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나무 아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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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단편소설집. 장편만큼의 긴호흡이 아니라서 긴다이치의 매력이 마구 발산되지는 못해도, 나름 재미있는 소설들. 전후 일본의 상황과 사람들의 심리가 짧은 글들 속에도 여실히 드러나는 걸 보면, 요코미조 세이시는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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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리의 사람들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3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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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 지친 스마일리에게 카를라와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준 작품이다. 어쩐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등에 비해 힘이 떨어진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인생에 대한 회한이 느껴지는, 존 르 카레 특유의 분위기가 전해지는 좋은 작품인 것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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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타는 가을강

 

-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겠네.

 

저것 봐, 저것 봐.

너보다도 나보다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 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江을 처음 보겠네.

 

 

 

마종기의 <우리 얼마나 함께>를 읽다 보니, 박재삼 시인과 그 딸과의 인연이 담긴 짧은 에세이가 있었다. 그냥 일상적일 수도 있는 인연에 대한 그 이야기가 내 마음에 별처럼 박혀 서러움이 되는 것은. 아마도 마종기 시인이 외우고 외운다는 이 시의 아름다움 때문이련가.

 

 

 

찾아보니 동명의 시집이 있음을 알았다. 시를 그다지 즐겨 찾지 않아서 유명한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 중 외우는 것 하나 없는 나로서는.. 가끔씩 접하는 이런 시의 아름다움이 문득 서러움으로 다가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에 감성으로 와닿는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를 외워서 언제 어느 때 한자락씩 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그게 멋인데... 마종기 시인이 외운다는 이 아름다운 시, 나도 외워볼까나...

 

 

 

 

밤바다에서


- 박재삼

누님의 치맛살 곁에 앉아
누님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심심한 때는
골목을 빠져 나와 바닷가에 서자.

비로소 가슴 울렁이고
눈에 눈물 어리어
차라리 저 달빛 받아 반짝이는 밤바다의 진정할 수 없는
괴로운 꽃비늘을 닮아야 하리.
천하에 많은 할 말이, 천상의 많은 별들의 반짝임처럼
바다의 밤물결되어 찬란해야 하리.
아니 아파야 아파야 하리.

이윽고 누님은 섬이 떠 있듯이
그렇게 잠들리.

그때 나는 섬가에 부딪치는 물결처럼 누님의 치맛살에 얼굴을 묻고
가늘고 먼 울음을 울음을,
울음 울리라.

 


 

찾아보니 시들이 참 좋다. 단아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말들이 내 마음에 진심으로 와닿는 느낌. 정말 시를 외워보고 싶구나. 박재삼 시인의 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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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12-0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권 모두 담아갑니다. 울음이 타는 가을강, 은 저도 좋아하는 박재삼의 시에요.^^
삼천포 쪽으로 박재삼 문학관이 있던데 그곳에는 그의 시를 낭송해 볼 수 있는
부스가 있어요. 여럿 시 중에 골라서 영상을 보며 직접 낭송해 볼 수 있어요.^^

비연 2013-12-05 08:16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전 이 시 처음 접했는데 읽을 때마다 아릿해요..
박재삼 시인의 고향이 삼천포더라구요. 나중에 그 문학관, 한번 들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인의 고향에 있는 문학관이라..
 

 

방금 50권의 책을 4박스에 나눠 담아 [알라딘에 팔기]로 내어 놓았다. 더 담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책들이 두꺼워서 다 들어가지가 않아서 이 쯤에서 만족을. 올해 들어서 91권을 책을 팔았었으니 이번에 파는 책까지 합치면 141권 정도 내놓은 셈이다. 

 

어릴 때의 나는, 책을 집에다 계속 쌓아만 두는 타입이었다. 나의 소중한 책들, 내가 읽을 책들을 집에다가 여기저기 박아놓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었다 . 근데 나이가 드니 조금 달라진 것이, 뭔가를 소유한다는 게 참 번거로운 일이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책이라는 게 나눠 읽어야지 다시 읽지도 않을 걸 그냥 책장에 꽂아만 둬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

 

누가 그랬었지. 두 번 안 읽을 책은 가지고 있지 말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는 책은 극히 적은 수로 줄어든다. 책장을 찬찬히 훑어보면서 내가 읽은 책들을 곱씹어 볼 때 아 두면 다시한번 읽겠다 싶은 책은.. 음.. 정말 찾기 힘든 듯. 그래서 작년부터인가 중고서적에 책을 반기에 1회 정도는 내놓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에도 예전엔 보냈는데, 알라딘에서 책을 더 사고 싶은 욕심을 누르기 어려워 적은 예치금이라도 건지고자 (쯔쯔) 요즘엔 중고샵을 애용한다.

