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작가는 경험한 것 이상을 쓸 수 없다는 말을 몸으로 겪었습니다..
<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는 최근 5년간 750여권을 읽고 쓴 책입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책과 그 저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의 숲에서 행복하게 산책하는 즐거움은 평생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어교사가 만나는 질문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언어영역, 논술은 물론 책과 관련된 모든 질문들
그리고 진로와 직업을 포함한 모든 삶의 문제를 학생들과 함께 고민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부딪쳤던 수많은 질문들, 진지한 눈빛들에 대한 대답입니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본격적으로 책읽기를 시작하는 대학생에게 적합한 책입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1차 독자가 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먼저 읽고 고민하고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평생 읽고 쓰는 습관을 갖게 됩니다. 



 거실의 모습입니다. 벽면 전체를 7단짜리 붙박이 책꽂이를 설치했습니다. 수납공간 극대화를 위해 식탁 옆 벽면은 8단 붙박이 책꽂이를 설치했습니다. 가족들은 편안하게 적응되어 있지만 집에 들어서는 순간 책꽂이를 마주한 사람들은 조금 불편해하기도 합니다.



 엊그제 인쇄소에서 처음 나온 책입니다. 소파 위 공중부양 책꽂이까지 포함해서 대략 2,000권 정도의 책 중에서 <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는 작고 초라해 보입니다. 수납 공간의 한계로 이제는 늘어난 만큼 책을 줄이며 살아야 합니다. 책읽는 즐거움과 함께 글쓰기 실력도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8개분야에서 56권의 책을 골라 소개했습니다. 문학/고전, 수학/과학, 인문/사회, 역사/인물, 경제/진로, 문화/예술, 철학/종교, 상담/심리/글쓰기 분야의 책들을 살펴보면서 그 속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 내용과 숨은 의도까지 통찰할 수 있도록 책마다 생각하고 질문하고 찾아볼 거리를 제시했습니다. 덧붙여 '하이퍼링크' 책읽기가 가능하도록 엮어읽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했습니다.
  

2부에서는 평소 책을 멀리했거나 많이 읽지 않은 초보 독자, 혹은 좀 더 체계적인 독서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부터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과 읽고 나서 할 일까지 제 나름의 생각들을 쉽게 설명해두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앎의 범위와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책읽기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1 책은 내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책을 읽는 이유 ① 존재의 확인)
2 책 속에서 미래를 꿈꾸다 (책을 읽는 이유 ② 삶의 방법과 태도)
3 공부는 곧 책읽기다 (책을 읽는 이유 ③ 공부와 책읽기)
4 책 속에 답이 있다 (책을 읽는 이유 ④ 논리적 글쓰기와 국어, 언어영역)
5 ‘책에 관한 책’부터 시작하라 (책을 선택하는 방법 ① 책읽기의 시작)
6 우선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부터 읽어라 (책을 선택하는 방법 ② 현실적인 접근)
7 소설을 넘어서야 진짜 책읽기가 시작된다 (책을 선택하는 방법 ③ 인문학적 교양)
8 신간과 고전을 적절하게 배합하라 (책을 선택하는 방법 ④ 가치의 기준)
9 번역자, 원제와 해설 등을 보고 판단하라 (책을 선택하는 방법 ⑤ 번역서의 선택)
10 제목, 차례, 머리말, 해설, 본문의 순서로 읽어라 (책을 읽는 방법 ① 책 읽는 순서)
11 천천히 읽어야 소화가 잘된다 (책을 읽는 방법 ② 느림의 미학)
12 책읽기는 저자와의 끊임없는 대화다 (책을 읽는 방법 ③ 비판적 책읽기)
13 밑줄과 메모할 수 있는 내 책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 방법 ④ 기억과 활용)
14 책들은 모두 한 가족이다 (책을 읽는 방법 ⑤ 하이퍼링크 책읽기)
15 작가별, 주제별, 분야별로 묶어서 읽어라 (책을 읽는 방법 ⑥ 전작주의)
16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 (책을 읽는 방법 ⑦ 선택적 책읽기)
17 책읽기는 취미가 아니다 (책을 읽는 방법 ⑧ 책 읽는 습관)
18 대화하고 토론하라 (책을 읽고 나서 ① 생각 나누기)
19 책읽기의 마지막은 글쓰기다 (책을 읽고 나서 ② 정리하기)
20 행동하지 않는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책을 읽고 나서 ③ 실천과 변화) 






 우연한 기회에 출판 제의를 받고 재밌을 것 같아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어렵고 고통스런 작업이었습니다. 편편찮은 글을 갈고 다듬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책에 관련된 오류가 있다면 앞으로 지속적으로 바로잡겠습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신 인더북스 모든 스텝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의 냉정한 평가를 기다립니다.



