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번안가요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박혜령이라는 꼬마 아가씨가 불러서 대히트를 기록한 <검은 고양이 네로>가 있었습니다.20년이 훨씬 지나서 터보가 부르기도 했는데 원곡은 이태리 곡이고 홍현걸 씨(1923~1998)가 편곡했습니다. 홍현걸 씨는 번안곡이나 트로트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곡을 만들었고 작사도 잘했습니다.그중 남진이 불러 유명해진 <꽃잎지는 밤>은 가사가 구구절절한 데다가 후렴구에서 남진의 현란한 기교가 듣는 사람을 꼴딱 넘어가게 하는 명곡이지요.몇 년전 집에 쌓여 있던 엘피 레코드에서 찾아낸 노래입니다. 부모님이 젊은 시절 듣던 노래인 듯.

<꽃잎지는 밤>작사 작곡:홍현걸  노래:남진

꽃잎이 진다고 서러워 마라 사랑이 간다고 울지를 마라 

목숨 걸고 주고 받은 사랑이기에 상처를 남겼다고 탓하지 않으리 

아~   꽃잎지던 밤     내 사랑 가네  

 

 꽃잎이 진다고 서러워 마라 이 봄이 간다고 울지를 마라 

내 가슴에 태양을 안겨주었기에 짧았던 사랑이라 원망치 않으리 

아~  꽃잎지는 밤    내 사랑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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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9-05-1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되게 되게 유치한 비교인 줄은 알지만 남진 얘기가 나오면 못 참고 꼭 입 밖에 내는 말. 저는 나훈아가 백배 더 좋아요. =3=3=3

노이에자이트 2009-05-11 15:50   좋아요 0 | URL
오호...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비교와 비슷한 반응이군요.

후애(厚愛) 2009-05-1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진 노래는 많이 들었는데 <꽃잎지는 밤>은 처음 보는 가사네요. 전 남진도 좋아하고 나훈아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트로트 노래는 다 좋아해요.^^

노이에자이트 2009-05-11 15:53   좋아요 0 | URL
오...그러면 제 목소리 좋아하겠군요.저는 말할 때는 한석규 목소리구요,노래할 땐 김동률 목소리인데, 트롯트 부를 때만 남진,나훈아의 20대 시절 목소리 합해놓은 소리가 난답니다.정말이에요.

새초롬너구리 2009-05-1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평상시는 한석규 목소리에 노래할때 김동률이시라니..정말 들어보고 싶어요. 오디오 화일로 올려주셔요!

노이에자이트 2009-05-11 17:09   좋아요 0 | URL
세상에...이럴 땐 대부분 와...목소리가 좋은가 보다...하는 반응인데 바로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하시니 당황스럽사와요.음...요즘 제가 목이 잠겨서...나중에요...김동률 노래는 좀 어렵죠? <사랑한다는 말>은 박자 맞추기도 힘들구요.

쟈니 2009-05-12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훈훈하고 즐거운 글들과 댓글들로 인해 제 하루가 즐겁게 시작합니다!! 언젠가 노이에자이트님 노래를 기대하며!

노이에자이트 2009-05-12 13:19   좋아요 0 | URL
큰일이네요.노래 시키는 분위기로군요.

후애(厚愛) 2009-05-1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듣고 싶어요. 목이 안 좋을때는 생계란에 참기름 한방울 넣어서 먹으면 목이 좋아진다고 할머니한테서 들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5-12 13:54   좋아요 0 | URL
정말 큰 일이군요.마이크나 멍석까지 준비하시고 계란에 참기름까지!

비로그인 2009-05-1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무대에 서신 것 같습니다. ㅅㅅ

노이에자이트 2009-05-12 22:07   좋아요 0 | URL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요...

Forgettable. 2009-06-1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여기 댓글 너무 재밌네요 ㅋㅋㅋㅋ
근데 저도 쫌 듣고 싶어졌어요 ㅎㅎ 너무 뒷북인가^^;

노이에자이트 2009-06-11 22:26   좋아요 0 | URL
오...계속되는 이 압력...어찌하오리까...

어느멋진날 2009-06-1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노래!! 노래~~이제 수습이 불가 할 듯 하네요ㅋㅋ

노이에자이트 2009-06-14 14:42   좋아요 0 | URL
엥...큰일 났네...

어느멋진날 2009-06-14 17:35   좋아요 0 | URL
댓글들이 너무 재미있어요^^ 아, 요즘 블로거 짓이 너무 잼있어요ㅋㅋ 노이에자이트 님이 노래해주시면 더 잼있을 것 같은데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09-06-14 23:32   좋아요 0 | URL
어우...이놈의 인기 어쩜 좋아...
 

  스페인 내전을 어떤 각도에서 공부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가장 일반적이고 널리 알려진 것은 민주주의와 파시즘의 대립이란 시각이 있습니다.이 대립 속에 또다른 대립이 있습니다.내전 속의 내전이라고 해야 할까요.아나키스트,스탈리니스트,트로츠키스트의 대결이 있었고 특히 스탈린이 보냈던 감시인들은 프랑코 파보다는 오히려 같은 공화파인 아나키스트나 트로츠키스트들을 제거하는 데 더 힘을 기울였습니다.뭇솔리니와 히틀러가 프랑코 파를 지원하는 정도만큼 열성적으로 지원해 주지도 않았구요.자칫 간과하기 쉬운 사실인지만 스페인 내전에 가장 많이 온 외국군대는 뭇솔리니가  보낸 이탈리아 군입니다.히틀러가 보낸 콘도르 군단은 괴링이 지원한 비행대가 있었고 또 게르니카를 초토화시켜 악명을 떨쳤습니다만 이탈리아 군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 분야를 공부하지 않은 이들은 잘 모르더군요. 

