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의 달이 뜨면 -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
에릭 라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40년 5월 부터 1941년 5월까지 1년 동안 영국과 독일, 그리고 미국 지도자의 관점과 전략에 따라 전세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처칠 주변의 인물들과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추적하며 생과 사의 순간을 세밀하고 생동감 넘치게 펼쳐 보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5-17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긴 리뷰도 좋았고 100자평도 좋아요 *^^*

scott 2022-05-19 23:11   좋아요 1 | URL
이 책 정말 좋아 합니다 ㅎㅎ
소설 보다 더 흥미진진^^

그레이스 2022-05-20 0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전쟁 관련 책들에 집중하시나봐요.
책 정보의 홍수속에서 한가지 주제에 천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듯요^^
스콧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scott 2022-05-22 12:57   좋아요 1 | URL
역사물을 좋아 합니다
전쟁이 없었던 역사가 없어서 ㅎㅎㅎ
그레이스님 주말 행복 가득 ^ㅅ^
 
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39년 8월 전쟁 직전 상황이 임박한 시기, 영국 노포크의 드레이튼 출신의 그레이스 베넷은 런던 패딩턴 역에 내린다.

런던에서 살게 될 날만 꿈꿔왔던 그레이스는 런던 거리마다 세련된 옷차림의 시민들 모습에 한 껏 들떠 있다.

그레이스는 <여성과 여성의 삶>이라는 책을 읽으며 사투리를 교정하려고 노력했고 함께 런던에 도착 한 친구 비브는 광고에 나오는 모델들 처럼 화장 법까지 바꿨다.

런던 시내 중심을 벗어나자 광고 전단지 마다 남자들에게 군 입대를 재촉하는 문구와 함께 거리 곳곳 마다 '공습 대피소'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1차 대전 참전으로 남편을 잃고 외동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엄마의 지인 웨더포드 아주머니의 집에 도착한 그레이스와 비브,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 분투 하기 시작한다.

독일 나치군의 폭격이 임박해 질 시점에 그레이스는 방공호 바로 입구에 위치한 서점에 찾아 간다.


[그레이스와 프림로즈 힐 서점의 첫 번째 만남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잘 되리 라는 원대한 기대를 품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인이 최소한 자신을 맞이할 준비는 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 했다.]


그레이스가 찾아간 프림로즈 힐 서점은 폭격에 대비해 이층 까지 검게 칠해져 있었다. 음울한 분위기 속에 서점 내부에 책들은 아무렇게 나 쌓여 있었다.

백발에 짙은 눈썹을 한 우둥퉁한 체구의 서점 주인 에번스, 서점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레이스 말을 단 번에 거절한다.

도시 전체에 짙게 드리워진 전쟁의 기운,당장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그레이스의 형편을 안타깝게 여긴 웨더포드 아주머니는 내일 당장 8시까지 서점으로 출근하라며 보조 직원으로 채용 된 사실을 알려준다.

서점 주인 에번스가 부인을 처음 만난 곳 '프림로즈 언덕' 그곳에 자리 잡은 서점에 첫 출근을 한 그레이스는 딱 6개월만 버텨보겠다고 다짐한다.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들을 흡착 한 책 더미를 정리 하기도 전에 손님들이 찾아 오고 그레이스는 난생 처음 듣는 책 제목에 당황한다.

그레이스는 손님이 원하는 존 딕슨 카의 <검은 안경>을 찾는데 혈안이 되고 그녀에게 책의 위치를 알려주는 남자 손님 덕분에 무사히 책을 판매 하게 된다.

매력적인 녹색 눈을 반짝이는 멋진 외모의 남자 손님은 자신의 책을 구입 하며 그레이스에게 <몬테크리스토 백작>책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부터 '프림로즈 힐 서점'에 드나들었다는 남자 손님의 이름은 조지 앤더슨, 서점 수습 사원 그레이스가 앞으로 어떻게 서점을 만들어 갈지 궁금하다는 말을 하며 떠난다.

폭격이 수 일 내로 임박했다는 뉴스가 라디오에서 터져 나오고 런던 시내의 아이들은 정부의 대피 조치로 시골로 이주 한다. 등화관제 명령이 내려지고 도시 전체는 암흑으로 변해 버린다.

아이들이 떠난 도시,어둠으로 가득 차버린 도시에 서점에 찾아 오는 손님은 없자 서점 주인은 그레이스에게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온 도시에 공습 임박 경보음이 울려 퍼진 날 그레이스는 서점으로 달려가 등화 관제 용 커튼을 서점에 달며 단 한 권이라도 손님에게 책을 팔기 위해 진열대를 정비하기 시작한다.

아침 11시 15분 영국 수상 처칠은 특별 담화 방송에서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한다. 마침내 독일과 전쟁을 시작하게 된 영국, 그레이스와 비브는 웨더포드 아주머니와 그의 외아들과 함께 생필품을 챙겨서 방공호로 대피한다.

방공호로 대피하는 시민들과 달리 서점 주인은 어디에도 대피 하지 않은 채 책더미 속을 헤집으며 책들을 정리하고 있다.

사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 드는 시기에 서점으로 찾아 온 손님, 조지 앤더슨은 그레이스에게 찾아 달라며 책 목록이 적힌 종이 쪽지를 건넨다.

그레이스가 종이 쪽지에 적힌 폭풍의 언덕-오만과 편견-두 도시 이야기-프랑켄슈타인을 찾아내는 동안 조지 앤더슨은 <오만과 편견>책을 슬쩍 끄집어 낸다.