 
 
반딧불이 2010-01-14 23:28   댓글달기 | URL
인식의 힘님.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참 많이 읽으셨는데 그 결과물이 나왔군요. 아이들한테 무슨 책을 읽혀야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되는데 이 책도 권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인식의힘 2010-01-15 12:12   URL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TurnLeft 2010-01-15 04:41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인식의힘 2010-01-15 12:13   URL
네 감사합니다...^^

신지 2010-02-01 02:02   댓글달기 | URL
반갑고, 축하드립니다. 믿고 권할 만한 좋은 책이 한 권 나왔군요.^^ (책을 낼만한 분이 내셨다고 생각해요!)

인식의힘 2010-01-27 10:41   URL
그렇지는 않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0-06-22 09:44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5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험생과 문학교사들 사이에는 전설 같은 현실이 전해진다. 2002년 수능에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가 출제된 적이 있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 정서와 농촌 현실을 잘 표현한 시로 사랑받는 시인에게 자신의 시를 바탕으로 출제된 문제를 풀어보게 했더니 열 문제 중 일곱 문제를 틀렸다고 한다. 2010년 수능 대비 6월 모의평가에 대설주의보가 출제된 적이 있는 최승호 시인은 다섯 문제 중 네 개를 틀렸다고 한다. 시인의 의도를 묻는 문제를 틀렸다고 하니 문제를 잘못 출제한 것일까 아니면 정답이 틀린 걸까. 최승호 시인은 서울시 교육청에서 주최한 중등교사 연수에서 시에서 이미지는 살, 리듬은 피, 의미는 뼈인데, 살과 피는 빼고 학교 교육에선 만 얘기한다. 그런 나쁜 가르침은 가래침과 같다는 말로 일침을 가했다. ‘가르침가래침으로 라임을 맞춘 비유가 시인다워 피식 웃은 기억이 난다. 시인의 말이 다소 지나친 면이 있지만 대한민국 문학교육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이해된다. 왜냐하면 문학은 즐겁고 행복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대학진학을 위한 수단 혹은 걸림돌이 되어버린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 보면 점수를 높이는 방법과 문학을 감상하는 방법이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 최승호 시인이 말한 것처럼 문학에서 뼈에 해당하는 의미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걸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문학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총체적인 대상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계처럼 전체가 각각의 부품처럼 환원될 수 없는 것이 문학이다. 문학은 언제나 부분의 합보다 크다. 시는 소리 내어 읽으면서 귀로 들어보고 마음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고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 전체적인 울림이 시인의 의도가 아니겠는가. 사건의 원인과 해결 과정에만 관심을 두고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사건이 일어나게 된 시간과 장소, 시대 상황까지 들여다보고 나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한 후에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문학에 접근하는 가장 나쁜 방법은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참고서에 실린 해제를 암기하고 문제만 푸는 것이다. 문학에 대한 올바른 감상 태도와 방법은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면 점수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왜냐하면 수능 언어영역은 암기력 테스트가 아니기 때문이며, 내가 공부하지 않은 작품이 출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어영역을 위해서는 빨리, 많이 읽을수록 좋은 걸까. 줄거리만 읽고 핵심만 공부해도 되지 않을까. 읽지 않고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을 한 권 살펴보자. 프랑스의 피에르 바야르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알려준다.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세상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책처럼 끌리는 제목이다. 읽어도 끝이 없는 책을 읽는 대신 읽은 것처럼 말할 수 있는 비법이 숨겨진 책이 아닐까. 전혀 읽지 않은 책, 대충 훑어 본 책, 귀동냥한 책, 내용을 잊어버린 책을 비독서로 규정하며 담론 상황에 대해 부끄러워 말 것,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 책을 꾸며낼 것, 자기 얘기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짐작하겠지만 이 책의 작가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독서의 수고로움과 기억의 한계 그리고 내면화된 책읽기 방법에 대해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즐겁게 읽으면서 책을 완전히 나만의 것으로 소화하라는 뜻이다.

