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인권 이야기
김민아 지음 / 끌레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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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 삶의 현실을 읽는 사회 - ④ 인권 한겨레신문 연재 /

2012/06/04 23:46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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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대학가서 누리라고요

작가
김민아
출판
끌레마
발매
201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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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어퍼컷

작가
육성철
출판
샨티
발매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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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ㅋㅋ

작가
공현
출판
메이데이
발매
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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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이래 학생들이 반세기 이상 입어오던 검은 교복을 하루아침에 벗어버리고 사복착용으로 바꿔 입었을 때 대부분 학부모들은 이로 인해 청소년범죄가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동아일보, 1984. 3. 30) 지나간 신문을 뒤적여보면, 1980년 교복 두발 자유화 이후 언론은 학부모들을 내세워 부정적 여론을 주도한다. 심지어 교복자유화이후 디스코클럽을 찾는 고교생들이 부쩍 늘었다. 이같은 현상 때문에 청소년들의 행태가 점점 향락 지향적으로 흐른다는 지적이 많다.’(동아일보, 1984. 12. 15)는 기사를 보면 웃음이 난다. 교복 자유와 이전에는 학생들이 디스코클럽에 교복을 입고 갔을까. 교복이 자유화되고는 디스코클럽에 간 학생은 그 전보다 얼마나 늘었을까. 교복을 벗으니 향략 지향적으로 흐른다는 지적을 한 주체는 누구였을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무서운 것은 28년 전 신문기사가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 프레임에서 얼마나 벗어났을까.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한 보호와 선도를 명목으로 청소년의 권리를 제한하고 억압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권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자. 그 적용대상과 범위는 어디까지여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청소년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성장과정과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낸다. 왜냐하면 추억은 모든 기억을 아름답게 포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써니>40~50대 중년들에게 그때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파는 향수 마케팅에 불과하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아무런 재미도 감동도 없다. 부모 세대가 겪었던 학창시절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보편적 인권은 국가인권위회가 설립된 21세기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아직도 학교 담장을 넘어서지 못한채 학교 붕괴, 교권 침해 문제와 맞물려 인과 관계를 찾지 못하고 사회적 논란만 거듭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인권의 기원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미국 독립에 사상적 기초를 제공한 토머스 페인은 1791년에 발표한 인권에서 인간의 평등권이라는 찬란하고 거룩한 권리는(그 기원이 인간의 창조주에게 있으므로) 생존한 개개인에게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뒤를 잇는 사람들의 세대와도 관련된다. 각 세대는 그 앞서간 세대와 평등한 권리를 가지며, 그와 같은 원칙에서 각 개인은 그 동시대인과 평등한 권리를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통해 인권의 기원은 자연권임을 주장하고 있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인간이 갖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권리는 어떤 이유로도 어떤 제도로도 제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최현의 인권시민권차원에서 인권이란 무엇인지 살피고 있다. 프랑스 국회가 1789년 헌법 서문에서 채택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에 처음 등장하는 인권이라는 용어는 시민권과 동시에 탄생한다. 자연법에서 출발한 인권의 기원을 살펴보고 고대의 시민권의 변화를 알아본 후 근대 인권 사상과 시민권 제도의 발전 과정을 살펴본다. 주로 서양을 중심으로 홉스와 로크, 루소 사상의 핵심을 살펴본 후에 근대 국민 국가인 프랑스의 사례를 점검한다. 현대사회의 인권은 여성과 다문화 등 보다 보편적이고 폭넓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책에서도 지구 공동체 차원에서 인권의 개념과 범위를 확장 시키자는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시대의 변화와 사회 변동에 따라 인권의 개념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인권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특히 청소년 인권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김민아의 인권은 대학가서 누리라고요?나이가 어려도, 공부를 못해도, 대학을 가지 않아도 나는 지금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부제처럼 청소년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만 청소년이 아니다. 비학생도 청소년이다.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서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중요하다. 아동권리협약, 유네스코 교육차별금지협약 등 본문 관련 조항들을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배치해서 독자들에게 주장의 근거와 타당성을 제공하고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책이다. 권리는 유예될 수 없으며 지금-여기가 중요하다. 청소년의 인권도 마찬가지도 가고 싶은 학교,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들 책임은 성인들의 몫이다. 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학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동적 주체로 자녀를 인정하는 부모가 먼저 청소년 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육성철은 세상을 향해 어퍼컷을 통해 서른여덟 명의 인권지킴이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이는 실제 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해결해낸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이 책에는 청소년과 장애인, 비정규직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강제 이발을 진정한 이태준, 비학생 청소년 차별을 진정한 박호언, 비정규직 청소부 김순자, 양심적 병역 거부를 진정한 양지운, 색각 차별을 진정한 김민수 씨 등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인권은 남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일지라도 생각은 조금씩 다르다. 지금까지 그래왔는데 무언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개인의 이익과 주관적인 취향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서 비롯된다. ‘인권 감수성타인을 배려하고 타인의 처지를 이해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외경심을 높이는 감성.”이라는 국가인권위 김창국 초대위원장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120604-056~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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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태곳적부터의 이모티콘 길담서원 청소년인문학교실 2
이유명호 외 지음 / 궁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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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와 인문학

