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 - '수학사랑' 박영훈 선생의 수학사 특강
박영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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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폭탄 테러가 일어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존 매클레인 형사는 5갤런과 3갤런 물통 두 개를 가지고 정확히 4갤런의 물을 담아 테러를 막아야 한다. <다이하드 3>에서 테러리스트가 낸 이 문제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풀었을지 궁금하다. 수학은 이렇게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차분하게 고민하는 해결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수학은 우리에게 어렵고 지겹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과목일 뿐이다. 즐기지 못하고 극복해야 하는 과목이라는 선입견은 많은 학생들에게 집합과 명제를 넘어서지 못하게 한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면서 시작되는 현대인의 하루는 철저하게 수의 세계 안에 갇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부나 시험에서 벗어나 사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수학에 접근한다면 우리는 수학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은 현실에서 적용할 수 없는 문제 풀이 위주의 추상화된 세계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지적 호기심도 자극하지 못하고 현실적 유용성도 없는 분야로 수학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시험과 점수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이런 부담을 덜어내고 수학을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논리적이고 명쾌한 수의 세계에 매료되면 그 어떤 분야보다도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는 분야가 수학이다. 강석진은 <수학의 유혹>을 통해 이러한 즐거움의 세계로 우리를 유혹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작가의 수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도 있지만 수학에 미친 강석진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할 만큼 재미있고 유쾌하다. 가장 실용적인 학문임에도 가장 추상적인 내용의 문제 풀이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이 책은 수학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수학이 왜 재미있는 학문인지 알려준다.

 

수학을 ‘잘’하기 위해 쏟아져 나온 수많은 이론적인 해설서와 수학공부 비법이 오히려 아이들과 수학을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단기간에 점수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수학의 중요성을 스스로 체득하는 데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책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내용들을 설명하면서도 수학적 원리와 문제 해결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는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축구공의 표면을 덮고 있는 정다면체의 비밀을 수학으로 설명하면서 우리가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들일수록 수학의 숨결과 신비가 숨어 있다고 말하는 강석진은 수학이 우리 생활을 더욱더 풍부하고 깊이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믿음을 준다.

 

이렇게 즐겁고 편안하게 실제 생활에서의 유용성과 재미를 통해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면 수학의 기원을 더듬어 볼 차례다. 박영훈의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를 따라가면 또 다른 수학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오로지 공식을 외우고 수많은 기호를 통해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이 수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수학의 기원을 살펴보자. ‘우리의 삶에는 끊임없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등장한다. 수학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며, 수학이라는 학문은 인류가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문화유산’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수학에 접근하는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우리의 인생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수학이라고 말하는 강석진의 말이나 문제해결의 도구라고 말하는 박영훈의 이야기는 기능적 수학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으로서 수학의 역사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고대 철학자들이 수학자들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논리적인 사고와 자연현상에 대한 호기심은 철학자들을 자연스럽게 수학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최초의 수학자 탈레스부터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은 물론이고 유클리드까지 다양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는 이 책은 수학이 시작된 역사의 현장을 찾아 수학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다.

 

1부터 9까지 숫자 중에 하나를 떠올려 보자. 그 숫자에 9를 곱하고 두 자리 수가 나오면 각각의 숫자를 더한다. 그 수에서 5를 빼고 제곱을 한 다음 2를 더하면 당신이 어떤 숫자를 떠올렸든지 오늘 날짜인 ‘18’이 된다. 마술 같은 수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즐겁고 재미있는 수학을 만나게 된다. 중세 문학을 전공한 앤 루니의 <수학 오디세이>는 단순히 수학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거나 수학의 역사를 기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학이 발생한 배경과 역사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인류 역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 수학은 시대에 따라 그 발달 속도를 달리한다. 기원전 400년께 고대 그리스인들의 관심에서 비롯되어 2000년 전 나일강의 삼각주와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사이의 평지 사이에서 단순한 셈 이상의 수학적 활동이 시작되었다. 앤 루니는 수학의 시작인 ‘숫자’에서 시작해서 수열, 기하학, 삼각법, 대수학과 방정식은 물론이고 미적분과 통계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전 영역의 기원과 발생 과정을 옛날이야기처럼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로 풀어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에 부닥치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고민한다. 문제해결 과정은 뛰어난 상상력과 추론 능력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학은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려면 공식과 계산에 얽매이지 말고 실제 주어진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방식은 세상을 살아가는 매우 중요한 삶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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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학자의 변명 - 수학을 너무도 사랑한 한 고독한 수학자 이야기
고드프레이 해럴드 하디 지음, 정회성 옮김 / 세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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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수학처럼 답이 없다. 1+1=2.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고 자명한 진실일까. 인간의 경험과 이성, 판단력과 비판적 안목은 주관적 아집의 결과일 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확실하고 정확한 사실과 분명한 진실을 요구한다. 수학은 우리에게 적어도 혼란스럽지 않은 답을 요구한다. 이것일 수도 있고 저것일 수도 있는 상황 논리를 들이대지도 않고 개인적 판단에 근거하지도 않는다. 수학은 언제나 인간 이성의 바탕이 되었다.