그가 말하는 독서란' 마치 기차나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당신이 태어나지 않은 곳에서 살아 보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색칠한 것을 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실제로 실패를 겪지 않고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책이란,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어떤 빈 공간이 있는 곳을 간접적인 경험으로 채워주는 곳, 서점 <프림로즈 힐>은 절체절명의 전쟁에 휩싸인 순간에도 문학의 힘을 믿고 마법 같은 세상, 희망으로 가득 찬 내일을 꿈꾸는 곳이 된다.

조지 앤더슨은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책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그레이스에게 선물로 준다.

남자들은 전쟁터로 떠나고, 도시 곳곳에 무시 무시한 폭격으로 불에 타오르고,사람들은 방공호에서 라디오에 귀 기울이고 책을 읽었다.

대 공습이 점차 격렬해지며 등화관제와 공습에 시달리는 동안, 그레이스는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를 한데 묶어주는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공포,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 버린다.


[첫 두 문장을 읽을 때에는 혀가 꼬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을까 불편한 마음을 의식했다. 그리고 저 멀리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져 굉음이 그레이스의 마음을 마구 어지럽힐 때에는 어디까지 읽었는지 잊어버리기도 했다. 대공포가 불을 내뿜자 그레이스는 목소리를 더 높였다. ]


1945년 프림로즈 힐 서점이 무너지고 5월 8일 마침내 전쟁은 끝이 났다.

푸르른 창공 아래 도시는 다시 예전 처럼 활기를 대 찾고 거리 곳곳 마다 사람들은 함께 울고 웃으며 하나 둘 씩 집으로 고향으로 귀환하는 이들을 맞이한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책을 읽었던 그레이스 '런던의 마지막 서점'에서 싹을 틔워 나갔던 사랑, 조지 앤더스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는 이들,죽음의 순간에서도 살아 남아 상실감과 슬픔을 딛고 사랑과 웃음으로 가득 채워 나간다.


[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줍니다. 그 안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고 우리를 모험의 세계로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역경의 시대에 근사하게 시선을 분산 시켜 주고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상기 시켜 주기도 합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5-11 1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중간에 무너져 내린 잔해 사진이 전쟁을 실감나게 합니다.
런던 시민들이 전쟁으로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책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던 게 아닌가 싶네요.

scott 2022-05-11 15:14   좋아요 3 | URL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런던 시민들 엄청난 폭격을 당하고도 이전보다 더 열정적이게 책을 찾아 다녔다고 합니다.
무너져 버린 집 잔해 더미위에 책을 읽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화창한 오후 화가님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미미 2022-05-11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폭격당한 서점 사진이 아름다워보여서 기분이 묘합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읽어보고 싶네요.ㅎㅎ

scott 2022-05-12 11:18   좋아요 2 | URL
폭격은 절대 당하면 안되지만

내일이 없더라도 책만큼 읽고 싶습니다 ㅎㅎ

<몬테~>
저 초딩 때 쵝오의 작품 중 한 권!
강추 합니다 ^^

페넬로페 2022-05-11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이란,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어떤 빈 공간이 있는 곳을 간접적인 경험으로 채워주는 곳‘~~
밑줄 쫙입니다^^
결국 서점까지 폭격을 맞았군요 ㅜㅠ

scott 2022-05-12 11:19   좋아요 3 | URL
빈곳이 생기기 무섭게
오월 책탑이 마구 쌓여 가고 있습니다

삶의 의미 책에서 ㅎㅎ

런던 무참하게 폭격 당했지만(현재 우크라이나처럼)
책으로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국가입니다

mini74 2022-05-11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힘과 위로를 주는 것 같아요. 어쩌면 상상하고 글을 읽는 능력이 인간생존의 비결같단 생각도 들어요. 상상하기도 싫지만 전쟁의 공습속에서 나라면 무슨 책을 꺼내읽게 될까 생각하게 됩니다.

scott 2022-05-12 11:21   좋아요 2 | URL
미니님 말씀이 맞습니다
침팬지 고릴라는 지금 이순간의 생존에 목숨을 걸지만
인간은 상상하면서 기억하고 그리고 현실에서 사회 제도 문명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었죠.!ㅎㅎ

전쟁 공습이 터지는 순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니
책보다 현금 여권 스맛폰 부터 챙겨 둬야 한다고ㅠ.ㅠ

서니데이 2022-05-11 1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런던 시민들은 폭격이 있어도 피난을 가지 않고 남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요.
그 시기엔 사진이 있어서 좋은 자료가 많이 남은 것 같기도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scott 2022-05-12 11:23   좋아요 3 | URL
섬나라여서 피난 갈곳 도 없었고
그냥 자신들의 삶을 살아 갔다고 합니다(아이들만 시골로 집단 이주 시킴)
서로 도망 가려고 안하고
어떻게 해서든 독일과 맞붙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사진 자료가 아주 많은데
이차대전 전쟁 아카이브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들만 ㅎㅎ

서니데이님 오늘 하루 해피 하게 ^^

coolcat329 2022-05-11 1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런던 대공습을 배경으로 한 감동적인 소설이군요. 건지감자껍질파이북클럽도 떠오르네요.
절망의 시기에 문학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적이고 아름다워요.

scott 2022-05-12 11:24   좋아요 2 | URL
건지 감자!
실화를 바탕으로 했죠!
절망의 시기, 모든 걸 포기 하지 않고
버티고 인내하고!
쿨켓님 말씀처럼 문학의 힘으로 생의 의지를 다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항상 감동적입니다 ^^

