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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이것은 내 소설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그는 그저 조용한 남자였다. 자신을 위한 조용한 세상에서 살인을 하고 시를 짓고 동물을 치료했다. 그러나 스스로 말했듯 그는 사막이었다. 그의 마음엔 아무 것도 자라지 않았고 습기라곤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면서 시작된 첫 살인은 딸의 엄마를 죽이면서 잠시 휴지기를 맞았다. 이제 노년을 맞은 연쇄살인범, 알츠하이머를 앓는 그가 딸을 구하기 위해 25년을 멈추어왔던 살인을 다시 계획한다. 미지의 살인범보다 사라져가는 기억이 더 공포스러운 살인자의 사투.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 등단 19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젊은 작가, 김영하가 쓴 김영하다운 소설. 니체를 읽고 오디세우스를 말하는 살인범의 기억의 행로에서 독자 역시 숨가쁘게 출구를 찾아 헤맨다. 돌발적이고 냉소적인 유머가 터지고, 지적인 문장 속 공포가 엄습한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의 질주, 악보다 공포스러운 시간의 길 위에서 김영하를 만난다. - 소설 MD 김효선

문장들 :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하던 은희는 조용히 자라는 식물들에 마음을 붙였다.
"식물들도 서로 신호를 주고 받아요. 위험에 처하면 특정한 화학 물질을 분비해서 다른 식물들에게 경고를 해요."
"독을 뿜는 게로구나."
"제 아무리 미물이라도 다 살아남는 수가 있지요." (43쪽)

꽃을 오래 보고 있으면 무서웠다. 사나운 개는 작대기로 쫓지만 꽃은 그럴 수가 없다. 꽃은 맹렬하고 적나라하다. 그 벚꽃길, 자꾸 생각난다.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그저 꽃인 것을. (86쪽)

사람들은 악을 이해하고 싶어한다. 부질없는 바람. 악은 무지개 같은 것이다. 다가간 만큼 저만치 물러나 있다. 이해할 수 없으니 악이지. 중세 유럽에선 후배위, 동성애도 죄악 아니었나.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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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10년 만의 완간, 레전드 교양 만화 탄생"
10년을 달려온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20권 <망국> 편으로 막을 내린다. 애초에 끝이 정해진 이야기였지만, 정말 끝까지 올 수 있을는지는 작가도, 출판사도 확신하지 못했다.(그저 믿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2077책에 이르는 <실록>을 빠짐없이 줄 쳐가며 읽고, 복잡한 이야기를 100권이 넘는 노트에 차곡차곡 정리하고, 역사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오늘의 시선을 한데 엮어 25000컷의 만화로 구성하고 그려내는 작업을, 무려 13년에 걸쳐 꾸준히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우선 저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만화와 역사 두 분야에서 모두 호평을 얻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학습만화를 뛰어넘어 전 연령층을 독자로 사로잡으며 교양만화로서 자리매김했고, 해당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 받는다. 또한 역사학계에서는 꼼꼼한 <실록> 읽기를 바탕으로 500년 역사를 일관되게 그려냈다는 점 그리고 시사만화가로서 신선한 역사 해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 받는다. 물론 이보다 귀한 독자들의 평가, 새 책이 나오면 아빠와 아이가 앞다투어 먼저 읽으려고 했다거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군대에서 완간을 맞이했다는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앞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전설로 기억될 터, 이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레전드로 영원히 기억될 게 분명하다. 그 앞길에도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만화사에 기록될 작품이다.(박인하, 만화 평론가)

실록을 만화로 일관성 있게 재해석하고 표현한 공을 친다면 박 화백을 ‘현대판 사관’이라 불러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신병주,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박 화백은 재래의 학설을 적절한 수준에서 비판하고 있음은 물론, 기존의 당쟁사적 시각을 충분히 고려하되, 그렇다고 당쟁사에 일방적으로 매몰되지는 않는 적절한 거리를 확보하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강명관,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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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퍼펙트 베이비
EBS 제작팀 지음 / 와이즈베리

"아이의 삶을 결정짓는 뿌리"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완벽한 준비를 한다. 엄마의 영양이 부족하면 적은 영양소로 살아갈 수 있게 유전자 작동 방식을 바꾼다. 스트레스가 많은 엄마에게서 다량의 코르티솔을 받았던 태아는 생후의 평온한 환경 속에서도 긴장하고 예민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것이 태아 프로그래밍으로, 후성유전학의 주요 연구 분야이다.

