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 교실 - 할인행사
손태웅 감독, 온주완 외 출연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 해부학교실, 2007
감독 : 손태웅
출연 : 한지민, 오태경, 온주완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7.10.28.




“그러니까 태아는 비어있는 저장매체라는 건가?”
-즉흥 감상-




  2007년. 공포영화의 계절 여름. 영화관을 무섭게 장악하고 있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몇 안 되게 ‘이름’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이번에 조금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하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작품은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와 함께 차가운 느낌의 어두컴컴한 시야 하나 가득 물이 들이 부어지고, 무엇인가 질질 끌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비닐 장막으로 시야가 덮여버린 다음 어디론가 이동된 뒤, 어떤 금속의 관에 갇히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천둥 번개가 하늘을 울리는 밤의 어느 집에서 발생한 살이 사건 현장의 모습이 있게 되고, 방학이 끝났기 때문인지 한보따리의 짐과 함께 교정에 들어서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새로운 학기와 함께 한조가 된 청년들의 조촐한 파티가 있게 됩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해부학 실습’시간이 있게 되는데요. 작은 사건사고들이 연이어지던 어느 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팀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것이 연쇄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면서부터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노력하게 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이라면 ‘학교괴담’의 새로운 개척이었다는 것에 대한 긍정입니다. 그동안 학교랑 관련된 공포물이라면 ‘여고괴담’시리즈만 당장 예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소재 면에서 한정적인 영역을 달리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남녀공학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을 대학교에서 그 존재자체만으로도 으스스한 상상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해부학 교실’이 그 주 무대가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해부학이라. 그러고 보면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의대가 있다 보니 예전에 친구의 초대로 시체의 조각을 보러간 일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체험, 인체의 신비전’에도 가본일이 있었다보니 영화에 나오는 시체들에게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혹시나 싶어 저 말고도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의 감상기록들을 보아하니 그저 조금 아쉬웠다고 하시는 것이, 최근에는 다른 영상물에서 더욱 사실적으로 시체를 묘사하고 있었기에 다들 무덤덤해진 것은 어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영상은 균형을 잘 잡았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리고 내용면에서는 부분부분 이가 맞지 않다는 기분을 느껴버렸습니다. 거기에 그런 부분 중 한 부분에서는 즉흥 감상으로 “You‘re my father!!”를 적어버릴까 심히 고민을 하게 했었는데요. 결국 마침표에 와서 모든 복수가 끝났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이것이 END가 아닌 AND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까지, 도대체 이 작품에서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가 갈피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은 위의 즉흥 감상처럼 무엇인가 그저 이상해 보이는 문장이 만들어져버리고 마는군요.




  흐음. 예전에는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감기록을 작성한 탓인지 재미있으면 이래서 재미있다. 재미가 없다면 왜 재미없었는가에 대해 나름대로 할 말이 참 많았지만, 그 결과 감상의 영역이 한계점을 지닌다 싶어 만나는 족족 다 감기록을 작성하게 되면서부터는 오히려 집중점을 잃어버린 듯 한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무슨 이야기를 더 적으면 좋을까 하는 공황상태가 잦아지는 기분이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면 최근에 만나는 작품마다 주제의식이 불분명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라면 무엇인가 억지스러운 상황설정의 작품 말고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없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기습적인 감기몸살을 이겨보고자 따뜻한 차 한 잔을 홀짝 거리며 이번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데요. 모두 감기조심하시는 겁니다!! 
 

TEXT No.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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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의 진화 -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들려주는 성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1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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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섹스의 진화 Why is sex fun?, 1997
저자 : 제러드 다이아몬드
역자 : 임지원 
출판 : 사이언스 북스
작성 : 2007.10.27.