그레이스 2022-05-11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은 정말 여기저기서 많이 보게 되네요. ... 제 닉네임 그레이스도 많이 마주치고... 😆

scott 2022-05-12 11:25   좋아요 2 | URL
네, 아주 유명한!
이 책 원서에도 ㅎㅎ

그레이스님은 런던에도 ^^

희선 2022-05-12 0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한창일 때 책을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책이 있으면 전쟁을 덜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보고 희망을 가지기도 하겠습니다 그레이스를 보면 그레이스 님이 떠오르기도 하는... 그레이스 님을 아는 분이라면 다 그럴 것 같습니다


희선

scott 2022-05-12 11:26   좋아요 4 | URL
난민
방공호 등에서 책을 읽었지만

요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니
스맛폰 실시간 뉴스에 촉각을
아들과 아버지 남편 애인들이 전장터에 나가 있어서
생존 여부등 안부 기다리느라,,,,
 
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년에 걸친 전국(戰國)시대의 혼란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드디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열도를 통일하고 포르투갈을 통해 조총을 스페인을 통해 가톨릭을 받아들이며 바다를 매개로 세계와 교류했던 일본 우연을 행운으로 바꿔 버린 나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5-1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아부지한테 들었던 오다 노부나가 이야기 ㅎㅎ 우연이 행운으로 !!! 딱 맞는 말같아요 ~~

scott 2022-05-11 11:45   좋아요 0 | URL
오다 노부나가!ㅎㅎ
일본 사극 단골 쥐인공!

일본 역사적으로 운이 넘 ㅎ 좋았던 섬!ㅎㅎ
 

우주의 처음은 바다,아무 것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태초의 시기, 우주의 어머니의 몸 속에서 하늘과 땅이 나왔다.

천제 '안(an-수메르어)이 하늘을 밝히지 지상에 어둠이 깔렸고 계곡에 흐르는 물 조차 없었다. 하늘과 땅 사이 천지가 갈라지자 신들이 태어났다.



하늘의 신은 '안(an)' 땅의 신은 '키(ki)' ,안과 키가 대기의 신 키와 바람의 신 엔릴을 만들었다,

안과 남마가 지혜의 신왕 엔키를 만드니 안의 자식들 위대한 50의 아눈나키,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의 큰 신이 태어나면서 지상의 땅을 일구어 늪지 위에 신들이 사는 도시, 문명이 시작 되었다.

신들이 검은 머리를 창조 하고 엔키가 생령의 씨앗을 정화하고 닌후르쌍이 사람을 빚어 냈다.

땅 속에서 작은 생명체들이 하나 둘 씩 태어났고 닌후르쌍이 빚어낸 사람들에게 적(敵)은 없었다. 지상에 3,600명의 신들이 북적일 때 수 많은 신전을 차지한 신이 있었다.


'하늘의 여왕' 매력적인 남신과 남성들을 마음껏 유혹하는 신, 사랑의 신, 전쟁의 신, 풍요와 다산의 신, 그리고 금성의 신

천제 안의 증손녀, 신들의 제왕 엔릴의 손녀, 달의 신 난나의 딸, 태양의 신 우투의 여동생, 저승의 여왕 에레쉬키갈의 자매, 하늘과 땅에서 가장 강력한 힘과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과 가장 사나운 전투력을 지닌 여신. '인안나'


'인안나'는 꿈을 꾸고 있었다.

사랑을 차지하고 야망을 이루기 위해 남신과 남성들을 한껏 농락하며 사랑과 질투로 몸부림치고 전쟁과 복수로 핏발이 서고 하늘과 땅의 신령스런 기운으로 기세등등한 여신,'인안나'


위대한 하늘에서 큰 땅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위대한 하늘에서 큰 땅으로 귀를 기울였다.

인안나는 위대한 하늘에서 큰 땅으로 귀를 기울였다.

여왕은 하늘을 버리고, 땅을 버리고, 저승으로 내려갔다.

인안나는 하늘을 버리고, 땅을 버리고, 저승으로 내려갔다.

'하늘의 여왕' 인안나는 '저승의 여왕' 에레쉬키갈의 큰 땅, 저승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자신의 통치권과 대사제권을 버리고 저승으로 나선 '인안나', 죽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미래의 시간과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의 길,일곱 도시와 일곱 신전을 버렸고 마지막 신전 마저 버린다.


여신의 아들 샤라가 수호신으로 있던 도시 움마의 이브갈

여신의 아버지 난나가 다스리던 도시 우르의 에딜문나

유프라테스강 초입에 있던 항구도시 키시가의 아마쉬에쿡

수메르의 대초원이 습지대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도시 기르수의 에에쉬담쿡

치유의 여신 굴라가 수호신으로 있던 도시 이씬의 에쉑메쉐두

한때 수메르의 왕권을 거머쥔 적이 있던 아크샤크의 안자가르

대홍수가 나기 전부터 엔키의 사제 지우쑤드라가 살았던 '오래된 도시'슈루파크의 니긴가르쿡,요새 같은 도시 카잘루의 에샥훌라



하늘과 땅을 다스릴 수 있는 거룩한 힘을 갖고 있었던 '인안나' 세상을 지배하고 문명을 일으키는 신비한 권능이 저승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일곱 개의 신령스러운 힘들을 한데 모았다.

후광을 모아 손에 쥐었다.

무엇보다도 좋고 신성한 힘을 지니고 길을 나섰다.

저승을 제외한 천상 천하의 지혜를 전부 갖고 있던 여신, 하늘의 여왕 '인안나'

하늘의 전차를 타고 천지간을 오르내리며 권세를 뽐냈던 여신은 초라한 모습으로 저승으로 향할 수 없었다.



머리에 '사막의 왕관'을 썼다.

이마에는 가발을 걸쳤다.

