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즐거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강준만 교수가 <대학생 글쓰기 특강>이라는 자신의 강의록을 정리해 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생각했다. 학교 다닐 때 이런 강의를 들었다면 큰 도움이 되었겠다고....정말 이런 알찬,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강의를 들으면 등록금이 안 아까울 것 같다.

글쓰기에 있어서 내게 가장 도움이 된 사람은 그 어떤 작가도,교수도 아닌, 지금은 고인이 된 前회사 J상무님이다.J상무님께 정말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

5년 전 얘기다. 한참 의욕적으로 일하던 나는 싱가폴 출장을 다녀 와서 장문의 보고서를 냈다. 10장이 넘었던 것 같다. 출장 결과에 스스로 도취된 나머지, 고딩이 연습장에 영어단어 쓰듯이 빽빽하게 보고서를 채웠다.

얼마 후, J상무님 산하 전 사원이 다 모인 워크샵이 있었다. J상무님은 80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내 보고서 얘기를 했다.

" 얼마 전, 성대리가 낸 출장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0장이 넘더군요. 영업사원이 그렇게 긴 보고서를 쓸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그 시간에 거래선을 만나아죠.
출장 보고서는 간단하게 쓰세요."

난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그런데....J상무님의 훈화말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 생선가게에 이런 푯말이 있다 칩시다.

We are selling fresh fish.

이렇게 한 문장을 다 쓸 필요가 있습니까?
먼저 We, 우리가 팔지 누가 팔아요? 필요 없죠?
are, we를 빼면 are도 필요 없죠?
selling, 그럼 생선가게에서 생선을 팔지 사나요? 필요 없죠?
fresh, 썩은 생선이라고 쓰는 가게 있어요?

멀리서 보이게 "Fish"만 크게 쓰면 되는거 아닌가요?
글은 짧고 간단하게 쓰도록 하세요!"

아..... 그땐 정말로 쥐구멍에라도 들어 가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다.
그 후, "We are selling fish"는 보고서 뿐 아니라 내 글쓰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문장은 되도록 짧게 썼고,쓸데 없는 반복은 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요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책들이 인기다.
소설가나 전업 작가가 될 목적이 아닌,
보고서나 제안서를 더 잘 쓰고 싶은 회사원들과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 책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강준만 교수는 글의 신뢰도를 높히기 위해 "평소 주요 통계를 챙겨두자"고 말한다. 난 이 포인트 하나에서만 책값은 건졌다고 생각한다.평소 신문을 읽으면서 인구,주택 보급률 등 주요 통계는 스크랩 해 두어야 겠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강준만 교수는 말한다.

"독자들께서 판단할 일이긴 하지만,나는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중립'을 지키고자 무진 애를 썼다.이념적,정치적으로 뜨거운 쟁점에 대해 내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립을 지키면서 논리전개의 방식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건 분명하다.나는 적어도 이 책에서만큼은 좌우,여야를 초월하고자 했지만,과연 그랬는지 그 평가는 독자들이 할 일이다."

본문을 읽으면서 강준만 교수가 정말로 "중립"을 지켜서 놀랐다. 어떤 주장을 하는가에 관계 없이, 논리 전개가 뛰어 나면 조선일보 사설도 예를 들며 칭찬한다. 예상하지 못한 강준만 교수의 유연한 태도에 놀랐다.

이 책은 스타일 중심의 글쓰기를 강의하는 책이 아니다.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가,  "글쓰기로 세상보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친절한 강의다. 왜 친절하냐면, 풍부한 사례와 사례별 비교가 읽는 이의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내용이 평이하고 쉽기도 하다.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보고서, 제안서를 쓰고 싶은 회사원들에게.
회사에서 뭐 하나 써서 내라면 일단 겁을 먹고 두려워하는 회사원들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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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0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쓸데 없이 길게 쓰지 않나 생각되네요. ㅡㅡ;;;

드팀전 2006-05-0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글을 짧게 써야되는데...켁켁....요즘 저도 자꾸 페이지가 넘어가요.내용이 어려워서그런것도 있지만 잘 정리가 안돼서 인용하고 쓰면서 정리하고 이러다보면 역쉬 길어져요.짧게 하는게 길게 하는 것보다 어려워요.분명히...

