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 뭇 사람들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정보 접근이 쉬워지면 지역성을 탐구하는 지리학의 존재 가치가 없어질 것이라 했다. 하지만 마지막 글에 나타나듯,  개인의 생활반경이 넓어지고 그에 따른 양질의 지리 정보의 중요성은 더욱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지리정보의 테크닉과 방법도 변하고 있다. 그에따른 지리교육과정 내용과 교사 개인의 마인드 및 수업도 바뀌어야 할 듯 하다.

‘다음’ 인터넷지도 제작현장 따라가보니
거리사진, 15m 주행거리마다 한컷씩 찍어 파노라마로
항공사진, 전국토 250구역으로 나눠 구역당 600컷 촬영 

 

» 지난 8일 삼아항업의 김민호 대리가 충남 천안시 상공에서 항공사진을 찍고 있다.(왼쪽 위) 항공촬영에는 경비행기 세스나기(오른쪽 위)가 사용되고, 거리사진을 찍는 픽스코리아는 경차 모닝(아래)을 이용한다. 

독도법을 익히고 지도와 나침반을 지닌 탐험가·군인보다 막강한 정보를 손에 쥔 ‘민간인’ 100만여명이 거리로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손에 쥔 스마트폰엔 위성항법장치(GPS)와 전세계의 뒷골목 정보까지 담긴 디지털 지도가 들어 있다. 어디를 가나 지도에 내 위치를 표시해주며, 근처 식당·편의점 위치도 알려준다. 포털업체 ‘다음’은 글로벌업체 못지않게 위치기반 서비스의 핵심인 국내 지도 정보를 꾸준히 강화해왔다. ‘로드뷰’를 제작하는 픽스코리아의 촬영차량과 ‘스카이뷰’를 만드는 삼아항업 경비행기에 동승해 ‘21세기 디지털 대동여지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봤다. 
 

■ 거리사진 ‘로드뷰’ 지난 2월19일 오전, 촬영차량 모닝에 동승해 서울 마포 신수동 일대의 거리사진을 촬영했다. 조남주 촬영팀장은 “어제 눈이 내려 도로 위 물기가 렌즈에 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찮다”며 “카메라 시야를 가리는 대형트럭이나 버스를 피하면서 좌회전 때는 서비스를 고려해 직각에 가깝게 회전하는 등 특별한 운전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이 제공하는 로드뷰는 거리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사진을 디지털지도 위에 입힌 서비스다.

차량을 개조해 지붕엔 카메라 4대와 지피에스를 얹고, 조수석엔 기록·모니터 장치를 실었다. 주욱선 촬영팀 대리는 “아침에 출발해 해질녘까지 촬영한다”며 “신기하고 값비싼 장비라서 손상이 우려돼 점심도 차 안에서 해결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광각렌즈를 단 카메라는 15m 주행거리마다 한 컷씩 자동으로 촬영한다. 이 사진들을 둥근 공 형태로 이어붙여 파노라마 사진을 만든다. 촬영 이후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지도와 촬영사진을 일치시키고 얼굴·차량번호판 등 개인정보를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로드뷰를 제작하는 픽스코리아 배영주 사장은 “경차가 진입할 수 있는 서울의 거의 모든 거리를 촬영해 다음 지도에서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 500만장인 서비스 규모를 1000만장으로 늘려 전국의 작은 도로까지 담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픽스코리아는 세그웨이를 이용한 실내촬영장비와, 촬영자가 20㎏의 장비를 짊어지고 계단·등산로도 촬영할 수 있는 장비를 자체개발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로드뷰의 요긴함을 알고 서비스 요청을 늘리고 있는 상태다. 
 