목에는 작은 청금석으로 된 목걸이를 걸었다.

가슴에는 달걀 모양의 구슬 한 쌍을 달았다.

몸은 여왕의 권위를 나타내는 제복 '팔라'로 둘렀다.

눈은 ' 남자여, 이리 오세요. 오세요.'라고 불리는 유혹의 화장을 했다. 가슴에는 '남자여, 오세요, 오세요.'라고 불리는 유혹의 가슴 장식을 달았다.

손목에는 금팔찌를 꼈다.

손에는 청금석으로 된 자막대기와 줄자를 쥐고 있었다.

하늘의 여왕 '인안나'는 가장 큰 욕망 덩어리를 심장 깊은 곳에 숨긴 채 저승으로 내려가고 있다.

인안나가 에레쉬키갈에게 가고 있었다.

동생이 언니에게 가고 있었다.

여왕이 여왕에게 가고 있었다.

'인안나'는 '메'라는 신통한 힘 만큼은 챙겼다.

신성한 권능이자 삼라만상의 총체적인 질서, 지혜의 정수 '메'를 통해 문명이 일어났고 문화가 형성되었고 규칙과 규범이 세워졌고 사회가 정비 되었다.

지상의 사람들은 '메'에서 나온 기운으로 기쁨과 슬픔의 춤을 추었고 악기를 치고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고 향기로운 술을 마셨고, 달콤한 우유를 들이켰고 배에 올라 먼 곳을 여행했고 사랑 다운 사랑을 즐겼다.

신들의 제왕 엔릴이 성도 니푸르의 신전 에쿠르에 모아두었던 '금단의 신물', '메'

세상의 진정한 지배자만이 다룰 수 있는 보물, '메'세상 밖으로 끌고 나와 나누어주고 베풀어주고 열어주어야 하는 신, 인간에게 내어줄 사람의 지표이자 운명의 기운 '메'는 신 중에서 가장 지혜로웠던 '엔키'의 거룩한 힘의 의해 실행 되면서 신에 의한 세상의 지배가 시작 되었다.


'메'의 힘이 지배 했던 출발지는 '에리두',인간은 '메'를 갖고 있는 '엔키'의 축복을 받아 살다가 겁 없이 달려든 '인안나'에게 넘어가 버린다.

신들의 서열을 훌쩍 뛰어 넘고 '메'를 쟁취한 '인안나', 명석한 두뇌와 출중한 외모로 그녀의 성적 매력에 넘어가지 않을 남신은 없었다.

'나는 엔키에게 삼목의 수액 만큼이나 달짝지근한 감언이설을 던질 것이다. 그가 아무리 나를 무시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내 육체의 황홀경에 빠질 것이다.'


우루크를 떠나 에리두의 고대 광실인 압주에 입성하기 전까지 '인안나'는 잠행자 신분으로 시도 했지만 신분이 노출이 되고 지혜의 신 '엔키'가 모든 사태를 파악해 버렸다.

과거와 미래를 내다보는 이시무드는 잠행자 '인안나'를 환영하며 극진한 영접으로 신령스러운 하늘의 식탁으로 안내 한다.


'나의 권능을 걸고 말하노라! 나의 거룩한 성소 압주를 걸고 말하노라! 나는 내 딸 거룩한 인안나에게 이것들을 주겠노라!'

만취한 지혜의 신 '엔키'는 자신이 갖고 있던 '메'를 여신 '인안나'에게 넘겨 주었다.

'내 아버지가 '메'를 주셨다. 그러니 내가 가져가겠다!'

여신 '인안나'는 영웅적 자질과 권력, 배신, 정의, 도시의 약탈, 한탄과 기쁨, 사기 술, 반역의 땅, 호의, 만유, 안전한 거처, 나무를 다루는 기술, 구리를 다루는 기술을 넘겨 받았고 필경 술과 금속 세공 술, 가죽 제품 만드는 법, 천을 바래고 다듬는 법, 건물을 짓는 법, 갈대를 다루는 법도 넘겨 받았다.


수메르 만신전에서 엔키보다 더 지혜로운 신은 없었다. 지상의 어떤 신도 그의 창조력과 판단력을 따라 갈 수 없었지만 뛰어난 미모의 신' 인안나'의 수렁에 빠져 버렸다.

이제 '메'의 집행자가 된 '인안나'는 '메'를 하늘의 배에 싣고 떠나고 이들을 뒤쫓는 '엔키'의 시종장 이시무드는 '메'를 되찾는데 실패 한다.


'내 권능을 걸고 말하노라. 내 신성한 성전을 걸고 말하노라, 네가 가지고 간 '메'는 네 도시의 거룩한 성소에 남아 있을 것이다. 사제장이 그 거룩한 성소에서 찬송하며 일생을 보내도록 하겠다. 네 도시 사람들은 번영을 누릴 것이다. 우루크 아이들은 기쁨이 넘치리라. 우루크 사람들은 에리두 사람들과 동지로다. 우루크는 위대한 곳으로 부활하리라!'


'메'를 손에 넣은 여신 인안나는 이제 저승의 세상만 접수 하면 세상의 모든 땅을 지배 할 수 있었다.


한 여신이 저승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늘의 여왕이 저승의 여왕에게 가고 있었다.

화려한 복장을 한 인안나가 저승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여왕이 여왕에게 가고 있었다.

나를 위해 신전에서 북을 쳐라, 나를 위해 신들의 신전을 돌아라

너의 눈을 잡아 찢고 너의 코를 긁어라,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너의 귀를 할퀴고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너의 엉덩이를 할퀴어라.

'아버지 엔릴이여, 어느 누구도 당신의 딸을 저승에서 죽이지 않게 해주십시오.....