태아는 물려받은 유전자만으로 자신의 특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전자를 강화하고 어떤 유전자를 멈출 것인지 결정하며 자란다. 태아뿐 아니라 아이의 성장도 마찬가지로,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아이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떻게 '완벽한 아이'를 키워낼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완벽하게 모든 준비를 한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에 관한 책이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EBS <퍼펙트 베이비>는 자궁 속 10개월이 평생의 정서와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위대한 발견을 후성유전학의 관점에서 조명한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한편, 남들보다 작게 태어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아이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세심한 배려와 사랑의 양육으로 얼마든지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그 귀한 해결의 열쇠가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 - 김영주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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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변화'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향한 빛나는 응원"
1998년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해 새로운 자기 혁신의 방향을 제시했던 이, 구본형 소장. 이 책은 그가 2013년 4월 13일 지병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이 아끼는 지인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열네 통의 편지를 담았다.

'잡다한 일로 꼭 하고픈 일을 못하는 P에게', '사랑에 빠진 L에게', '졸업을 앞둔 A에게', 매일 쉼 없이 글을 써 온 그마저도 생전 처음 쓴 '아버님 전 상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 자신에게 남긴 편지까지. 두 딸의 여는 편지로부터 책에 담은 그의 편지들 하나하나가 솔직하고 담백하며 따뜻하게 빛난다. 특별한 인생으로 도약할 기회는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는 조언과 함께 스스로 빛나는 사람,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사는 삶을 이야기한다. 고단한 현실에 지쳐 꿈과 자신감을 잃은 이들에게 다시금 변화를 꿈꿀 수 있도록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내가 어려서부터 알아온 그대가 그대의 모든 것이라면 그대는 탐사할 매력을 잃은 별에 불과할 것이네. 올해는 휴가를 제대로 내서 정말 괜찮은 여행을 떠나도록 하게. 자네라는 별을 다면적으로 관찰할 지구상 여러 천문대를 찾아 떠나보게. 그 여행에서 돌아와 자네는 내게 감사할 것이네. 분명히 그리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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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개념정원
서영채 지음 / 문학동네

"인문학 중급반 개설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인문학 열풍을 말하지만 ‘시작하는 인문학’과 ‘지젝, 라캉’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른다. 이미 강을 건넌 이들은 마치 레테 강이라도 건넌 듯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고, 잔잔한 하류에서 발을 담근 이들은 수영이 아니라 물놀이만 하러 왔다는 듯이 상류로 올라오지 않는다. 인문학의 세계가 워낙 깊고 넓어 모든 곳을 가볼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만, 그래도 오다가다 만나면 통성명을 하며 대화는 나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채의 <인문학 개념정원>은 지금-인문학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80여 개의 개념을 정리하며 두 세계의 대화가 가능하리란 기대를 전한다. 은유와 환유, 이드/자아/초자아, 상상계/상징계/실재계 등 초급반에서 한 단계 올라설 때 꼭 딛고 서야 할 개념들의 연원과 흐름을 설명하고, 고급반에서는 왜 말만 꺼내면 이런 용어들을 내뱉는지, 그 용어를 쓰지 않고는 왜 사유의 전개를 설명하지 못하는지 밝혀주기 때문이다. 물론 300쪽 남짓한 책에서 80여 개의 용어를 모두 체득하리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인문학 중급반임이 분명하다. 다행히 마감은 없지만 수강 신청은 서둘러 주시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개념정원이란 말을 썼던 것은 에피큐리언들의 공간 케포이필리아를 염두에 둔 때문이었다. 이 책의 형식은 인문학의 주요 개념들을 추리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나 자신의 공부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심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은 인문학의 세계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뼈대만 있는 사전이 아니라 원전의 문장들과 함께 노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한 것이다. 쓰다보니 그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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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웬디 웰치 지음 / 책세상

"대책 없는 애서가 부부의 좌충우돌 헌책방 운영기"
애서가라면 한 번쯤 꿈꾸는 '나만의 책방' 운영, 대책 없는 한 부부가 진짜 이뤘다. 아니, 저질렀다. 민속 문화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애서가 웬디 웰치와 스코틀랜드 발라드 가수 남편 잭 벡은 '독사 굴'과 같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애팔래치아 산맥의 작은 마을 빅스톤갭으로 이사하여 오랫동안 꿈꿔온 헌책방을 차린다. 경기 침체, 전자책의 활성화 등 외부적인 난관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에드워드풍 저택과 몇천 권밖에 안 되는 장서뿐이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남들은 몇달 안에 망한다 장담하니 부부는 오히려 단단해져서 보란듯이(때로는 밤잠을 못 이루며) 헌책방 운영에 성공한다.

