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들의 정책 형성에 있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내가 ‘사악한 삼총사’라고 부르는 다자적 기구들, 즉 IMF, 세계은행, WTO이다. 이들 사악한 삼총사는 부자 나라들이 조종하는 꼭두각시 인형은 아니지만, 주로 부자 나라들에 의해 통제되고, 부자 나라들이 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 같은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다. - P. 58

안타깝게도 부자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면서 자유 시장, 자유 무역 정책을 강요해 왔다는 사실 역시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 P. 99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들이 권장하는 정책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최선의 발전 정책이라고 배운 것과 근본적으로 배치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물론 이런 정책을 권장하는 이들의 의도 자체는 선량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해롭기는 일부러 ‘사다리를 걷어차려는’ 의도에서 행하는 정책 권장과 마찬가지이다. - P. 100

성공한 어른들은 성공을 했기 때문에 자립을 한 것이지, 자립을 했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것이 아니다. - P. 119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무역 자유화는 경제 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이다. - P. 119

‘자유’ 무역 정책은 역설적으로 그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개발도상국들의 ‘자유’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 P. 120

이 책에서 내가 시종일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공업 관세와 외국인 투자 규제, 그리고 지적 소유권에 대한 관용적인 입장은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도구들이다. - P. 128

경제 발전을 위해서 국제 무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에 이르는 최선의 길은 자유 무역이 아니다. 한 나라가 자국의 필요와 능력이 변화하는 정도에 어울리도록 조정된 보호와 보조금의 혼합 정책을 꾸준히 사용할 때에만 무역은 그 나라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무역은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에게 맡겨 두기에는 경제 발전을 위해 너무 중요한 사안이다. - P. 132

나쁜 사마리안들은 개발도상국에 대해 통화량 규제의 필요성을 더더욱 강조한다. 이들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자제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한다. 즉 개발도상국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돈을 찍어 내고, 빌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 P. 227

나쁜 사마리안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와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거시경제 정책을 개발도상국에게 강요하고 있다. ‘세입을 초과한 지출’을 무조건적으로, 그리고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비난하는 그들의 태도는, 개발도상국들이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하여 ‘투자를 위한 차입’을 하는 것을 막고 있다. - P. 244

나쁜 사마리안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자유 무역, 민영화, 그리고 그 밖의 여러 가지 정책들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기에 정책 실패에 대한 ‘변명’을 비정책적인 요인, 즉 정치와 문화에서 찾는 사례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 P. 277

우리는 경제 발전에서 문화가 담당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문화는 복잡하고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문화는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발전은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문화는 변화될 수 있다. - P. 308

지난 사반세기 동안 나쁜 사마리안들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의 발전에 ‘알맞은’ 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어 왔다. 이들은 IMF, 세계은행, 그리고 WTO라는 사악한 삼총사와, 지역별 FTA나 투자협정을 이용해 개발도상국들이 이런 능력을 갖지 못하게 했다. - P. 329

정말로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나쁜 사마리아인들 같은 정책으로 개인적인 이득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정책이 ‘옳다’고 확신하는 이데올로그들이다. 앞서 언급했듯 독선주의가 이기주의보다 더 고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 333

생각해보라. 대부분의 정치가들과 신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될 텐데, 왜 굳이 먼 길을 돌아다니며 ‘불편한 진실’을 찾아다니겠는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부정부패와 게으름, 혹은 방탕함 탓으로 돌리면 쉬운데, 왜 굳이 가난한 나라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신경 쓰겠는가? ‘공식적인’ 역사가 자국은 늘 (자유 무역, 창의성, 민주주의, 재정적 건전성 등) 모든 미덕의 원산지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무엇 하러 자국의 역사를 점검하겠다고 가던 길에서 벗어나겠는가? - P.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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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만들고 많이 버는 것, 즉 물질적인 것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러한 삶이 스포츠와 예술 같은 놀이마저 노동으로 만들고 말았다고 호이징가는 탄식한다. - P. 33

그러나 시간은 금이 아니다. 시간은 내가 살아 있는 매 순간이며 삶 그 자체이다. 우리의 삶이 무엇도 박탈당하지 않고 그 자체로 충실한 현재일 수는 없을까? - P. 45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모두 파괴되고 모든 것이 사고파는 상품이 되어버린 이곳에서, 아무도 나의 생존과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공포는 끝없는 노동을 강요한다. 과거 어느 시대와도 비교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은 훨씬 바쁘고 힘들어졌으며 노동은 고통스럽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행복은 끝없이 연기되고, 미래에 대한 공포가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 - P. 55