어느 누구도 당신의 딸을 저승에서 죽이지 않게 해주십시오....'

'인안나'는 자신을 저승에서 구해줄 대상 제 1순위로 엔릴을 지목했다.

인안나가 엔릴의 직계 후손이 된 사건이 있었다.

엔릴이 젊은 시절 벌인 애정행각이 있었다.

젊은 신들의 사랑놀이가 있었다.

엔릴이 인안나의 청탁을 거절 하자 그녀는 자신의 시아버지인 엔키를 선택하며 자신을 저승에서 구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저승으로 향한다.

저승 입구에 도착한 인안나


'문을 열어라, 문지기, 문을 열어라, 문을 열어, 네티, 문을 열란 말이다. 나 혼자만 와 있다. 들어가고 싶다.'

'당신이 인안나라면 그리고 해가 뜨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면, 어찌하여 돌아올 수 없는 땅으로 여행하려 하는 것입니까? 어찌하여 여행자들이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하였느냔 말입니다.'

'나의 언니인 성스러운 에레쉬키갈의 남편, 구갈안나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의 장례식을 보러 왔고 제사상에 술을 따르러 온 것이다. 그래서 왔다.'

저승이었다.

죽은 자들의 땅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땅이었다.

한번 강을 건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형벌의 땅이었다.

저승의 음산한 기운이 서서히 인안나에게 닥치고 있었다.

언니 구갈안나의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이유를 대고 저승의 입구로 들어간 인안나.

멋진 남성을 보면 참지 못하는 인안나, 저승의 신들은 그녀가 지니고 있는 모든 귀중품을 빼앗아 버리고 일곱 재판관 앞에 세운다.

중죄를 선고 받은 인안나는 '몰매 맞은 고깃 덩어리'처럼 맞아 고통 속에 몸부림친다.

저승에서 큰 소리 내지 마라. 사랑하는 아내와 입을 맞추지 마라. 

아무리 네 아내 때문에 화가 나더라도 손찌검 하지 마라. 

사랑하는 자식과 입을 맞추지 마라.

 아무리 네 자식 때문에 화가 나더라도 손찌검 하지 마라. 그로 인해 일어나는 울부짖음은 너를 저승에 갇히게 할 것이다.

'아버지 엔릴이여, 어느 누구도 당신의 딸을 저승에서 죽이지 않게 해주십시오.

분노의 휩싸인 조부 '엔릴'

'내 딸은 위대한 하늘을 갈망했고, 위대한 저승도 열망했다. 큰 하늘, 큰 땅을 모두 원했다. 저승의 신성한 권능은 어느 누구도 꿈꿔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러는 자가 있다면 그대로 저승에 머물러 있어야 할 것이다! 이미 저승에 간 자가 다시 올라오기를 바란다는 말이더냐?'

아버지 엔키가 자신의 손톱 끝의 때를 빼내서 쿠르가르라를 만들고 다른 손톱의 때를 빼내서 갈라투르라를 만들어 생명초와 생명수를 주었다.

자 이제 두 작은 신은 저승으로 내려가 엔키의 신령스러운 의식을 수행 할 것이다.

첫번째 작은 신이 인안나의 주검 위로 생명초를 60번 던졌고, 다른 하나가 생명수를 60번 뿌렸다. 그리고 인안나가 일어 섰다.

엔키, 엔키였다.

엔키, 생명의 신이었다.

엔키, 구세주였다.

엔키, 아버지였다.

죽은 자가 사흘 만에 부활했다. 그곳에서 죽었다가 부활한 기적을 받은 인안나는 아버지 엔키에게 '메를' 돌려 준다.

생명의 신이자 자비의 신 엔키, 그는 신들을 고통에서 구해냈고 인간을 죽음에서 살려냈다. 엔키가 없었다면 신도 인간도 존재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딸 인안나를 사랑의 힘으로 되살렸다.

아버지 엔키, 엔키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신이었다.

아버지 엔키, 엔키를 기억하라.

아버지 엔키, 엔키를 찬미하라.

저승에서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한 인안나, 가장 위대한 신이 되었지만 남편 두무지는 아내 대신 저승으로 잡혀가서 매년 죽었고 매년 부활하는 운명이 된다.

남편 두무지를 찾아 비통한 울음을 터트리는 인안나

'남편의 품에 안겨 누워 있는 여자들아, 내 소중한 남편은 어디에 있느냐? 내 남자는 어디에 있느냐? 내 남자는 어디에 있느냔 말이다! 내 남자는 어디에 있느냐?'

자신의 생명 대신 남편 두무지를 저승으로 떠나 보낸 인안나

''아! 슬프도다! 이제 당신이 반년 동안 저승에 있을 것이고, 당신 누나가 나머지 반년 동안 저승에 있을 것이다. 당신이 불리면 바로 그날부터 당신이 저승에 붙들려 있을 것이며, 당신의 누나가 불리면 바로 그날로 당신은 저승에서 풀려날 것이다.'

사랑은 끝나버렸지만 인안나는 하늘의 여왕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신이 된다.


약4000여년 전, 수메르 문명은 지상에서 사라져 버렸지만 인안나와 두무르 두 신의 사랑과 죽음을 기리는 축제는 여러 문명의 흥망성쇠를 지나 계속 이어져왔다.

지혜의 신왕 엔키와 태양의 신 우투의 신성을 받은 인안나는 저승땅에서 사흘만에 부활해서 이집트의 오시리스가 되었고 페르시아의 미트라가 되었고 그리스의 디오니소스가 되었고 소 아시아의 아티스가 되었고 시리아의 아도니스가 되었고 로마의 바쿠스가 되었다.