글샘 2006-05-0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이 오두진에게 시킨 <고종, 스타벅스...>를 보고 그가 좋은 교수란 걸 알았습니다. 저도 대학 때, 교수들에게 <권위 의식>말고 뭐 좀 배운 게 별로 없단 생각이 드네요. 맞습니다. 짧게 써야 되는데... 글 못쓰고, 잡생각만 많은 사람이 길게 쓰죠. 저도 그 부륩니다.ㅋㅋㅋ

kleinsusun 2006-05-0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글을 짧고 간단하게 쓰는거 참 어렵죠? 저도 항상 고민하는 문제예요.^^

드팀전님, 맞아요.분명히 짧게 쓰는게 훨씬 어려워요. 내용이 명확하게 이해가 안될 때 길어지기도 하죠.ㅎㅎ 요즘 페이퍼에 올리시는 시들 잘 읽고 있어요.덕분에 저도 건조한 하루를 시로 시작하고 있어요.^^

글샘님, <고종,스타벅스...>는 읽어보지 못했네요.강준만 교수처럼 수업준비를 많이 하는 교수가 많다면 정말 등록금이 안 아까울 것 같아요.학교 다닐 때...자기가 쓴 교재나 팔려는 교수들도 있었어요.ㅠㅠ 글을 군더더기 없이 쓰려고 항상 노력하는데 쉽지 않네요.^^

외로운 발바닥 2006-05-0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생활에서의 일화를 곁들인 간결한 서평~ 이 책 일단 보관함에 담습니다.^^;

kleinsusun 2006-05-0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 발바닥님, 기회 있으면 한번 읽어 보세요. 전 큰 도움을 받았답니다. 또 재미있기도 해요.^^

2006-05-02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벌식자판 2006-05-0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장바구니에 담아놔야겠네요.
이런 책은 사서 두고 두고 읽어도 남는 장사일 것 같아요. ^^;

세벌식자판 2006-05-0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우리글 바로 쓰기" 란 책 읽어보셨나요?
기회가 되신다면 그 책들(3권짜리입니다)도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kleinsusun 2006-05-0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판님, 안녕하세요!
이런 책은 진짜....남는 장사라고 생각해요.^^ 글쓰기에 당장 응용할 수 있답니다.이오덕 선생님 책은 다 갖고 있어요. 최종규님 덕분에.^^

nada 2006-05-0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재미있는 상무님이시네요. 그래도 공개적으로 저렇게 말씀하신 건 수선님께 애정이 있으셔서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kleinsusun 2006-05-0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상무님은 지금은 고인이 되셨어요.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답니다. 인생은 참.....알 수 없는거죠?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늘빵 2006-05-10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당선당선.

2006-05-10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6-05-1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프레이야 2006-05-1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kleinsusun 2006-05-1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속삭이신님, 울보님, 혜경님, 감사합니다.^^
이번 달에 지름신이 내려서 옷을 많이 샀거든요. 그래서 책을 한권도 안사야지...생각했었는데 이달의 리뷰가 되었네요.ㅎㅎㅎ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레져 2006-05-1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락. 이제사 봤어요.
축하해요, 수선님! 요새 물 오른 글쓰기를 하시더니만!! ^^*

kleinsusun 2006-05-13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감사합니다.^^
 
10년 후, 한국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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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다.

10년 후 한국경제가 암담하다면,
그건 <10년 후, 한국>에 기술된 공병호가 지적한 현상들 때문이 아니라, 이런 책이 "CEO를 위한 도서"로 추천되는 한심한 세태 때문이다.

이런 책을 추천하고,
이런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바로 이것이 한국사회의 암담함 아닐까?

황당하게도 <10년 후, 한국>에는 10년 후의 전망이 없다.
그저 2004년 현재 한국의 현상들에 대한 비판만이 가득하다.그것도 논리의 오류로 가득한.
글의 전개는 극도로 감정적이며, 논거는 빈약하다.

이 책은

1.한국의 현재 : 무엇이 문제인가?
2.10년 후 한국 :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3.한국의 위기 :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가?
4.미래 준비 :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렇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 "한국의 현재"가 전체의 절반을 가볍게 넘는다.

모든 페이지가, 아니 한줄 한줄이 비약과 왜곡으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11 대미외교,감정만으로는 안된다"라는 장을 보면,
공병호 아저씨는 한국을 로마에 멸망 당한 코린트와 비교하고 있다.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역사의 한 대목이 있다.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명분에만 치우치는 민족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되는지,그 사례가 <로마인 이야기>에 소개되어 있다.아테네,스파르타와 함께 그리스 3대 국가였던 코린트의 비극적인 멸망이 그 예이다.