외부의 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조금씩 마비 상태가 되어 더 큰 자극을 욕망할 때 나는 놀고 있는 게 아니다. 욕망의 노예가 된 채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아바타에 불과할 뿐. - P. 83

놀이는 언제나 그 안에 전혀 다른 미래, 우연과 의외성을 숨기고 있어야 한다. - P. 85

당연한 듯 우리를 포획하던 규칙을 벗어나 놀기 시작할 때, 우리는 우리 안에서 전혀 새로운 욕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P. 125

주어진 상황에 반응하는 대신 기쁨을 창조하라. 우리의 욕망, 우리의 성장, 우리의 실천, 우리의 놀이가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 P. 125

그러나 잊지 말자. 즐거움은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루한 세계를 돌파하기 위해서 우리에겐 함께 놀 친구들, 힘센 상상력이 필요하다. - P. 163

우리는 소비하기 위해 노동한다. 그리고 어느새 소비의 순간만이, 우리가 주인이 된 것처럼 느끼는 유일한 순간이 되어버렸다. - P.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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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이야기는 그림과 관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림과 관념이 많이 혼합되어 있을수록 이해가기가 한결 쉽다.”
헨리 제임스의 『기 드 모파상』중에서

  그림도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고의 과정에는 반드시 이미지가 개입한다고 했다. - P. 14

형식적으로 말하면 이야기는 시간 속에 존재하고, 그림은 공간 속에 존재한다. - P. 20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 자신의 경험에 의해 해석된 그림이다. 베이컨의 지적대로,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본 적이 있는 형태나 모양과 비슷한 것만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아는 만큼 보는 것이다. - P. 23

예술작품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이중적인 인식과정을 거친다. 먼저 예술가가 상상했던 이미지가 존재하고, 나중에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 P. 26

모든 예술작품은 끝없는 해설과 비평을 통해 점점 그 의미와 가치가 증폭된다. 따라서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누적되어 온 해설과 비평들을 한 꺼풀씩 벗겨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각자의 관점에서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작품을 감상하는 궁극적인 실체는 개인이다. - P. 30

2.
“침묵을 복구하는 것이 사물들의 역할이다.”
새뮤얼 베케트의 『몰로이』중에서

유진 이오네스코(1912~1914, 루마니아 태생의 프랑스 극작가)가 자신의 희곡에서 “언어는 침묵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말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다. - P. 44

3.
“장기판을 주제로 한 수수께끼를 낼 때 말하면 안 될 단어는 뭘까?”
나는 잠시 생각한 뒤 “그야 장기라는 단어죠”라고 대답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갈림길의 정원』중에서

4.
“…오직 카메라의 렌즈만이 진실이다. 렌즈는 그 무엇도 가로막을 수 없는
단단하고 확고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훌리오 코르타사르의 『악마의 군침』중에서

5.
“인간은 피부를 쓰고 있을 때에만 인간이다. 피부를 벗겨내고
해부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
곧 이해할 수 없는 물질로 이루어진 기계장치가 드러난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인간의 본질이다.”
폴 발레리의 『노트』중에서

6.
“다른 종류와 형태로 변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중에서

오늘날의 이미지는 대부분 효율성과 이익, 감각적 만족을 위한 성적 표현이라는 공통양식을 지닌다. - P. 186

예술이나 철학 혹은 과학이나 의학 모두 인간이 결국에는 죽어 해골이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다. 이 해골은 클라라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서 있다. 이것은 우리가 겪게 될 운명이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죽음의 순간에 끝난다. 살아 있는 우리도 죽음의 줄타기를 하고 있는 클라라의 곁에서 순서가 오기를 기다린다. - P. 224

다만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은 관찰자의 한 사람으로서 작가의 의도에 맞든 맞지 않든 나름대로 그림을 이해할 뿐이다. 나는 여러 자료를 참고해 내가 만들어낸 의미를 작품에 부여한다. 내 해석이 맞든 틀리든 나의 생각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 P. 225

스페인 철학자 미구엘 데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는 “존재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P. 228

우리 시대의 예술언어는 의미가 분명하지 않을뿐더러 개인의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그림의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때와 장소, 또한 관찰자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 가해지게 마련이다. - P. 229

7.
“모든 것이 제대로 생겼는지 보려고 이 거울, 저 거울을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만족할 수 없다.
나는 세상이 만들어지기 전의 내 얼굴을 찾는 중이다.”
W. B. 예이츠의 『젊으면서 늙은 여인』중에서

예술작품은 우리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는 창조행위다. 그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결코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다. 물론 예술작품은 해석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도 역시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이해를 초월하는 예술작품의 본성 때문에 완전하고 결정적인 해석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작품은 많은 것을 시사하면서도 동시에 애매모호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 230