■ 항공사진 ‘스카이뷰’ 지난 8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항공측량업체 삼아항업의 세스나기를 타고 이륙했다. 12인승 경비행기는 4인승으로 개조돼 수십억원대의 촬영장비를 실었다. 25분 만에 천안 상공에 이르자 촬영이 시작됐다. 바둑판 같은 가로세로 줄을 따라 2.5㎞ 간격으로 공중 유(U)턴을 하며 촬영했다. 기류와 바람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탓에, 기체는 수시로 흔들렸다. 촬영장비 틈새로 찬바람이 들어왔고, 10㎞ 운항 뒤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는 통에 멀미가 왔다. 촬영기사 김민호 대리는 미동도 없이 항공기 안 촬영 모니터를 지켜보다 백병기 기장에게 헤드폰으로 “8번 코스 촬영 고도가 다른 곳보다 50피트 높아졌다”고 말했다. 백 기장은 “재촬영할 수 있도록 8번 코스로 재진입하겠다”고 응답한 뒤 기수를 돌렸다. 백 기장이 “지상에 구름 그림자가 드리웠는데 괜찮은가” 묻자, 김 대리는 “심하지 않아 사후보정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착륙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한번 이륙하면 보통 6시간을 체공하며 촬영을 한다. 김포공항에 착륙하자, 촬영사진이 든 하드디스크를 떼어내 작업에 들어갔다. 보안구역이 찍혔는지 살펴 삭제하고 국군기무사령부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20㎝ 크기 식별이 가능하도록 촬영하지만 안보상 이유로 해상도를 절반 이하로 낮춰서 서비스한다. 별도의 보정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전 국토를 250개 구역으로 나눠 한 구역을 600컷씩 촬영해, 15만장으로 전국지도를 만든다. 
 

다음의 서태섭 로컬서비스 본부장은 “통신과 교통 발달로 생활반경이 넓어졌고, 지리정보의 가치도 높아졌다”며 “지도는 고유기능을 넘어서 다양한 부가정보가 담기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색업체 구글이 비영어권의 이용자에게 알려진 계기도 지도·구글어스·스트리트뷰 서비스였으며, 구글이 개방한 지도를 활용한 서비스들은 구글의 플랫폼 지배력을 더 강화시켰다. 업계는 2012년이면 국내에서 휴대전화의 80% 이상에 지피에스가 달릴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모델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휴대전화에 지피에스 탑재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20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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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김용철 전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과 관련된 김상봉 교수의 칼럼이 경향신문에서 거절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나라에서 '삼성'이라고 하는 기업(집단)의 영향력이 과히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뭐 사실 대단할 것도 놀랄 일도 아니지만, 칼럼을 거부한 신문이 '경향신문'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이 나라의 삼성을 비판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너'마저 라는 탄식아닌 탄식이 나온다. 

물론 김상봉 교수의 말처럼 '경향신문'의 문제는 아니다. 왜 그럴수 밖에 없는지는 아마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경향신문'을 지키지 못한 건 어쩜, 우리들인지 모른다. 대다수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로 인해, 경향 '너'마저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것인지도. 

 

이하는 <프레시안>에 다시 기고한 글을 퍼온 것입니다. (2010. 02. 17일자 경제칼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대 철학과에 재직하고 있는 김상봉입니다.
저는 지난해 말부터 <경향신문>에 3주에 한 번씩 수요일마다 기명 칼럼을 써왔습니다.
오늘 제 글이 실릴 차례인데 불행하게도 글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에서는 제가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 펴냄)를 소개하면서
삼성 및 이건희 전 회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신문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된다면서 양해를 구했습니다.
저는 물론 거절했으나, 신문사는 끝내 저의 칼럼 지면을 다른 분의 글로 채웠습니다.

저는 이 일에 대해 <경향신문>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현재 이 땅의 진보 언론들이 처해 있는 어려움의 원인이
신문사 내부의 잘못이 아니라 언론 소비자들의 무지와 무관심에 기인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일을 두고 <경향신문>을 비난하기보다는
도리어 진정한 독립 언론의 길을 걷도록 더 열심히 돕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서
결코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독재 정부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해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한 주체는 국가 권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결실로 국가 권력에 대한 시민적 권리는 큰 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재 권력이 물러간 자리를 지금은 자본 권력이 대신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시민적 자유와 주체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일간지에 광고할 수 있는 지면을 얻지 못하고,
외부 칼럼으로 기고한 저의 원고가 신문사 자체 검열에서 끝내 게재를 거부당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권력이 되었다는 것을 웅변해줍니다.