 그리고 또하나 잘 주목되지 않은 사실은 모로코 군의 참전입니다.당시 공화파가 가장 무서워한 군대가 이 모로코 군이었습니다.공화파가 이  부대에 걸리는 걸 제일 무서워 했으니까요.공화파에 대한 무자비한 살인으로 악명을 떨친 부대입니다.차마 말로 하지 못할 잔인한 짓을 했습니다.모로코는 스페인의  지배에 있었고(프랑스와 지배지역을 반으로 나누었음),프랑코는 모로코에서 지휘관 생활을 했습니다.모로코 남자들은 기병을 잘 다루었고 용맹하기 이를 데 없었죠.식민지 출신들이 제국주의 군대의 일원으로 참전한 일은 자주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런 군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알아보려고 합니다.1차대전은 물론 2차대전에도 식민지 출신 군대가 많이 참전했습니다. 

 또하나 요즘 외신에 나온 아르메니아 학살 문제입니다.1차대전 당시 최악의 인종살인 사건인데 터키가 악명을 떨치고 있는 원인이지요.우리는 터키에 대해 아무래도 직접 충돌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문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터키가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없다는 조건을 걸 정도로 큰 쟁점입니다.터키는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해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을 뿐더러 아르메니아 인에게 터키인들도 많이 살해당했다는 상당히 대담한 물타기로 일관해 오고 있습니다.최근 오바마가 터키를 방문해서 아르메니아와의 관계개선을 종용하고 그 결과 터키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사과문제는 피해국의 정서를 만족시키기가 힘들고 그래서 아르메니아에서는 터키의 진솔한 사과가 있기 전에는 관계정상화는 안된다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아르메니아인 학살은 독일처럼 가스실에서 죽인 것도 아니고 일본처럼 남경을 함락시키고 저지른 일도 아니고 좀 독특합니다.1차대전 중 터키는 독일 오스트리아의 편을 들어 참전했는데 아르메니아는 터키(당시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로부터 독립할 기회라며 러시아를 지원했습니다.카프카즈 지역을 놓고 러시아와 터키가 맞붙는데 배후에 있는 아르메니아인들을 러시아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추방령을 내리고 이들이 중동지방으로 쫓겨가는 동안 학살 전염병 굶주림으로 비공식으로 150만이 죽어나갔습니다.아르메니아인들로서는 결코 못잊을 원한이지요.아마 2차대전처럼 전범재판이 있었더라면 터키 지도자들은 당연히 전범으로 처벌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때 쿠르드 족이 학살에 많이 가담했다는 겁니다.어떻게 보면 직접학살은 터키 군보다 쿠르드 군이 더 많이 했지요.쿠르드 족은 자기 나라가 없어서 이란 터키등의 나라에 용병이   되는 일이 있었는데 용맹했기 때문에 상당히 쓸모가 많았습니다.당시 터키와는 아르메니아 학살에 협조하는 댓가로 터키 동부지역을 할양하겠다는 묵계가 있었다고 합니다.물론 1차대전의 패배로 오스만 투르크는 해체되고 이 약속도 흐지부지 됩니다. 

  스페인 내전과 아르메니아 학살은 지금도 그 과거사 문제로 첨예한 대립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는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기 때문에 조국 터키를 떠나야 했고 지금도 터키에서는 이 문제 잘못 건드리면 극우파에게 테러당할 각오를 해야합니다.의회민주주의가 확립되어 있다는 독일에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가 네오나치에게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으니 더 할말이 없지요.스페인에서는 아직도 스페인 내전 진상규명을 놓고 프랑코 지지파(아직도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음)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그 당시 살인과 폭력의 한축을 담당했던 이들모로코 군과 쿠르드 군의  만행에 대해서는 어떤 해석을 해야 할까요.지나치게 이념논쟁을 흐르기 쉬운 이들 사안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이런  사실을 이야기해 봅니다.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한 책 

최호근<제노사이드>(책세상 )

앨런 파머<오스만 제국은 왜 몰락했는가>이은정 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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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09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세기에 까지 기병을 활용했다니 신기하네요. 공화파쪽에선 패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두고도 논쟁이 있는 것 같더군요. 스페인에선 프랑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모양이네요. 특권을 잃고 프랑코에 붙었던 가톨릭도 반성이 없나보네요.

비로그인 2009-05-09 09:17   좋아요 0 | URL
<사막의 라이온>와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특히 관심이 가네요. 공화파의 무기 수준이 조악했다는 건 조지 오웰이 증언했던 것 같네요.
간도를 찾아야 한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무슨수로 찾을거냐? 전쟁이라도 할거냐? 전쟁하면 네가 앞장설거냐? 하면 벙어리가 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5-09 15:25   좋아요 0 | URL
2차대전까지 기병을 사용했습니다.물론 사역용으로 더 많이 썼지만요.이병주가 일본군에 징집되어 맡은 임무가 말 담당이었지요.
어느 나라나 보수파들은 일정정도 세력권이 있습니다.칠레에도 피노체트 파가 있구요.
경향신문이 계속해서 간도는 우리땅이라고 선전을 하던데,글쎄요...