인문학은 인간을 중심에 놓는 학문이다. 인간이 걸어온 길과 생각한 것들, 만들어 온 제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흔희 문사철(文史哲)로 일컬어지는 것은 폭넓은 지적 탐구의 시작이며 모든 학문의 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자연과학은 정확하고 논리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자연을 중심에 놓고 있다. 왜 그러한가에 대한 질문과 호기심으로 출발해서 그 해답을 구하는 과정이 자연과학이다. 그 중에서도 수학은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다. 대부분 명석한 철학자들은 대부분 수학자였거나 수학에 조예가 깊었다.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음대로 해석하고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인간은 철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비단 수학자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지만 일상생활에서 수학에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다. 다만 순수 학문 영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초학문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없다면 응용학문도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저자는 수학적 영감, 명민한 이론을 배출할 수 있는 나이는 적어도 40대 이전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서는 더 이상 창조적 수학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말년의 수학자가 느끼는 회한은 모든 사람이 오랫동안 해왔던 일에 대한 감회와 다르지 않으리라. 수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아름다움과 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한평생 담아왔던 지혜를 반듯하고 정결한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어 독자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다.

고드프레이 해럴드 하디는 저명한 영국의 수학자이다. 인생 말년에 자신의 수학적 창조력이 쇠퇴함을 고백하는 회고록 형식의 에세이 『어느 수학자의 변명』은 평생 한 우물을 판 학자의 이야기이다. 29개의 짤막한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한 권의 책이 되기에도 부족하다. 하지만 여느 에세이보다 덜하지 않는 감동과 생각의 여유를 전해준다.

수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다. 자문자답하듯 수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응용수학에 비해 순수수학이야말로 진짜 수학이라고 믿는 수학자의 이야기는 학문적 관점이 아니라 자신의 일과 직업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깊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누구나 한 생을 살아내고 노년을 맞게 된다. 나이 들어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기억할 것이고 평생 자신이 해왔던 일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 나름의 생각과 회한이 몰려올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지나간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너무 빨리 지나간 버린 시간에 대한 허망함 때문은 아니다. 어떤 일에 대한 자신만의 깊은 성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수학이 지닌 패턴과 아름다움은 예술에 버금간다는 저자의 생각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어떤 일이든 그것이 보여주는 깊은 맛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는 사람들은 수학의 엄정함을 통해 정밀함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어느 수학자의 짧은 인생이야기이며 수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회한을 담고 있는 에세이다. 1부터 29까지 번호가 붙어 있는 이 책의 의미를 어떻게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까. 독자들은 수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그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1과 1을 더하라는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1에 자신의 생각과 주관적 판단을 덧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엉뚱한 답을 이끌어내는 사람이라면 어느 수학자의 정밀한 문장과 수학의 단정함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110529-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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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학자의 변명 - 수학을 너무도 사랑한 한 고독한 수학자 이야기
고드프레이 해럴드 하디 지음, 정회성 옮김 / 세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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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수학처럼 답이 없다. 1+1=2.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고 자명한 진실일까. 인간의 경험과 이성, 판단력과 비판적 안목은 주관적 아집의 결과일 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확실하고 정확한 사실과 분명한 진실을 요구한다. 수학은 우리에게 적어도 혼란스럽지 않은 답을 요구한다. 이것일 수도 있고 저것일 수도 있는 상황 논리를 들이대지도 않고 개인적 판단에 근거하지도 않는다. 수학은 언제나 인간 이성의 바탕이 되었다.

인문학은 인간을 중심에 놓는 학문이다. 인간이 걸어온 길과 생각한 것들, 만들어 온 제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흔희 문사철(文史哲)로 일컬어지는 것은 폭넓은 지적 탐구의 시작이며 모든 학문의 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자연과학은 정확하고 논리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자연을 중심에 놓고 있다. 왜 그러한가에 대한 질문과 호기심으로 출발해서 그 해답을 구하는 과정이 자연과학이다. 그 중에서도 수학은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다. 대부분 명석한 철학자들은 대부분 수학자였거나 수학에 조예가 깊었다. 이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음대로 해석하고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인간은 철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비단 수학자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지만 일상생활에서 수학에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다. 다만 순수 학문 영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초학문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없다면 응용학문도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저자는 수학적 영감, 명민한 이론을 배출할 수 있는 나이는 적어도 40대 이전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서는 더 이상 창조적 수학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말년의 수학자가 느끼는 회한은 모든 사람이 오랫동안 해왔던 일에 대한 감회와 다르지 않으리라. 수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아름다움과 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한평생 담아왔던 지혜를 반듯하고 정결한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어 독자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다.