1970년대 유신헌법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개정이나 폐지를 청원하는 것도,
더 나아가 그런 움직임을 보도하는 것조차 금지했던 긴급조치 9호 시절처럼,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은
이른바 진보 언론이라 불리는 신문에서조차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본이라는 새로운 독재자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의 정의로운 기초를 뒤흔드는 시대에
누구든 어떤 식으로든 애써 역사의 종을 울려야 할 것입니다.
종이 신문에서 실리지 못한 저의 글을 혹시 실어주실 수 있는지 정중히 여쭈면서
이번 일이 이 땅에서 삼성의 독재를 끝내는 대장정의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경향신문> 2월 17일 '김상봉 칼럼'에 실리지 못한 원고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새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나면
우리는 삼성이란 재벌이 어느덧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 암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삼성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코미디의 소재가 될 만한 이야기들도 꽤 많다.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은 일단 회의가 시작되면 아무리 길어져도 화장실을 가는 법이 없다 한다.
놀랍다면 놀라운 일인데 끔찍한 일은 따로 있다.
주인이 화장실을 가지 않으니 회의에 참석한 머슴들도 화장실을 못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녁에 회의가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물 비슷하게 생긴 것은 아예 입에 대지 않는다 한다.

이 책에 엽기적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건희는 유명 예술인들을 집에 불러 연주를 청하기도 하는 모양인데,
그가 부르면 대중가수든 고전음악을 하는 사람이든 달려오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한다.
그런데 유독 나훈아 씨만은 그렇게 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는 대중가수이니 오직 대중들 앞에서만 노래한다는 것이 이 존경스런 가수의 신념이라 한다.

이 재미있는 책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비하면 대다수 언론의 침묵은 기이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하다.
출판사에서는 몇몇 신문에 광고를 내려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돈 주고 광고 내겠다는데도 선뜻 받아주는 신문사가 없어
지금까지 이 책은 입소문으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일종의 금지도서 아닌 금지도서가 된 셈이다.

7~80년대에는 금지도서가 많았다.
체제에 비판적인 책들은 어지간하면 금서로 분류되어 책방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렇게 밟고 눌러도
땅거죽을 뚫고 솟아오르는 겨울 보리싹처럼 많은 금서들이 수십만 권씩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의 차이 또한 분명하다.
그 시절에는 국가가 비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금서 같은 것을 지정하는 억압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삼성이 우리의 입과 귀를 막는 그런 권력이 된 것이다.

그렇게 말과 생각을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권력의 말기적 징후이다.
삼성이 한국 최고의 경제 권력으로 군림하면서
뇌물로 국가기구를 매수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광고로 언론을 길들이고 나면,
이제 그 절대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내부로는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을 막고
외부로는 삼성을 비판하는 개인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일만 남는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증언하듯이
삼성은 이미 노무현 정부 시절에 국가 기구와 주요 언론을 장악하는 과제를 완료했다.
삼성의 남은 과제는 김용철 씨처럼 어디서 출현할지 알 수 없는 비판자들이 나타나지 않게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도 삼성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유신 독재 시절처럼 모든 개개인의 말과 생각을 전면적으로 검열하고 통제해야 한다.

마치 미국에서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공공연히 비판하는 것이 금기시되듯,
한국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이 대중들 사이에서 금기시되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삼성이 이건희의 왕국에서 그 아들 이재용의 왕국으로 순조롭게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포석인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금서 아닌 금서가 된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다.

알고 보면 삼성그룹 전체에서 이건희가 소유한 지분은 0.57퍼센트에 불과하다는데,
그는 자기 머슴들의 배설을 억압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 모두의 입과 귀를 가리려 한다.
그러면서 이 짝퉁 루이16세 폐하께서는 황송하옵게도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한다'는 교시까지 내리셨다 한다.

선거날이 가까워올수록 사람들은 이명박 심판에 열을 올리겠지만,
그 일은 박근혜 전 대표가 누구보다 차분히 잘 해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눈앞의 허상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자본에 매수되지 않는 진보정당을 키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을 해체하고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한국식 자본주의를 타파할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삼성제품 불매는 당연한 일이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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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칠레산 포도의 수입관세가 시기별로 다르다는 사실은 이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 나름대로의 국내 포도농가의 보호를 위한 조치이면서, 칠레와 한국의 포도 출하시기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윈윈전략인듯 하다.



 

냉해와 대지진으로 칠레산 수입 포도가 한동안 '귀하신 몸' 대접을 받게 됐다. 3~5월은 칠레산 포도가 국내에 유통되는 포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산 포도는 6월부터 출하되고 미국산 포도는 7월 중순부터 국내에 선보인다. 이 때문에 3~5월에 칠레산 포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국내에 포도 품귀 현상은 불가피해진다.

