읽는 책이 뭐냐고 물으면 내 마음이 들킬까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내 마음 하나, 내 책 하나를 꺼낸 자리에 다른 이의 마음 책을 어떻게 놓아야 할까. 서점 직원 쓰치다가 고른 '따뜻한 책'이 어지러운 마음 서가에 제자리를 찾아준다. (알라딘 인문MD 박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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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
매튜 헤르텐슈타인 지음 / 비즈니스북스

"CEO의 얼굴을 보면 그 기업의 수익을 알 수 있다?"
행동, 표정, 말투, 옷차림, 사소한 버릇 등은 한 사람의 국적뿐 아니라 성격이나 직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정보를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 각자는 상대가 표출하는 이 외적인 단서에 의존해 그에 대한 순간적이고도 다양한 판단을 내리곤 한다. <뉴욕 타임스>가 주목한 괴짜 심리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매튜 헤르텐슈타인은 스스로 정확히 인지하지 못할 뿐 우리는 모두 '셜록'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행동심리학, 인지심리학 영역에서 기존의 책들이 다루지 않았던 순간적인 관찰능력과 예측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수십 년 전에 찍은 사진 한 장, 소리를 없앤 1분짜리 비디오, 심지어 20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에 지나가는 얼굴 같은 사소한 증거만 가지고도 우리는 선거 결과는 물론 타인의 결혼생활 지속 여부, 지능지수, 성적 취향 등 다양한 내용들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를 다양한 연구 결과와 논문의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설명하면서 이와 같은 예측력은 훈련을 통해 더 정확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대를 읽어내는 것에서 나아가 미래를 간파하는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나의 세계를 좀 더 명쾌한 순간들로 채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인간의 뇌가 삶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확실하게 믿을 만한 예측을 해낸다는 사실은 인간 정신의 비합리성과 오류를 강조하는 최근 출판계의 추세와는 모순된다. ...지난 10년 동안 이런 유의 책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절찬리에 팔려나갔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부족한 부분이 아니라 성공적인 부분(혹은 적어도 우리가 성공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초첨을 두는 책을 집필한다는 것이 무모해 보일 정도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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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의류 수거함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도로시는 엄마가 둘째 딸에게 하사한 세련되고 특별한 이름이다. 외고 시험에 불합격하고 자살까지도 생각했던 소녀는 어느 날 동네의 의류수거함을 발견한다. 매일밤 의류 수거함 속의 헌 옷을 빼내어 '마녀'에게 파는 일을 하며 돈을 모은다. 이민을 떠나는 것이 도로시의 꿈이기 때문이다. 밤의 세계에서 옷을 수집하며 도로시는 노숙자인 '숙자씨'와 친구가 되고, 새터민 카스 삼촌과도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자살을 준비하고 있는 또래 남자 '195'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멤버들에게 그의 존재를 알리는데.

각자의 상처를 품은 인물들이 경쾌한 화법으로 서로를 품는다. 외롭고 슬픈 사람들, 가족을 잃거나 꿈을 잃은, 나이도 성별도 다른 이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상처를 다독인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배출하기도 했던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이 짤막한 기사의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슬픔을 생각하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런 기사를 접할 때면 잘 오려서 붙여놓기 시작했지."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마마는 말을 이었다.
"난 말이야..... 누군가 자살을 했다면, 그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고민하고 망설이던 시간 때문에 그 사람이 불쌍하게 여겨져. 이세상에 죽음을 수비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웠을까."
마마는 195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너도 마찬가지야. 너의 자살을 결심하기까지의 시간을 짐작해보면 가슴이 미어져와.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니."
마마는 195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195 앞에 선 마마는 그의 두 눈을 조용히 응시하였다. 그리고 양팔을 벌려 195를 껴안았따. 마마의 품속에서 195는 가만히 있었따. 자세히 보니 195의 등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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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03-1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재미날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