 

개별 생명체는 모두 아름답다. 눈부신 태양아래 태어난 생명은 그 자체로 경이로움이다. 이것은 창조론과 진화론이라는 관점의 차이를 넘어선 명제다. 물론 그 생명 탄생의 신비는 죽음과 소멸이라는 결과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욱 빛난다. 생명 자체의 신비를 넘어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사춘기를 겪는다. 통과의례나 단순한 성장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사춘기는 에 대한 의식이 생기면서 시작한다. 우리가 아닌 개별적 존재에 대한 인식이라니.

 

그러나 이 충만한 생명감과 성인의 단계를 도와줄 만한 사람도 공간도 책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은 모두 학생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을 가르치지 않는다. 학원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대안학교가 생기고 공동체들이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의 목표가 이름난 대학 진학, 돈 잘 버는 학과 합격은 아니라고 믿는다. 어른들이 심어준 잘못된 믿음과 거짓 신화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삶의 목표와 방식의 차이일 뿐 거짓이나 신화가 아니라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삶이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인문학은 인간에 대해 고민한 역사의 결과물이다. 인류가 걸어온 길은 멀고도 험했지만 인간의 지혜는 고스란히 축적되었다. 그러나 실용적 지식에 목매는 우리에게 인문학은 먼지 묻은, 냄새나는, 고리타분한, 쓸모없는, 골치 아픈, 추상적인, 어려운 대상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공부할 시간도 없는 학생들에게 말해 무엇 하랴. 하지만 사춘기의 고민은 인문학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모든 고민의 흔적들이 녹아 있고 근본적인 답을 찾고 싶다면 인문학에 길을 물어야 한다.

 

이제 인생을 시작하는 단계라면 말할 필요도 없겠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나는 어디서 태어나서 어디로 가는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등 마치 만병통치약을 선전하듯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을 권하고 읽히고 고민하게 할 의무가 있다. 쉽고 단순한 답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그만큼 깊고 넓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 가장 인간적인 이모티콘

 

감정(emotion)과 상징(icon)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이모티콘은 음성언어와 문자언어의 경계를 허문다. 어색한 상황이나 할 말이 없을 때도 사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모티콘은 자신의 정서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하지만 대면 상황이라면 이모티콘이 필요 없다. 우리들 몸짓이 고스란히 이모티콘이 되기 때문이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당황스럽고 어색한 모든 감정들이 몸으로 표현된다. 비언적적 표현이 때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몸은 가장 인간적인 이모티콘이다.

 

을 주제로 길담서원에서 청소년인문학교실을 열고 강연과 질의응답 내용을 책으로 묶어낸 , 태곳적부터의 이모티콘을 펴냈다. 한의사 이유명호부터 철학자, 물리학자, 연극인 등 7명의 전문가의 이야기는 남성과 여성의 문제에서 시작하여 생명의 근본적 문제까지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한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강사의 책을 미리 읽고 강연을 듣고 질문과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 , , 집 등 주제별로 인문학교실을 진행해온 길담서원의 두 번째 책은 서울 통인동 인왕산자락의 이야기다. 우리에게 진짜 공부는 무엇인가, 인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각하고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인문학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고민할 시간이다. 장회익의 말대로 우리의 삶은 온생명 차원에서 40억 년간 지속되어 왔다. 릴레이 주자와 불과하지만 앞선 주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왜 달리고 있는지 알고 뛰어야 하지 않겠는가. 인문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경쟁과 승리만을 위해 무한 질주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화두는 던져주고 있다.

 

수학문제가 아닌데 인생에 무슨 정답이 있겠는가. 인문학은 거창하고 어려운 분야가 아니다. 알고 보면 우리가 매일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이다. 좀 더 쉽게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이런 모임과 책읽기와 강연들이 이어지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문학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사색에 잠기기 좋은 깊은 겨울밤, ‘에 대한 고민을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것은 어떤가.

