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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거장 조정래, 정글에서 미래를 보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작가 조정래 장편소설. 경제민주화에 대한 작가적 고민이 <허수아비춤>을 낳았다면, 우리 나라의 미래에 대한 작가적 고민이 <정글만리>를 낳았다. 한국보다 높은 빌딩을 짓지만 '꽌시(關係)' 없이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나라 , 매연으로 하늘이 꽉 막히고, 매년 10퍼센트대의 성장을 기록하는 기이한 나라, 어느새 G2로 성장한 중국을 보며 작가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보았다.
 
양악수술 사고로 환자가 사망한 후 한류 붐을 타고 상하이로 가게 된 성형외과 의사 송하원과 상하이 세관원과의 관계를 위해 송하원을 중국에 적응시켜야 하는 40대 한국인 비즈니스맨 전대광을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의 다섯 나라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숨막힐 듯한 경제전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공해문제, 인명경시, 과속성장의 폐해 같은 중국의 모습이 한국의 현실과 겹친다.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거장의 신념대로, 정글 속 이전투구에서 미래가 보인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또 다른 현자인 맹자는 더욱 직설적으로 말했다. "국가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백성은 반란을 일으킬 권리가 있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현명하게 내린 결정이 서부대개발이었다. 자신들에게 향하는 화살을 피할 기회가 왔으니 지방정부 관리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투자 웰컴 웰컴 쌍나팔을 신나게 불어대는 것이다. 2천년이 넘는 역사를 생생한 유물과 유적 들로 보여주고 있는 그 귀중한 고도가 매연으로 뒤덮이고 공해로 찌들거나 말거나 돈 많이 생기는 투자 대환영인 것이다. 관리들뿐이 아니다. 인민들도 그 지독한 매연으로 목이 찢어지게 아프면서 가래가 거무튀튀하게 터져 나와도, 눈이 따끔따끔 가렵다 못해 쓰리고, 눈물이 찌적찌적 나와 눈꼬리가 짓무르는 괴로움을 당해도 편히 잘 먹고 잘살 수만 있게 된다면 그런 것쯤 얼마든지 참을 수 잇다고 무언의 동의를 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묘하고 희한해서 그런 괴로움이나 고통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다. 몸은 탁월한 적응력을 발휘해서 시나브로 둔감하게 그리고 무감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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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온다 리쿠 지음 / 비채

"이 세상 자체가 서스펜스야"
서구형 대형 마트에서 벌어진 참사. 어떤 '사건'이 있었고, 마트에서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한번에 밀려들면서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문제는 이 참사를 촉발한 사건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사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지만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고, 정확한 발생 경위도 알려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것이 어떻게 참사로 이어졌는지조차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Q&A'는 선명한 미스터리 풀이와는 거리가 있는 소설이다. 온다 리쿠는 정체불명의 인터뷰어를 출현시켜 원인 불명의 인명 사고 주위를 맴돌면서 사건의 스케치를 좀더 세밀히 해 나갈 뿐이다. 그 세밀한 스케치에 수록된 것들은 문제 해결의 쾌감이 아니라 이 사회를 둘러싼 두려움이다. 각각의 인터뷰이는 자신들이 겪었던 참사를 증언하는 과정에서 그들 자신의 어둠을 투사하고, 그것은 곧 이 사회의 한 단면을 나타내는 상징이 된다. 세상이 어딘가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 작은 불안과 두려움이 속에 모여 꿈틀거린다. 온다 리쿠는 잔인한 묘사나 혐오스러운 설정 없이 어떻게 서스펜스를 구축할 수 있는지, 이 세상 자체가 얼마나 뛰어난 서스펜스 소재인지를 증명해 보인다. 담백해서 더욱 오싹한, 온다 리쿠만이 쓸 수 있는 서스펜스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그래. 인간은 말이지, 나쁜 건 자기 탓이라고 하기 싫거든. 기분 나쁜 일, 불쾌한 일은 남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해. 사람을 죽이는 건 나쁜 일이잖아? 하지만 안 죽이면 곤란한 경우라든지 죽이는 게 그 사람한테 유리한 경우가 아주 많단 말이지. 그때 신이 있으면 아주 편리하거든. 신이 명령했다, 신을 위해서, 신의 이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으니까.
사람을 죽일 때만 그런 게 아냐. 아주 나쁜 일이 있었을 때 남 탓으로 못 돌리면 괴롭잖아? 절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누구 다른 사람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편하지.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보다 남을 미워하는 게 훨씬 편해. 그런 때를 위해 신이 있는 거야. 난 알았어. 사람은 타인을 죽이는 동물이야. 그렇기 때문에 남을 죽이기 쉽게 하려고 신을 만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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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

"왕은 역사에 남지만, 참모는 역사를 만든다"
이덕일은 전작 <조선 왕을 말하다>에서 조선 왕의 업적을 엄정하게 평가하여 성공한 군주와 실패한 군주가 누구인지 가르고, 그 차이가 무엇인지 밝혀냈다. 전작이 이덕일의 군주학이라 한다면, 이번 책 <왕과 나>는 이덕일의 참모학이라 하겠다. 참모란 왕의 곁에서 왕을 보좌하며 수족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들은 때로는 왕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왕보다 앞서 국정을 이끌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덕일은 군주사 중심의 한국사 서술에서 한 발 벗어나,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 한국사의 참모를 살려낸다. 단순히 그들의 공적을 이야기로 재구성한 게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본질을 꿰뚫어본 참모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밝혀낸다. 또한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경계해야 할 태도를 넌지시 알려주며, 역사 속 잘못을 보고도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인간의 욕심과 오만을 지적한다. 대상이 왕이든 참모든 역사를 읽는 까닭은 매한가지, 열네 명의 참모에게서 자신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발견하시기 바란다. - 역사 MD 박태근

책 속에서 : 
군주와 참모의 관계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참모가 아무리 왕을 만들었어도 참모는 참모일 뿐이다. 천명을 받은 것은 군주다. (중략) 그런데 어떤 참모는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군신관계를 뛰어넘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참모가 제거되는 것으로 끝나고 말지만, 그럼에도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권력을 향한 끝없는 상승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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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 더퀘스트

"내 좁은 방에서 ’행복의 건축’을 발견할 가능성"
알랭 드 보통은 <행복의 건축>에서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고 말하며 건축물이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의 행복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우리의 삶 속에서 행복의 건축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예견했다. 그의 생각이 작가의 직관과 통찰이라고 한다면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는 그 실증과 적용이라 하겠다.

이 책의 키워드 ‘신경건축학’은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마음과 몸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행복한 공간을 탐색하는 학문인데, 쉽게 말하면 환자가 잘 치유될 수 있는 공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시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도시 공간의 구성은 무엇인지 등을 탐구하여, 구체적 사례에서 보편적 법칙을 찾아내고, 이를 다시 구체적 현실에 적용하는 일이라 하겠다. 이 책은 이 신경건축학의 태동부터 최근의 발전까지를 다루며, 인간의 오감이 공간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그 결과가 인간의 심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도시를 설계하거나 건축물을 만드는 이들에게는 인간과 공간을 함께 조망하는 너른 시야를 전해주고, 공간이래 봤자 제 몸 하나 누일 방 하나뿐인 우리에게도 나는 어떤 장소에서 가장 행복한지 찾아볼 가능성을 열어주는 고마운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내 삶의 공간을 뇌와 마음, 힐링과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볼 유익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이 책은 더없이 매력적이다.(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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