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책장을 정리하며 버릴 책, 팔아 버릴 책, 기증 할 책 그리고 영원히 간직할 책들을 분류 하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면 온라인 서점들과 언론에서 한 해 가장 좋았던 책들, 잘 팔렸던 책들,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없었던 묻혀 버리기에 안타까운 책들의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올해 2022년 독서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 했던 해인 2020년 부터 2021년 동안 닥치는 데로 읽어서 인지 2022년은 종이 책 기준으로는 늘 해마다 읽는 양 정도로 읽었지만 구매량은 훨씬 늘어서 각 서점들 플래티엄이자 프레스티지 회원을 유지 중이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그때 그때 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여러 매체나 셀럽들이 추천하고 소개 하는 책이여서 구매 하는 경우는 없다.

어린 시절 부터 내 손으로 직접 책을 구매 했기 때문에 누구 누구의 추천에 흔들리지 않는 고집이 있다.

그리하여 올해 2022년 내 손으로 뽑은 최고의 소설은 다음과 같다.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 폐허의 형상>은 작가의 실체 체험과 조국 콜롬비아 현대 역사 속에 허구의 이야기를 교묘히 엮어 넣었다.


'죽음은 모든 사람이 보는 가운데 숨김없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내밀 한 방식으로 도래한 것이 아니라 대낮에 난입한 것이다.'


이 작품은 1948년 4월 9일 누군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콜롬비아 자유당의 대표 호르헤 엘리에세르 가이탄 (Jorge Eliécer Gaitán Ayala , 1903년 1월 23일 ~ 1948년 4월 9일)의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하는 소설로 그가 살해되었을 때 콜롬비아는 보수파와 자유파의 대립이 치열하던 시기였다.

당시 보수파 정치인들은 자유당이 집권한 기간 동안 잃어버렸던 나라를 되찾는다는 명분으로 때로는 보수파들의 과격한 행동을 묵인하고 때로는 종용하며 자유파의 저항이 범 국가 차원에서 통제되고 이런 악순환의 연쇄 고리처럼 딸 붙는 엄청난 비극적인 사건들이 콜롬비아 전체 현대 역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여전히 누가 가이탄을 죽였는지 그 배후 세력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작가 바스케스는 이 작품을 통해 과거의 사건은 파묻어 버리고야 마는 승리자들의 프로파간다, 그 이상인 적이 과연 존재 했는가를 되묻는다.

작가 바스케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폐허의 역사, 형상의 모습을 후대에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하늘이 무너져 내리기를 기다리며 이 책을 완성했다.


[나는 내 나라의 과거가 이해 불가능하고 어두운, 진정한 암흑의 영역이 되었음을 깨닫기 시작한 순간이 언제 인지 모르고 내가 그토록 신뢰하고 예측 가능하리라 믿었던 모든 것이 내가 자란 곳, 내가 말하는 그곳의 언어, 내가 경험한 그곳의 풍습, 초 중등학교와 대학에서 배운 그곳의 과거 해석하고 이해하는 척하는 데 익숙한 그곳의 현재 우리가 방심하자마자 끔찍한 인간들이 튀어나오는 그늘 진 곳으로 변한 순간이 언제인지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 폐허의 형상>중에서


'삶에는 어떤 알맹이, 핵심, 중심이 있어서 모든 게 거기서 비롯되고 다시 거기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1580년대 영국 스트랫퍼드 헨리 스트리트에 살던 부부에게 세 아이가 있었다. 첫째 딸 수재나에 뒤이어 태어난 쌍둥이 남매 햄닛과 주디스.

1596년 쌍둥이 남매 중에 남자 아이인 햄닛이 열 한 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라는 역사적 사실 기록에서 출발한 작가의 상상으로 탄생한 작품 <햄닛>

열 한 살 햄닛이 집안 곳곳을 뛰어다니며 어른들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청년시절 셰익스피어와 가족들, 셰익스피어와 애그니스의 만남, 아내 애그니스의 신비로운 능력, 결혼과 출산, 역병과 죽음, 런던으로 떠난 후에 열 한살 나이에 죽은 자신의 아들을 무대 위에서 환생 시켜낸 아버지 셰익스피어의 모습을 시 공간을 초월한 감각적인 글쓰기로 완성했다.

그는 죽어서 떠나갔어요,

그는 죽어서 떠나갔어요,

머리 맡은 푸른 떼로 덮이고,

발치에는 돌이 놓였죠.

<햄릿> 4막 5장

He is dead and gone,lady,

he is dead and gone;

At his head a grass-green turf,

At his heels a stone.

Hamlet,Act IV, scene v

공식적으로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부터 정부 기록물에 년도와 날짜 출신 지역으로 기록 된다. 누군가는 단 한 줄의 기록으로 누군가는 여러 장의 기록으로 그리고 누군가는 역사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새기게 된다.

단 한 줄로 기록된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한 상상력이 대 문호 셰익스피어의 아들의 이름 <햄닛>을 영원한 문학 작품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영장류인 인간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은 바로 상상력으로 인간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상상하며 뇌 영역을 확장 시켜 나갔다.

때로는 그 상상력 속에 자신의 기억과 체험을 넣어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 시켜 나간다.

허구의 이야기에 빠지는 인간의 뇌는 재밌는 것 생생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스토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몰입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들은 마법사, 각자의 천재적 재능을 쏟아 부어 탄생 시킨 이야기의 마법사들이다.


김영하 작가는 책을 고를 때 다음과 같은 , 네 가지 기준으로 선택한다고 한다.

첫째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둘째는 꼼꼼하고 믿음직스럽고 우아한 편집을 제공하는 출판사

셋째로 번역서의 경우에는 신뢰하는 번역자의 책을 고르고

마지막으로 처음 접하는 저자의 책일 경우는 작가의 관상을 눈 여겨 본다고.....