모든 초상화는 어떤 점에서는 관찰자를 비추는 자화상이다. - P. 235

만일 모든 초상화가 관찰자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관찰자는 그 초상화를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이다. - P. 269

8.
“동물들, 학살당한 동물들이 보인다. 내게 있어서는 그것이 전부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각자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대해

9.
“오직 보이지 않는 것만이 우리를 감동시킬 수 있다.”
테오도르 주프루아의 『미학 강좌』중에서

10.
“건축은 생각의 표현방식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1936년 9월 23일자 편지에서

11.
“뼈대로만 존재하면서 피라미드처럼 덩치만 클 경우
영속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토머스 브라운 경의 『항아리 무덤』중에서

12.
“그것이 이전에 존재했든 아니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애정이
지니는 성스러움과 상상력의 진실, 곧 상상력은 미(美)를 통해 진리를
포착해 내야 한다는 점 외에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존 키츠가 벤저민 베일리에게 보낸 1817년 11월 22일자 편지 중에서

“극장은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아우구스토 보알의 『카데르노 데 아노타송이스』중에서

그림이든 조각상이든 결국 모든 형상은 망막을 현혹시켜 발견이나 기억의 환상을 야기하는 얕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우리가 입자 하나하나마다 우리의 얼굴과 목소리를 담고 있는 미립자로 이루어진 무한소의 나선에 불과한 것과 마찬가지다. - P. 432

운이 좋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진실의 작은 조각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어떤 책을 막론하고 예술작품 속에 담긴 진실을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반신반의하면서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적어 내려간 이 책도 예외가 아니다. - P.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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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와 남자의 유전자 코드는 99퍼센트 이상이 같다. 3만 개에 달하는 인간 게놈(genome)의 유전자에서 남녀 양성의 변이로 인한 차이는 단 1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런데 바로 그 1퍼센트가 신경계의 세포 하나 하나에 영향을 미쳐 남자와 여자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낸다. - P. 14

실제로 남자들은 하루에 약 7,000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반면, 여자들은 약 2만 개의 단어를 사용한다. 또한 성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달라진 뇌구조는 여자와 남자의 서로 다른 생물학적 운명을 규정한다. 나아가 현실을 바라보는 렌즈에 서로 다른 색깔을 입히게 된다. - P. 34

  여자아이의 경우 생후 3개월 동안 상호응시에 관한 능력이 400배 이상 증가한다. 여자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감정저거 표현에 관심이 많으며, 사람들이 표현하는 정서적 반응에 따라 자신의 의미를 정하기도 한다.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토대로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소중한 존재인지, 아니면 성가신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여자아이의 뇌는 얼굴 표정이 바뀌는 것을 신호등이 바뀌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바로 이것이 현실을 인식하는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 P. 36

여자아이는 뇌의 구조적 특징 덕분에 뛰어난 감정이입 능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남자아이보다 엄마와 훨씬 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 - P. 41

대부분의 여자에게는 사회적으로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된 본능이 잠재돼 있다. 뇌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현대의 도시세계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님에도 여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러한 생존 본능이 남아 있다. 이러한 본능은 세 살짜리 쌍둥이 자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 P. 46

여자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갈등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불화는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욕구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 P. 47

남자가 갈등과 갱쟁을 즐기고 그것을 통해 오히려 활력을 얻는다면, 여자는 갈등이 발생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상심하고 두려워한다. - P. 79

흔히 사랑을 남녀간의 우발적인 ‘화학작용’으로 간주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사실이 아니다. 여자의 뇌는 재생산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도록, 즉 최상의 남자가 나타났을 때 미리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 P. 106

사랑에 빠지는 것은 여자나 남자 모두에게 있어 가장 불합리한 행동이다. 새로운 로맨스의 격랑 속에서 뇌는 ‘비논리적’인 상태가 된다. 연인에게 어떤 결함이 있든지 간에 맹목적으로 빠져들며, 이 과정은 거의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이뤄진다. 열정적 사랑은 뇌에 기록되면서 강박, 열광, 중독, 갈망, 허기와 같은 뇌회로를 공유한다. 그리고 단순한 하나의 감정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감정들을 강화하거나 감소시킨다. 사랑의 신경회로는 성적 충동을 부추기는 신경회로와 다르면서도 일부 겹치기도 한다. 또한 도파민, 에스트로겐, 옥시토신, 테스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이 활발하게 흐르도록 자극한다. - P. 119