대형마트의 경우 칠레산 포도 판매량은 연간 포도 판매액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칠레 포도 품귀 현상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7일 칠레산 씨 없는 청포도 1팩(900g) 가격은 748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가량 올랐다. 전년 동기에 비해 달러당 원화값이 30%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떨어져야 하지만 가격이 역주행하고 있는 것.

손지영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 "연초 칠레 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냉해에 따라 1~2월 국내 수입 물량이 30%가량 감소하면서 값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지진이 칠레를 강타함에 따라 수입물량이 급감해 가격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3월은 칠레산 포도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2월 대비 30% 정도 떨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반대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손 바이어는 "칠레 대지진에 따라 국내 도착일 기준으로 다음달 5일 이후 물량부터는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티아고 북부 지방에 소재한 주요 포도 산지는 지진 피해를 크게 보지 않았지만 문제는 물류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지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통한 수출항으로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벨파소 항, 산안토니오 항 등 항구도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수입업자들의 전언이다.

현지 물류가 정상화돼 수입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다음달 초부터 칠레를 출발하는 물량의 경우 가격 폭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창모 롯데백화점 과장은 "통상 관세 부담 때문에 미미한 수준이었던 5월 1일 이후 칠레산 포도 도착 물량이 올해에는 칠레 대지진에 따라 대폭 늘어나고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칠레산 포도는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계절관세 16.6%가 적용되고, 5월부터는 국내 포도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기본세율인 45%가 적용된다. 6월부터 본격 출하되는 국내산 포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포도가 칠레 산지에서 우리나라까지 도달하는 해상 운송기간은 통상 한 달가량이다. 즉 칠레산 포도의 경우 4월 1일 이후 현지 출하분부터는 28.4%포인트나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는 얘기다. 현지 수확 시기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이지만 5월 이후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통상 3월 말 수확분까지만 국내에 들여온다.

연 과장은 "향후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두고 현지 수출업자들이 수출을 미루는 경향도 있어 칠레 포도 가격은 예상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20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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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사실 이번 러시아 한국인 유학생문제는 피해자가 한국인이지만, 미래에 한국에서 외국인이 피해자인 사건으로 충분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가된다. 스킨헤드 같은 순수혈통주의와는 다른 한국도 '한민족'이라는 민족주의적, 혈통주의적 감정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우리가 피해가인 동시에 가해자일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선래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
한겨레신문 2010.3.15 

짧은 머리에 가죽옷, 그리고 그 가죽옷에 달려 있는 반짝이는 금속물체들…. 이들이 스킨헤드들이다. 무리지어 몰려다니며 유색인종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고 다닐까.

히틀러의 탄생일인 4월20일은 스킨헤드들에게 가장 큰 축제의 날이다. 러시아의 스킨헤드들은 이날을 기념하면서 순수한 ‘루스키’(러시아) 혈통을 강조하고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테러를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얼마 전 있었던 한국인 유학생에 대한 잇따른 인종테러도 이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스킨헤드는 1960년대 후반 패션·음악·생활에 영향을 받은 영국 노동자들의 하부문화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스킨헤드의 하부문화에 정치성향과 인종적 태도가 혼합되면서 현재의 극우 인종차별주의로 발전하였다. 러시아의 스킨헤드는 1980년 중반 이후부터 러시아 청년 하부문화에서 발생하여 나치즘과 연결된 나치스킨(Nazi Skinheads)으로 발전하였으며 이념적 성향이 무질서하게 혼합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스킨헤드는 이념에 의한 행동이라기보다는 무질서한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극단주의 그룹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러시아 스킨헤드의 특징을 몇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 소비에트 체제 붕괴 이후 경제난과 빈부격차의 심화로 소외계층 청년들의 불만이 누적되었으나 이런 불만을 분출할 만한 사회적 통로가 없었다. 그 결과는 ‘희생양’ 힘없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태도였다.

둘째, 러시아의 극우성향을 지닌 정치단체들이 이런 불만 소외 청년들을 조직화하여 이들에게 치기 어린 민족감정을 불어넣어 주었다.

