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만담 -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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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고 한 팬질 ,

 

날짜를 보니 윤의 졸업식이 있던 날 날아온 메일이었다 . 나는 그 날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절하듯 뻗었으므로 메일 따윈 열어볼 짬도 능력도 없었다 . 16일에야 땀에 온통 젖어서 깨고 온 몸엔 멘소래담 냄새를 폴폴 풍기며 그 덕에 더 쌀랑하게 느껴지는 거실에 나앉아 습관처럼 메일과 전전 날의 블로그 기록을 살피며 와 있는 댓글에 차례차례 답글을 했더랬다 .

메일 중에 발견한게 moonrise님이란 분의 짧은 인사 , 그리고 이 책 독서만담을 보내고 싶다는 내용의 얘기가 있었다 . 안그래도 보고싶어 근질근질하던 차였는데 이게 웬 횡재 ! 아, 늦었구나 싶어 얼른 답 메일을 보냈다 . 그렇게 두어차례 서로 감사의 말을 꾸벅꾸벅하고 책을 기다려 받았다 . 메일에서 득달같이 배송에 넣었다더니 다음날 바로 도착을 해줬고 , 나는 일단 도착 인증사진을 찍어 앞으로 읽게될 독서리스트에 꼭 타임테이블 찍듯 인스타와 활용하는 sns에 책 자랑질을 했다 . 그리고 어제 , 늦은 시간부터 책을 잡고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 책을 말그대로 즐겼다 . 클클대면서 , 재미 보장이란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

 

그런데 읽으며  놀란 건 몇 꼭지만 빼곤  내가 이 내용들을 전부 서재 , 그러니까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읽어 왔었다는 것 ,  그 사실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내가 이토록 저자의 팬이었다니 , 왜냐하면 이 분이 북홀릭 (잡식성책장) 님이라는 인지를 하게 된게 오래전이 아닌  비교적 최근의 일(물론 이 책을 내기 전)이기 때문이다 . 아마도  습관처럼 다른 분들의 리뷰를 하루 시작과 함께 몇개씩 꾸준히 읽기를 해왔던 중에 , 폰이라는 놀랍지만 조악한 화면 특성상 닉네임은 따로이 기억하지 않으면서 이 분의 글 꼭지를 늘 찾아 읽었었다는 말이 되고마니 , 나로서는 그게 참 신기한 일이었다 . 책 자체가 아주 두껍지는 않지만 280 매라는 분량에서 처음 만나는 글은 겨우 두서너 꼭지 뿐이라는 걸 , 생각해보면 책 한 권의 분량을 같이 시간을 보냈다는 셈이 되는데 이 우연을 어찌 팬질이 아니라고 할수 있을까 !


많은 리뷰어 분들의 닉네임과 글을 하나로 묶어 '이건 이 분의 글이로군' 할 만큼 친숙하게 받아들이는데는  내 뇌 한계를 핑계로 댈 수 있겠지만 , 그 많고도 긴 시간 한사람이 완성한 글을 꾸준히 읽으면서도 정작 그를 몰랐다는 것이 신기하다면 신기하고 또 어떤 면에선 이처럼 무심하면서 다른 쪽에선 애호해왔다는 기이한 사실을 매 단락마다 깨달았으니 이 또한 웃긴 일이지 싶었다 .

 

이렇게 장황한 설명을 하는 까닭엔 바로 북홀릭님인 저자와 댓글로 인사를 튼 개기가 이  책 맨 처음의 주제라는데 있다 . 그저 많고 많은 괴짜 중 한 사람이겠거니 했던 블로그 주인장은 친절하게도  절판본과의 탐욕 편에 거론된 그 위대한 <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이란 책들이 뭔지 알 수 있겠냐는 내 질문에 애써 관련 책들이 나열된 곳의 주소를 남겨 주기까지 해서 내 메모장 한 쪽을 차지하고 있고  , 그리고부턴  이 북홀릭 이란 닉네임은 그렇게 내게 메모장의 한 쪽처럼 각인이 되었다 .