'불멸에 대한 확신은 영원히 사라졌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한두 번은 더- 어쩌면 어느 늦은 오후에, 사랑의 순간에, 죽음의 찰나에-숭고하고도 창조적인 무의식을, 날카롭고 맹목적인 직관을 얻게 될 터였다. 진실로, 자신은 언제나 불멸 한다는 깨달음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야생의 심장 가까이'중에서

'낮을 빼앗기고, 눈이 뽑히고, 빛을 박탈 당한 이들의 목소리가 요동치는 이 야상곡보다 더 아름다운 선율이 있을까?

-엘렌 식수 -아야이! 문학의 비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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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16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전에도 보고서 이 책 좋겠다하고 찜했던 것 같은데 여지껏 도전못했던 <폐허의 형상> 찜해놓아야겠어요!^^
저도 늘 베셀과는 거리가 멀고 누가 추천해주는 책 읽는다고 해서 만족스럽지 않더라구요. 역시 내가 직접 골라야 만족도도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많이 읽었어요. 워낙 그전에 안 읽었던지라~ 저도 슬슬 결산 정리를 해봐야겠네요^^*

scott 2022-12-16 22:12   좋아요 3 | URL
언론이나 기타 매체에서 뽑아 놓은 책들 전부 비슷해서
식상하고

이번 NYT에서도 한 해 좋은 책들 리스트 올라 왔는데

어떤 문학 기자가 2022년에 인상 깊었던 소설 책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고백을 ㅎㅎㅎ

화가님의 결산 정리 궁금합니다!

이 포스팅은 소설편

담번은 역사-에세이 등으로 올려 볼까 이 책 저 책들 고르고 정리 하고 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2-16 22: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탄도 기대가 되네요?
왠지 김금희 작가님이나 김초엽 작가 에세이가 올라올 듯도 싶구요?ㅋㅋㅋ

scott 2022-12-16 23:22   좋아요 4 | URL
금희 초엽은 올해 리스트에서 탈락
에세이 리스트엔 영쿡 미쿡인이 ^^

미미 2022-12-16 2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관상ㅎㅎㅎ 저는 스콧님이 소개해주신 작가들 중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 일단 구매! 쟁여두면 언젠가 읽을거란 믿음으로 모아둡니다
‘야생의 심장 가까이‘ 문장
역시 꽂히네요*^^*

2022-12-16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의책장 2022-12-17 0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cott님 선정이니 무조건 찜콩합니다^^
2022 서재의 달인 그리고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신 것, 축하드려요♥

scott 2022-12-17 00:25   좋아요 2 | URL
하나님도 추카추카
하나님 올해 베스트 리스트 궁금합니다 ^^

yamoo 2022-12-17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저두 이런 페이퍼 하나 서야하는뎁~~

버릴 책이야 수두룩해서 사진만 찍어서 올려야 겠고...

영원히 간직할 책은...타타르인의 사막과 나는 고백한다..정도..

팔아버려야 할 책도 많은데, 안 팔려서 걱정..ㅎㅎ


근데, 제안들 시리즈...이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책들이 혼잡스럽게 섞여 있어 참으로 이 시리즈를 컬렉션해야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결론은 몇 권 빼고 정리하자로 기울어지고 있습니다..ㅋㅋㅋ

scott 2022-12-17 18:49   좋아요 1 | URL
오 ! 타타르 나는 고백 야무님에게 최고작이였군요
제안들 가격 사악하지만 엘렌 식수 책은 넘 훌륭해서 용서 해주기롱 😄
정리는 과감하게 하지 않으면
책 탑에 깔릴 지도 ^^

어쩌다냥장판 2022-12-17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천 소설도 있었군요~ 저는 책에 관한 지식이 많지 않아 그저 시간만 허락되고 내앞에 주어지는게 뭐든 읽는 편이라 대부분은 추천에 의지하긴 하는거 같아요 단하나 고집하는건 에세이는 말고였지만 ㅎㅎㅎ
추천책들 소개글은 일단 냥이들 챙기고 길애들 만나고 와서 다시 천천히 장바구니로 담아야 겠어요~~^^

2022-12-17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2-21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최고의 책이라니 저도 일단 담아갑니다.
전....고민이 많아요. 이 책도 좋고 저 책도 좋고..달리 말하면 확!!와닿는 책은 없었다는 거 같기도 하고....스콧님 추천은 믿고 보는 *^^*

2022-12-21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12-22 14: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알라디너스 픽에 스콧님 글이 주루루룩!! <폐허의 형상> 리뷰 올려주셨을 때 보고 찜해뒀었는데.. 올해의 픽으로 또 꼽아주시니 꼭 읽어봐야겠어요 ㅠㅠ
그런데 김영하작가 기준 중 관상이라니 ㅋㅋㅋ 재밌습니다 ㅋㅋ

scott 2022-12-22 14:57   좋아요 1 | URL
김영하 작가님 새벽에 가끔 페북에 자신이 현재 읽고 있는 책장(한 부분만 공개) 보여 주면서 주절 주절 글을 올리시는데(나중에 펑하쉼)
엄청 웃깁니다 ㅎㅎㅎ

저도 작가 관상 보고 구매 할 때가 있어요

<폐허의 형상> 정말 명작 입니다
조구호 교수님 번역도 훌륭하고(스페인어권 중에 쵝오)
논픽션과 픽션을 넘나드는 작가의 필력도 대단합니다 ^^
 
알라딘 드립백 선물 세트 - 12g, 1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알라딘 커피에서 꾸준하게 인기 있는 3가지 드립백으로 구성된 세트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1는 산미와 달콤함이 적절하게 조합된 맛으로 마지막 꽃향기가 은은하게 올라 옵니다.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4는 첫 향의 상큼한 오렌지맛 산미와 고소한 맛과 함께 묵직한 카라멜향이 마지막 맛에서 느껴집니다. 콜롬비아 엑셀소 디카페인 #4 콜롬비아 1급 원두 특유의 산미의 상큼한 맛과 함께 고소하면서 달콤함 케러멜 맛으로 추운 겨울에 딱 마시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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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07 2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평을 보니 이건 꼭 마셔보고 싶네요 ^^

scott 2022-12-07 22:25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건강 회복 하셨는지(감기 몸살 앓으셨다고 ㅜ.)