그리스 문화를 존경했던 로마인들은 그리스 민족의 독립과 자치를 존중해 주고자 했다.하지만 그리스인들은 로마의 태도를 힘 있는 자의 관용이 아니라 그리스 문화에 열등감을 가진 자의 저자세로 받아들이게 된다.결국 로마인들은 관용을 거두고 코린트에 군대를 급파하고,로마군에 의해 송두리째 파괴된 코린트는 영원히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p94)

코린트의 멸망을 곱씹으며 한국인으로서 되돌아봐야 할 것은 도대체 뭘까?
힘 있는 자 앞에서 까불다가 후회하지 말자?

공병호는 이런 식으로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거로서
수많은 "인용"을 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인용한 저자는 우습게도 복거일과 공병호 자신이다.

"필자와 김정호 박사가 공동으로 집필한 <갈등하는 본능>의 내용을 인용한다."(p163)

이 부분에서는... 그 어떤 코믹북을 읽을 때 보다 큰소리로 웃었다.
세상에....책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로 자신의 다른 저서를 인용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공병호는 "한국 난리났다. 당신 큰일났다." 고 선동적으로 말한다.
그런데...공병호가 지적하는(?)- 대부분 일간지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현상들의 대부분은 한국 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에 고성장을 한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겪는 현상들이다.
고성장을 한 후에 저성장기가 오는건 경제 싸이클이다.

이 책의 I맺는 글I에서 공병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강조해 두고 싶은 점은 현실을 제대로 보자는 것이다.자신의 방식대로 곡해해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다.인간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자기기만'(self-deception)'의 약점을 벗어날 수 있다면,세상에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란 없다.(p226)

참....알면서 왜 그러실까?
왜 공박사님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게다가 우기기 까지 하시는지?

공박사님, 앞으로는 번역만 하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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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6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노 2006-04-1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네요 ㅎㅎㅎㅎ

글샘 2006-04-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치의 책을 들쳐 보면, 자기가 '믿는' 것이 '진실'이고 '알고' 있는 거라고 착각하는 거 같더군요. 한국이 난리났다고 떠들어봤댔자, 난리난 사람은 서민이요 못사는 사람들인데 말이죠. 저 사람의 책이 '처세술'의 교과서인 양 광고된 걸 보면, 좀 웃깁니다.

릴케 현상 2006-04-17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이요. 근데 번역은 잘한다는 뜻인가요

딸기 2006-04-17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

2006-04-17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4-1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후 전망이 있을라믄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던가요? 궁금하네~
인간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자기기만'(self-deception)'의 약점을 벗어나는 게 대안이라고 말하던가요? 아...! 추상적이어라~
대안 없이... 난리났다 난리났다 열불 내는 것은 누군 못 한담... 해요..

kleinsusun 2006-04-1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노님, 키노님도 이 책 읽으셨어요? 정말....이런 책이 추천도서로 선정된다는게....암담하네요.ㅠㅠ

글샘님, 공병호의 편파적인 시각이 정말 "교과서"처럼 인식될까봐 걱정입니다요.

산책님, 잘하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독서 노트> 보면 요약은 잘 되어 있더라구요. 책을 제발 그만 썼으면 하는 바람에서....ㅎㅎ

딸기님, 감사합니다.^^

속삭이신님, 아........그렇군요. 그럼 공박사한테 대안으로 뭘 제시해주죠? 이민? ㅎㅎ

icaru님, 대안이란게 참....빈약하더군요.
뭐 기업은 "핵심 인재"를 뽑고 이런 다 아는 얘기고,
개인은 자기를 계발하고 이런..... 너무나 빈약한..... 그냥 호떡집 불났다고 난리치다가 슬그머니 끝나는 그런 책이예요.ㅎㅎㅎ 읽지마세용!^^

코마개 2006-04-1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자를 ILLHVHL이라고 부릅니다.

kleinsusun 2006-04-1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ILLHVHL이 뭐예요? ㅎㅎㅎ

외로운 발바닥 2006-04-28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leinsusun님께서 여러가지로 잘 지적해 주신 것 같네요. 저자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지적 정말 공감이 갑니다.
그리고 인용에 대해서는 저도 좀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된 적이 많았지만, 정말로 자기책까지 인용했었나요?