“인간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즉흥 감상-




  이번 책은 친구가 필요하다기에 찾아보게 되었고, 마침 두 권 중 한권이 다니고 있는 학교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그럼, 기대와는 달리 어떤 ‘진리’로의 접근보다도 흩어져 있는 여러 생각들의 집합체라는 기분으로 만난 이번 기록물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기록은 역자분의 이 책의 저자가 어떤 방식으로 기록을 남겼는가에 대한 짧은 안내[옮긴이의 말]와 저자분의 이 책을 어떤 시각으로의 접근을 시도했으며, 혹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열었을 독자들에게로의 경고[머리말]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혹시나 집에서 키울 강아지의 시점으로 본 인간의 성생활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어 인간의 성적습성이 가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1장 가장 특이한 성생활을 즐기는 동물]가 나오며, 그것을 기초로 종족보존을 위한 암컷과 수컷의 결합과 양육과 관련된 행동양식이 말해지게 되는데요[2장 성의 전쟁]. 거기에서 좀 더 이야기를 발전시켜 포유류의 가장 큰 특징이라 말하는 ‘젖’을 먹이는 행위에 대한 메커니즘을 통한 놀라운 결과가 보여지게 됩니다[3장 왜 남자는 젖을 먹이지 않을까l?].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때’에 대한 표시를 통해 말해지기 시작하는 인간의 진화모습[4장 사랑해선 안 될 때]과 이런 이론들을 통해 ‘남성의 존재성 필요’에 대해 논의가 있게 되고[5장 남자는 대체 무슨 쓸모가 있을까?], 더 이상 종족 번성을 하지 못하게 되는 ‘폐경’에 대한 이야기가[6장 폐경의 진화론] 나오게 되는데요. 이 모든 것을 종합한다 생각되면서 상대 성에게 자신을 알리는 ‘신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7장 섹스어필의 진실에]에 이은 [참고문헌]으로서 마침표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네? 말줄임표도 없이 왜 전반적인 내용을 다 말해버렸냐구요? 아아. 그건 자주 읽는 소설같이 어떤 이야기의 흐름을 가진 것이 아니라 자칫 지겨워 보일 수도 있을 ‘논문’과 같은 기록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저자분의 경고문과는 달리 인간이기 때문에 그저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을 성의 모습에 대해 흥미진진한 비교 분석 자료가 재치 있는 설명과 함께 있었다보니 그저 정신없이 읽어볼 수 있었는데요. 거기에 앞서 읽은 소설 ‘아버지들의 아버지Le Pere de Nos Peres, 1998’와 도서 ‘칸트와 오리너구리 Kant el'Ornitorinco, 1997’까지 같이 떠올려볼 수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입체적인 감상의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야로 그동안 많은 말을 들어왔던 책인 ‘킨제이 보고서’를 빨리 만나보고 싶어지는군요.




  성이라. 어떻게 보면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원초적인 사람과 사람간의 의사소통이라 생각해왔던 것에 대해 이렇게 복잡한 사회적, 생물학적, 철학적, 진화론적, 그 밖의 수많은 이론들과 생각들이 말해져왔었다는 점에서 그저 놀라버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천염기념물’같은 별명으로 불리는 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런 책 같은 것을 집어던져버리고 본능에 충실한 자세를 가져볼까도 했지만, 흐음. 그렇다고 갑자기 생활을 바꿀 수도 없으니 그저 ‘카르페 디엠carpe diem’만을 외쳐볼 뿐이로군요(웃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어느 한가지로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이번 기록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런 ‘선택’을 통해 생명체가 성적인 어떤 진화를 밟아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물론 ‘진화론’에는 ‘미싱 링크missing link’와 같은 중관과정의 부재라던가 오류 또한 무시할 수는 없지만, 살아남기 위한 ’의지‘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진화라는 과거를 거쳐 현재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믿음을 재확인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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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2017-04-2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소개하신 책과 더불어 최근 신간중에 <인간의 섹스는 왜 펭귄을 가장 닮았을까>를 읽었는데
꽤 흥미로웠습니다. 동물행동학을 통해 본 인간의 섹스인데 남여의 심리문제를 비롯해서 간결하면서도 다양한 정보가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도 권해드립니다.^^