고드프레이 해럴드 하디는 저명한 영국의 수학자이다. 인생 말년에 자신의 수학적 창조력이 쇠퇴함을 고백하는 회고록 형식의 에세이 『어느 수학자의 변명』은 평생 한 우물을 판 학자의 이야기이다. 29개의 짤막한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한 권의 책이 되기에도 부족하다. 하지만 여느 에세이보다 덜하지 않는 감동과 생각의 여유를 전해준다.

수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다. 자문자답하듯 수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응용수학에 비해 순수수학이야말로 진짜 수학이라고 믿는 수학자의 이야기는 학문적 관점이 아니라 자신의 일과 직업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깊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누구나 한 생을 살아내고 노년을 맞게 된다. 나이 들어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기억할 것이고 평생 자신이 해왔던 일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 나름의 생각과 회한이 몰려올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지나간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너무 빨리 지나간 버린 시간에 대한 허망함 때문은 아니다. 어떤 일에 대한 자신만의 깊은 성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수학이 지닌 패턴과 아름다움은 예술에 버금간다는 저자의 생각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어떤 일이든 그것이 보여주는 깊은 맛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는 사람들은 수학의 엄정함을 통해 정밀함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어느 수학자의 짧은 인생이야기이며 수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회한을 담고 있는 에세이다. 1부터 29까지 번호가 붙어 있는 이 책의 의미를 어떻게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까. 독자들은 수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그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1과 1을 더하라는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1에 자신의 생각과 주관적 판단을 덧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엉뚱한 답을 이끌어내는 사람이라면 어느 수학자의 정밀한 문장과 수학의 단정함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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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오디세이 - 수학이 즐거워지는 수학 이야기
앤 루니 지음, 문수인 옮김 / 돋을새김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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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1부터 9까지 숫자 중에 하나를 떠올려 보자. 그 숫자에 9를 곱하고 두 자리 수가 나오면 각각의 숫자를 더한다. 그 수에서 4를 빼고 제곱을 한다. 그리고 다시 4를 뺀다.

정답은 바로 오늘 날짜인 ‘21’

마술처럼 보이는 이 놀이는 숫자의 비밀을 알려주는 간단한 놀이에 불과하다. 눈을 뜨고 잠드는 순간까지 우리는 숫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학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이 복잡해질수록 더 많은 숫자가 필요하고 더 자주 수학과 만나게 된다. 머리가 복잡해지자 불현 듯 명료한 수의 세계가 조금 궁금해졌다.

누구나 한 번쯤 왜 하루가 24시간이고 한 달은 30일이며 1년은 365일지 궁금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가장 복잡해 보이는 컴퓨터는 2진법을 사용한다.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10진법에서 60진법에 이르기까지 수와 관련된 비밀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기록을 위해 문자를 발명한 것처럼 수의 발명도 기록과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시작된 것이다. 2000년 전 나일강의 문화권에서 시작되었다는 수학의 역사는 인류 발전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해왔다. 앤 루니의 『수학 오디세이』는 수학의 신비로움에 한발 다가설 수 있는 책이다. 수의 신비는 물론 수학의 역사와 수학자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을 잘 하기 위한 학습도 아니고 수수께끼나 수학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수학이 걸어온 걸을 더듬어보는 수학에 관한 인문학적 교양서이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 소개를 보고 조금 놀랐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특이한 책이어서 먼저 눈길을 끌었다. 앤 루니는 중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문학 전공자가 과학과 역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수학에 관한 폭넓은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수학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문간 경계를 넘어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 이 책을 통해 확인된다. 저자의 전공과 이력이 책의 내용과 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신기하기도 했고 오히려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숫자에서 시작해서 증명으로 끝난다. 전체 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계산, 기하학, 삼각법, 곡선, 대수학, 미적분, 통계, 집합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에 중요한 수학적 발견과 배경을 설명한다. 딱딱하고 지루하게 수학적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특징과 배경을 중심으로 그것의 사회적 영향 등을 소개한다. 어려운 개념이나 수학자의 삶을 소개하는 정보 박스가 곳곳에 배치되어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은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한 권의 책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거나 틀에 박힌 생활에 숨통을 트여주기도 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삶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하고 새로운 희망으로 이끌기도 한다. 하지만 책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하며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채찍질하기도 하며 이성의 정수박이에 찬물을 들이붓기도 한다. 그것은 유사한 분야에서 사유의 폭을 넓히는 과정에서 비롯되기보다 낯선 분야에 발을 들여놓을 때가 더 많다.