개인적으로 디카페인이 가장 맛납니다
다른 제품 드립백 디카페인은 슝늉맛인데 ㅋㅋㅋ

새파랑 2022-12-07 23:48   좋아요 2 | URL
건강은 회복했으나 야근이 😅
그래도 오늘은 책을 한권 다 읽었습니다 ㅋ

scott 2022-12-08 11:22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책보다
건강이 우선 ^^

파이버 2022-12-07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스 패키지가 너무 귀엽네요♡ 호랑이해에서 귀여운 토끼🐰해로 넘어가는 의미겠죠?ㅎㅎ

scott 2022-12-07 22:37   좋아요 3 | URL
호랑이가 토끼 추울까봐 머플러 매어 주는 그림이 넘 귀여워요 ㅎㅎ
절대로 잡아 먹지 않겠다는 따스함이 ㅎㅎ
ᕱ ᕱ
(๑˙ϖ˙๑ )

책읽는나무 2022-12-08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주문하려다 바빠서 못하고 금방 주문했는데 딱 백자평이???
땡투 눌렀어요ㅋㅋ

scott 2022-12-08 11:22   좋아요 1 | URL
이 커피 세트 정말 귀욥 ㅋㅋ
디카페인 드립백은 알라딘 손 맛이 쵝오라는 거 인정 합니다!(커피 중독자가 온갖 디카페인 드립백으로 확인함 ^^)

나무님에게 쌓여 가는 땡투는
전부 저 🖐🖐입니다 ^^

2022-12-08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2-08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 예쁜이들은 누군가요 ㅎㅎ 얘네들은 쑥 대신 커피 마시고 사람되나요 ㅎㅎ

scott 2022-12-08 14:13   좋아요 1 | URL
요즘 호랭이 토끼들 볶은 원두 먹으면서 담생엔 인간으로 ^^

하나의책장 2022-12-13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려고 담아두었지요☕️❤️

scott 2022-12-13 22:06   좋아요 0 | URL
이 세트 한정 수량이여서 언제 품절 될지 모릅니다
저도 이번에 대량 구매 해 버렸고
또 구매 하려고 장바구니에 한가득 ^^

2022-12-22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2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름 값을 하는 문진, 알라딘 최고의 굿즈 아이템으로 책을 펼치는 순간 항상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이 되었다.


쫙 펴지지 않는 새 책의 옹졸한 틈새도 이렇게 부드럽게 균형 잡히게 펼쳐 주는 문진!


손바닥 크기의 문고본 책도 이렇게 페이지를 고정 시켜주고

넓직한 판형의 책도 순식간에 펼쳐 본 페이지가 닫혀 버리지 않게 눌러 준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완독 하기 위한 필수템, 굿즈

페이퍼 백 크기와 무게 만큼 값진, 문진 !^^



“우리가 어느 일정 시기에 본 사물이나 읽은 책은, 단지 그때 우리 주위에 있던 것에만 언제 까지나 연결되지 않고, 당시의 우리 모습 그대로 충실하게 남아 있으면서 그때의 우리 감성이나 인간, 상념에 의해 다시 느끼고 다시 사유 할 수 있게 한다. ” 

유리알 문진은 장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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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02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름 잘 지은듯 정직하게 기능에 부응하는 문진이에요*^^* 두개 사두었는데 딱 안정적이고 좋아요ㅎㅎㅎ

scott 2022-12-02 17:03   좋아요 1 | URL
그쵸! 역대급 문진
전, 가을 특별 굿즈 전용 쿠폰으로 거의 칠십퍼센트 할인 받고 장만했습니다 ^^

바람돌이 2022-12-02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리알 문진은 장식용에 절대 공감입니다. ^^
저는 제값 다주고 산거같은데요. 아 비싸다 하면서요. ㅠ.ㅠ

scott 2022-12-02 19:42   좋아요 0 | URL
페이지 고정이 안되여 ㅎ ㅎ

새파랑 2022-12-02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문진 너무 탐나네요 ㅋ

잃시찾~!! 역시 모아놓고 보니 멋지네요 ^^

scott 2022-12-02 19:43   좋아요 2 | URL
읽을 땐 커버를 벗겨 버려서 사진샷 할 때만 씌우기롱 ^^

미미 2022-12-02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위에 기다란 문진 탐나네요ㅎㅎ
유리알 문진도 이뻐요!! 한번씩 성공적인 알라딘 굿즈^^*

scott 2022-12-02 19:4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알라딘 가끔 이렇게 기능에만 집중 시킨 굿즈가 나올 때도 ^^

책읽는나무 2022-12-02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진도 결국 사야만 하는 아이템!!!!
이렇게 독서에도 갖춰야 하는 장비가 자꾸 늘어만 가네요ㅋㅋㅋ

scott 2022-12-02 21:40   좋아요 2 | URL
네, 온갖 장비가 있어야
독서를 할 수 있는 시대 입니다 ㅎㅎㅎ

망고 2022-12-02 2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일본어로 된 책도 읽으시는구나😃넘 대단한 스콧님 멋져요!

scott 2022-12-02 21:40   좋아요 2 | URL
요즘은 읽기 보다는
만화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