무한오타 2017-05-14 23:13   좋아요 0 | URL
오! 감사합니다^^
 
링 2 - 무등급 무삭제판
나카다 히데오 감독, 나오미 왓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링 2 The Ring Two, 2005
감독 : 나카타 히데오
출연 : 나오미 와츠, 사이몬 베이커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7.10.25.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단지 종이 한 장 차이였단 말인가!!”
-즉흥 감상-




  크핫핫핫핫핫. 아. 이런 실례를! 아무튼, 볼까말까 한참 망설이다가 이왕 시작한 것 마침표를 만나보자 싶어 한때 일본판 영화 링 시리즈로 유명했던 나카다 히데오 감독님이 만들었다고 말 많았던 이번 작품을 결국 만나볼 수 있었으니, 조금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검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의 모습과 밤의 어둠에 잠식된 어느 작은 마을의 어느 집에서 괜히 분위기 잡고 있는 한 쌍의 젊은 남녀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분위기라는 것이 무엇인가 공포에 질려있는 듯한 남자가 여자에게 비디오테이프를 먼저 보고나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자고 하고 있었는데요. 그런 남자의 기대와는 달리 모든 것이 잘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사건은 결국 거품을 터뜨리고 맙니다. 
  그렇게 사진 찍기에 여념 없는, 그리고 전편에서 살아남은 한 소년과 어머니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새로운 삶으로의 시작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우연히 접하게 된 사건이 낯설지가 않음에 여자는 사건 현장을 방문하게 되고 문제의 비디오테이프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테이프를 태워버리게 되지만 홀로 집에 있던 소년이 비록 꿈일지라도 테이프 없이 사마라의 영상물을 보게 되면서부터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번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TV OUT의 사마라 보다도 TV IN을 경험하게 되는 피해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일본판에서도 그런 장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리 충격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는데, 이번의 미국판에서는 영상적인 감각이 너무나도 멋지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 제 가슴이 다 아파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원작을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만났었다보니 그에 해당하는 변주곡들을 그 자체로 즐기기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 그저 안타까웠는데요. 그래도 앞선 미국판 ‘링 The Ring, 2002’에서 심도 있게 뒤틀어 놨던 여러 소재들을 나름대로 재구성 하여 하나의 새로운 코드로 정착시키신 감독님께는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봅니다. 거기에 원작과 일본판 영화와는 또 다른 실험의 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묘하게 서양영화인데도 일본영화의 기분이 드는 것은 역시 감독이 가진 색깔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네? 어떤 실험의 장이 열렸기에 그렇게 좋았냐구요? 으흠. 자세한 이야기는 ‘링 3 The Ring 3, 2008’의 감기록에 들어가면 또 하게 되겠지만, 원작에서는 형태를 바꾼 증식이 생존의 열쇠가 되었던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우선 일주일의 기한 내에 복사본만 만들면 저주에서 벗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테이프를 태워버리는 등 나름대로 방어대책을 강구하게 되지만 그것을 기점으로 앞선 모든 시리즈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둘을 추격하는 사마라의 모습은 테이프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저주의 영역을 확장 시켜 나간다는 점이, 으헛. 아무튼, 자세한 것은 직접 이 작품을 통해 주셨으면 할 따름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링’이니 ‘물’이니 하는 원작을 쓰셨던 원저작자이신 스즈키 코지 님은 요즘 뭘 하시나 궁금해져버렸습니다. 그래서 검색 해봐도 딱히 신간이 보이지 않으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해봐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무튼, 다시금 밀리기 시작하는 감기록에 행복한 한숨을 뱉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Ps. 아. 이런. 위의 즉흥 감상에 대한 해명을 한다는 것이 그만 얼떨결에 마침표를 찍어버리고 말았는데요. 살아남기 위해서였다지만, 전 인류에게 잠들지 않는 소녀의 원한을 풀어버린 그녀에게 과연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요? 만작 이 작품과 같은 상황에 놓은 여러분들이라면 말입니다. 
 