이 책은 그저 애서가 부부의 헌책방 성공기가 아니다. 두 사람의 애서가,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헌책방과 책이 작은 마을을 어떻게 온기 넘치는 공동체로 만들어가는지,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그려진다. 책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사람 이야기가 하나둘 엮여져 다양한 감동의 순간도 만들어내고, 곳곳에는 각종 책에 대한 정보가 많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서재 결혼 시키기>,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 숨어 있는 작은 즐거움을 모두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꼭 앞서 언급한 두 권의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책을 좋아하고, 고양이까지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매력에 금세 빠져들 수 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이 사람들 정말 대담하게 순진하거나, 무식하게 용기 있다. 탄광 도시에 헌책방이라니. 게다가 돈도 없이! 하지만 돈이 없으니 머리를 쓰고 마음을 쓴다. 그러면서 문득 인간성이라는 보석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보석이 된다.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석. 우리는 모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은 실패할 것이 뻔해 보이는 그 사랑스러운 꿈이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주는 책이다. _ 김경(<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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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여자공감만화 시즌2
마스다 미리 지음 / 이봄

"세상에 '나'는 하나뿐이니까 소중해? 쉽게 생각하지 말라고."
'수짱 시리즈'는 일본의 만화가 겸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의 작품으로, 서른 중반의 나이에 돈도 미모도 남자도 없고, 별다른 꿈도 없지만 매일 열심히 일하고 고민하는 주인공 ‘수짱’의 이야기다. 첫 번째 시리즈가 출간되었을 때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며 꾸준히 사랑받았고, 두 번째 시리즈의 출간 소식에 그간의 이야기에 만족했던 독자들이 몰려 이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런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수짱 시리즈'의 묘미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워낙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자칫 이 정도 이야기야 흔하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속에 내가 있다. 세상에서 '행복'이라고 규정해 놓은 것들에 못 미쳐 보이는 '나'는 변하고 싶다. 하지만 변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을까? 변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변하지 않고 지금의 ‘나’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지금의 나'라는 건 또 뭘까.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찾으라고들 하는데, 그건 너무 슬픈 일이지 않나? 전제는 행복해지는 것이었는데, 과연 행복은 목표로 삼아야 하는 일일까. 목표가 된다는 건 결승점이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행복에도 결승점이란 게 있다는 말일까?

고민 끝에 그럴 리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 '수짱'은 혼자 힘으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보려는 사람이다. 결혼, 출산, 성공, 꿈, 행복까지 누군가 그어놓은 선 안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 고민하고 상처받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는 퍽 감동적이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의 표지를 보고 들어오셨겠지만, ‘수짱 시리즈’를 처음 읽는 분이라면 서른네 살 '수짱'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부터 읽어보시길 권한다.

고맙다는 말은 할 줄 모르고, 통념에 사로잡혀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잘도 하는 '그냥 왠지 싫은 사람'을 겪으며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서른여섯 살, 결국 새 일을 찾아 나선 그녀에게 불어온 미풍 같은 사랑의 시작을 다룬 <수짱의 연애>는 서른일곱 살 '수짱'의 고민을 담고 있다. - 만화 MD 김재욱