노이에자이트 2009-05-09 15:58   좋아요 0 | URL
스페인 영화에 대한 정보 감사합니다.그런 장면이 나오다니 관심이 가는군요.원저의 저자가 팔랑헤 창설자군요.
예전에 우리 땅이었으니 내놓으라...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따로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북아프리카는 열강의 이해가 부딪히는 곳이라서 세계대전 때 중심이 되었지요.저는 종교사적인 측면에서도 관심이 있는 곳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09 15:23   좋아요 0 | URL
<사막의 라이온>이나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한때 테레비로도 자주 방영했는데 요즘은 안 하지요? 만주공작에 나섰던 도이하라 겐지가 자신을 만주의 로렌스라고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제국주의 국가가 제3세계의 독립운동에 끼어드는 경우가 드물지 않지요.

쟈니 2009-05-1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공간은 댓글을 통해 알게되는 것도 무척 많아요. 다만, 곧 삭제한다 하시니,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노이에자이트님 서재를 하루에 한번은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노이에자이트 2009-05-10 20:23   좋아요 0 | URL
인터넷을 통해 소모적인 말싸움,시비를 거는 사람도 만나지만 좋은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도 있지요.그렇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인터넷을 하면서 느끼는 고마움 중 하나입니다.

Forgettable. 2009-06-1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 글 보고 난 모르는 얘기니깐,
하면서 넘어갔는데 최근에 스페인 내전에 관심이 생겨서 알아보려고 하는 참인데, 이렇게 복잡한 사연이 있었군요. 하, 더 궁금해집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6-11 22:25   좋아요 0 | URL
역사를 안 다음에 소설을 읽으면 더 이해가 쉽지요.서양에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가 많으니까요.
 

  작년 촛불 시위가 한창일 때 민주당도 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그러고 나서 민주당 수뇌부들이 정세균 대표를 비롯하여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했습니다.고귀한? 견해를 들어보고자 하는 자리였는데 추기경은 예상한 대로 좋은 말은 안 해주더군요.그 고견의 알맹이는,"이렇게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니까 외국인 관광객이 안 오고 우리나라 경제도 안 좋아진다.민주당은 이런 때에 왜 시위에 참가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글쎄요.정 추기경의 성향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런 말이 나오리라고는 짐작했을텐데...2005년 말 한참 사립학교법 개정은 안된다,좌경세력들이 학교를 다 접수하는 길을 열어주는 거라고 사립학교 재단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한나라당 박근혜 씨는 눈내리는 거리에서 의원들을 진두지휘하면서 가두시위에 나설 때, 사립학교를 가지고 있던 종교단체들이 어떻게 나왔는지 아시지 않습니까.평소 그렇게도 가톨릭을 싫어하던 보수적인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이 가톨릭 성직자들과 연대하면서 발끈하고,일부 목사들은 삭발을 한다며 결의를 다지고...저는 이들이 불교로 개종하면서 절에 들어가려고 저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와중에 정진석 주교는 월간조선과 인터뷰를 하면서 마치 반공 궐기대회에 나온 연사처럼 단호한 반공정신을 토로하면서, 사립학교 개정을 추진하는 이들의 이념성향을 공격하더군요.음...교황인 베네딕트 16세도 아주 강경보수 신학자 출신인 건 알겠지만 이제 곧 추기경될 사람까지 이래서야...걱정이다...하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렇지 않아도 당시 김수환 추기경은 참여정부 들어서 계속해서 한미공조를 강조하면서 참여정부를 비난하고 있던 터라서...로마 교황청과 서울 대교구가 아주 죽이 잘 맞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여기에 정권까지 한나라당으로 바뀌면 대단하겠구나 생각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지만요.촛불 시위 당시 강경우익 신문의 하단 광고를 자세히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당시 사제단을 격하게 비난하면서 천주교 지도자들은 이번 시위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 단체 중에 뉴라이트 가톨릭인가 하는 단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결국 정진석은 촛불시위에 참여한 사제들을 나중에 대놓고 보복인사 조치를 하더라구요.

  스페인 내전을 다룬 책들을 보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책들은 대부분 당시 각국에서 몰려든 공화파 전사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쓴 것이 많습니다.특히 지식인들은 공화파 내부의 갈등,특히 스탈린의 하수인들이 같은 공화파인 트로츠키주의자나 아나키스트들을 숙청하는 데에 더 열심인 모습을 보고 이념적 허무주의를 느꼈다는 식의 글을 남겼습니다.조지 오웰이 대표지만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에서도 그런 식의 분위기를  풍기는 대목이 있지요.하지만 스페인의 또다른 정치세력인 가톨릭 교회의 태도에 대해선 그다지 알 수 있는 책이 없습니다.그래서 시드니 셀던<시간의 모래밭>이 아쉬운 대로 이 방면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자극을 줍니다.이 소설에서는 내전 당시 가톨릭이 처한 미묘한 처지가 나와 있습니다.분명히 가톨릭은 반 공화파입니다만 당시 반 공화파 파벌  중에서 왕당파,팔랑헤 파,프랑코 파가 나름대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였고 교회는 왕당파 쪽을 편들었습니다.소설에서는 프랑코 지지파인 팔랑헤 당원들이 프랑코와 거리를 두고 있던 왕당파를 가톨릭이 지지하자 앙심을 품는 대목이 나옵니다.이념동지들끼리의 싸움이지요.공화파와 반 공화파의 대결과는 또다른 복잡한 갈등입니다. 

