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 책은 읽지도 못하고 관상용으로 더미더미 쌓여가는데 그걸 보면서도 알라딘을 뒤지고 주문신청을 누르는 일이. 나는 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책사기'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살짝 멈칫. 그렇다면 이것도 대상만 달랐지 일종의 쇼핑 중독? 흠... 도리도리. 부정하면서 그냥 꾸우욱. 뭐 어쩌겠어. 이게 책이라 다행이지 명품백이었고 그걸 이렇게 자주 꾹꾹 눌러대면 아마 지금쯤 남아난 돈이 없을 거니까 위로를 삼자 이런 심정일 뿐.

 

요즘 산 책들을 나열해볼까. 이 아침. 어제 지인들과의 저녁을 11시까지 해서 졸려 미치겠는 아침.


 

 

 

 

 

 

 

 

 

 

 

 

 

 

 

 

 

<원소의 세계사>. 이런 책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각 원소에 대해서 그 역사와 과학적 내용 등등을 하나씩 풀어쓴 책. 그저 원소라고 하면 뭔가 외워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만든 우리네 과학교육에서 이런 책들은 단비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중에 우리 조카가 크면 이런 책을 읽으면서 과학에 대해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숨겨진 차원>. 에드워드 홀의 문화인류학 4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1부인 <침묵의 언어>를 읽고 무조건 이 시리즈는 다 읽어야겠다 마음먹고 2부를 냉큼 사들었다.


 

 

 

 

 

 

 

 

 

 

 

 

 

 

 

 

요코미조 세이지의 이 책 시리즈는 중독성이 있다. 나오면 무조건 사게 된다. <백일홍 나무 아래> 표지랑도 잘 어울리는 이 책 제목. 긴다이치 코스케가 나오고 작가가 선정한 긴다이치 시리즈 베스트 10 중 8위에 해당하는 단편집. 망설일 것 없이 꾸욱. 이번 주말에 이 책 하나 들고 슬슬 마실이나 나가야겠다.. 아...씐나.

 

마이클 코넬리의 책들도 나오면 사는 시리즈들. <보이드 문>은 해리 보슈 시리즈는 아니지만 계속 봐야지 하고 있던 책이라 사는 김에 같이. 마이클 코넬리의 책도 최근에 와서는 힘이 좀 딸리는 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까지는 믿고 볼 수 있는 시리즈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요즘 벨기에에 급관심이 생겨서 말이다. 내년에 유럽여행을 갈 계획인데 그 여행 루트에 벨기에를 넣을까 고민 중이기도 하고 해서 샀다. 벨기에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브뤼셀, 예쁘고 아기자기한 도시와 건물, 와플? 이 정도인데.. 사실 브뤼셀과 브뤼헤는 예전에 여행을 가본 곳이기도 하지만 그 때 인상이 꽤 컸던 것 같다. 예쁘다는 인상. 그런데 디자인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이라 하니 여행 갈 때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해서 구입했다.

 

수전 손택의 <다시 태어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필가 중의 하나인 수전 손택. 내가 만약 유명인사와 식사를 할 기회가 주어지고 그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주저없이 수전 손택을 고를 것이다....그러한 그녀가 20년 정도 쓴 일기를 모아둔 책이고. 난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북펀드도 했었는데... 잘 팔리고 있으려나..큭. 수전 손택의 책이 계속 나오고 있는 걸 보면 나만 이 분한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번역의 질이 들쭉날쭉한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모아서 나와주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램이기도 하고. 

 

 

 

 

 

 

 

 

 

 

 

 

 

 


 

 

질투나는 작가들, 알랭 드 보통과 파스칼 키냐르의 책들도 내 책장에 지금 꽂혀있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은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판형이 큰 사이즈라 거의 도감 비슷한 수준이었고 내지도 그랬고. 아주 작정하고 만든 책이구나 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꽂아두지 않고 책장 앞에 표지를 보이게 전시해두었다. 알랭 드 보통이 쓴 미술 이야기라니. 두껍고 무거워서 잘 때 읽다가는 깔리기 딱 좋은 책이지만 그래도 여유가 닿는 대로 읽고 싶다.

 

파스칼 키냐르는 <세상의 모든 아침>을 읽고 흥미가 생겨 다른 작품을 보겠다 마음 먹었더랬다. 짧고 간결하게 쓰는데 대단히 농밀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프랑스 사람들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소설을 읽으나 뭔가 철학을 상대하는 빡빡함도 안겨주고. <은밀한 생>을 고르면서 다른 작품들도 욕심이 났더랬지만, 한 작가의 전 작품을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일단 한 권만.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존 르 카레의 <스마일리의 사람들>과 마종기의 <우리 얼마나 함께>이다. 출퇴근 길에는 마종기의 책을 들고 다니고 집에 와서는 존 르 카레의 책을 읽고 있다.

 

 

 

 

 

 

 

 

 

 

 

 

 

 

 

 

존 르 카레의 책은 다 좋았다...는 아니고 <영원한 친구>는 읽다 관두었지만, 난 이 작가의 책을 사랑한다. 특히 스마일리 나오는 이 책들. 스파이소설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화낼 테다. 단순한 스파이소설이 아니라 그냥 소설이라고 이름붙여 말하고 싶은 작품들이니까. (그렇다고 스파이소설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스마일리의 사람들>은 이제 늙어지고 은퇴하여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어버린 스마일리와 예전 동료들, 소련과 영국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계속 짠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고. 아껴가며 야금야금 읽고 있다는...

 

마종기라는 작가의 감수성이 좋다. 이 책은 에세이인데... 타지에서 디아스포라적인 감성을 가지고 쓴 글들에서는 외로움과 부서지기 쉬운 여림과 부유하는 감성들이 느껴진다. 출퇴근하면서 읽기에 딱 좋은 책인 듯 하다. 좋은 대목들은 나중에 알라딘에 올려야지 라 생각하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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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바로 일은 시작 안 하고 딴 짓하니 어지간히도 눈치가 보인다. 그래. 이제 책 애긴 그만하고 일을 해야지. 그래도 요즘은 책 읽을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생겨 행복하다. 12월은 송년회 러쉬라 그것도 어려울 듯 하지만, 있을 때 많이 누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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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1-28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라고 합니다.
비연님, 사놓으신 책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저는 위의 페이퍼에서 읽은 사람이 한 사람 밖에 없네요.

약간의 절망을 가지고, 갑니다. 흐흑.
안녕히 계세요~~

비연 2013-11-28 13:13   좋아요 0 | URL
앗. 단발머리님...^^ 책 보는 취향이 다른 건 당연한걸요...
절망이라뇨.. 저도 단발머리님 보시는 책이 뭔지 궁금해지네요~

darmdarm 2013-11-2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종기님 좋아요,,,지금 제 책상에 놓여있는 책이네요,, ^^

비연 2013-11-29 08:07   좋아요 0 | URL
아.. darmdarm님. 마종기님 참 좋죠...
책상 위에 놓여 있다 하시니 이 아침, 왠지 모를 기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