파이버 2022-12-03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리알 문진 넘 예쁜데, 떨어뜨리면 깨질까봐 조마조마해서 안샀어요... scott님께서 올려주신 문진은 중고서점에서 실물로 봤는데, 유리와 달리 떨어뜨려도 덜 아플(?) 것 같더라구요 ㅎㅎ 살까말까 고민 했었는데 이렇게 추천을 해주시니 다음 중고서점 갈 때 다시 봐야겠어요~

scott님 일본 서적도 읽으시는군요! 몇 개 국어를 하시는지.. 역시 능력자이십니다. 세로쓰기 읽으시는 데 불편하시지 않은지 문득 궁금해요~

scott 2022-12-03 01:14   좋아요 2 | URL
저 문진 정말 기능에 충실하고 촉감도 좋아서 책과 착 붙습니다
일본어 세로줄은 여전히 적응이 잘안되여 ㅎㅎ
뇌건강을 위해 외국어는 꾸준히 성실히 ^^

한국 축구 제발 역전 해서
16강 go~@~@

blanca 2022-12-03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분좋은 아침! 저 문진 사야겠네요. 저는 독서대 사용하는데 자꾸 책이 넘어가 버려요.

scott 2022-12-03 10:34   좋아요 0 | URL
기분 좋은 아침 입니다!
어제 축구 하이라이트 명장면만 보고 또 보고! ㅎㅎ

독서대에도 이 문진 착 !붙템입니다
양쪽의 무게가 균형감 있게 붙어 있거든요 ^^

페넬로페 2022-12-03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굿즈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아 별로 애용하지 않는데 저 문진은 탐이 나네요.
친구분들이 올려주시는 굿즈에 사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2022-12-03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블리땡 2022-12-04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요거 샀어요ㅎㅎ 꽤 고정 잘 되는 편이라 만족스러운 굿즈였어요ㅎㅎ

scott 2022-12-04 19:00   좋아요 0 | URL
그쵸! ㅎㅎ
기능에 충실한 문진^^
 
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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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 전 은하가 차디찬 회복실에서 깨어나 한 결심은 이런 것이었다.

삶에 피하지방처럼 껴 있는 모든 영양가 없는 관계들과 결별해야지.

그것들이 은하 인생에 달라 붙어 얼마나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일으켜왔는지는 막 수술을 마친 은하의 몸이 증거하고 있었다.]

                                                                                         -<은하의 밤> 중에서 


마흔 여섯의 은하는 유방암 선고를 받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주변 지인들에게는 갑상샘암에 걸렸다며 쉽게 회복 될 것이라고 속였다.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은하는 엄마와 함께 다녔던 성당 마저 발길을 끊어 버리며 이렇게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수술 후에 찾아 온 극심한 통증,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하면서 은하는 자신의 생명이 이렇게 고통 속에 서서히 산화 되고 있다는 사실에 울적해졌다.

미혼인 채로 늙어가는 건 괜찮지만 어느 날, 치료 중에 홀로 죽게 된다면,,,이라는 자조적인 생각에 사로 잡힌다.

'고모, 요즘엔 부모도 자기 자식한테 그런 기대 안 해요. 바라지 마세요.'


암 발병이 시작 되기 전 은하는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 작가로 한 순간도 쉼 없이 달려 왔다. 암 투병을 하는 동안 가족들 보다 직장 동료 후배들이 은하의 상태를 더 걱정해주며 항암 치료로 고통스러워 할 때는 집안 청소와 설거지를 해주는 후배, 신입 막내 작가들이 살뜰 하게 챙겨주었다.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발병 이전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며 그런 삶에는 오로지 고독 크기를 잴 수 없이 크고 깊은 고독만이 필요 하리 라는 결론이었다.]


은하는 암을 도려내고 난 후 육체의 한 부분이 떼어져 나간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홀로 남미로 떠난다.

그리고 마침내 이른 봄, 방송국으로 돌아 와 지지부진한 시청률의 늪에 빠져 버린 예능국으로 복귀한다.

남들 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 한 은하의 바로 옆 자리에는 보도국 아나운서 출신의 딱지가 붙은 덩치가 산 만한 남자 오태만이 앉아 있다.

조직 개편을 한 날 보도국에서 예능국으로 굴러 들어 온 불운한 낙오자 오태만은 구체적인 업무 담당 조차 받지 못한 채 ,섭외로 바삐 뛰어다니는 은하의 동태만 살피고 있다.

남 국장은 4차 산업 시기에 귀농하는 청년들의 인생 역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암투병에서 살아 돌아온 은하는 사람의 인생이 이런 식으로 역전 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보도국 출신 오태만은 뉴스 보도 주제를 찾듯 취재를 하기 시작한다.

조직 생활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로 군림하는 자는 바로 한가하게 유유자적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상사이고 더 두려운 존재는 가족 모두 해외로 보내서 홀로 살고 있는 기러기 신세로 24시간 회사 일에 매달리며 직원들에게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상사 일 것이다.

인생 역전한 귀농 청년들에 관한 프로그램의 이름은 <마망자들>로 정해지자 프로그램을 이끌고 채워 나갈 진행자와 게스트들을 섭외 하고 프로그램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미션과 상금을 걸기로 한다.

상금의 액수를 얼마로 정할 지 실강이를 벌이는 동안 은하는 정규직인 담당 피디 지민과 충돌한다.

아무리 이름난 작가여도 방송국의 개별 프로그램들 방송 되는 동안에 일하는 계약직이기 때문에 자칫 정규직 피디들과 충돌 했다가는 곧바로 일자리를 잃게 되기에 아홉 번 도전 만에 겨우 아나운서 시험에 붙은 오태만에게 이런 저런 하소연을 늘어 놓는다.

보도국에서 예능국으로 굴러 들어 온 오태만은 아나운서 시험에 여덟 번 떨어 졌을 때 훌쩍 쿠바로 떠났다. 은하는 항암 치료 후 암 세포가 제거 되자 마자 홀연히 쿠바로 떠났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함께 회식 자리에서 고기를 굽던 피디 지민은 암 항암 치료 후에는 단백질 섭취가 필수 라며 자신의 엄마가 유방암 투병 했다는 말을 꺼낸다.