 

결국 몸 철학이라는 것은 몸에 관해서 철학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그 핵심은 행동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생각과 행동은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가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철학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 조광제, 290

 

 

2011121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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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우화 사계절 만화가 열전 2
최규석 지음 / 사계절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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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

 

 

죽음은 버스를 타러 가다가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탔다

 

나는 할 일이 많아

죽음은 쉽게

택시를 탄 이유를 찾았다

 

죽음은 일을 하다가 일보다

우선 한잔하기로 했다

 

생각해보기 전에 우선 한잔하고

한잔하다가 취하면

내일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무슨 충신이라고

죽음은 쉽게

내일 생각해보기로 한 이유를 찾았다

 

술을 한잔하다가 죽음은

내일 생각해보기로 한 것도

귀찮아서

내일 생각해보기로 한 생각도

그만두기로 했다

 

술이 약간 된 죽음은

집에 와서 TV를 켜놓고

내일은 주말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건강이 제일이지 -

죽음은 자기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는

그래, 신문에도 그렇게 났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 오규원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가 우화(寓話)에 대한 사전적 정의이다. <이솝 우화>보다 오규원의 시가 먼저 떠오른 것은 우화에 대한 어떤 정의보다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비유와 상징을 통해 대상을 비틀어 웃음을 주거나 깨달음과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우화라고 한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다. 우화는 정교한 논리와 합리적인 대안으로 머리에 차가운 물을 들이 붓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소설과 시나리오처럼 특별한 형식과 기교가 필요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만들거나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화는 아주 오래된 문학의 한 양식이다. 짧고 간단하지만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우리는 잊지 못하는 법이다. 머리를 움직이는 것도 어찌 보면 가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까. 가장 이성적인 동물인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상세한 설명과 논리적인 호소가 아니라 때로는 한토막 우화인지도 모르겠다.

 

나른한 토요일 눈을 뜨고 최규석의 지금은 없는 이야기의 책장을 넘기다가 눈물을 흘릴 뻔하다. 사람마다 웃음의 코드가 조금씩 다르듯이 눈물이 많건 적건 슬픔이 아닌 눈물샘은 제각기 다른 뇌의 영역과 연결된 것은 아닌가 싶었다. 100°C울기엔 좀 애매한을 통해 최규석의 만화를 읽고 주목하고 있던 차에 새 책 지금은 없는 이야기를 읽고 그에게 감동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감상적이지 않다.

 

대책도 없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허무하다. 풍성하고 화려한 말의 잔치 속에는 뼈가 없다. 삶의 지혜를 전한다는 수많은 영적 지도자들의 책이나 명상가와 종교지도자들의 책도 마찬가지다. ‘긍정의 힘만 강조하고 모두 네 탓이니 마음을 닦으라는 말도 그렇다. 듣고 나면, 읽고나면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거나 헛된 용기와 희망만 불어넣는 이야기와 최규석의 우화는 어떻게 다른지 읽어보면 안다.

 

우화는 기본적으로 표면적인 이야기 뒤에 숨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어야한다. 만약 이면의 이야기가 닿지 않는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재미있는 만화책보다 못하겠지만. 김규항의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된 코딱지만 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책이라고 하지만 나이와 무관하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은 물론 삶의 태도, 타인과의 관계까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민주주의, 다수결, 법치주의, 경쟁, 차별, 자본, , 나눔…… 등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최규석의 우화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적절한 만화 그림이 어우러져 읽고 보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순식간에 넘어가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감동은 길고 여운은 오래 남는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 두꺼운 책, 딱딱한 이론, 이해하기 힘든 논쟁, 쓸데없는 이념으로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금 더 쉽고 간단한 이야기가 더욱 큰 설득력을 얻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최규석은 그림을 잘 그리는 기술자가 아니다. 그는 작가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줄 알기 때문이다.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창조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작가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잊을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온다. 그것은 살이 빠지고 얼굴이 예뻐지는 변화가 아니라 삶의 태도가 달라지고 영혼이 성숙하는 변화를 말한다.

 

서점에 가서 비닐에 포장된 이 책을 뜯어보지 말자. 책값을 아까워하는 사람은 영혼이 가난해진다. 아무리 값이 오르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싼 물건은 책이다. 더 재밌는 만화 더 좋은 글 더 값진 책이 나올 수 있도록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겨 준 좋은 책이다.

 

 

20111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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