TEXT No.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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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 1
스티븐 킹 지음 / 밝은세상 / 199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부적 The Talisman, 1984
저자 : 스티븐 킹, 피터 스트로브
역자 : 정성호
출판 : 도서출판 밝은세상
작성 : 2007.02.23.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즉흥 감상-




  아아.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이 옳다면 지금의 학교로 편입하기 전부터이니 늦어도 2006년 말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도 몇 번이나 일정이 틀어졌었는지 최근에 들어서야 이를 악물고 완주에 성공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분명 내용면으로는 재미있었는데 번역이 이상했는지 읽어 들어가기 참 힘들었다 생각되는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한때 배우였던 어머니와 함께 해변 가의 조용한 호텔에 피신에 가까운 투숙을 하게 된 한 소년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지겨울 정도로 아무런 특별한 일 없이 반복되는 나날 속에서 호텔과 주변을 돌아다니던 소년은 음악가이자 잡역부인 한 흑인 노인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에 눈을 뜨게 되고, 어머니를 살리고자 그리고 백일몽의 세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테리토리’의 여왕님을 살리고자 험난한 여행길에 오르게 되지만…….




  간혹 처음 읽어 들어가면서부터 중반부가 넘도록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저자분의 작품을 만나기는 했었지만, 전체 세권의 분량에서 마침표를 만나기 전까지는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표를 만나고 나서 다시 앞으로 돌아와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한눈에 그려지는 이 충격은 그저 감동이었는데요. 시공간의 축척이 다르지만 결코 따로 생각할 수 없는, 모든 사건이 함께 일어나버리고 마는 그 경계 속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그때마다 극적으로 다른 차원으로의 도약에 성공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혼란스러운 동시에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습니다. 거기에 목적지가 가까워져감에 시간과 공간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어 하나가 되어가는 그 모습은 실제로 이 작품을 통해 실감해보셨으면 할 뿐이로군요.




  이 작품은 이번 감기록의 시작부분에도 정보를 밝혀두었듯이 스티븐 킹님 말고도 피터 스트로브라는 분이 공동 저자로 되어있기에 한번 검색해보았는데요. 딱히 검색되는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아 국내로는 아직 정식으로 소개가 되어있지 않거나, 스티븐 킹 님이 국내 초기에 ‘스테판 킹’으로 소개된 적도 있었던지라 아직 정확한 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단일 저작물이 아니어서인지 이때까지 읽어왔었던 스티븐 킹 님의 작품들과는 묘한 이질성이 느껴졌었는데요. 흐음. 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직접 이 작품을 통해 느껴보실 것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군요.




  솔직히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떠올릴 수 있었던 작품으로, 최고 우선은 소설 ‘끝없는 이야기 Die Unendliche Geschichte, 1979’가 되겠으며 부수적으로 ‘엘리스Alice’ 2부작과 ‘톰 소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Tom Sawyer, 1876’, 그리고 차원도약 부분에서는 영화 ‘나비 효과 The Butterfly Effect, 2004’가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당시에는 모르겠으나 현재의 그래픽 기술력으로는 영상물로도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되었는데요. 후후후후훗. 톰 소여도 아닌 젝 소녀의 모험이라. 그러고 보니 책으로도 재 변역되어 다시 나오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은데, 최근 들어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스티븐 킹 님의 책 많이 나오고 있으니 기대나 한 번 해보고 있어야겠습니다.




  아아. 이렇게 또 한 번 밀린 감기록 소탕하기 퀘스트가 종결 되었습니다. 지인 분들께서 최근 들어 부쩍 영화 감기록이 많아졌다 하시기에 변명을 적어보면, 분명 책은 읽고 있으나 그 이상으로 영화 또한 많이 보고 있다고만 말씀드리고 싶어지는군요. 아무튼, 이번에는 영화 ‘링 2 The Ring Two, 2005’를 집어 들어보며 기록을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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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2003) [dts]
고어 버빈스키 감독, 나오미 왓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 링 The Ring, 2002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원작 : 스즈키 코지-링Ring 바이러스―운명의 저주:ルング, 1991
출연 : 나오미 와츠, 마틴 핸더슨, 데이빗 도프만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7.10.23.