kleinsusun 2006-04-29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자기가 쓴 책을 길게도 인용했다니깐요.
이 부분이 이 책의 백미라고나 할까요? ㅎㅎㅎ
복거일 등 자기랑 같은 생각하는 사람 책 인용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 책을 직접 인용하다니....대단하죠? ㅎㅎ

nada 2006-05-0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박사님 번역도 날로 드신다는 소문이 있던데... 본업이 뭐죠? 그거나 하시면 좋겠다는...

kleinsusun 2006-05-0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번역도 날로........생각 보다 훨씬 심각하군요.
로또라도 당첨되면 그만 하실라나요? ㅎㅎㅎ
 
사랑의 달걀 4 - 완결
마키무라 사토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오늘 사무실로 도착한 택배.
언제나처럼 기분 좋게 분홍색 칼을 들고 소포를 뜯었다.

<회사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문장 강화> 두권의 책을 들어 내자, 노란 만화책 4권이 배시시 웃고 있었다.
기분 좋게 <사랑의 달걀> 4권을 꺼내서 만화책을 싸고 있는 비닐을 벗겨 내는데, 하필 오늘 첫출근한 신입사원이 흘끔흘끔 쳐다 봤다.

뭘 그렇게 보나 했는데,
"과장"이라 불리는 한참 선배가
한낮의 사무실에서 만화책을 뜯으며 킥킥 거리는 모습은
놀라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사랑의 달걀> 4권을 들고 씩씩하게 퇴근했다.
월요일에는 차가 많이 막히는데,
기다렸던 만화책과 함께라면 "happy"한 퇴근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어찌나 "몰입"을 했는지,
버스에서 옆자리에 어떤 사람이 앉았는지 얼굴 한번 쳐다 보지 못했다.

<사랑의 달걀>을 읽으며,
난 어렸을 때 꿈이 뭐였더라...생각했다.

꿈을 잊고 그저 "무사안일"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30살이란 나이에 부담을 느끼며 결혼을 고민하던 마코는
뜬금 없는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하루 아침에 잘 나가던 대기업 사원에서 백조가 된다.

우연히 찾은, 어렸을 때 그린 그림 한장은
방향감각을 상실한 마코에게 힘이 되어준다.

" 나의 꿈은 가게 주인 "
글씨 위로는 귀엽게 생긴 여자애가 예쁜 앞치마를 두르고,
한손에는 앙징 맞은 케익을 들고 있다.

난 어렸을 때 꿈이 뭐였더라?

요즘 애들은 학교에서 꿈을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땐 하나 같이 비슷비슷한 대답들을 했다.
국민학교 1학년 때, 꿈 또는 장래희망을 조사하면,
많은 여자애들이 이런 대답을 했다.

피아니스트, 선생님, 간호원, 현모양처....
아직도 기억 나는 가장 웃기는 대답은 "영부인"이었다.

학교가 <내 마음의 풍금> 배경 같은 시골이었냐구?
내가 다닌 학교는 지금은 타워펠리스가 있는 도곡동에 있었다.
교육열, 치맛바람이 젤로 세다는 강남 노른자 학교에서도
애들의 장래희망은 어찌 그리 촌스럽게 다 비슷비슷했는지...
또 여자애들은 왜 그리 여성스러운(?) 직업을 대답했는지...

난 한번도 현모양처라고 대답한 적도 없고,
선생님, 피아니스트,간호원이 되고 싶은 적도 없었다.
물론 "회사원"이 되고 싶은 적도 없었지만...

어렸을 땐 <미녀 스파이> 이런 외화 시리즈들을 TV에서 많이 했는데,
한 동안은 "미녀 스파이"가 되고 싶었다.
말광량이 삐삐를 보고는 삐삐가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

고등학생 때는 기자나 작가가 되고 싶었다.
뭐 취미로라도, 잡문이나마 끄적끄적 거리고 사니깐,
그래도 그 때의 꿈에서 너무 많이 벗어난 건 아닌 것 같다.

2년 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고3때 독서실 총무 아저씨한테 메일이 왔다.
정말 깜~짝 놀랐다.

감동스럽게도,
마음 짜~안하게도,
아저씨는 나는 잊고 있던 그때의 내 모습을 또렷히 기억하고 계셨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몇십번 읽으면서 니가 느낀건 뭐였니?"