책 속에서 : 
“다니다 부장, 좋은 구석도 있네~.”라고 생각함으로써 싫은 부분을 상쇄시킨다. 더러워진 테이블을 행주로 닦듯이. 그러면 더러워진 행주는 어디로 갈까. 그 행주는 세탁도 되지 않은 채 내 마음에 쌓여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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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2013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30대, 여자, 서울, 풍속"
아직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았는데 나이에 따른 노화는 착착 진행되고 있는 서른일곱 김미연. 전문대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사이버대학을 거쳤고, 서치펌 '헤드 앤 코리아'에서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다. Y대 출신 연구원인 소개팅남 태환과 지방대 출신 동호회원 '흐물' 사이를 오가지만 연애는 녹록지않다. 학벌과 경력으로 사람을 줄세우는 일을 하는 한 여자의 삶을 통해 대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연인과 직장의 풍속도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강남역, 은마 아파트, 시와 와인 동호회, 슈퍼맘 여동생, 이미 결혼한 친구들, 스킨십을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소개팅남. 김미연을 둘러싼 쾌적한 세계에서 오가는 속물적인 대사들, 이를테면 "대한민국에서 출신대학은 낙인이야"라든지  "사람들은 여자만 손가락질 하잖아요. 헤프다느니, 걸레라느니..."은 귀에 들릴 듯하다. 세태를 포착한 안정적이고 균형잡힌 시선이 강점이다. 세련된 인간들의 현대적인, 씁쓸한 심장에 대한 이야기. 2013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세 명의 총명한 20대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나는 홀짝홀짝 와인을 들이켰다. 나는 저 나이대에 저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지금도 저런 해박한 대화는 나누지 못한다. 성에 대해 부모 세대처럼 보수적이진 않지만 이 아이들처럼 당당하게 밝히지도 못한다. 흡연자이지만 이 아이들 앞에서조차 대놓고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결혼 전까지 여자가 성적으로 순결해야 한다거나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얘기가 나오면 자동으로 움츠러든다. 현실에서 그 두 가지를 공개적으로 하는 여자가 얼마나 큰 불이익을 당하는지 수도 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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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 현대문학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슬픔을 비켜갈 수가 없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들은 새롭지 않다. 그의 소설들은 현대 문학의 전위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또는 문학사가 지금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와는 거의 아무런 관계도 없다. 호세이니의 소설은 그저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요약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물론 그 감동의 진폭이 대단히 클 지라도, 단순히 이런 전개만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호세이니가 얼마나 뛰어난 작가인지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 제3세계의 비극적인 상황을 격정적인 드라마로 표현한다는, 가장 단순하고도 예측 가능한 도구를 사용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버리는 일을 호세이니만큼 해낼 수 있는 작가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역시 호세이니의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경 설정의 폭이 좀더 넓어지고 플롯이 좀더 섬세해졌으나 눈에 띌 정도의 변화는 아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이번이 세 번째, 또다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된 슬픔과 그 슬픔을 이겨내는 인간애에 대한 이야기다. 또 그 얘기인데 통할까? 통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민망할 정도로 무력해졌다.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라도 무조건 함께 살아가자는 그 말에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정말 이상한 작가다. 그는 모든 패를 보여주면서 게임에 임하지만,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마 당신도 이 책을 읽으면서 울거나, 울음만큼 쓸쓸한 한숨을 쉬게 될 것이다. 내기해도 좋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눈물 흘리지 않고 이 책을 다 읽어내는 독자가 있다면 나는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련다. -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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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 인사이트북스

<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의 최신작"
350만 한국 독자의 인생을 바꾼 호아킴 데 포사다가 2년 만에 돌아왔다. <마시멜로 이야기>, <바보 빅터>를 통해 독자들에게 '특별한 오늘'을 선사했던 그는 새 책을 통해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각자의 '99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곱 살 때 당한 교통사고로 얻게 된 장애와 함께 자신감을 상실한 주인공, 올리버가 오디션을 통해 숨어 있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이어가는 이 책은 올리버의 이야기에 빗대어 내 안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나'의 참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는 길을 말한다. 단 1도라도 부족하면 끓지 않는 물처럼, 99%의 가능성을 믿고 마지막 한번을 다시 뛰어오를 수 있는 용기와 결정적 힘을 북돋아 줄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나는 눈을 감았습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는다 한들 이런 상황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두더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집을 벗어나 3km 너머를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 홀로 계단을 올라 무대 한가운데로 걸어가 마이크 앞에 서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였습니다. ..."그냥 돌아갈까?" 필란은 씩 웃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아쉬워들 하겠지만 아무도 너의 결정에 손가락질하지는 않을 거야. 그것도 너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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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김용규 지음 / 휴머니스트

"누구도 풀지 못했지만, 모두가 고민해야 할 최후의 질문"
재작년 겨울 <무지개 원리>로 잘 알려진 차동엽 신부의 책이 화제를 모았다. 제목이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인데,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남긴 생과 사, 신과 존재에 대한 스물네 가지 질문에 답을 붙인 내용이다. 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고민이 처음 공개된 이유도 있겠지만,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이 도저히 풀지 못한, 그리하여 신의 대리자인 신부에게 묻고자 했던 질문의 내용이 관심을 모았다. 부(富)와는 달리 이 질문들은 누구의 소유가 아닌 인류 보편의 질문이기 때문이었을 터, 그 답변 또한 종교의 틀을 넘어 철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망해볼 필요가 있겠다. 이번에 나온 철학자 김용규의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같은 질문을 두고 신학과 철학, 종교와 과학을 넘나들며 나름의 해답을 찾아보려 노력한 결과다.