 

더 내놓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망설이며 집었다 놓은 책들도 언젠가는 내 품을 떠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마음이 서지 않아 잠시 둘 뿐. 암튼 개운하다. 책장에 빈 구석들이 보이니까 살 것 같다. 겹겹이 쌓아두어서 뒷 줄의 책들 제목은 뭔지도 몰랐는데 좀 걷어내니.. 어? 저 책이 나한테 아직 있었군.. 이런 게 눈에 띈다..으이그.

 

... 오늘은 오랜만에 쟈클린 뒤 프레의 엘가 첼로협주곡을 크게 틀어놓고 커피를 벗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정리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처럼 송년회가 밀어닥쳐서 정신도 없고 몸도 지쳐가는 때에는 집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이렇게 편안히 보내는 게 좋은 것 같다.

 

 

<오늘 내놓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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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12-0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아보니 작년(2012년)에는 83권 내놓았었네.. 도합.. 224권. 일년에 사는 책수보다 2년에 파는 책수가 더 적다니..ㅜㅜ 내년에는 좀더 정리하리라 결심.

웽스북스 2013-12-0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 많이 파셨네요. 저는 올해 48권 팔았어요. (방금 세어봄) 2권 더 팔아서 50권 채워야겠어요. ㅋㅋ

비연 2013-12-01 18:52   좋아요 0 | URL
팔겠다고 마음 먹으니 이 책 저 책 손닿는 대로 내놓게 되더라는..
물론 망설여서 놓은 것도 많지만서도..ㅎㅎㅎ
저도 9권 더 팔아서 150권 채울까봐요~^^

마노아 2013-12-0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놓은 책을 보니 선호하는 장르가 보여요. 확실히 많이 사는 책을 많이 팔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참 많이 팔았는데 여전히 많이 사서 당최 줄지를 않네요...;;;;

비연 2013-12-02 00: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ㅎㅎ 근데 많이 사기도 하지만 중고로 내놓을 땐 쟝르소설을 더 내놓게 되는 것 같아요. 두고두고 읽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어서인지... 저도 좀더 줄여야 하는데 사는 걸 줄이는 게 더 빠를 것 같기도 하고...ㅡㅡ
 

 

뭐.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 책은 읽지도 못하고 관상용으로 더미더미 쌓여가는데 그걸 보면서도 알라딘을 뒤지고 주문신청을 누르는 일이. 나는 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책사기'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살짝 멈칫. 그렇다면 이것도 대상만 달랐지 일종의 쇼핑 중독? 흠... 도리도리. 부정하면서 그냥 꾸우욱. 뭐 어쩌겠어. 이게 책이라 다행이지 명품백이었고 그걸 이렇게 자주 꾹꾹 눌러대면 아마 지금쯤 남아난 돈이 없을 거니까 위로를 삼자 이런 심정일 뿐.

 

요즘 산 책들을 나열해볼까. 이 아침. 어제 지인들과의 저녁을 11시까지 해서 졸려 미치겠는 아침.


 

 

 

 

 

 

 

 

 

 

 

 

 

 

 

 

 

<원소의 세계사>. 이런 책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각 원소에 대해서 그 역사와 과학적 내용 등등을 하나씩 풀어쓴 책. 그저 원소라고 하면 뭔가 외워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만든 우리네 과학교육에서 이런 책들은 단비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중에 우리 조카가 크면 이런 책을 읽으면서 과학에 대해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숨겨진 차원>. 에드워드 홀의 문화인류학 4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1부인 <침묵의 언어>를 읽고 무조건 이 시리즈는 다 읽어야겠다 마음먹고 2부를 냉큼 사들었다.


 

 

 

 

 

 

 

 

 

 

 

 

 

 

 

 

요코미조 세이지의 이 책 시리즈는 중독성이 있다. 나오면 무조건 사게 된다. <백일홍 나무 아래> 표지랑도 잘 어울리는 이 책 제목. 긴다이치 코스케가 나오고 작가가 선정한 긴다이치 시리즈 베스트 10 중 8위에 해당하는 단편집. 망설일 것 없이 꾸욱. 이번 주말에 이 책 하나 들고 슬슬 마실이나 나가야겠다.. 아...씐나.