은하가 자신의 암이 갑상샘 암이라고 속였지만 아이돌 출신 방송인을 통해 유방암 투병 중이라는 걸 그녀의 모든 지인들이 알게 되었다.


'모두 방송계에서 계속 볼 사이잖아요. 이 바닥에서 위성처럼 빙글빙글 돌며 만나고 헤어지고 할 사이요. 방송국이 폭발하지 않는 한 함께 있을 운명이고요.'

뉴스 화면을 장악 하기에는 인물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도국에서 쫓겨난 오태만은 오로지 발로 뛰어 다니는 취재와 섭외가 중요한 예능국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프로그램 장소를 찾느라 무리 할 정도로 기여코 산에 올라가는 오태만, 입과 코를 가리고 있던 마스크가 순식간에 불어 온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오태만은 젖어 있는 덤불에 미끄러져서 발목을 다친다.

은하는 자신도 함께 미끄러질 수 있는 상황에 발목을 다친 태만을 부추켜서 겨우 산 아래로 끌고 내려 와 간신히 연출 부 사람들에게 구조 요청을 한다.

섭외 장소인 식당에 도착한 은하는 주인 할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식당 안과 방을 둘러 보다가 대 식구가 모여 찍은 사진에 쓰여진 '회갑 기념' 문구에 시선을 고정 시켰다.

'뭐 바랄게 있겄어. 그냥 아프지 마라, 허지.'

'아프지 마라. 죽어서도 아프덜 말고 살아서도 아프덜 말고 그 말벢에 더 있겄어.'

드디어 <마망자>가 방영 되는 날, 방송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은하는 창밖을 내다 보았다.


눈이 오고 있었다.

은하가 눈 오는 풍경에 시선을 고정 시키고 있는 동안 8시 뉴스가 시작 되기 전까지 후속 작업 편집이 끝날 수 있는지 오태만과 피디 지민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파업으로 시끌벅적한 방송국 내분 상태에서 시작 되는 아홉 시 예능이 성공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방송국의 이런 복잡한 상황을 알지 못하고 보도국에서 추방된 아나운서들의 시위 목소리가 점점 크게 울리더니 뉴스 방송 중에 거리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 뒷 편에 누군가가 불쑥 나타난다.


'국민 여러분, MTN 부당 전보의 진실을 보도하겠습니다! 보도국 정상화 투쟁 중입니다. 저는 앵커 최지영, 김무한, 정치부 기자 주성태...'


뉴스 화면에서 곧바로 광고 화면으로 넘어 가버렸다.

<마망자들> 프로그램 출연 게스트로 준비 중인 오태만을 급히 호출하는 피디와 작가들


'나와, 나와요. 오태만 씨, 지금 사고 났어. 얼른 테이프 틀어야 해. 뉴스 사고 났다고.'

보도국에서 추방된 이들의 항의 시위로 뉴스 방영도 중단 되었고 뒤이어 방송 되는 아홉시 예능 <마망자>는 단 1초도 방영 되지 못했다.

'뉴스에서 그런 사고가 났는데 보도국 퇴사자가 상 받는 프로를 냈어 봐요. 일이 더 커졌겠죠.'

입봉작을 열심히 준비 했던 작가의 울분을 달래는 피디 지민, 첫 예능 방송 작가로 인생 역전의 꿈이 무너져 버린 막내 작가는 은하에게 쿠바에 가서 무엇을 위로 받고 구원 받았는지 묻는다.

'아, 그게 쿠바 였구나 페루 아니고.' 라며 말을 돌리며

'응, 구원이 있긴 있었더라고.'

은하는 쿠바에서 사흘 째 되던 날 문득 바다라도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해변으로 나갔지만 신기한 듯 홀로 있는 동양인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부담스러워서 한적한 숲 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걷고 또 걷다가 목 속 깊은 곳까지 모래 알들이 올라오듯 갈증이 차올랐다.

물탱크에 연결된 수도꼭지에 입을 대려는 순간, 앙상하게 말라 버리고 송곳니가 멧돼지처럼 입 밖으로 튀어나온 개와 맞닥뜨렸다.

무서움에 뒤로 물러 선 은하가 수도 꼭지를 돌리자 개는 물이 뿜어 나오는 호수에 혀를 대로 찹찹찹 마시기 시작했다.

갈증에 목 마른 개와 은하, 홀로 이곳을 떠도는 개의 모습을 보며 은하는 자신은 절대로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은하는 창밖을 한번 바라보았다. 회사가 보도에 세워 놓은 대형 전광판으로 눈이 계속 내렸고 은하는 잠깐 조카 겨레의 전화번호를 눌렀다가 신호가 가기 전에 끊었다.

잠시 후,,,


'고모 아까 전화 잘못 걸었어요?'

'아니'

'ㅋㅋㅋㅋ 다행이다.'

'고모 이제 안 아파요? 다 나았어요?'


크리스마스 이브, 새 하얀 눈이 하늘에서 흩날리는 동안 은하는 홀로 누운 방안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지도 않았고 하느님에게 기도조차 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어떤 용서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날, 홀로 있는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게 구원 되지 않는 날, 그저 그렇게 크리스마스 날은 흘러가고 있었다.


[멋지다. 멋져. 방송하는 사람은 말이야. 바로 은하 작가처럼 넓은 세상을 체험해야지. 망망대해를 헤밍웨이 처럼 일엽편주로 나가서 청 새치도 낚고 고등어도 낚고, 이 작업 해보고 저 작업 해보고, 그래서 은하 작가가 훌륭한 작가이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거지]


명절이나 자신의 생일 조차 제대로 챙기거나 기념하지 못한 채 오로지 방송 프로그램을 위해 살아 가고 있는 사람들....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이 잃은 사람에게 전해주던 그 기적 같은 입김들이 세상을 덮던 밤의 첫눈 속으로....'