 

블로그란 한정된 화면에서나 보던 익숙하고도 구성진 또 익살스런 한탄과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말그대로 찌질을 지향하는 것처럼도 보이는 ' 그 남자는 그렇게 어느 날 내 기억에 들어와서 다시는 (응?) 나가지 않았다 ' 고 ,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 문장을 인용해 떠들어 대면서  지금까지 해왔듯 나는 그 찌질한 어느 날에 시비 아닌 시비를 걸어가며 오래 이웃하게 되길 바라게 된다 .

 

어쩌면 저자로서는 마음이 꿍할 수도 있겠다 . 이번 책이 처음도 아니고 무려 다섯번 째 책이란 걸 감안하면 , 그러나 책이란 성질이 그렇듯 읽지 않으면 , 그 전은 그 책이 아무리 세상에 있다고 해도 안 읽은 사람에겐 없는 세상인 것이니 , 나의 장황한 첫 인사에 아주 살짝만 삐치시기를 바라며 , 명저 "오래된 새책 "이 절판본 또는 희귀본으로 마구 몸값이 오르기 전에 찾아 또 읽어봐야겠다 . 

가깝다 느끼는 이웃님들의 리뷰로 이 책의 호기심을 키웠고 , 원래 책에 관한 책은 가급적 읽지 않으려 하던 내 애씀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져 버렸다 . 그러니 앞으론 읽더라도 마구 늘어나는 책 욕심만은 경계에 경계를 거듭하며 그저 즐겨야지 , 세상엔 별 사람도 많고 역시나 읽지 못한 (않은?) 책이 여전히 많다는 것에 좌절과 기쁨을 동시에 놓으면서  .하핫~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인지라 대부분의 이웃서재 주인장들은 책을 사랑한다 . 그게 ' 정신적 사랑이건 육체적 사랑 ' (육체파와 정신파, 본문 60쪽) 이건 , 저자의 말처럼 표현의 차이이지 사랑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일테다 . 그것이 ' 국내에서 출간된 책의 판매 부수가 2 천권을 넘지 않아 , 인구 5 천만 명 중 단 2 천 명만이 같은 책' (본문 7 쪽 ) 을 읽고 공감을 한다고 해도 , 그 많은 사람 중에 길게 혹은 짧게 늘어진 시간선(삶) 을 떠올리면 시대도 출판사도 읽는 사람의 지역마저도 모두 뛰어 넘어하는 공유와 공감이 되니 어쩐지 더 소중해지고 뭉클해지고 하는 것이 나만은 아닐거라고 믿게 된다 .


그런 현상을 한때 곱씹으면서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 나는 "경이로운 공감지대 "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이 책의 만담들은 특히나 더 각별해진다 . 그 화면의 글들이 이처럼 종이에 찍혀 나왔다는 것이 .  아 , 다음은 어떤 분의 글이 이처럼 책으로 만들어질까 ! 우리가 익숙하게 읽던 누군가의 글 중에서 !?  그런 마음과 함께 많은 글사랑 책사랑 이웃님에게 한 권의 책을 내고 만나게 하는 그 과정에 용기가 될 책으로 이 책을 , 계속하는 만담처럼 놔주고 싶다 . 어떤 읽기나 쓰기를 말하는 책 중에 용기가 다리가 될 역할로 말이다 .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책을 냈고 작가라는 직업을 하나 더 얻었다 . 부끄러움이 많아 다른사람 앞에 서는 것조차 어려워했던 내가 제법 말문이 트인 것도 독서 덕분이다 . 직장에서 필요한 글쓰기를 두려워 않게 된 것도 독서 덕분이다 . (본문 7 쪽)

 

그 감탄은 종종 그 책을 재독하는 계기가 되곤 한다 . 뒤쪽에 숨어 있는 책들을 정리하는 것은 마치 미지의 동굴을 처음 답사하는 듯한 설렘을 선사한다 .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 한 번 읽은 책의 내용이 금방 잊힌다고 한탄할 이유가 전혀 없다 . (본문 46 쪽)