셋째, 2000년대 이후 러시아의 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려졌던 소외계층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러시아 내 3D 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극단적 반감으로 표출되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에서 자행되는 인종테러는 해마다 2만건이 넘으며, 최근 5년 사이에는 매년 5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살해당했다. 지난해에는 희생자가 갑절인 1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희생자들의 대다수는 소연방 구성 공화국이었던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과 캅카스인들이다. 이들은 러시아공화국에서 잡일과 3D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약 1000만명이 일하고 있다. 러시아 스킨헤드는 이들 때문에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빈곤해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러시아인들이 마다하는 일자리를 이들 외국 노동자들이 차지하였고 현재 러시아 경제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이은 인종테러에 대하여 러시아 정부도 2006년 7월 극단주의 단체 척결에 대한 연방법을 채택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가뜩이나 사회와 정부에 불만이 가득한 소외 청년세력의 극단적 인종주의가 반정부 성향의 행동으로 돌변할까 매우 조심스런 입장이다.

오는 5월9일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승전기념일이다. 러시아의 선열들이 나치 독일과 싸워 2000만 러시아인들의 고귀한 피의 값으로 조국을 지켜낸 날이다. 그러한 순국선열의 무덤 위에서 나치의 깃발 아래 러시아의 순혈주의를 주창하는 현재의 러시아 젊은이들을 과연 현재를 사는 러시아인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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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김길태가 잡혔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고 그가 잡힌 곳은 경찰의 코앞이었다. 여론의 분노에 화답하듯이 경찰은 그를 압송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얼굴을 공개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된 것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참에 경찰은 흉악범에 한해서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가이드라인을 준비중이다. 여기에 인권의 이름으로 반대하였다가는 아마 국민의 몰매를 맞을 것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인권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짐승’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의자에게는 법이 정한 절차 안에서 범죄가 확증되기 전까지 보호되어야 할 권리가 있다는 ‘무죄추정의 원칙’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닌 짐승의 얼굴은 공개하여도 된다는 것을 뒤집으면 인간의 얼굴은 자의가 아니라면 공개할 수 없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되어야 하는 규범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얼마 전에 있었던 중학생들의 벌거벗은 졸업식 ‘세리머니’를 생각해보자. 그 사건에 많은 사람들은 요즘 청소년들의 폭력에 대해 개탄하였지만, 정작 눈여겨봐야 했던 것은 아이들이 자신이 누구를 괴롭히는 것을 남들이 보라고 버젓이 인터넷에 올렸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이 때리는 학생들의 얼굴과 성기까지 몽땅 다 공개하였다. 비옷에 마스크까지 쓰며 자신들의 얼굴을 가렸지만 피해자 학생들의 얼굴이 공개되는 순간 자신들도 공개된다는 것은 모르는 타조들처럼 말이다. 그전에 한 무리의 대학생들은 중국에서 해부 실습을 하면서 시체를 농락하는 것을 인터넷에 자랑삼아 올렸다.

우리는 이미 자의건 타의건 성행위까지를 포함하여 내가 살아가며 하는 모든 것을 24시간 전시하고 생중계 방송하는 것을 권장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꼬집었듯이 연애를 하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을 가는 것도 오로지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서이다.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들이다. 거울에 끊임없이 내 얼굴을 비추는 것처럼 미디어에 담지 않는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다. 이처럼 자의에 의해서건 ‘알 권리’라는 이름의 타의에 의해서건 우리는 보여주기 위해서 살고, 보기 위해서 살아간다. 프랑스의 한 철학자는 이런 우리 사회를 ‘동물원이 된 사회’라고 일컫는다. 우리 서로 서로가 동물원에서 동물을 구경하듯이 자신을 전시하고 남을 구경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는 존중되어야 할 얼굴 따위는 애초에 없다. 몇몇 철학자들에 따르면 얼굴은 인간만이 가진다. 인간만이 얼굴을 통하여 타인에게 감정을 일으키고 그에 대한 윤리를 요청한다. 따라서 더 이상 윤리적 호소를 하지 못하는 얼굴은 얼굴이 아니라 구경거리에 불과한 짐승의 머리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모두 구경거리가 된 짐승의 머리를 달고 사는 인간들에 불과하지 않은가?

진보적 결정을 내린 판사와 일제고사 성적조차 ‘알 권리’의 이름으로 전시되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지고 수선을 떠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미 동물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감추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양 떠드는 알리바이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인권’은 모든 것이 공개되는 시대에 예외적으로 빠져나간 모 언론사 사주의 이름처럼 지켜야 할 ‘명예’가 있는 아주 극소수만이 누리는 호사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엄기호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한겨레신문 20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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