아...전율이 흘렀다.
나는...내가 문고판 <싯다르타>를 몇십번 읽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지내고 있었다.

아저씨는 또 이렇게 쓰셨다.

" 니가 꼭 문학을 할꺼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멀리 가지는 않은 것 같구나.
니 홈피를 보니 아저씨 생각이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네."

<사랑의 달걀>을 읽고,
어렸을 때 꿈을 생각하고,
나도 잊고 있던 내 모습을 기억해준 독서실 총무 아저씨를 기억했다.
또, 문고판 <싯다르타>를 심각하게 읽던 내 어린 모습을 기억했다.

만화책 사서 보면 돈 아깝지 않냐구?
난 오늘 저녁....정말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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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4-1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만화책 일단 찜!!!
어렸을 때 꿈은 저도 늘 평범했던 것 같은데.... ^^

2006-04-11 0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4-11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사랑의 달걀> 재미있어요. 함 읽어 보세용^^

숨어계신님, 감사합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데요^^

마태우스 2006-04-1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그 시절에 싯타르타를 수십번 읽으셨다니...존경스럽습니다. 글구 님의 귀염성이라면 미녀 스파이도 충분히 해내실 수 있을 듯합니다

kleinsusun 2006-04-1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하하, 이제 체력이 떨어져서 스파이를 할 수 있을까요? ^^

BRINY 2006-04-1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비교적 어릴 때 꿈을 이룬 케이스지만, 현실이 되고 보이 또 100% 만족은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만족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마키무라 사토루의 근작들은 거의 다 패턴이 비슷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kleinsusun 2006-04-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어렸을 때 꿈이 선생님이었어요?
어렸을 때 꿈꾸었던 모습이 지금의 모습이란건 참 멋진 일이네요.^^
마키무라 사토루는 처음 읽어봤어요. 다른 책들도 "여자의 독립" 이런 내용인가보죠? 저 <이매진> 주문했는데.....실망할까요? ㅎㅎ

로드무비 2006-04-1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들어와 첫 마이리스트에 올렸던 만화.
'사랑보다 일이라고라?'라는 제목으로.ㅎㅎ
언제 제가 수선님께 절판된 좋은 만화 뭉텅이로 빌려드릴게요.
제 안목 믿으시죠?ㅎㅎ

kleinsusun 2006-04-12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로드무비님 리스트 보고 읽었어요.ㅎㅎㅎ
<이매진>도 샀답니다. 로드무비님 안목은 정말 짱이예요!!!
근데...오늘 제가 회사에서 된통 깨지고 기분이 완전 바닥인데요,
오늘 같은 날은 "일이라고라? 다 때려치자!" 이런 생각이 드네요.ㅠㅠ
 
피터 드러커 나의 이력서
피터 드러커 지음, 남상진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주간지 <매경 이코노미> 서평에서 이 책을 알게 됐다.

공병호가 쓴 서평이었는데,
"매년 새로운 주제를 발굴해 3개월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는 피터 드러커의 공부법이 눈에 띄었다.

보통 회사원들은 책을 안 읽어도 잭 웰치나 피터 드러커 책은 한권씩 읽는데, 난 이번에 피터 드러커의 책을 처음 읽었다.
피터 드러커의 "공부법"이 궁금해서...

저술 활동과 강의 등 일 외에 나는 매년 새로운 주제를 발굴하여 3개월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2004년에는 명나라 시대의 중국 미술에 몰두했다.일본에 관해서는 수묵화를 소장할 정도로 잘 알면서도 일본에 큰 영향을 끼친 중국을 잘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나는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외에는 3년마다 계획을 세우고 있다.예를 들면 '셰익스피어 전집을 천천히 주의깊게 다시 읽는 것' 같은 일이다.이는 몇 년 전에 끝마친 일인데,나는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발자크의 대표작인 <인간희극>시리즈에 몰두했다."
(p13~14)

2004년에 피터 드러커는 "95살"이었다.
명나라 시대의 중국 미술을 공부하는,
세익스피어 전집을 읽고 발자크 희극을 읽는 95살 할아버지.
멋있지 않은가?

택배로 배달된 이 책을 처음 펼쳐 봤을 때,하나 이상한 점이 있었다.

옮긴이 남상진
일본 산노대학 경영정보학부 및 JAIST 정보과학연구과를 졸업.