 

늘 그렇듯 즐거운 생활을 보여주는 박균호 (북홀릭 , 잡식성책장)님께 , 또 좋은 느낌으로 책을 보내주신 moonrise 님께 깊은 고마움 전하며 , 꾸벅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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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2-19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책으로 만난 인연은 항상 아름답고 정답습니다. 정성스러운 서평 정말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7-02-19 20:03   좋아요 1 | URL
워낙 책이 명저잖습니까? ^^ 또 읽어도 역시 재미있더라고요! 완전 심리스릴러 ! 특히 아내님과의 냉전 편~! ㅋㅋㅋ

북프리쿠키 2017-02-19 2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주문했습니다 흐흐~

박균호 2017-02-19 20:08   좋아요 2 | URL
에궁 고맙습니다 !!

[그장소] 2017-02-19 20:43   좋아요 2 | URL
북프리쿠키님도 , 받으시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게 된다는걸 아시겠군요!^^

박균호 2017-02-19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저라요 ㅠㅠㅠ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헛갈리지 않도록 이름을 실명으로 변경했습니다...ㅎㅎ

[그장소] 2017-02-19 20:34   좋아요 1 | URL
저야 이제 헷갈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 저자 이름, ^^
음, 스스로도 명저라고 해야 한다고 (쑥스러우실테지만) 생각해요 .
이야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 타인을 웃음짓게 한다는게 생각보다 쉽지않다는걸 많이들 아실텐데..^^
재미 , 소소한 울림 , 그런데서 감동이라는 물결을 만나니까요!

박균호 2017-02-19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오래 오래 좋은 책 이야기 나눠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그장소] 2017-02-19 20:41   좋아요 1 | URL
꾸벅꾸벅 ~ 아이쿵~ 제가 해야할 얘긴데요!^^
오래 오래요!^^

하나 2017-02-20 1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여러개 읽어봤는데 다 평이 좋더라 구요. 거기다 그장소님의 글을 읽다보니 너무 너무 재밌어지는 걸요. 책을 읽기 전에 이렇게 서평만읽어도 재미있다니... 기대되는 책이네요. 구입해야겠어요.

[그장소] 2017-02-20 11:50   좋아요 0 | URL
오옷~ 책얘길 리뷰처럼 ㅡ안한다는 양철나무꾼 님말씀이 맞아요. 그게 잘어울리고.. 재미있어요~ 하나님~^^?( 아 하나 님 닉넴 쓸때 ...기발하군 뭐 그러네요~ 아멘 나오고!^^)

박균호 2017-02-20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저자로서 ‘재미‘와 ‘웃음‘을 보장합니다...ㅎㅎ

박균호 2017-02-20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누구신가 했더니 예스24 ‘인강‘님 이셨군요 ㅎㅎㅎㅎㅎㅎㅎ 제 블로그에 매일 출근하시는 분...새삼 신기하고 반갑습니다.

[그장소] 2017-02-20 11:48   좋아요 1 | URL
ㅎㅎㅎ아셨군요?
저도 반갑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예스24를 들어가면 제 쪽에선 첫화면에 ㅡ 보이거든요..



2017-02-28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28 10:24   좋아요 0 | URL
아 ㅡ ㅎㅎㅎ전 진작에 친구 해놓고 들락거렸는데 .. 언 강이 숨트는 새벽 ㅡ이랍니다! 인 강이 ㅋㅋ 아니고요!^^
 
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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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의 항아리

 

지상에 내려와 인간과 같이 삶을 영위하는 신을 뭐라고 하더라 ㅡ 따로이 부르는 이름이 있었을 텐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 검색을 명령하자니 명령어가 주절주절이라 넣어도 판독이 안될 것 같다 .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라~ 이 기막힌 뇌에 선물인 셈으로 ! 그럼 막힌 뇌가 공기를 만난 듯이 기뻐 할 것이다 . 그러며는 조금 더 생을 연장해 볼까 하노니 ...