그는 개념에 대한 문헌학적 설명으로 글을 시작하여, 문법과 논리로 뼈대를 세우고, 수사학적 표현으로 리듬을 불어넣고, 고전의 지식을 끌어다 활용하는 인문주의 글쓰기의 전통에 따라 문제에 접근하고 설명을 풀어낸다. 뭐랄까. 인류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존재의 질문에,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최선의 방법으로 맞서보려고 했다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는 당신 역시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같은 질문에 맞서보기 바란다. 고개를 갸우뚱했다가 잊어버린 어린 시절과는 달리, 당신이 살아온 삶의 최전선에서 온 몸과 마음을 던져 고민해보기 바란다. 이 질문들은 누구도 풀지 못했지만, 모두가 고민해야 할 최후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회장이 남긴 질문들은 신의 존재 여부와 속성, 신과 과학의 관계, 죄와 구원의 의미, (중략) 지구의 종말 등 종교적으로도 그렇지만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를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고 폭넓게 묻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질문들이 오늘날 거센 바람을 일으키는 새로운 무신론과 이에 대응해야 하는 기독교 교리 전반에 관해 진중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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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싶은 엄마 놀고 싶은 아이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공부, 학습이 아니라 양육이다!"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아이의 스트레스>로 아이와 부모의 마음을 달래주었던 오은영 박사의 공부력 향상 육아법. 공부로 시작되어 공부로 귀결되는 대한민국 육아, 공부를 시키든 시키지 않든 부모의 가슴에 바위처럼 얹혀있는 교육 문제, 우리는 공부를 이야기하지 않고 육아를 말할 수 없다.

유아, 초등으로 나뉘어 정리된 학습 수준과 특징, 구체적인 팁도 유용하다. 하지만 이 책은 좁은 의미의 공부법을 뛰어넘는 육아로서의 공부, 교육의 기본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고, 이것이 핵심이다. 공부는 어쨌든 지루하고 때로는 힘겹다. 이를 이겨내고 공부하는 건 아이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우리는 성적이 아니라 삶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부모가 꼭 기억해야 할 공부 지도 원칙은 이렇게나 간단하다. '충분히 놀게 하라, 어릴 때 못 놀면 중학교 때 논다.'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으려고 공부한다.' '아이를 좀 놔둬라, 초등기는 시행착오기이자 연습기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
 3세부터 13세까지의 양육은 공부가 부모나 아이의 생활에서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공부를 빼고는 어떠한 이야기도 할 수가 없다. 마음 의사인 내가 '아이 공부'에 대해 다루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낀 것도 그 때문이다. 아이의 생활이 대부분 공부이고, 부모가 가장 관심 갖는 주제가 공부인데 그 주제를 쏘옥 빼고 조언해봤자, 아이나 부모가 고민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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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거장 조정래, 정글에서 미래를 보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작가 조정래 장편소설. 경제민주화에 대한 작가적 고민이 <허수아비춤>을 낳았다면, 우리 나라의 미래에 대한 작가적 고민이 <정글만리>를 낳았다. 한국보다 높은 빌딩을 짓지만 '꽌시(關係)' 없이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나라 , 매연으로 하늘이 꽉 막히고, 매년 10퍼센트대의 성장을 기록하는 기이한 나라, 어느새 G2로 성장한 중국을 보며 작가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보았다.
 
양악수술 사고로 환자가 사망한 후 한류 붐을 타고 상하이로 가게 된 성형외과 의사 송하원과 상하이 세관원과의 관계를 위해 송하원을 중국에 적응시켜야 하는 40대 한국인 비즈니스맨 전대광을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의 다섯 나라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숨막힐 듯한 경제전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공해문제, 인명경시, 과속성장의 폐해 같은 중국의 모습이 한국의 현실과 겹친다.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거장의 신념대로, 정글 속 이전투구에서 미래가 보인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또 다른 현자인 맹자는 더욱 직설적으로 말했다. "국가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백성은 반란을 일으킬 권리가 있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현명하게 내린 결정이 서부대개발이었다. 자신들에게 향하는 화살을 피할 기회가 왔으니 지방정부 관리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투자 웰컴 웰컴 쌍나팔을 신나게 불어대는 것이다. 2천년이 넘는 역사를 생생한 유물과 유적 들로 보여주고 있는 그 귀중한 고도가 매연으로 뒤덮이고 공해로 찌들거나 말거나 돈 많이 생기는 투자 대환영인 것이다. 관리들뿐이 아니다. 인민들도 그 지독한 매연으로 목이 찢어지게 아프면서 가래가 거무튀튀하게 터져 나와도, 눈이 따끔따끔 가렵다 못해 쓰리고, 눈물이 찌적찌적 나와 눈꼬리가 짓무르는 괴로움을 당해도 편히 잘 먹고 잘살 수만 있게 된다면 그런 것쯤 얼마든지 참을 수 잇다고 무언의 동의를 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묘하고 희한해서 그런 괴로움이나 고통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다. 몸은 탁월한 적응력을 발휘해서 시나브로 둔감하게 그리고 무감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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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온다 리쿠 지음 / 비채