김금희 작가가 독자들에게 내미는 선물 같은 스토리 <크리스마스 타일>

 우리 모두 각기 다른 어려움과  슬픔 그리고 기쁨과 고독을 경험하며 2022년의 시간을 통과 하고 있다. 

한 해의 끝 자락 11월, 그리고 12월이라는 종착지에 다다르게 되면 앞 서 흘러간 시간들을 이겨낸 우리 모두에게 축복하듯 하늘 높은 곳에서 새하얀 눈송이가 쏟아지길 바란다.




하늘 가득 눈 가루가 내릴지 모르는 그날, 2022년 12월 25일, 우리 모두의 행복을 빌어주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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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1-23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말이 되어 가니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괜찮겠네요. 저도 이 책 배송 기다리고 있어요. scott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cott 2022-11-23 22:41   좋아요 2 | URL
네, 책 표지가 이뻐서
다이어리로 주는 데서 구입 선물 하고 있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이 책 구입 하셨군요.

그다지 춥지 않은 11월
서니데이님 건강 잘 챙기세요 ^^

책읽는나무 2022-11-23 2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다리고 있어요.
따뜻하고 아름다운 2022년의 크리스마스를요.
책 표지처럼 이쁜 크리스마스가 빨리 왔음 좋겠네요^^

scott 2022-11-23 23:19   좋아요 2 | URL
나무님도
금희 작가님의 엽서 받아 보실 겁니다 ㅎㅎㅎ

이번 겨울 눈 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ㅎㅎㅎ

어쩌면 12월 25일 비가 내릴 지도 몰라여 ㅎㅎㅎ

나무님 둥이들과 트리 장식 멋지게 하실 것 같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1-23 23:39   좋아요 2 | URL
앗!! 아직 금희 작가님 책은 안샀고, 크리스마스만 기다리고 있네요ㅋㅋㅋ
엽서가 포함되어 있나요???
사진을 확대하니까 진짜 손글 엽서네요?? 노안이 심해 잘 안보였어요ㅜㅜ

scott 2022-11-23 23:43   좋아요 2 | URL
엽서가 들어 있습니다 (작가님 손글씨가 인쇄된 ㅎㅎ)

노안이시라뇨 ㅠ.ㅠ


12월엔 나무님이 직접 셀렉트 하신 굿즈 구경 시켜 주실 거쥬 ^0^

희선 2022-11-24 0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12월 25일엔 눈이 오면 좋겠네요 십일월에 첫눈이 오기도 했는데, 눈이 올 기미는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밤엔 좀 춥지만... 비라도 좀 와서 건조함을 없애야 할 텐데... 어제 조금 내렸군요 그렇게 조금 내리는 걸로는... 비 오고 나서 바람이 조금 차가워졌어요 방송국 사람은 다른 사람처럼 이런저런 날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저도 그런 거 별로 생각하지 않고, 방송국 사람하고는 다르게 아주 시간 많지만... 성탄절엔 모두 평화롭기를...


희선

scott 2022-11-24 10:57   좋아요 2 | URL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내려 오지 못한 채 증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가 내릴 지도
12월에는 비오는 날이 많다고 합니다

겨울에 눈이 오지 않거나 영하로 기온이 안 떨어지면 각종 병충해들이 죽지 않아서 다음년도에는 질병이 창궐,,,,

희선님의 성탄절도 평화 롭기를 바랍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2-11-24 0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받아 놓고 펼쳐보지도 않고 꽂아뒀다 scott님 글 보고는 펼쳐서 엽서 확인했네요 ㅋㅋㅋㅋ 11월25일 발행 되어 있어서 뭐야 미래의 책이야 크리스마스 한 달 전 맞추고 싶었어요 언니? (속으로) 했는데 벌써 내일이 11월 25일 ㅋㅋ

scott 2022-11-24 10:59   좋아요 2 | URL
금희 작가 코믹함이 있습니다 ㅎㅎㅎ

자신도 엽서 쓰다가 이게 웬일이라공 ㅎㅎㅎ

미래의 책 <크리스마스 타일>
열반인님의 수능 열독의 후유증을 날려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11-24 1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올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연말 분위기도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ㅠ 작가님의 겉으로 보이는 인상과는 글의 색채가 약간은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네요.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인듯합니다.

scott 2022-11-24 16:03   좋아요 3 | URL
반전 성격의 매력을 갖고 계십니다
김금희 작가님 ㅎㅎ

예년에 비해 길어진 가을
화가님 멋진 오후 보내시기 바랍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세상에는 이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눈의 결정 같은 것, 똑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는 그것이 속수무책으로 쏟아져 내리는 풍경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 다르고 다른 것들이 초속 30센티미터로 떨어져 내리는 데는 어딘가 초월적인 부분이 있다.]

​-김금희 <크리스마스 타일> '하바나 눈사람 클럽'중에서


2022년 11월 중순 한 낮의 온도가 17-18-19도를 오고 갈 정도로 포근 하다.

패딩을 입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이토록 포근 했던 11월에 첫 눈을 기대 하기 힘들 정도로 올해 가을은 어느 해 보다 길어졌다.