  물론 공화파에 대한 공격에 가톨릭 교는 충실히 프랑코 파를 지원합니다.2004년 무렵인가요...당시 스페인에서 과거사 청산 작업의 하나로 "프랑코 정권이 공화파의 자녀들을 강제로 탈취하여 기르면서 반 공화파의 돌격대로 키우려고 철저한 반동이념을 주입시키며 가르친 어두운 역사를 진상규명하자"는 주장이 일어났습니다.혈연의 정을 끊어버리고 부모에 대한 적대이념으로 무장된 어린이를 키우려는 무시무시한 작업이었지요.이때 강제로 부모와 이별한 어린이가 비공식적으로는 40000명이 넘는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물론 이 사람들은 이제 다 노인이 되었지요.이때 어린이들을 떼어내 교육시킬 때 가톨릭 성직자들이 많은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공화파는 무신론자이고 빨갱이라면서 열심히 가톨릭과 반동이념을 비벼서 주입시켰겠지요. 

  작년에 스페인 내전을 반동적인 성직자의 시각으로 쓴 책이 없을까 하고 가톨릭 서점을 간 적이 있습니다.저는 신,구교 서점을 가끔 들러서 책을 삽니다.좋은 책들이 많고 일반 인문사회과학 출판사에 비해서 저렴하니까요.개신교 출판사로는 대한 기독교 서회,한국신학 연구소 책을 사는 편이고 가톨릭 출판사 것으로는 분도 출판사,성바오로 서원 것을 삽니다.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가톨릭 국가라서  그 나라에서 나온 책들이 가톨릭 서점에는 꽤 많습니다.책을 찾다가 발견했습니다.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를 격하게 비난하는 성직자의 책이었습니다.제가 자주 가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 서가에 위치하는지 대강 파악하고 다른 책을 산 뒤 나왔습니다.그런데 그 뒤로도 그 책을 사지 못하고 1년이 흘렀군요. 

 스페인 내전을 직접 겪은 스페인 사람이 쓴 스페인 내전기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조지 오웰,어니스트 헤밍웨이,앙드레 말로 등 외국인의 관찰기록이 대부분이지요.그 중에서 라몬 센데르의 중편<진혼미사>(중앙일보 오늘의 세계문학20번)는 귀중합니다.저자는 공화파로서 스페인을 떠나 망명생활을 하다가 프랑코가 사면령을 내려도 조국에 돌아가지 않았습니다.스페인 내전 몇 년전이 배경인데, 공화파가 지배한 지역을 다시 프랑코 파가 탈취한 후, 우익이 좌파색출 작업을 벌일 때의 폭력을 다룬 소설인데,성직자가 얼마나 반동적인 존재인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그런데 이 책은 요즘 안 나오니 도서관을 이용해야 되겠네요.스페인 내전을 다룬 소설은 따로 또 한 번 다루고 싶을 정도로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오늘은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책만 살짝 언급하는 것으로 끝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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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0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켄 로치 할아버지의 <랜드 앤 프리덤>에서도 그런 성직자가 나와요. 공화파 전사가 고해성사를 하러 신부를 찾아갔지만 신부는 공화파에 관한 정보를 캐물어 반공화파에 넘기고 그 결과 공화파 젊은이들이 죽임을 당하죠. 결국 그 신부는 공화파에 의해 처형됩니다.

말씀하신 스페인의 어두운 현대사를 보니 참 끔찍하네요. 가족을 생이별 시켜놓고 세뇌 작업을 벌인 걸 보니 말이에요. 추후의 포스트를 기다리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03 22:51   좋아요 0 | URL
<진혼미사>에선 어려서 자기에게 세례를 받은 남자가 공화파 지방의원이 되는데 그의 도피처를 우익에게 알려주는데...즉결처분하는 현장까지 따라와서 나를 원망하지 말아라...하고 구역질 나는 변명하는 장면이 정말...
공화파의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떼어놓고 사상개조한다는 발상이 끔찍하지요? 저도 그 소식 듣고 경악!

노이에자이트 2009-05-06 17:30   좋아요 0 | URL
그 책 제목은 외우지 않았어요.가톨릭 서점에 가면 스페인 사람 책은 거의 성인전이므로 20세기에 나온 것은 드뭅니다.회고록이니까 찾기 쉬울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파시즘과 민주주의의 대결이라고 봅니다.단,공화파들 중 미국인들이 많았던 링컨여단은 내전이 끝나고 귀국하니 빨갱이라고 엄청나게 공격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그외에 아나키스트,스탈린주의자,트로츠키주의자의 책을 각각 다시 보려고 합니다.
프랑스혁명 공포정치 시대에도 여성해방운동가들이 투옥된 일도 있고 사형당한 일도 있었지요.또 서인도 제도에서 일어난 흑인해방운동도 무자비한 진압을 받았습니다.19세기 영불의 민주주의는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꽃을 피웠지만 이때가 또 식민지 확장의 시대이기도 했지요.하지만 우리는 제국주의론이나 오리엔탈리즘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이 당시 유럽이 성취한 사상과 문학을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그래서 저는 올해 18세기~20세기까지의 유럽 문학을 독파하고 있습니다.
안토니 비버의 책은 올해 번역이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 봅시다.