이후 태양의 신 미트라를 섬기고 있던 로마 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유대인 예수를 새로운 태양신으로 섬기며 그리스도교의 실질적인 창시자가 되었다.

로마 교회는 매년 수메르이 신년 축제와 제의로 새해를 축하했고 크리스마스에는 신들의 부활을 축하했다.

그리스의 아프로디테이자 아테나, 헤라 그리고 로마의 베누스, 메네르바, 주노로 부활했던 수메르의 '인안나'는 수세기에 걸쳐 잊혀졌다.


인안나가 없다면 위대한 '안'도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엔릴도 운명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젊은 여인 안나여, 당신을 찬미함은 즐겁습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5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5-09 15: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스콧님 이 책 읽으셨군요^^ 선리플 후감상합니다!ㅎㅎ

scott 2022-05-09 16:12   좋아요 3 | URL
책은 얇지만
인안나의 사랑과 죽음, 부활을 담은 러브 스토리 ^ㅎ^

거리의화가 2022-05-09 16:46   좋아요 3 | URL
인안나가 미, 권능에 지혜까지 갖춘 신이었군요~^^
인안나 스토리가 스펙터클한 것 같습니다!ㅎㅎ
신 이름 너무 복잡해서 어려운데 스콧님 덕분에 이렇게 경험합니다~ 적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ㅜㅜ 이미지까지도 함께~라 더 이야기가 와 닿았어요. 감사해요!

scott 2022-05-09 16:51   좋아요 3 | URL
길가메시 신화를 알고 계신다면
술술 읽혀집니다
각주마다 수메르 문자 해독어는 물론
신들의 대 가족 계보가 도표로 나와 있습니다!


이집트 신화와도 연결이 되어서
한 번 맛을 들이면 다른 문명 신화로 이어집니다 ^^

꼬마요정 2022-05-09 16: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으 역시 사랑과 권력은 둘 다 가질 수 없나 봅니다.
인안나, 너무 멋지네요. 서왕모도 그렇고 설문대할망도 그렇고 가이아나 귀네비어나 모르간도 그렇고 여신들이 잊혀지는 건 정말 슬픈 일이에요. 그래도 다시 점점 알려지니 좋네요. 이렇게 재밌고 멋진 리뷰 고맙습니다. 너무 재밌어요!!

scott 2022-05-09 16:40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사랑과 권력 모두 쟁취하기는 힘든 ㅋㅋㅋ

설문대할망!
꼬마 요정님 말씀처럼 인안나가 설문대할망에게 사랑과 권력을 가르쳐 준것 같습니다
인류 최초의 신화는 여신 인안나에서 시작 되었는데
역사 속에서 성별이 지워져 버렸습니다!!

요정님 칭찬에 기쁨이 가득 ㅎㅎㅎ

실제로 이 리뷰 쓸려고
몇날 몇일
온갖 책들 뒤적였습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2-05-09 2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길가메시도 수메르의 신화인거죠^^
인안나여신, 처음 들어봐요.
세상엔 신도 많고 그에 대한 내용도 방대하구요~~

scott 2022-05-09 21:47   좋아요 2 | URL
길가메시(Gilgamesh‎)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수메르 남부의 도시 국가 우루크의 전설적인 왕 이였습니다(1대)
길가메시 서사시도 꿀잼!

인안나 이름까지 익숙해서 한국 신화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지 ㅎㅎ

희선 2022-05-10 0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장 처음 여신인 인안나는 처음 들어봅니다 저승에서 사흘만에 되살아 났다니, 죽었다 사흘만에 되살아난 예수가 생각나네요 예수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군요 인안나는 여러 가지가 되기도 했는데 잊혔군요 앞부분 보니 성경 창세기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신화 시작은 거의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5-11 11:47   좋아요 3 | URL
인안나를 대신해서 남표이! ㅎㅎ
그래서 두 사람은 불멸의 사랑의 화신이 되어 버렸네요!
창세기 신화의 근원이 수메르에서 시작 된 것 같습니다
최초의 문명이여서 이집트 그리스 보다 앞선 문명을 가졌던


희선님 화창한 수요일 행복하게 ^^

mini74 2022-05-10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안나 정말 매력적인 여신인데요. 엔키두나 길가메쉬 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데요. 스콧님 글 읽는 재미도 👍

scott 2022-05-11 11:47   좋아요 2 | URL
미니님이 좋아 하실 스토리 일것 같습니다

미니님이 들려주시는 한국 미세사 역사 이야기도
꿀 잼 !👍^^

그레이스 2022-05-11 2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메르 신화!
벽화와 문자들 자료가 많네요~

scott 2022-05-12 11:16   좋아요 1 | URL
문자들에 깊은 의미, 신화의 비밀이 ^.~
 
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 여름 오전 무렵에 걸려온 의뢰인의 전화 한 통을 받은 사립 탐정 사와자키는 오후 2시로 약속 했던 장소로 차를 몰고 나간다.

탐정 사와자키가 평소와 달리 붐비지 않는 도로를 질주 하며 찾아 간 곳은 마카베 오사무라는 사람의 집으로 고급 주택가에서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 무척 호화스러운 모습의 저택이였다.

동화 속에서 나 나올 법한 저택 출입문을 지나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의뢰인 마카베 오사무, 수 년 동안 바깥 세상을 나와 본 적이 없는 사람 처럼 흰머리가 가득한 기다란 장발에 흙빛 얼굴 빛을 띄었다.

그는 행방이 묘연 한 딸을 찾고 있었는데 탐정 사와자키를 보자 마자 다짜고짜 돈 가방을 던지며 딸이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애원한다.