 

이 책을 찬찬히 한 편씩 톱아보자 .  다소 희귀에 가까운 주제에 작가는 너무나 태연하게 우리 일상이라는 듯 늘어 놓지 않았던가 ? 그게 함정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 일상성과 비일상성을 한 공간에 버무려 놓고도 태연자약 시침인 것이 어쩌면 우리 삶의 모습아니겠냐 그런 이야길 밑그림 같은데에 슬쩍 숨겨둔건지도 ... 생각해보라 . 알비노를 우린 주위에서 얼마나 마주하는가 ? 백반증 환자도 드문 요즘에 , 전신이 색을 벗듯 그저 하얄 뿐인 사람이 있고 또 그와 함께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니 , 가상한 인간들 아닌가 ? 내가 신이라면 귀이 여겨 귀애할 인간들일지도 ... 정말 흔치 않은 일이 , 흔치 않지만 일어나는 게 인생인지도 모른다 .

 

예전 같았다면 마녀 , 마귀로 인간의 의식적인 사냥감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 . 현대에선 알비노의 현상하날 과학이나 수학의 문제 풀듯 그런 거라고 공식을 알려주곤 괜찮다 . 색이 없을 뿐 아니 흰색이 과도하게 주어졌을 뿐인 인간이니 서로 아껴 살아라 ㅡ 한다 . 따지면 흑인도 과도한 멜라닌의 애정을 한몸에 받는 족속들 아닌가 ? 어쩌면 어중간한 우리들은 딱 그렇게 어중간한 신의 손놀림 끝에 나온 피부색을 지니고 사는 건지도 모를 일 ... 상상해 보자면 하는 말이다 .

 

그러니 알게모르게 그들을 대할 때 , 인식에선 과학이나 수학처럼 풀이된 상식을 한 쪽에 품고 , 다른 한쪽엔 속된 호기심을 , 오래된 전설 같이 품고 그들을 대하게 되지 않을까 ? 그게 신성시가 아니면 뭘까 ? 터부시가 아니면 뭘까 ? 공공연하게 말로 나타내진 못하는 야릇한 감정을 , 동시에 품고도 아닌척 , 자신은 지식인이니 괜찮은 척 함께해간다 .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동시에 드러나는 사건이 바로 이 알비노의 항아리 속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악다구니와 머리뜯기인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불현듯 했다 .  

 

아버지 병구완 하느라 좋은 시절 다 보내다가 아내의 피로 재미를 보는가 싶었는데 재발한 아버지의 병 때문에 안달이 났던 것이다 . 어머니는 아내의 신체적 특징을 정력제로 확신하고 있는 셈이었다 .

ㅡ본문 29 쪽에서 ㅡ

 

 

글 속의 남편이면서 아들인 나"야말로 그런 과학의 입장을 십분이해한다는 쪽이고 , 그래야만 무지가 튀어나오지 않을 것이기에 전설과 현대를 절충해 사는 인물로 나온다 . 무지를 무지라고하지 않는 쪽이라고 해야겠다 . 더구나 머리로는 아니라고 알면서 어쩌면 더 깊은 안쪽으론 자신이 함께하는 사람 , 아내란 족속은 현신을 품은 사람 쯤으로 은연중에 생각할 지도 모를 일 . 그러니 어릴 적 아버지의 병환에 어린 여자애에 불과했던 그녀가 내민 단지를 거부 못하고 부끄러워하는 중에도 집 안에 내민 것이 아닐까 ? 자 , 내가 이 아들이 그 현신의 생 한자락을 이렇게 얻어왔노라고 !

 

시어머니의 그 패악엔 신에게 하는 어리광의 몸짓이 그대로 보여진다 . 맡겨둔 기도가 있지 않느냐며 현신에게 그 만큼 모셨으면 (아들을 신관으로 내어주었으니) 이 몸짓도 알아달라는 듯이 매달려 생떼를 쓴다 . 신은 너그러우니 가당한 일이다 . 더구나 한번 내려준 적있는 은혜였던지라 , 또 나올 수있는 은혜의 파편을 왜 못주느냐는 어리광이다 .