왜 역자가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이지?
혹시 일본어를 번역한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을 넘겨 보니,
그제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연재되었던 27회분의 피터 드러커 기고문을 엮은 책이다.
즉, 일본어로 번역되어 연재되었던 27회분의 기고문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고, 한국에서는 다시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거다.

일본 신문에 연재되었다는 것은
일본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는 말이다.
그래서...일본 사람들이 읽으면 좋아할만한 얘기들이 참 많다.
피터 드러커 자신이 일본과 얼마나 인연이 깊으며,
일본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지속해 왔는지 누누이 강조한다.

당연할 수 밖에....
글도 상품이다. 상품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어 생산된다.

서양인과 일본인을 섞어서 파티를 열었다고 하자.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질문하면 서양사람은 '회계사'라고 대답하고,일본인은 '도요타자동차'라고 대답한다.자기 직업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조직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직의 구성원이 가족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이다.여기에 일본 최대의 강함이 있다."(p178)

공항의 입국심사카드에 "Job"을 쓰는 칸이 있다.
서양인들은 "sales manager", "purchasing manager" 이런 식으로 자기가 하는 일을 쓴다.
한국, 일본 사람들은? 회사 이름을 쓴다.
나도 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무슨 회사에서 일해요." 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이게 "가족의식" 때문일까?

일본은 국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회사다. 일본 주식회사.
일본 주식회사의 엄청난 조직력이 오늘날 일본을 만들었다.
여기에 일본 최대의 강함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여기에 일본 최대의 약점이 있을 수도 있겠다.
개인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

이 책은 가볍게 읽힌다.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피터 드러커를 제대로 알기에는 부족한 책이다.
<피터 드러커 자서전>을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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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4-10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드러커의 책들이 남편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있어요.
툭하면 들춰보면서 저한테도 보라고 하지만, 손이 쉽게 가지는 않아요.
수선님은 칼럼 쓰셔도 참 잘 쓰실 것 같아요.
쉽고 재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글, 수선님 글의 장점이에요.

신지 2006-04-10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
ㅡ> 라는 것에는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어요. 저도 플레져님 말에 동감.^^


moonnight 2006-04-1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 ^^ 피터 드러커. 반드시 읽어야 할 작가라고 하는데, 저 역시 손이 안 가서 아직입.니다. 저도, 몇살까지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 , 항상 책을 읽고 공부하며 살고 싶어요.

kleinsusun 2006-04-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호홋.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레져님은 남편과 각각 별도의 책장을 가지고 있나요? 아니면 한 책장에 두 주인의 책이 섞여 있나요? 궁금해요. <서재 결혼시키기>가 생각나네요.^^

이엠님, 네...."개인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은 좀 과도하죠. 무리가 있기도 하고....우리나라 회사나, 일본 회사나 피터 드러커가 생각하는 "가족주의"하고는 다르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kleinsusun 2006-04-1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님은 지금도 항상 공부하시쟎아요. 와인도 배우고, 중국어도 배우시고...
이제 쉬운 중국어 회화는 다 할 수 있으시죠?^^

다락방 2006-04-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비소설류는 재미가 없던데 수선님은 참 잘 읽으시네요. 전공때문에 어쩔수 없이 샀던 피터 드러커의 책이 집에 있긴 한데, 아직까지 읽을 생각이 없어요. 하하..부끄러워서 이거야 원..^^;;

kleinsusun 2006-04-1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예전에 이런 책 읽으면 재미가 없었는데 요즘 이상하게 재미있네요. 다 이게...돌고 도는거 같아요.ㅎㅎㅎㅎㅎ
다락방님 경영학 전공자예욤?

다락방 2006-04-11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전공은 발레예요, 라고 뻥치고 다녔더니 다들 때리려고 하더군요. ㅋㅋ

kleinsusun 2006-04-1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하하, 저도 어렸을 때 "수중발레"를 해서 코가 뾰족하다고 뻥치다가 맞은 적 있어요.ㅎㅎㅎ
 
한국의 젊은 부자들
박용석 지음 / 토네이도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입사한,
그러니까 이제 막 신입사원 딱지를 뗀 후배 Y가 날을 잡았다.

보통 여자친구가 있어도 없는 척 하는 애들이 많은데,
Y는 첫출근 하는 날 당장 여친 사진을 책상에 붙히고
틈만 나면 여친 자랑을 했다.
회식할 때 여친을 데려 오기도 했다.