가시장미 2009-05-04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다시 읽어봐야 겠군요. ^^

노이에자이트 2009-05-04 15:37   좋아요 0 | URL
스페인 내전을 먼저 공부하고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07 23:10   좋아요 0 | URL
제게 좋은 자극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쟈니 2009-05-0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차대전 당시에 히틀러, 무솔리니와 카톨릭 계의 연관성에 대해 궁금했어요. 어느 정도 서로 암묵적인 관계가 초기에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 스페인 현대사는 잘 모르지만, 스페인 내전 관련 책은 다음 번 읽을 책으로 맘속에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어렸을 때 봐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책은 종종 나이 들어서 다시 읽어야 할 필요도 있나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04 15:49   좋아요 0 | URL
1929년 라테란 조약으로 정교분리에 기초한 뭇솔리니 정권과 바티칸 상호간의 인정이 성립되고 바티칸 시티라는 국가가 탄생하지요.히틀러 전기는 있는데 뭇솔리니 전기 구하기가 힘들지요? 제가 갖고 있는 것은 로라 페르미(핵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의 부인)이 쓴 전기인데 뭇솔리니< 파시즘 혁명>까지 합본이 되어 있어서 자료의 가치가 큽니다.
일본인 논문집인 <스페인 내전 연구>(형성사)가 번역된 우리나라 유일의 스페인 내전 관련학술서인데 이거 절판되었으니 편법으로 프랑스 인민전선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스펜인 내전을 공부하거나 스탈린 전기에 나오는 스페인 내전 관련부분을 읽으세요.
뭇솔리니와 히틀러는 처음부터 동맹자는 아니었고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하려고 할 때는 사실상 적대적인 관계였지요.이 당시 히틀러와 뭇솔리니의 관계는 험악했습니다.이탈리아 항복 후에는 히틀러가 뭇솔리니를 구해주고 사실상 보호하지요.이때부턴 이탈리아 빨치산과 독일군이 격전을 벌이구요.

쟈니 2009-05-05 10:28   좋아요 0 | URL
늘 이곳에서 제가 잘 몰랐던 보석같은 책들과 저자들을 알아가는 기쁨이 큽니다. ^^ 스페인 내전에 대해서도 좀더 체계적인 읽기를 시도해야 겠네요. 고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05 15:37   좋아요 0 | URL
스페인에 대해서는 문학이나 역사나 한국인들에겐 생소한 곳이지요.하지만 스페인 내전을 공부하면 2차대전이나 유럽 지성사 분야에 대해서 새로운 눈을 뜰 수 있을 겁니다.

chung 2009-08-1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kr.blog.yahoo.com/chung_0111

여기에 많이 들러주세요. 스페인 내전사 일지

노이에자이트 2009-08-13 15: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신세 좀 지겠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은 두 종류입니다.하나는 보불 전쟁 무렵을 배경으로 하는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소설인데 알사스 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 <마지막 수업>이 유명하지요.또 그의 고향인 프로방스 지방의 목가적인 풍경묘사가 일품인 일군의 단편들이 있습니다.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온 외국 소설 중 가장 아름다운 소설로 꼽는 <별>의 배경이 바로 그 곳입니다.남부 프랑스의 프로방스는 앞에는 지중해이고 뒤에는 산맥이 아름다운 곳입니다.기온이 온화하고 농산물이 풍부한데다 리비에라 해안지방은 물이 맑고 따뜻하여 휴양지로 유명하지요.니스,칸느 같은 곳은 상류층들의 별장지대가 즐비하여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고 칸느에서는 매년 영화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음악가인 비제의 작품 중엔 소설을 소재로 한 것이 몇 개 있습니다.프로스페르 메리메<카르멘>을 소재로 한 <카르멘>이 가장 유명한데 사실 대중들에겐 메리메라는 작가보다는 비제의 음악이 더 유명하지요.또 <아를르의 여인>도 유명합니다.알퐁스 도데의 단편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대체로 도데의 작품은 <마지막 수업>이나 <별>을 제외하면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데 그것은 이 두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음악을 들어보면 매우 아름다운 <아를르의 여인>입니다만 이 소설의 내용은 사실 비극입니다.자유분방한 여인에게 순진한 남자가 푹 빠져드는데 그 여자가 자기를 버리는데도 못잊고 있다가 자기집 다락방에서 투신자살한다는 줄거리입니다.역시 프로방스 아를르가 배경이지요. 

  투우하면 스페인을 연상합니다만 아를르는 프랑스에서는 특이하게도 투우 시합이 열리는 곳입니다.이 프로방스 지역은 로마시대 때  속주여서 이탈리아 색이 짙은 곳이지요.주민들도 그 곳에서 이주한 이들이 많습니다.프랑스라는 근대민족국가가 탄생되기 이전에는  사실상 독립적인 자치를 누린 곳이라서 지방색이 꽤 강한 곳이지요.로마시대 때 지은 원형경기장이 지금도 남아 있는데 이 곳에서 요즘도 투우를 합니다.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방송에서 가끔 여행 다큐멘타리에서 보는 투우와 달리기하는 행사를 이 곳에서도 한다는 것이지요.좁은 골목길에 소들을 풀어놓은 다음에 남자들이 함께 달리기를 합니다.금녀의 장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이 행사에 여자가 참가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아주 거칠고 위험한 행사이지만 남자들은 자기들의 용기를 시험한다는 의미에서 참가해 봅니다.외국의 관광객들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부상자도 생기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는지 폐지되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아를르의 투우 경기에 나오는 검은 소들은 인근의 카마르그 지방에서 온 것입니다.이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습지라서 자연보호 지구인데 투우 외에 백마를 기르기도 합니다.이 곳의 백마는 그 털이 아름다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요.태어날 때는 색이 갈색에 가까운데 어른이 되면서 희게 변한다는 특이한 품종입니다.또 유럽에서는 드물게 야생의 말이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이 말은 포니 종 비슷한 소형종입니다.습지에는 희귀 야생조들이 많이 날아와서  장관을 이루기도 하지요. 

  소와 달리기하는 행사를 전 세계에 알린 소설은 헤밍웨이<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입니다.이 소설에서 파리의 풍경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들도 있지만 제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장면은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소와 달리기하는 축제였습니다.이 곳은 피레네 산맥 너머 프랑스와 가까운 곳이지요.방송에서 몇번 본 장면을 머리에 떠올리며 읽으니 실감나더군요.그리고 투우장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헤밍웨이는 사냥이나 투우장면을 즐겨 묘사하기로 유명하지요. 