세상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왜 사람들은 이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왜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지, 왜 자연은 그러한지. 절대적인 진리와 흔들림 없이 명쾌한 이론이 때로는 우리를 좀 더 자유롭게 한다는 측면에서 수학은 가장 적합한 또 하나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 논리 정연한 수학의 세계는 철저하게 감정을 배제한 채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생각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겪게 되는 수학의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이나 수학의 발전과정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모호하고 혼란스런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질서정연한 자연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그물처럼 촘촘한 네트워크 세상에서 우리는 수많은 지식과 이론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원리들이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인류가 눈부신 물질문명을 이룩하여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새로운 도전과 끝없는 노력의 작은 결과물들 때문이다. 축적된 지식과 역사의 연결고리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의 삶도 없다. 그것이 수학이든 그 어떤 것이든 겸손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내일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우리들의 삶을 위한 반성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질 수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수학의 세계를 들여다는 보는 것은 바로 이런 노력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우주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그것이 어떤 언어로 작성되었는지 알아야만 한다. 수학이 바로 그 언어이다. - 갈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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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유혹 수학의 유혹 2
강석진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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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까지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같이 증명을 해보았다. 그 증명 과정이 너무나 간결하니까 여러분의 가슴 속에 잘 간직하길 바란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다. 가슴, 이 증명을 외우라는 뜻이 아니라 그 느낌을 잘 간직하라는 뜻이다. - P. 280

  수학은 아름답다. 아니, 질서와 규칙은 매혹적이다. 시험에서 벗어나 바라본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연의 조화와 신비는 인간을 충분히 유혹할 만하다. 대자연의 일부에 불과한 우리들이 호기심을 느끼고 그 비밀을 풀어내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수학이야말로 “전 우주를 통해 통용될 수 있는 ‘범우주적(universal)’ 언어다(영화 <콘택트>에서 조디포스터의 대사)”라는 말에 공감한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사물과 자연에 대한 관심은 수리적 사고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단 하루도 숫자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없다. 시계를 보며 학교나 직장에 갈 준비를 하고 버스나 지하철 요금을 계산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공부나 시험에서 벗어나 생활의 필요에 의해 그리고 사물에 대한 관심에서 수학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ㅐ도로 수학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강석진의 『수학의 유혹』은 우리를 유혹한다. 저자는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학문인지 보여주기 위해 신명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떤 분야의 책이든 저자의 열정과 노력은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된다. 이 책은 어떤 수학책보다도 저자의 수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묻어나는 책이다. 흥미위주의 생활 수학 이야기가 아니라 본격적인 수학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수학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저자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오랜 시간 수학에 미쳐 살아온 저자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수학의 재미를 느끼고 어느덧 수학의 유혹에 넘어가 버린다.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하드 3>에서 목숨을 걸고 수학문제를 푼다. 공원의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4갤런의 물을 올려놓아야 하는데 물통은 3갤런 짜리와 5갤런 짜리 2개다. 주어진 시간은 5분! 여러분도 이 문제를 풀어보자. 두 가지 방법이 있으니 목숨이 걸렸다고 문제를 해결해 보자. 풀지 못한 사람은 <다이하드 3>을 보거나, 이 책을 읽거나!

  저자는 수학이 멋있는 이유는 엄밀하고 자유롭고 실용적이기 때문에 멋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수학은 우리가 설명하진 못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반론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문제는 어렵다는 선입견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힌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고민한다. 때로는 주변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며칠씩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대 수학자들이 철학자였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생각하는 방법과 수학은 연결시키지 못한다. 수학적 사고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절차적인 사유 방법을 제공한다. 쉽게 말해서 수학은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시켜주고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내면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공식과 계산에 얽매이지 말고 조금 여유 있는 마음으로 수학을 즐겨보겠다는 마음을 가져보자.

  이 책은 중학생 수준 정도면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직접 연결되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고 고등학생이라면 수학의 원리와 기초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에나와 알렉산드리아의 나무 막대기의 그림자 때문에 지구가 둥글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구의 크기까지 측정했던 에라스토테네스를 토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에라스토테네스가 실험 결과와 수학적 추론을 통해서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을 수정하고 새로운 지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이 강의에서 우리가 가슴에 새겨야 할 가장 큰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은 거울이다. 수학이라는 거울에 우리의 지식과 믿음의 여러 가지 모습을 비추어보면 우리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들의 참모습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수학은 이렇게 우리 인생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다. - P. 219

  이 말을 듣고 내가 내린 결론은 미친 사람들은 통한다는 것이다. 수학이 아니라 어떤 학문이 그렇지 않겠는가? 수학을 우리 인생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즐기고 미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경지다. 우리 모두 수학에 미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090825-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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