"이 세상 자체가 서스펜스야"
서구형 대형 마트에서 벌어진 참사. 어떤 '사건'이 있었고, 마트에서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한번에 밀려들면서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문제는 이 참사를 촉발한 사건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사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지만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고, 정확한 발생 경위도 알려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것이 어떻게 참사로 이어졌는지조차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Q&A'는 선명한 미스터리 풀이와는 거리가 있는 소설이다. 온다 리쿠는 정체불명의 인터뷰어를 출현시켜 원인 불명의 인명 사고 주위를 맴돌면서 사건의 스케치를 좀더 세밀히 해 나갈 뿐이다. 그 세밀한 스케치에 수록된 것들은 문제 해결의 쾌감이 아니라 이 사회를 둘러싼 두려움이다. 각각의 인터뷰이는 자신들이 겪었던 참사를 증언하는 과정에서 그들 자신의 어둠을 투사하고, 그것은 곧 이 사회의 한 단면을 나타내는 상징이 된다. 세상이 어딘가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 작은 불안과 두려움이 속에 모여 꿈틀거린다. 온다 리쿠는 잔인한 묘사나 혐오스러운 설정 없이 어떻게 서스펜스를 구축할 수 있는지, 이 세상 자체가 얼마나 뛰어난 서스펜스 소재인지를 증명해 보인다. 담백해서 더욱 오싹한, 온다 리쿠만이 쓸 수 있는 서스펜스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그래. 인간은 말이지, 나쁜 건 자기 탓이라고 하기 싫거든. 기분 나쁜 일, 불쾌한 일은 남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해. 사람을 죽이는 건 나쁜 일이잖아? 하지만 안 죽이면 곤란한 경우라든지 죽이는 게 그 사람한테 유리한 경우가 아주 많단 말이지. 그때 신이 있으면 아주 편리하거든. 신이 명령했다, 신을 위해서, 신의 이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으니까.
사람을 죽일 때만 그런 게 아냐. 아주 나쁜 일이 있었을 때 남 탓으로 못 돌리면 괴롭잖아? 절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누구 다른 사람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편하지.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보다 남을 미워하는 게 훨씬 편해. 그런 때를 위해 신이 있는 거야. 난 알았어. 사람은 타인을 죽이는 동물이야. 그렇기 때문에 남을 죽이기 쉽게 하려고 신을 만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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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

"왕은 역사에 남지만, 참모는 역사를 만든다"
이덕일은 전작 <조선 왕을 말하다>에서 조선 왕의 업적을 엄정하게 평가하여 성공한 군주와 실패한 군주가 누구인지 가르고, 그 차이가 무엇인지 밝혀냈다. 전작이 이덕일의 군주학이라 한다면, 이번 책 <왕과 나>는 이덕일의 참모학이라 하겠다. 참모란 왕의 곁에서 왕을 보좌하며 수족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들은 때로는 왕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왕보다 앞서 국정을 이끌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덕일은 군주사 중심의 한국사 서술에서 한 발 벗어나,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 한국사의 참모를 살려낸다. 단순히 그들의 공적을 이야기로 재구성한 게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본질을 꿰뚫어본 참모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밝혀낸다. 또한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경계해야 할 태도를 넌지시 알려주며, 역사 속 잘못을 보고도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인간의 욕심과 오만을 지적한다. 대상이 왕이든 참모든 역사를 읽는 까닭은 매한가지, 열네 명의 참모에게서 자신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발견하시기 바란다. - 역사 MD 박태근

책 속에서 : 
군주와 참모의 관계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참모가 아무리 왕을 만들었어도 참모는 참모일 뿐이다. 천명을 받은 것은 군주다. (중략) 그런데 어떤 참모는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군신관계를 뛰어넘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참모가 제거되는 것으로 끝나고 말지만, 그럼에도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권력을 향한 끝없는 상승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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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 더퀘스트

"내 좁은 방에서 ’행복의 건축’을 발견할 가능성"
알랭 드 보통은 <행복의 건축>에서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고 말하며 건축물이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의 행복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우리의 삶 속에서 행복의 건축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예견했다. 그의 생각이 작가의 직관과 통찰이라고 한다면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는 그 실증과 적용이라 하겠다.