 팜플로나의 소축제를 소재로 한 작품중에는 시드니 셀던<시간의 모래밭>이 있습니다.1976년 팜플로나에서 벌어진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의 활약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소와 남자들이 우루루 달리다가 소에게 남자들이 받혀 죽는 사고의 틈을 타서 탈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대체로 미국이나 유럽의 스릴러 물에는 아일랜드 저항단체인 IRA(에이레 공화군)을 소재로 한 작품은 상당히 많지만 바스크 저항단체를 소재로 한 작품은 거의 없는데 이 작품은 스페인 내전부터 시작해서 바스크 족의 역사를 상당힌 취재하고 난 뒤 쓴 흔적을 느끼게 해줍니다.스페인 역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가톨릭 교단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지요.흔히 시드니 셀던을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작가라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미국작가는 존 스타인벡도 아니고 업톤 싱클레어도 아니고 바로 시드니 셀던이었습니다.왠지 시드니 셀던이라 하면 지적인 사람이 좋아하면 안 된다는 이상한 체면의식 같은 것 때문에 좋아한다고 밝히기가 꺼려지는 작가라고 합니다만 굳이 그렇게 순수문학은 수준 높고 대중문학은 수준 낮다는 식의 규정을 할 필요가 있나 생각도 해봅니다.저는 꽤 재미있게 읽은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프로방스나 스페인은 다른 유럽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입니다.특히 북서 유럽 쪽에 사는 사람들은 일조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태양빛이 풍부한 이런 지방을 좋아하지요.리비에라 해안에 외국인의 별장이 많고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유명한 조지 스티븐슨도 프로방스에서 조금 떨어진 세벤느 산맥을 당나귀를 타고 여행한 기록을 남기고 있기도 합니다.서머싯 모옴의 단편에는 영국의 어느 의사가 모든 것을 청산하고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세빌리야로 건너가 이발사로 사는 이야기가 있기도 합니다.그래서인지 영국이나 독일 화란 등의 으슬으슬하고 늘 흐린 하늘만 보이는 나라에서는 지중해 연안 지역을 태양빛이 강렬한 지역이라며 부러워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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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9-05-0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퐁스 도데의 별을 교과서에서 본 정도 말고는 잘 모르는데요. 옛날에 프랑스 문화원에서 몇 달 불어를 배울 때 선생님이 자주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선생님은 별을 보고 반해서 프로방스 아가씨를 사귀고 싶어서 그곳에 유학을 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그곳을 무척 싫어하게 됐나 봐요. 프랑스인은 동양인이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있다는 걸 알고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늘 말하더군요^^ 프로방스 아가씨를 사귀는 것도 실패한 것이 프로방스 할머니가 자기한테 착 달라붙어서 안 떨어져서 그랬다는^^

노이에자이트 2009-05-01 20:02   좋아요 0 | URL
프로방스 할머니.으하하하...프로방스의 악몽이군요.별에 나오는 스테파니 낭자같은 소녀를 찾았나 보군요.

Kir 2009-05-0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프로방스 지역은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었어요. 비록 여행 중에 몇일 머물렀던 게 다이긴 하지만요. 니스나 칸도 좋지만, 그런 곳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보다는 좀 더 작고 유명세 덜한 지역이 좋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5-02 00:58   좋아요 0 | URL
프로방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도 많고 화가들도 여기로 많이 왔지요.내륙의 산골로 들어가면 더 좋겠지요.영화 <어느 멋진 순간>에서 러셀 크로가 나오는 그 동네도 괜찮은 것 같고요.

비로그인 2009-05-0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간 지중해를 끼고 있는 북아프리카와 남부 유럽을 가보고 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5-02 00:54   좋아요 0 | URL
이태리와 발칸 반도 사이의 아드리아 해도 경치가 좋아요.그래서 크로아티아에 관광객이 많이 가죠.
스페인 내전에 관심이 많으면 시드니 셀던<시간의 모래밭>을 읽어보세요.스페인 내전 부터 프랑코 독재까지 또다른 시각을 제공해 줍니다.

비로그인 2009-05-0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의 모래밭> 기억 해 두겠습니다.

쟈니 2009-05-0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베리아 반도의 문화가 왠지 특이해서 더 끌려요. 이슬람과 카톨릭이 융화가 되지 않았을까요.. 물론 둘 간에 전쟁도 했겠지만, 문화는 기본적으로 섞일 수 밖에 없어서요. 스페인과 포르투칼 쪽 무척 가보고 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5-02 23:23   좋아요 0 | URL
특히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이슬람 유적지가 많지요.알함브라 궁전은 음악으로 영화로 많이 알려졌구요.지금도 그 지역은 모로코 이주민들이 많이 와요.아무래도 해협만 건너면 바로 아프리카니까요.스페인에 독재자 프랑코가 있었듯이 포루투갈엔 살라자르가 있었지요.둘 다 아름다운 나라지만 역사는 피비린내가 많이 났고 제3세계에 못된 짓도 많이 했지요.

후애(厚愛) 2009-05-02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곳에서 배우는 바가 많습니다. 거의 제가 모르는 게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몰랐던 공부를 여기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셈이지요.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02 17:15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된다니 기쁩니다.저도 후애 님의 글과 사진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가시장미 2009-05-04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스가 프로방스에 속하지요? 니스는 정말 햇볕에 강하더군요. 그곳을 여행할 때 찍은 사진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제 기억에는 정말 햇볕에 따스했습니다. ^^
어떤 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에 대해서도 이렇게 박식하시니..그 내용도 잘 이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죠?