그러더니...드뎌 날을 잡았다.
너스레까지 든다.
"과장님! 분발하셔야 겠슴다. 12월초까지 왠만한 예식장 다 찼어요."

Y의 아버지는 아들의 결혼에 기뻐하시며 흔쾌히 아파트를 하나 사주셨다. 그것도 방배동에.
결혼식도 특급호텔에서 하는걸로 봐서 집이 쫌....사나 보다.

Y처럼 강남에 아파트를 사서 출발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꺼다.
40대 차장,부장 중에도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아직 집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아직 집이 없는 40대와 28살 Y의 자산 차이는 점점 더 커지겠지...

전업주부 부인과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해야 하는 자녀,
용돈을 드려야 하는 노부모가 계신 40대와,
맞벌이 하는 부인, 아파트도 사주시고 차도 사주시는 아직 젊은 부모님이 계시는 20대 Y.

Y처럼 턱하니 강남에 아파트를 사주시는, 경제적으로 든든한 부모님이 계시면 물론 좋다.
남들이 "판교 입성"을 꿈꾸며 신문에 줄까지 쳐가며 읽고 있을 때,
아파트 분양 한번 받아 보겠다고 발품을 팔고 있을 때,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은행을 들락거릴 때,
Y는 남들보다 저 앞에서 여유있게 출발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Y같은 경우는 실제로 많지 않다.
그래서....일찍 부터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일찍 돈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시간이 갈수록 힘들어 진다.
월급만으로 살 수 없는게...현실이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30~40대 젊은 부자 176명을 설문/인터뷰해서 쓴 책이라기에,
부모의 도움 없이 남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읽어 보았다.

사실...뭐 이런 책이 다 그렇듯이 별반 특이한 사항은 없다.
다만...30~40대 젊은 부자들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전방위적인 투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공부하는 놈과 저금하는 놈은 아무도 못 당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실 나도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속담인데,
이윤기 선생의 칼럼에서 처음 봤다.
이윤기 선생의 고향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한다.

"저금하는 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공부하는 놈에 대해서는 약간 알고 있다."로 시작되는 칼럼에서 이윤기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 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바 있다”는 말을 참말로 믿었느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다. 믿고말고. 나는 아직도 이 금과옥조를 철석같이 믿는다.

저금도 그렇다. 저금의 복리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공부하는 놈"이랑 "저금하는 놈"은 아무도 못당한다는데,
"공부도 하고, 저금도 하는 놈"은 어떨까?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지만,
젊은 부자들은 공부도 하고, 저금도 일찍 시작해서 부자가 되었다.^^

이 책은 부동산,주식,펀드,채권 더 나아가 해외 부동산,주식,펀드까지 전방위적인 투자 얘기를 하다 보니 다소 산만하다.

"이 책에 나오는데로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도대체 뭘하라는 건지 황당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다만 젊은 부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지를 알고 자극 받는 정도로만....

사족) 젊은 부자들에게 "반드시 집에 갖고 있어야 할 책 3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단다.
설문 결과는,

1위 -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
2위 - 사마천의 <사기열전>
3위 -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정말일까?
워렌버펫 아저씨 책이라고 대답하는게 쩍팔려서 그런건 아닐까?

anyway... 아무것도 집에 없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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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4-03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부자들이란 책에 마모씨가 누락되서 신빙성을 잃었다는 설이 있어요.^^ 안주무시는군요 과장님!

mannerist 2006-04-03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부자는 아니지만... 돈가지구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려면 반드시 집에 갖고 있어야 할 세 권의 책인즉슨:

1위 - 가계부
2위 - 적금통장
3위 - 수수료 없는 계좌

-_-v
생각해봤더니... 3위는 책이 아니네요... ㅋㅋㅋ

로드무비 2006-04-0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로마제국 쇠망사는 정말 엉뚱깽뚱하네요.
제목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 건가?ㅎㅎ
아무튼 추천!
재밌게 잘 읽었어요.^^

kleinsusun 2006-04-0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아... 맞아요. 전방위적인 글쓰기와 강력한 네트워크로 재벌이 되신 마모씨의 성공사례가 누락되 있어요. ㅎㅎㅎ

매너, ㅎㅎㅎ 너 벌써 1위도 있니? 대단한걸!!!

로드무비님, 그죠? 안믿어지죠? <로마제국 쇠망사> ㅎㅎㅎ
차라리 <로마인 이야기>라면 믿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