애무, 키스, 응시, 포옹과 같은 사랑의 행위들과 오르가슴은 뇌에 사랑과 신뢰의 신경화학물질, 즉 도파민과 옥시토신을 공급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뇌에 공급된 도파민과 옥시토신은 다시 사랑의 신경회로를 강화하는 한편, 불안과 염려의 신경회로를 억제한다. - P. 121

사랑의 상실과 배신을 경험할 때 여자와 남자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사랑을 잃고 버림받은 남자의 자살률은 여자의 3~4배에 이른다. 여자도 자살을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남자 쪽이 더 많다. 반면에 여자들은 깊은 우울증에 빠진다. - P. 134

대부분의 섹스치료사들은 여자에게 전희는 정말로 중요하며, 페니스 삽입 이전의 24시간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이 모두 전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자들은 오히려 친절하고 자상한 남자가 최고의 오르가슴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하는 가설을 받아들이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남자는 단순하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멋진 섹스와 오르가슴을 제공하는 부류와 안전과 평안, 양육을 책임지는 부류가 그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여자들은 이 두 부류가 하나로 합쳐지기를 갈망했지만, 슬프게도 과학은 이것이 소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 P. 152

남자 뇌의 섹스 중추는 여자 뇌의 그것에 비해 2배가량 크다. - P. 160

20~30대 남자의 85퍼센트는 52초마다 섹스에 관해 생각하는 반면, 여자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 생각한다. - P. 160

육감은 막연한 감정 상태가 아니라 뇌의 특정 부위에 의미를 전달하는 실제적인 감각이다. 강한 육감은 여자의 뇌에서 몸의 감각을 뒤쫓는데 이용되는 세포의 숫자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 P. 210

육감을 추적하는 뇌의 영역은 여자의 뇌에서 보다 크고 보다 예민하다. 따라서 여자의 육감과 본능적인 직관 사이의 관계는 뇌의 생물학에 근거하고 있다. - P. 211

미시건대학교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여자들은 정서적 경험에 반응하기 위해 뇌의 양편 모두를 사용하지만, 남자들은 한쪽만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감정 중추 사이의 연결이 여자들에게서 보다 활발하고 포괄적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 P. 223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머릿속에서 나오는 두 가지 목소리와 씨름했다. 하나는 과학적인 진실, 다른 하나는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목소리였다. 과학적 진실이 언제나 환영받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정치적 올바름보다 과학적 진실을 강조하기로 했다. - P.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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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동안 꿈조차 꾸지 않았다. 행복한 사람만이 악몽을 꿀 수 있다. 악몽이 현실인 사람에게는 잠자는 것이 죽음처럼 시간이 멈춘 블랙홀이다. - P. 164

나는 뼛속 깊이 ‘용기’라는 암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의 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날을 체념한 채 절망 속에서 지내며 감당하기 어려운 공포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 P. 366

너무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전쟁에 대해서 배운다. 그들은 안락한 의자에 앉아 발을 불가에 뻗고 평소처럼 다음 날 일할 준비를 하면서 베르됭이나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읽기만 한다. - P. 366

내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 이것이 모두 내 책임일까? 그리고 언젠가 이 사실을 잊을 수 있을까? - P.383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곧 내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 나도 그들처럼 죽을 것이고 내 죽음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공포가 엄습하자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이 죽으면 얼마나 끔찍해 보이는지 잘 안다. - P. 399

내 앞에 있는 병사의 등을 보고 있자니 동정심과 존경, 그리고 분노가 치밀었다. 나는 그가 쓰러질 때까지 때리고 싶었는데 그러면 전쟁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P. 421

안락사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방아쇠를 당겼다. - P. 424

전쟁은 다른 상황에서는 서로 믿지 못했을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게 했다. 또한 전쟁이라는 상황은 모든 동료들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영웅적인 동정심이 되어 우리를 단결시켰다. - P. 540

그들은 극심한 두려움에 모든 신념이 사라졌고 어떤 일에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그들은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모든 작전에 앞서 두려움을 느꼈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한 사람들에게도 자신도 모르게 나무 꼭대기를 비추는 태양빛처럼 공포가 엄습해왔다. - P. 571

독일인은 영웅인가. 미치광이인가? 누가 이런 극단적인 희생정신을 평가할 수 있을까? 침묵 속에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 P. 619

잔인함은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고 ‘공포’라는 단어 역시 일어난 일을 적절히 설명할 수 없었다. - P. 648

나는 인간성에 호소하지 않고 복수를 원하지도 않는다. 나는 분별력을 잃었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제외하고는 침묵하며 지냈다. 그리고 외로움 속에서 용서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 P.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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