이 책의 키워드 ‘신경건축학’은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마음과 몸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행복한 공간을 탐색하는 학문인데, 쉽게 말하면 환자가 잘 치유될 수 있는 공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시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도시 공간의 구성은 무엇인지 등을 탐구하여, 구체적 사례에서 보편적 법칙을 찾아내고, 이를 다시 구체적 현실에 적용하는 일이라 하겠다. 이 책은 이 신경건축학의 태동부터 최근의 발전까지를 다루며, 인간의 오감이 공간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그 결과가 인간의 심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도시를 설계하거나 건축물을 만드는 이들에게는 인간과 공간을 함께 조망하는 너른 시야를 전해주고, 공간이래 봤자 제 몸 하나 누일 방 하나뿐인 우리에게도 나는 어떤 장소에서 가장 행복한지 찾아볼 가능성을 열어주는 고마운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내 삶의 공간을 뇌와 마음, 힐링과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볼 유익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이 책은 더없이 매력적이다.(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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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진화론
남세희 지음 / 민음인

"본능에 충실하면 살은 저절로 빠진다"
'44사이즈는 애나 입으라고 하세요.' '체중계는 멀리할수록 좋습니다.' 등 기존의 다이어트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트윗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코치.D의 다이어트를 소재로 한 실용서(라고 쓰고 인문서라고 읽는다). 매년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어렵게 실행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고무줄처럼 돌아오는 몸뚱이 앞에 좌절한 당신에게 권하는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 책이다.
 
우리가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원인은 덜 독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껏 잘못된 방식의 다이어트를 전수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책은 칼로리, 체중계, 채식의 허상을 독자로 하여금 힘껏 마주하게 한다. 우리의 눈을 가리웠던 소위 과학적인 데이터를 걷어내고 문화인류학에 가까운 사실들과 좌충우돌하다 보면 어느새 진실과 사뭇 어긋나있는 다이어트의 민낯이 보인다.

그럼 진정한 다이어트란 무엇인가? 구석기 시대의 식습관(자연을 담은 균형 잡힌 잡식)과 생활방식(기능성 운동)으로 돌아가는 게 그 답이라고 책의 말미를 간단히 요약해 본다. 뻔한 결말에 실망했다면 이런 결말을 내기까지의 전제들을 좀 더 꼼꼼하게 읽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치밀하게 가공한 식품, 운동 그리고 진실이 우리의 눈을 가리지 않도록.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현대사회의 중심에서 후퇴하는 것이 곧 다이어트에서 우리가 진화(성공)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실용 MD 도란

책 속에서 :
이보 다이어트 십계명
1. 칼로리! 계산하지 말고 먹어라.
2. 배가 부를 때까지 먹어라.
3. 다이어트에는 삼겹살이 밥보다 좋다.
4. 소고기는 한우보다 수입산이 좋다.
5. 채식, 절대로 하지 마라.
6. 체중계에 올라가지 마라.
7. 유산소 운동은 필요 없다.
8. 운동은 이틀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9. 운동은 한 시간을 넘기지 마라.
10. 남자처럼 운동하면 여신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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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명강 동양고전
강신주, 고미숙 외 지음 / 21세기북스

"최고의 동양고전 해설가들이 한자리에"
동양고전을 왜 읽어야 할까? 고전을 찾아 읽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느냐며 임기웅변으로 이 질문을 넘어선다 해도, 동양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마주하면 한문의 난해함과 글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의 깊이에 좌절하기 쉽다. 그래서 초입에서 어정거리다 동양고전의 세계의 들어서지 못하거나, 가까스로 들어오긴 했는데 여기저기 헤매다 길을 잃고 포기하는 경우도 잦다. 이 책은 강신주, 고미숙, 신정근, 박석무, 정재서, 한형조 등 이름을 들으면 하나의 고전이 떠오르는 최고의 동양고전 해설가들이 한데 모여 동양고전에서 인생, 행복, 창조를 차례로 발견한 결과다.