의뢰인 마카베 오사무가 건넨 돈은 현금 6000만엔, 탐정 사와자키는 최대한 신속하게 돈 가방을 들고 나가 버릴지 갈등 하던 사이에 덩치 큰 다섯 명의 남자가 그를 에워싼다.

이들은 형사들로 탐정 사와자키를 유괴 공범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수갑을 채워버린다.

느닷없이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버린 탐정 사와자키, 자신의 알리바이를 적극 설명했지만 서장은 그가 유괴 공범이라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꺼낸다.


[가지키는 바로 카세트덱 스위치를 눌렀다. 재생이 시작되었다. 느닷없이 면도날처럼 예리하고 선명한 바이올린 소리가 흘러나왔다. 천사가 수학 계산을 하는 듯한, 파가니니 스타일의 까다로운 프레이즈가 여러 차례 반복 되었다.]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소리는 마카베의 유괴된 딸 사야카의 연주 소리로 연주가 뚝 끊어지는 순간 돈을 요구 하는 이로 추정되는 사람과 실강이를 벌이는 마카베 목소리가 나온다.


일주일에 두 번 받는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외삼촌의 집으로 간 줄 알았던 딸 사야카는 11살이지만, 이미 음악계에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미국에서 교향악단과 함께 공연을 할 정도로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었던 천재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누가 납치한 것일까?

경찰은 신고를 받은 시점부터 바쁘게 움직이지만 연이어 걸려오는 유괴범의 협박 전화에서 범인의 위치는 물론 단서 조차 찾지 못한다.

유괴범은 거액의 현금 6천만엔을 요구 하면서 이 돈을 전달 할 인물로 탐정 사와자키를 지목한다.

6천만 엔이 든 돈 가방을 받은 탐정 사와자키는 유괴범이 지목한 장소로 향하고 유괴범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지목한 레스토랑 이름과 제한 시간만 알려 준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두 명의 사나이가 휘두른 흉기에 맞고 쓰러진 사와자키, 형사들이 범인을 추격하고 유괴범 전화 목소리의 용의자들인지 우왕좌앙 하는 동안 의식을 되찾은 사와자키는 납치 된 천재 소녀 사야카 주변 인물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레슨을 마치고 집에 도착 할 시간에 납치 된 사야카, 작가이자 출판사 편집 일을 했던 부모는 유괴범이 요구한 거액의 6천만 엔을 마련 하기 위해 처남 가이 마사요시에게 3천만엔을 빌렸다.

처남 가이 마사요시는 혹시 라도 유괴범에게 6천만엔이 넘어가서 자신의 돈을 찾지 못할 까봐 전전 긍긍하고 있는 동안 탐정 사와자키는 그의 주변 인물을 찾아 다니다가 양 쪽 집안이 돈에 얽혀 있는 사연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음악 같은 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양반이었다는 데,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자식들에게 음악 기초 교육을 반 강제적으로 시켰다더군요. 하지만 아버지나 고모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학비는 한 푼도 주려고 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아버지는 오히려 그게 자기 인생에 크게 플러스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단순히 구두쇠에 지나지 않았던 할아버지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갖고 있죠. 그리고 우리 세 아들에게도 똑같은 교육을 실천할 셈이 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할아버지 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아 대학을 마칠 때까지는 돌봐주겠지만 그다음에는 자립하라고 했죠. 그래서 저와 둘째인 요시로는 대학을 졸업한 날 이후로 아버지에게서 경제적인 도움은 전혀 받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상당한 재산을 모았을 텐데 우리는 거기 기댈 수 없는 거에요. 그 재산은 일본의 음악 문화 발전을 위해 전부 기부할 작정이라고 선언했으니까요. 아버지가 이야기하는 음악 문화란 물론 클래식이지 록 따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록과 재즈 공연 연주를 하며 공연 이벤트를 벌이다가 빚더미에 앉은 처남 가이 마사요시의 큰아들, 망해가는 레스토랑을 붙들고 있는 둘째 아들, 대학을 중퇴하고 복싱에 빠져 버린 셋째 아들

마카베 부부는 자식이 생기지 않았던 시기에 오빠 부부의 막내 아들을 입양하고 난 후 바이올린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딸 사야카가 태어난다.

그리고 이 십 여 년 동안 거의 왕래가 없는 가족들, 거액의 돈을 요구 하는 유괴범은 납치된 사야카의 친 아버지에게 큰 원한이 있었던 것일까?


[내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억하는 여자의 전화번호를 돌렸다. 이런 시각에 전화를 거는 구실을,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도 경찰의 방문을 받아야 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첫 번째 신호음이 끝나기도 전에 깨달았다. 전화 받을 상대방이 없는 날이라는 사실을 오늘 나는 평소 같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잘 안다. 내가 죽인 것이 될지도 모를 소녀 때문이다.]


하수구에서 사체로 발견된 마카베 사야카, 국화로 뒤덮인 커다란 제단 한가운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녀,어른스러운 드레스 차림으로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 했던 소녀의 장례식장을 찾은 친척, 동네 사람들, 친구, 음악 관계자, 출판 관계자 그리고 침울한 표정을 한 방송국 남자 리포터가 마이크를 쥐고 생중계를 하고 있다.

장례식장에 잠복한 경찰들은 유괴범의 목소리, 낮은 음성의 여성의 목소리를 추적하지만 쉽사리 용의자를 파악하지 못한다.

탐정 사와자키는 살해된 소녀 집안의 주변 인물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마침내 유력한 용의자 집을 경찰과 함께 급습한다.