 

또한 일본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슬로 리딩(slow reading)’을 권한다.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책에서 단 한권을 읽더라도 뼛속까지 완전하게 빨아들이라고 말한다. 스피드가 승부를 좌우하는 세상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며 살아온 우리들 아닌가. 빠르게 많이 읽는 것이 상식이 되어 속독법을 익히고 경쟁적으로 많이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느림을 강조한다. 양적인 독서에서 질적인 독서로의 전환을 권한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우리는 천천히 음미하며 읽고 완전히 소화시켜 내면화하는 것이 문학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소설 한 권을 읽는 재미, 시 한 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비로소 문학은 즐거움의 대상이 될 것이며 평생 내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그럼 이제 천천히 문학의 숲을 거닐어 보자.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멘토가 필요하다. 정여울의 문학 멘토링‘1+1=2’처럼 명쾌한 답이 없어서 문학이 싫다고 말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다. ‘단 하나의 정답으로만 존재할 수 없는 우리의 다채로운 삶을 담아내는, 크기도 모양도 일정하지 않은 그릇이 바로 문학이다. 이 책은 문학의 비밀을 알려주는 18개의 열쇠를 준비했다. 각각의 방에는 패러디, 시점, 은유, 상징에서부터 악당, 모험, 욕망, 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의 기법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시작하기에 앞서 문학의 역할을 알기 쉽게 설명한 1부는 에피타이저에 해당한다. 중고등학생들의 바이블이 되어 버린 문학 참고서와 일반인들이 거의 찾지 않는 문학 이론서 사이를 더듬고 있는 이 책은 시중에 쏟아지는 공부법’, ‘학습법류가 아니다.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청소년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책을 읽는 멘티들은 넉넉하고 편안한 마음을 준비하고 멘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이론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은 물론 주옥같은 작품들이 적절한 사례로 등장한다. 문학은 어렵지도 낯설지도 않은 대상이다. 평생 우리 곁에서 울리고 웃기며 진한 감동과 깨달음을 전해줄 좋은 친구를 사귄다는 마음으로 문학을 마주하자.) 읽은 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지 않은 책은 메모해 가며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문학은 여러분의 베프(best friend)’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문학은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우리들에게 삶을 이야기하며 세상을 보여주고 꿈꾸게 한다. 문학과 나누는 그 즐거운 대화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세르반테스의 말대로 우리 모두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책을 주문할 때 사람들은 타인의 서평이나 신문기사를 얼마나 참고하는지 궁금하다.

혹은 유명 서평가와 북로거(파워블로거)의 글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라딘에 책을 주문하러 가면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의 서평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특히 신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빌렸을 리 없고 서평용 도서를 받았거나 관계자이거나 친인척이거나.

그리고 내용은 객관적이지 않고 주례를 세울 확률이 높다.

공짜로 책 받고 악평을 썼다가 먹게 될 욕의 양과 받게 될 불이익에 대한 발빠른 손익계산으로 머리가 복잡해질 것이다.

특히 각 인터넷 서점, 각 포털의 우수, 파워블로거들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같은 책의 서평이 올라온다면,

십중팔구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다. 서평을 참고할 필요가 없는 광고다.

회당 10만원, 주당 1~2회 서평 제의를 하는 사이트부터 다양한 제안을 하는 프로모션 업체까지.

그 분들은 몇명이 혹은 누가 제안에 응하고 있으며 얼마나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기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차피 운영하는 블로근데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문제는 공개여부다.

그리고 그 서평과 책 구매여부의 상관관계다. 순수한 매니아와 책벌레를 찾는 일은 그래서 더욱 어렵다.

대형출판사가 아닌 경우 몇몇 인터넷 서점 메인을 점령해야 하는 어려움, 광고홍보비의 부담 등 여러가지 이유로

블로그 마케팅을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작가가 직접 쪽지를 보내 책을 보낼테니 주소를 알려달라는 일까지 벌어진다.