해당 고전의 연원과 구성에서 현재의 의미와 나름의 독법까지, 믿을 만한 동양고전의 지도를 제시하며 어두운 현실의 길을 밝히는 이 책은, 동양고전의 세계에 입문하는 이에게는 전체를 조망하는 큰 그림으로, 동양고전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에게는 주요한 지점을 표시한 작은 그림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한국 최초의 인문학 지원 재단 플라톤아카데미를 통해 이미 1만 3000명이 넘는 이들이 이 강의를 지도 삼아 동양고전의 세계에 들어섰다.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낸 강의록으로 강연장의 열기와 동양고전이 전하는 감동을 함께 느끼시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우리가 2000년 전 고전인 <장자>를 아직도 읽는 이유는, 장자는 삶의 조건이 아무리 척박하더라도 결코 그 안에 속해서 자잘한 자유를 누리는 데 만족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자는 진정한 자유가 뭔지 직감합니다.(강신주)

<열하일기>에는 문명을 가로지르는 삶과 우주의 이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너무나 유쾌하고 기존의 통념을 뒤집어엎는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유머와 역설은 통념을 깨야 재미있습니다.(고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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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채우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사랑이 달리다> 후, 무한 연애 질주"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심윤경의 연작 장편소설. 아버지는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나고, 낭만주의자 엄마는 빈손으로 이혼을 당하고, 남편은 지방으로 발령나고, 대책없는 오빠들은 사고만 친다. 나이 서른아홉, 아빠 카드를 빼앗기고 처음으로 산부인과 보육실에 취직해 자기 손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혜나는 산부인과 원장 정욱연과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

마하의 속도로 달리던 사랑에도 위기는 찾아온다. 남편 성민과 헤어지고, 욱연의 아내이자 동창인 전혜원을 만나고, 욱연의 미움을 견디고, 헤어짐을 직시하면서 혜나는 욱연을 사랑한다. 스스로를 미치광이, 진상, 꼴통이라고 칭하는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코끼리라도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느낌표로 끝나는 혜나의 문장마다 와글와글 목소리가 들려오듯 생생하다. 인격적 결함, 속물적 가치관, 부도덕한 사생활, 부족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충돌하며 완전한 세계를 만든다. 사랑으로 꽉 채워진 무한 연애 질주.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사랑이라는 엄청난 바위가 미친 듯이 내달리고 난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달 표면 같은 폐허에 나 혼자 서 있었다. 아무도 행복한 사람이 없었다. 온통 상처입고 뼈가 부러져서 신음하는 사람들뿐이었다. 이건 행복이 아니라 재난이었다. 나이 마흔에 찾아온 사랑이란 건, 알고 보니 그런 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자꾸만 귀를 기울였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가 있을 것 같았다. 달 표면이 된 현실 속에서 그런 소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놀랍지만, 내가 기다리는 건 어떤 소리였다. 물소리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 비슷한 소리였다. 송글송글 솟아나는 소리, 맑게 퐁퐁 터지는 소리, 촉촉하게 사락사락 적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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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디자인하라
박용후 지음 / 프롬북스

"당연함을 부정하라"
국내 유일의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박용후, 한 달에 13번 월급 받는 남자로 통하는 그의 관점 타파법을 담은 책이다. 1억 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자랑하는 카카오톡의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외에도 글로벌 스타 뽀로로의 ㈜오콘, 모바일 결제 분야의 세계적 기업 ㈜다날, 국민 게임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 도시락 업계 최강 브랜드 ㈜한솥도시락 등 13곳의 홍보전략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 창조적 아이디어가 발휘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수많은 것들을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온리 원'으로 거듭나는 방법까지, 저자는 흥미로운 사례들과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책에 녹였다. 관점을 이동하는 것은 우리가 상품, 타인, 세계를 이해하는 모든 방식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하며 모두가 '당연히 No'라는 고정 관념에 갇혀 있을 때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보고 관점의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길을 조언해준다. - 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우리가, 또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란 게 고작 이렇다. 과학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몇 년 뒤에는 어떤 형태로 뒤바뀔지 모르는 종류의 것이다. ...지금은 별것 아니지만 미래에 너무도 당연해질 것을 찾아 헤매라. 관점을 바꾸면 그 작업은 가능하다.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질문하고 많이 관찰해야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부터 하면 된다.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취업이 아니라 당연함 속에 자신의 생각이 갇히는 것을 걱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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