“아아 가엽구나. 귀여운 사다코…가 아닌 사마라여.”
-즉흥 감상-




  문득,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집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음을 만들어보고자 함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심결에 TV를 틀었고, 마침 ‘무서운 영화 3 Scary Movie 3, 2003’이 방영하기에 최근에 입수해버린 미국판 링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럼 기본은 일본판 영화 ‘링 リング: The Ring, 1998’으로 더욱 망가뜨렸다는 기분으로 만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비가내리고 있는 어느 날의 밤. TV를 보며 TV와 관련된 음모론에 대해 한 쪽이 일방적인 대화를 하고 있는 두 여학생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러던 중 듣기만 하던 여학생이 이번에는 한번 보게 되면 일주일후 죽을 수밖에 없다는 비디오테이프 이야기를 하게 되고, 결국 소문이 사실로서 실현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홀로 남아 검은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소년을 데리러 오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소년의 친척 누나가 의문사 했다는 것에서 문제의 ‘비디오테이프’ 이야기가 나옴에 그 소문의 진상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발전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 ‘영상물’을 실제로 보게 된 여인은 처음에는 자신이 살아남고자, 이어서는 우연히 사마라의 메시지를 보고야만 아들을 살리고자 동분서주하게 되지만…….




  비록 원작을 파괴하는 행위가 있었을지라도 감히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판으로 영화 링 시리즈를 만났었고, 나름대로 같은 동양권이라 할 수 있는 한국판을 만나면서 실망을 해서인지 미국판은 자연스럽게 손이 가질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미국판 ‘링 2 The Ring Two, 2005’에 이어 ‘링 3 The Ring 3, 2008’을 준비 중 이라기에 만나보고자 생각을 하게 되었었는데요. 흐음. 미국판이라기에 미국적 향기가 나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지만 수학적으로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가 영화에서 초능력자로 변했고 이번에는 다시 평범하면서도 뭔가 없어 보이지만 영상편집에서만큼은 일가견이 있어 보이는 듯한 류지역 캐릭터의 모습에 우선 실망을 할 수 있었고, 역시 평범한 소녀에서 영화로 들어가면서 초능력자가 된 류지의 피를 이어받아 유전적 초능력이 조금씩 깨어나는 소년에서 이번에 들어와서는 애 늙은이도 아니면서 인의예지가 조금 모자라 보이는, 심지어 영화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1999’까지 떠올리게 한 소년의 모습에 그냥 꺼버릴까도 싶었지만, 이왕 시작한 거 일단은 마침표를 위해서라도 졸음과 싸워보았습니다.




  에. 그 싸움의 결론은 “잘 몰라서 죄송합니다!!”가 되겠는데요. 그나마 앞선 링 시리즈들과 차별성을 두자면 인물중심의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배경을 이용한 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다코 역인 사마라가 참 귀여워서 점수를 좀 더 줄 수 있었고, “여기서도 TV OUT이냐!!”외치고는 있었다지만 그래도 색다른 느낌이라 점수를 주었는데요. 그러면서도 배를 타고 이동 중이던 여자주인공이 왜 느닷없이 말이랑 시비가 붙었으며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양 거만한 꼬맹이 때문에 그나마 있던 점수를 다 지워버리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또 한편의 작품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시리즈일 경우 한 번에 몰아서 봐버리면 머릿속에서 혼돈이 온다는 것을 경험했기에 일단은 밀린 감기록을 정리해나가며 참고 있었는데요. 드디어 오늘밤. 그래도 기대하고 있는 나카다 히데오 감독님이 만들었다는 미국판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일본판에서도 첫 번째에 이어 원작의 궤도를 벗어나는 엄청난 실험을 했었는데, 미국판에서는 또 어떤 실험을 했을 것인가 기대를 가져보며 이번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533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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