노이에자이트 2009-05-04 15:46   좋아요 0 | URL
좋겠다...저는 해외여행 가본적이 없어서...모두 책이나 방송으로 얻은 지식이에요.
저는 영화나 소설 읽을 때도 지명이나 문화유적은 물론 사건도 샅샅이 알아보는 성격이예요.공부가 많이 되지요.
 

  젊은 여성들은 대중교통 안에서 성추행으로 당했던 불쾌한 경험들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그중에서 제일 기분이 더러울 때는 그 상대 가해자가 늙은 남자인 경우라고 합니다.그런데 남자라도 여성들의 그런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제가 전에 일하던 곳은 여학교 세 개로 가는 길목에 있었는데 당연히 여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닙니다.그런데 어느 날 그 길목에 술이 좀 취한 70대 초반의 남자들이 세명 서서 불콰해진 얼굴로 목소리를 높여 잡담을 하고 있는데 여학생 한 명이 지나갔습니다.그 여학생을 보고 이 늙은 남자들이 자기들끼리 수군수군대는데 좀 있다 킥킥 웃기도 하고 여학생 등 뒤에서 손가락질도 하는데...지켜보는 저도 영 기분이 거시기하더군요.그래서 옆에서 쉬고 있던 동료(남자였음)에게 "저 영감들 왜 저래..."했더니,"영감들 주책이군.손녀뻘도 안되겠구먼..."하고 혀를 끌끌 찼습니다.건물 안으로 들어와 여직원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제일 재수 없는 인간들!"하면서 규탄하더군요. 

  포르노 중에서 제일 기분나쁜 장면이 늙은 남자와 교복입은 여학생이 나오는 것이라는 남자들도 있습니다.이상하게도 여배우는 교복상의는 입은 채로 촬영해 놓은 것이 많습니다.일종의 코스프레겠지요.어떤 남자들은 그런 화면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 늙은 남자를 패주고 싶다고 하는 이들도 있더군요.알고 보면 그런 야동도 다 합법적으로 찍는 것이고 그 늙은 남자들도 엄연히 직업으로 하는건데 그렇게 분노할 필요까지야 없지 않느냐 하지만...또 여배우도 교복만 입고 여학생인 체 하지만 성인 연기자들이잖아요.그러니 합법적으로 찍는 거지요.하지만 늙은 남자가 어린 소녀와 성행위를 한다는 데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남자들에게도 있나 봅니다.하긴 포르노물이니까 직접 성행위는 하겠지만요. 

 어린 소녀가 등장하는 야동물은 묘하게도 그 분류가 <로리타>라고 되어 있습니다.인터넷에 보면 로리타 많이 소장하고 있습니다...운운하는 댓글들이 있지요.<로리타>의 작가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들으면 뭐하는 수작이냐...하면서 화를 내겠지요.원래 이 소설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음란소설이 아닙니다.실제로 작중인물로 나오는 로리타가 성숙미가 풍기는 조숙한 소녀도 아니구요.아직 2차 성징도 나오기 전 그러니 이쁜 남자처럼 생긴 여학생이라는 이야기인데 절대로 성적접촉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나보코프는 나비를 좋아하여 그 연구가  전문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그래서 전남 함평 군의 나비축제에 만약 로리타라는 제목을 붙이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나보코프가 잡았던 나비 특별전시관이라는 푯말도 달아놓구요.그렇다면 틀림없이 엉뚱한 생각을 하는 도덕주의자들이 나서서 "왜 저런 음탕한 제목을 붙였느냐!"고 항의라도 할 것 같습니다.문학사에서 가장 많이 음란물로 오해받는 작품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과 <로리타>라고 하니까 그런 과민반응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도 아니겠지요.

  <레미제라블>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도 많이 하고 해설도 보았는데 다른 이들의 글에는 언급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그것이 바로 장발장과 코제트와의 관계가 어떤 것이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장발장은 테나르디에 부부의 학대에 허덕이는 코제트를 거금까지 줘 가면서 구해가지고 데려옵니다.이때 코제트는 열 살,장발장은 오십대 초반.그리고 십년 가까이 둘은 함께 삽니다.부녀지간 같지만 분명히 둘은 부녀지간은 아니지요.상상력을 발휘해 본다면 이 둘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 거리가 많이 나올 겁니다.장발장은 몸에도 마음에도 상처받은 코제트를 헌신을 다해 보살핍니다만 그 헌신은 결코 단순히 아버지같은 마음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작가인 위고도 그런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장발장은 감옥생활을 오래 했고 평생 여자와 따뜻한 사랑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그가 유일하게 아껴주고 보살피는 여자는 이 코제트 뿐.결국 십 년 정도 지나 코제트와 마류스를 결혼시키는 날.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진행 중에 장발장은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옵니다.그리고 코제트가 입었던 옷을 꺼내어 붙들고 키스하며 통곡합니다.이게 단순히 딸을 시집보낸 아버지의 서운함때문일까요.위고는 <그 집 부근을 지나가던 사람이라면 남자의 커다란 통곡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고 써놓았습니다.장발장이 코제트에게 지녔던 감정은 정말 복잡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는 작가들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구닥다리 취향이로군...하는 평을 받을 수도 있지요.그런 작가 중 한 사람이 아나톨 프랑스인데 그의 초창기 성공작인 중편소설<실베스트르 보나르의 죄>를 좋아합니다.이 소설은 프랑스가 37세 때 썼는데 자신이 노년이 되었다고 가정해서 쓴 것입니다.여기서는 책에 파묻혀 사는 노학자 실베스트르 보나르가 주인공인데 어느날 옛애인의 손녀를 데려옵니다.그 옛애인은 이미 죽었고 잔느라는 그 소녀는 무정한 보호자에게서 사랑도 못받고 지내고 있습니다.게다가 잔느가 있는 기숙학교엔 히스테릭한 노처녀가 사감으로 있습니다(이상하게 소설에도 만화에도 여학교 기숙사 사감으로 등장하는 이는 히스테릭한 노처녀로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잔느는 보면 볼수록 죽은 옛애인을 닮았습니다.그러면서 미묘한 감정도 생기지요.이 소설에서도 결국 잔느는 처녀가 되어 미남 청년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하지만 그 젊은 부부는 첫아이가 죽고 맙니다.젊은 부부가 그런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를 바라면서 노인은 그 둘이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을 자애롭게 쳐다봅니다.그리고 소설은 끝납니다.장발장이 코제트를 결혼시키고 나서 통곡하는 그런 장면은 없으며 또 이 소설 자체가 대체로 잔잔합니다.이런 소설 읽는 재미도 조곤조곤해서 좋습니다.아나톨 프랑스의 작품은 현재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더군요.