숨어있는 좋은 책을 찾아읽고 함께 나누고 광고에 휩쓸리지 않고 옥석을 가리고 내 몸에 맞는 옷을 고르듯 내게 필요한 좋은 책을

골라 책 표지를 넘기기까지는 많은 수고로움을 이겨내야 하고 깊은 안목도 필요하다.

어디 책 뿐일까마는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갈수록 어렵기만 하다.

책 한 권 주문하기도 험난하고 숨어있는 책을 보물찾기는 더욱 어렵고 어느덧 책이 떨어지면

늦은 겨울 밤 담뱃갑이 빈 취객처럼 마음이 급하다. 미리 목록을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고 책을 살펴두지 않으면

즉흥적으로 주문하게 되는 책이 끼어들고 광고에 속거나 본전을 헤아리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게으름의 대가!

미리 준비하고 계획세워가며 계통과 주제를 생각하고 분류해 놓은 빈 구멍을 메우지 않더라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책을 읽고 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다가온다. 호흡을 가다듬고 준비운동을 하고 천.천.히.



 
 
 

우리 각자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 전체가 한 단위를 형성하며, 그 단위가 다른 어떤 사람의 단위와도 다르다는 명백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 단위를 라 부른다. 과연 그 는 무엇일까? - 148

 

과학은 진술한다’. 과학의 유일한 목표는 대상에 대해 옳고 적절하게 진술하는 것뿐이다. 과학자가 강요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 진실과 성실뿐이다. - 194

 

물질세계는 자아, 즉 정신을 배제함으로써만, 제거함으로써만 구성될 수 있었다. 정신은 물질세계의 일부가 아니다. 그러므로 정신이 물질세계에 작용을 가할 수도 없고 물질세계의 어느 부분이 정신에 작용을 가할 수도 없다. - 196

 

세계는 내게 단 한 번 주어진다. 존재하는 세계가 주어지고, 또 지각되는 세계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관과 객관은 단지 하나이다. 물리학이 이룩한 최근의 성과로 주관과 객관 사이의 장벽이 무너졌다는 말은 옳지 않다. 애초부터 그 장벽은 존재하지 않았다. - 208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만들 뿐이다.” 자연적인 사건은 그 자체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며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다. 가치는 찾아볼 수 없으며 특히 의미와 목적을 찾아볼 수 없다. 자연은 목적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 226

 

이런 이론화 과정은 우리가 사실들을 질서 있는 패턴으로 기억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지만, 실제 관찰과 그로부터 나온 이론 사이의 구분을 은폐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실제 관찰은 항상 감각이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이론이 감각을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론은 감각을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 - 265

 



 
 
 

하지만 인생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법이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망과 부주의한 선택……인생은 단지 구십 분의 플롯을 멋지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곳곳에 널려 있는 함정을 피해 평생 동안 도망다녀야 하는 일이리라.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해피엔딩을 꿈꾸면서 말이다. - 천명관, <고령화가족>, 45쪽

'행복한 가정은 모두 똑같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불행하다'고 말한 사람이 톨스토이였던가. - 천명관, <고령화가족>, 128쪽

유년의 기억 중에서 어떤 것은 당시엔 너무 어려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지 기억 속에만 묻어두었다가 오랜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연후에야 비로소 그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 천명관, <고령화가족>, 136쪽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위험하다. 자존심이 없으면 자신의 이익에 따라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다. 그것은 그가 마음속에 비수같은 분노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 되는 법이다. - 천명관, <고령화가족>, 222쪽

헌신적으로 나를 보살피는 캐서린을 지켜보며 나는 한 인간의 삶은 오로지 이타적인 행동 속에서만 완성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돌보고 자신을 희생하며 상대를 위해 무언가를 내어주는 삶......거기에 비추어보면 나의 삶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삶이었던지. - 천명관, <고령화가족>, 263쪽

그들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다. 짐은 새로운 법은 아름답지만 옛날 법을 따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생을 희롱했다가 실패했다. - 프랑수아 트뤼포, <쥘과 짐>

나는 언제나 목표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 이외의 모든 것은 다 과정이고 임시라고 여겼고 나의 진짜 삶은 언제나 미래에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 결과 나에게 남은 것은 부서진 희망의 흔적뿐이었다. - 천명관, <고령화가족>, 286쪽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