 

마이클 코넬리의 책들도 나오면 사는 시리즈들. <보이드 문>은 해리 보슈 시리즈는 아니지만 계속 봐야지 하고 있던 책이라 사는 김에 같이. 마이클 코넬리의 책도 최근에 와서는 힘이 좀 딸리는 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까지는 믿고 볼 수 있는 시리즈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요즘 벨기에에 급관심이 생겨서 말이다. 내년에 유럽여행을 갈 계획인데 그 여행 루트에 벨기에를 넣을까 고민 중이기도 하고 해서 샀다. 벨기에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브뤼셀, 예쁘고 아기자기한 도시와 건물, 와플? 이 정도인데.. 사실 브뤼셀과 브뤼헤는 예전에 여행을 가본 곳이기도 하지만 그 때 인상이 꽤 컸던 것 같다. 예쁘다는 인상. 그런데 디자인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이라 하니 여행 갈 때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해서 구입했다.

 

수전 손택의 <다시 태어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필가 중의 하나인 수전 손택. 내가 만약 유명인사와 식사를 할 기회가 주어지고 그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주저없이 수전 손택을 고를 것이다....그러한 그녀가 20년 정도 쓴 일기를 모아둔 책이고. 난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북펀드도 했었는데... 잘 팔리고 있으려나..큭. 수전 손택의 책이 계속 나오고 있는 걸 보면 나만 이 분한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번역의 질이 들쭉날쭉한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모아서 나와주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램이기도 하고. 

 

 

 

 

 

 

 

 

 

 

 

 

 

 


 

 

질투나는 작가들, 알랭 드 보통과 파스칼 키냐르의 책들도 내 책장에 지금 꽂혀있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은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판형이 큰 사이즈라 거의 도감 비슷한 수준이었고 내지도 그랬고. 아주 작정하고 만든 책이구나 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꽂아두지 않고 책장 앞에 표지를 보이게 전시해두었다. 알랭 드 보통이 쓴 미술 이야기라니. 두껍고 무거워서 잘 때 읽다가는 깔리기 딱 좋은 책이지만 그래도 여유가 닿는 대로 읽고 싶다.

 

파스칼 키냐르는 <세상의 모든 아침>을 읽고 흥미가 생겨 다른 작품을 보겠다 마음 먹었더랬다. 짧고 간결하게 쓰는데 대단히 농밀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프랑스 사람들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소설을 읽으나 뭔가 철학을 상대하는 빡빡함도 안겨주고. <은밀한 생>을 고르면서 다른 작품들도 욕심이 났더랬지만, 한 작가의 전 작품을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일단 한 권만.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존 르 카레의 <스마일리의 사람들>과 마종기의 <우리 얼마나 함께>이다. 출퇴근 길에는 마종기의 책을 들고 다니고 집에 와서는 존 르 카레의 책을 읽고 있다.

 

 

 

 

 

 

 

 

 

 

 

 

 

 

 

 

존 르 카레의 책은 다 좋았다...는 아니고 <영원한 친구>는 읽다 관두었지만, 난 이 작가의 책을 사랑한다. 특히 스마일리 나오는 이 책들. 스파이소설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화낼 테다. 단순한 스파이소설이 아니라 그냥 소설이라고 이름붙여 말하고 싶은 작품들이니까. (그렇다고 스파이소설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스마일리의 사람들>은 이제 늙어지고 은퇴하여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어버린 스마일리와 예전 동료들, 소련과 영국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계속 짠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고. 아껴가며 야금야금 읽고 있다는...

 

마종기라는 작가의 감수성이 좋다. 이 책은 에세이인데... 타지에서 디아스포라적인 감성을 가지고 쓴 글들에서는 외로움과 부서지기 쉬운 여림과 부유하는 감성들이 느껴진다. 출퇴근하면서 읽기에 딱 좋은 책인 듯 하다. 좋은 대목들은 나중에 알라딘에 올려야지 라 생각하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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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바로 일은 시작 안 하고 딴 짓하니 어지간히도 눈치가 보인다. 그래. 이제 책 애긴 그만하고 일을 해야지. 그래도 요즘은 책 읽을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생겨 행복하다. 12월은 송년회 러쉬라 그것도 어려울 듯 하지만, 있을 때 많이 누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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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1-28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라고 합니다.
비연님, 사놓으신 책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저는 위의 페이퍼에서 읽은 사람이 한 사람 밖에 없네요.

약간의 절망을 가지고, 갑니다. 흐흑.
안녕히 계세요~~

비연 2013-11-28 13:13   좋아요 0 | URL
앗. 단발머리님...^^ 책 보는 취향이 다른 건 당연한걸요...
절망이라뇨.. 저도 단발머리님 보시는 책이 뭔지 궁금해지네요~

darmdarm 2013-11-2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종기님 좋아요,,,지금 제 책상에 놓여있는 책이네요,, ^^

비연 2013-11-29 08:07   좋아요 0 | URL
아.. darmdarm님. 마종기님 참 좋죠...
책상 위에 놓여 있다 하시니 이 아침, 왠지 모를 기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