[나는 돈이 탐나서 유괴 같은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 건 아니에요. 사야카처럼 많은 것을 타고난 아이가 미웠습니다. 혼자서 이 세상 모든 행복을 누리는 듯한, 그 자신만만한 표정이 미웠어요. 하지만 이미 그 아이는 더는 그럴 수 없을 테니까 지금 어디 있는지 가르쳐드려도...]


탐정 사와자키가 6천 만 엔이 든 돈 가방을 들고 유괴범과 약속한 장소에서 익명의 일당들의 습격을 물리치고 공중 전화기에서 울렸던 전화를 받았다면 열 한 살 짜리 소녀는 죽지 않았을까?


승용차에 부착할 작은 위치 추적기도 없고, 휴대폰도 없었던 1989년 시대의 탐정 사와자키는 사냥 개 처럼 코를 벌름 거리며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 묘한 부탁을 해오는 야쿠자 그리고 양쪽 집안과 얽혀 있는 긴자 클럽의 마담 까지 주요 용의자와 공범들 중에 소녀를 죽인 진범을 찾아 낼 수 있을까?

미키 마우스를 사야카의 손에 쥐여 준 사람, 봄 방학 때 사야카와 단 둘이 말보로 음악제에 초대 받은 사람...

[니시신주쿠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와 우편함을 들여다보니 오늘 아침 신문과 함께 날개를 접는 방식이 특이한 종이 비행기가 들어 있었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 종이 성냥의 불로 전단지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나는 급히 생각을 바꾸고 성냥불을 껐다. 그리고 전단지를 원래의 비행기 모양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창문으로 가서 날개를 접어 올린 부분을 살피고, 풍향을 확인하고 바람의 세기를 재고 착지 지점을 점검했다. 이러다 보면 우리는 불쑥 삼십 년 전의 전문가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비행기를 초여름 오후 바람에 살짝 실어 보냈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olcat329 2022-05-06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 하라 료 소설 꼭 좀 읽어봐야지 하구선 여태 안 읽었네요. 첫 작품부터 읽는게 좋은가요?

scott 2022-05-06 20:58   좋아요 4 | URL
아닙니다 하라 료 작품(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순서 없이 읽어도 됩니다 ㅎㅎ

쿨켓님도 하라 료 팬!^^

햇살과함께 2022-05-06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처음 듣는 작가인데^^ 흥미진진하네요^^

scott 2022-05-09 15:33   좋아요 1 | URL
햇살님에 강추 합니다
하드보일드 문체왕!
하라 료 ^^

바람돌이 2022-05-07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동안은 일본 추리소설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가는 또 처음 듣네요. 스콧님이 팬이라니까 저도 살짝 보관함에 넣어뒀다가 추리소설 땡기는 날에 또 읽어보겠습니다

scott 2022-05-09 15:34   좋아요 0 | URL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라노벨 스러운 추리 미스터리물과 다릅니다


추리소설 땡기는 날!
바람돌이님께 하라료 작품들 추천합니다!^^

희선 2022-05-07 0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라 료 소설 개정판 나왔군요 이 책 봤는데,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제가 일본 미스터리 알고 얼마 안 됐을 때 봐서... 시간이 흐르고 여러 책을 보고 써도 잘 못 쓰기는 마찬가지네요 하라 료는 소설 어쩌다 한번 쓰더군요 마지막에 본 소설에서 사와자키는 사무실을 옮겼는데...


희선

scott 2022-05-09 15:35   좋아요 1 | URL
하라 료 작가가 작품을 워낙 늦게 써서 시리즈 물인데도
굉장히 긴 시간에 걸쳐 나옵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기다려줄 정도로 정통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추구 해서
개인적으로 좋아 하는 작가 입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05-07 0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이 책이 13년만에 개정판 나왔다는 소식 들었어요.
이 책의 작가도 개정판을 낸 건지, 아니면 우리 나라에서 번역 개정판이 나온 건지는 잘 모르지만,
그 소식 들어서인지 한 번 관심있게 보게 되더라구요.
비채가 김영사 임프린트 같은데,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scott님, 주말 잘 보내세요.^^

scott 2022-05-09 15:36   좋아요 1 | URL
이 작품을 번역 하신 권일영 번역가님이 작가 하라 료에게 직접 연락 해서
다른 추리물 잡지에 기고 했던 단편(사와자키 탐정이 나오는 부분)을 실었습니다


비채는 김영사에서 장르물 전문 출판 인것 같습니다
서니데이님 화창한 월요일 오후
즐겁고 행복 하게 ^^

서니데이 2022-05-09 15:46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이전에 없었던 단편이 있다고 들었는데 scott님 댓글 읽으니 맞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scott 2022-05-09 16:08   좋아요 1 | URL
단편까지 포함 되어서
책 부피가 두툼 합니다 ^^

mini74 2022-05-07 08: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눈인줄 알았는데 배수구군요. ㅠㅠ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어울리는 소설같아요 스콧님 ㅎㅎ

새파랑 2022-05-07 08:21   좋아요 2 | URL
저 어제 이 리뷰 표지보고 무서워서 잠을 못잤다는 ㅎㅎ

scott 2022-05-09 15:38   좋아요 2 | URL
저는 요 표지 장바구니 담겨 있을때
귀요운 토끼 한 쪽 눈👀 인줄 알았습니돠 ㅎㅎㅎ


파키스탄 인도는 40도라고 합니다(아직 오월초인데 ㅠ.ㅠ)

올 여름 우리 모두 녹아 내릴지도 ㅠ.ㅠ

scott 2022-05-09 15:38   좋아요 2 | URL
설!마 새파랑님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