이상 기온 현상으로 계절의 시간에도 이상이 생겨서 어쩌면 12월에도 눈 구경을 할 수 없을 지 모른다. 11월 창문을 열어 놓아도 차가운 공기를 느끼지 못하니, 길어진 가을 빛에 마냥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곧 찾아 올 12월의 눈을 기다리고 있는 건, 차가운 공기를 가로 질러 날아 다니는 하얀 눈 가루가 날리는 몽환적인 겨울 풍경을 바라 보며 새해를 기다리는 것도 1년 중 가장 손꼽히는 것 중에 하나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겨울이면 떠오르는 단어들

'호빵'

'바람'

'김밥'

'떡볶이'

'크리스마스'

'도넛'

그리고

'라면'

아빠가 밥을 챙겨 먹으라며 돈을 주고 나가면 그 돈을 '비밀 상자'에 넣어 두고 혼자 라면을 끓여 먹었던 아이가 있다.

아홉 살 소녀는 막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온 아버지를 따라 낯선 곳에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날, 아버지가 축사 일로 바쁜 틈을 타 딸을 마을 교회에 맡긴다.

[처음으로 들어가 본 교회에는 애들이 우글거렸다. 그동안 나를 빼고 다들 신앙생활을 해왔는지 성탄절이라 교회를 찾았는지는 모르지만 평소에 보던 얼굴들이 그대로 있었고 나는 꼭 휴일에 등교한 기분이라고 생각했다.]


낯선 교회, 억센 억양의 사투리를 구사하는 이들이 아이의 손을 잡아 끄는 순간 , 두터운 스웨터를 입은 남자애가 말을 걸며 다가 온다.

주찬성,예수님이 그려진 가짜 돈을 건넸던 소년은 교회에서 열리는 시장에 가면 이 지페로 무엇이든지 살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소녀는 떡볶이-순대-솜사탕의 냄새로 배고픔은 더해 가고 축사 일을 마친 아버지가 폭설을 뚫고 달려와 자신을 언제 데릴러 올지 모르니 무작정 주찬성을 따라 시장에 선뜻 따라 나서지 못하고 있다.

새벽 예배에 빠지지 않고 마태복음이랑 어린이 전도서를 매일 매일 읽으면 이 지폐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말을 내뱉는 주찬성의 뿌듯해 하는 표정을 보며

'혼자 라면 끓여 봤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소녀

소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빚더미 처럼 가득 쌓인 축사의 건초더미를 치우는 일을 하고 돌아 와서 '그래도 나는 어떻게 든 고아원에는 안 보낸다.'라는 말을 내뱉을 때면 딸은 순간 공포심에 사로 잡혔다.

아버지가 주고 간 돈은 비밀 상자에 넣고 매일 매일 혼자 라면을 끓여 먹는 소녀

매일 매일 성실하게 새벽 예배에 참석해서 모은 지폐를 소녀에게 주는 주찬성

배고픔에 허기진 소녀는 주찬성이 준 지폐를 받자 마자 시장으로 달려가서 떡볶이-도넛을 사먹는다.

먹는 동안에도 허기진 배가 차오르지 않아 다리까지 후들 후들 떨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본 주찬성

1년 내내 성경의 말씀을 실천해서 지폐를 가득 모은 주찬성은 소녀가 원하는 것,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줄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매일 성실하게 교회에 나와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찬송가를 부를 것.'


수 년의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소녀는 선배 미용사의 소개팅 상대 남자 이름이 주찬성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주찬성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동명 이인이리라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일렁였으니까. 만나기를 기대하는 건지 피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가운데에서도 그랬다.]


살면서 지난 시절의 추억 속의 그 친구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

주찬성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낯선 환경에 어느 날 문득 배고픔에 허덕였던 추운 겨울을 떠올리는 그녀,


'미워하지 말고 더 분노하라 카던데, 수난 받는 자를 탓하지 말고 그 수난에 대해 분노하라꼬. 참 알 듯 말 듯한 말아이가.'


처음 교회에서 만났던 주찬성을 학교에서 마주치게 되면 서로 모른 채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후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서로 가장 많이 만나는 친구가 되었다.

동네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두 학생은 백일장 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학교가 끝나면 서로 함께 모여 글짓기 연습을 했다.

백일장 대회에 나갔던 어느 겨울, 마을에 내린 엄청난 양의 눈 폭설로 도로 위를 달리던 버스 안에 갇혀 버린 두 사람, 퍼붓는 눈의 속도를 바라보며 커다란 눈송이를 향해 입김을 내뿜으며 눈덩이가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 떠오르는 단어를 내뱉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한 단어씩 더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가 과거의 어느 날을 향해 가고 있는 지를 깨달았다. 처음 만났던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이었다. 그때는 해명할 수 없었지만 늘 녹진 하게 달라붙어 있던 어떤 감정들을 처음으로 공유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난했던 그 시절, 딸을 고아원에 버리지 않기 위해 동네 축사를 돌아다니며 일거리를 찾았던 아버지, 항상 배고픔에 시달렸던 소녀는 교회 예배 시간에도 하느님의 말씀 보다 배고픔을 채울 수 있는 먹을 것들을 떠올렸다.

마을의 유일한 버스 정류장 앞을 환하게 밝혀 주었던 '하바나 클럽'

두 사람은 학창 시절 내내 버스정류장 앞 '하바나 클럽' 앞에서 서로의 말투 때문에 싸웠고 눈에 보이는 데로 서로 으르렁 거렸고 비아냥 거리다가 정작 함께 버스에 올라 탄 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였다.

무더운 여름 하바나 클럽 버스 정류장에서 1시간 정도 되는 곳에 있는 해변가를 놀러 가고 난 후 빨간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모습을 본 주찬성은 범생이가 날날이가 되었다며 온갖 잔소리를 퍼붓고 그렇게 서로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다.

외고가 아닌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딸이 서울의 미용학원이라도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 아버지는 연락이 끊어졌던 막내 이모의 주소와 연락처를 알려 준다.

​서울로 올라와서 미용실 수습 딱지를 막 떼자마자 샛별이라는 이름을 달은 그녀는 동료 미용사의 소개팅 남자인 주찬성과 마지막 만났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서울 스타일이 필요해지면 연락해'


마침내 만나기로 한 주찬성, 그녀는 이제는 관광지 명소가 된 그 시절 교회 앞을 거닐며 성탄절 기념 크리스마스 트리를 지나 버스 정류장이 있는 '하바나 클럽'을 찾아 간다.