  늙은 남자와 어린 소녀...하면 떠올리는 그런 음탕한 상상과 달리 이런 소설 속에서는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장발장과 보나르도 따뜻한 눈길로 어린 소녀를 보살피지요.<로리타>에서도 야동 같은 장면은 안 나옵니다.물론 그것도 야동같은 것  아니냐 하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지요.실제 원조교제도 원래는 일본에서 늙은 남자가 어린 여학생과 대화를 통한 정신적 교류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취하는 게 목적이었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로리타고 원조교제고 이상한 방향으로 그 뜻이 변형되고 말았습니다.나보코프 아저씨가 저승에서 혀를 차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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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4-26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생긴 일입니다. 집 동네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한손으로 그걸 꺼내 들고 흔들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걸 저는 겁이 나서 할머니를 부르면 집으로 달려 갔었지요. 할머니께 자세히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망령이 들어도 더럽게 들었다면서 할머니께서는 그 할아버지를 찾아 그걸 자른다면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답니다. 그 할아버지가 있던 장소에 할머니랑 가 보았더니 사라지고 없더군요. 가끔씩 친구들이랑 이런 할아버지를 종종 보았는데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4-26 21:22   좋아요 0 | URL
유아,어린이 대상 성추행은 늙은 남자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습니다.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범죄가 젊은이 범죄에 비해 급증하고 있지요.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모두 인격자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비로그인 2009-04-2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제목과 화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젊은 여성이 늙은 남자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그린 그림 있잖아요? 그 그림도 속사정을 모른 상태에서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고 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4-26 21:24   좋아요 0 | URL
그림은 잘 모르겠고 존 스타인벡<분노의 포도>에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정선우 감독<거짓말>상영 무렵 영화관 앞에 보수적인 개신교도들이 상영반대 시위를 하던 생각이 나는군요.<채털리 부인의 사랑>도 법정까지 가고 난리가 아니었지요.

드팀전 2009-04-26 23:56   좋아요 0 | URL
루벤스의 <로마의 자비>인 듯 합니다. 고대 로마시대 형벌을 받은 아버지 시몬에게 자신의 젓을 먹이는 딸 페로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

노이에자이트 2009-04-27 00:27   좋아요 0 | URL
오...루벤스 그림이군요.

[해이] 2009-04-2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리타 영화 재밋게봤었던 기억이 있네요. 영화 판본은 여러개 있던데요ㅋ

노이에자이트 2009-04-26 23:51   좋아요 0 | URL
무삭제판을 보셨나요?
의붓어머니와 아들의 불륜으론 <페드라>가 있습니다만...

[해이] 2009-04-27 21:19   좋아요 0 | URL
무슨 판본인진 기억이 잘;;;; ㅋㅋ 페드라 한번 찾아볼게요 ㅎ

드팀전 2009-04-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리타는 60년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랑...제레미 아이언스가 나온거 그러나 감독은 기억이 안나는...그렇게 두 종류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디렉터스버전,무삭제판 이런건 잘 모르겟구요 ^^
<페드라>는 어젯 밤 ebs에서 방송했었는데.^^

노이에자이트 2009-04-27 00:20   좋아요 0 | URL
제레미 아이언즈는 탄자니아에서 맹수찍는 기록영화에도 나오더라구요.
<페드라>좀 오랜만에 보려고 했는데 자버렸습니다.메르나 메르쿠리도 이제 저세상 사람이 되었지요.

머큐리 2009-04-2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리타 읽고 있습니다...ㅎㅎ

노이에자이트 2009-04-27 23:37   좋아요 0 | URL
멋진 감상평도 부탁합니다.

쟈니 2009-04-2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10대 후반? 20대 초반? 즈음에 읽어서인지, 무척 난해한 느낌이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 그런 스타일이겠지만.. 유미주의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예술과 미의 단단한 결합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예술에서 미란 게 그저 당연한 것이려니 생각했는데, 그 "미"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4-28 23:41   좋아요 0 | URL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파멸해 가는 사나이를 그렸는데 의외로 도덕주의적인 결말이라고 봅니다.타락의 결과는 이런 것이다...하는 결말.오스카 와일드의 나중 행적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죠.오스카 와일드 동화를 가만히 보면 굉장히 잔인한 장면이 있어요.피가 흐르고 몸이 떨어져 나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