16년전 자신을 버리고 갔던 엄마를 처음 만났던 순간에도 그다지 벅찬 감정을 느껴 보지 못했지만 낯선 곳, 교회에 홀로 남겨진 자신에게 지폐를 손에 쥐어 주었던 주찬성을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 켜켜이 쌓여 두었던 슬픔이 엄마와 마지막으로 헤어지던 그 순간의 슬픔과 겹쳐지고 약속 시간이 훌쩍 넘기 시각에 낯선 남자가 그녀 앞으로 다가온다.


'화려하게 빛나던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도 꺼졌을 즈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홉 살의 내가 하바나 클럽 앞에서 우두커니 맞고 있었던 눈이.......'


시간을 초월한 듯한 눈송이가 날렸던 순간, 기나긴 시간 배고픔으로 눈 앞이 새하얗게 보였던 그 날 분홍빛깔을 내뿜는 솜사탕 덩어리를 손에 쥐어 주었던 그 소년

매일 매일 성실하게 기도 하면 언젠가 이 모든 걸 초월 할 수 있다고 말했던 교회의 목사의 말 보다 주찬성이 내민 지폐를 손에 쥐었던 소녀

어지러이 내리는 눈 속에서 아무도 소녀를 데리러 오지 않았던 그 시절 그 밤 거리

시퍼런 가스 불 앞에 서 있었던 아홉 살 소녀는 교회 불빛 속에서 '기적'을 꿈꾸지 않았다.


'초월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듯 느껴지지만 창밖을 보기 위해 발꿈치를 드는 행동에도 있다고,.....


배고픔의 허기를 따스한 온기로 채워 주었던 주찬성, 허공 속을 흩날리는 눈 송이 속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 낼까....


'아홉 살의 내가 하바나 클럽 앞에서 우두커니 맞고 있었던 눈이, 그 뒤로 수십 번 맞닥뜨렸지만 한번도 시시 하지 않았던 그 작고 특별한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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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22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교회 가는 이유 중 대부분이 먹을 거 찾아가는 거라고 농담조로 던지는 이야기들이 많았죠^^; 저도 실제 배고파서 갔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썸탔거나 사귀었던 아이를 시간이 지나서 만나본 적이 없어요. 대체 어떤 느낌일까 잠깐은 궁금할 때가 있지만 추억은 추억으로서 간직해야 아름답다는 결론을 내리곤 합니다ㅎㅎㅎ

scott 2022-11-22 10:29   좋아요 2 | URL
맛나는 추억이 많죠!^^
특히 이 책 속 주인공이 살던 곳은 시골 마을이여서 그곳에 단 하나밖에 없었던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날에는 어디에서도 먹기 힘든 음식들로 가득차 있더군요.

화가님과 썸탔던 그분도 지금쯤 어딘가에 ㅎㅎㅎ

추억은 추억으로 만 ^^

코로나로 교회 성당 절에 신도들이 잘 안가고 온라인 예배를 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독서괭 2022-11-22 17:42   좋아요 2 | URL
오 한번도 시간 지나서 만나본 적이 없으시다니!! 전 여러번 ㅋㅋ 별로 좋지는 않더라구요? ㅋㅋㅋ

scott 2022-11-22 22:00   좋아요 1 | URL
역쉬 추억은 추억으로만 ! ㅎㅎㅎ

이 단편 Ott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마지막 라스트 신에서 대박 날 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2-11-22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옴마 이 책 굉장히 낭만적으로 느껴지네요! 아픈 이야기도 많은 것 같지만 로맨틱..^^ 과연 주찬성과 만날까? 궁금하니다.

scott 2022-11-22 22:00   좋아요 2 | URL
가장 중요한 단서와 장면은 뺐습니다 ㅎㅎㅎ

주찬성
주찬성
주찬성 ^^

2022-11-22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2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쩌다냥장판 2022-11-22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아련하기도 하면서 추억은 뭉게뭉게 같은 느낌이 날것 같은 책일 것 같은 후기글인데요
읽고 싶어지네요
내일 다시 소개주신 책들 살펴봐야겠어요 요즘 또 정신없이 보내는 중이라 책을 둘러보지도 못했네요

scott 2022-11-22 22:53   좋아요 1 | URL
이 작품에 실린 단편들 중에서 여러번 읽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
냥이님 바쁘신 일상이여도 건강 잘 챙기세요
서울 코로나 확진자들 엄청난 속도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ㅠㅠ

희선 2022-11-24 0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찬성... 같은 사람일지... 같은 사람이면 좋겠지만, 어쩐지 이름이 같은 사람일 것 같네요 그냥... 쓸쓸했던 날 자신을 도와준 아이가 있어서 그래도 괜찮았겠습니다 하바나는 쿠바 수도던가요 다음에 쓴 이야기에서는 은하가 쿠바에 갔잖아요

이 책을 보면 마음이 따듯해질 것 같습니다


희선

scott 2022-11-24 10:54   좋아요 2 | URL
연작 소설집이여서 장소와 시간 인물들의 스토리가 긴밀하게 연결 되어 있습니다

하바나는 쿠바 수도 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클럽 이름이기도 하고
은하가 여행 간 곳이기도 하고 ㅎㅎ
희선님도 이 작품 읽으셨군요 ^^

mini74 2022-11-29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낯선 남자가 주찬성이길 비리며 읽어내려왔어요. 와 스콧님 필력 ! 👍

scott 2022-11-29 22:31   좋아요 0 | URL
드라마로 만들면
꼬옥 히트 칠 것 같은데
요즘 재벌집 막내 아들이 채널 점령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