 

" 니가 잘 났으면 얼마나 잘 났노 ? 오줌 그기 뭐가 그리 대단한 기라고 . 내가 이 나이에 애먼 소리까지 들어야겠나 ? 영감 병 고치려다 화냥년 같단 소리나 듣고 , 아이고 억울해라 . "

ㅡ본문 30 쪽에서 ㅡ

 

생의 보혈 , 신의 보혈 , 하찮은 인간에겐 더없이 귀한 그것 .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필요 없을 적에 그것은 얼마나 힘을 가질까 . 인간에게 ... 그러니 신은 드높여졌다가도 순식간에 인간의 필요에 따라 내팽게쳐지기도 하는 존재들 . 한결같이 드높이기만 하는 인간은 어디도 없다는 이야기 아닐까 . 그러니 신은 인간이 울며 매달릴 때마다 기적을 내려주지 않으면 곤란해졌을테다 . 그러면서 늘 기적이 필요친 않으나 만에하나 ㅡ라는 것을 대비해 공생인척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 그것이 알비노의 항아리 , 라는 형태를 빌려 작가가 말하는 지점인건 아닌지 ...불현듯이 그런 생각이 들었더라고 ...

 

알비노증인 아내를 사람들은 ' 백새 ' 라고 칭했다 . 그것이 흰 새를 말하는 것인지 , 아니면 흰 뱀을 뜻하는 ' 백사 ' 에서 모음동화 해 그렇게 말하는 건지는 나도 모른다 . 다만 그 말을 할때 풍기는 분위기는 어딘지 경멸스럽고 혐오스러웠던 것만은 틀림없었다 . 사람들은 아내의 특이한 외모를 두고 뭔가 염험한 격으로 몰아 자신들의 무지한 신비주의를 정당화하려 했다 . ...생물학적 지식이 부족한 어른들은 조금 다를 뿐인 아내의 신체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무조건 주술적인 것으로 연결 지어 생각했다 .

ㅡ본문 17 쪽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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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2-12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편 하나로 이렇게 긴 글 리뷰로 쓰시는 그장소님 내공^^b
다른 단편으로 또 이렇게 쓰실 거라 예언ㅎㅎ

[그장소] 2017-02-13 06:57   좋아요 1 | URL
단편을 반짝반짝~^^ ㅎㅎㅎ 소재들이 너무 멋졌어요! 그냥 한번에 퉁치기엔~ 읽는 제 표현의 한계가 막 느껴지는 !!

cyrus 2017-02-13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세상이 불안정하거나 다가올 미래에 불안감을 가지면 비이성적인 것에 막연한 기대감에 의지하려고 합니다.

[그장소] 2017-02-13 15:21   좋아요 0 | URL
cyrus님도 그러시나요? 저는 어쩐지 그 맘을 알겠어요 . 저 웃기지만 , 그런 말에 현혹된 적이 있는데 , 의지보단 미루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나 그래요!^^

cyrus 2017-02-13 15:31   좋아요 1 | URL
저는 운세, 기적 같은 걸 믿지 않는 회의주의자인데, 저도 사람인지라 흔들리기 쉽습니다. ^^;;

[그장소] 2017-02-13 16:01   좋아요 0 | URL
음 , 저도 어쩜 지독한 회의주의자에 가까울 텐데 ㅡ 경험이란 참 이상합니다 . 해봐서 이해하게 되는 어떤 것이 있더라 고요 . 대게가 그럴테지만 . 그 많은 점집이 대체 왜 성황인가 ㅡ 이해를 하게 되었어요 . 어떤 신탁보다 ㅡ 말을 꺼냄으로 응어리를 풀어 주는 역을 하느구나 랄까요? ㅎㅎㅎ

2017-02-22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2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2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22 21:01   좋아요 0 | URL
이미 잘 하고 계신 부분일텐데 ㅡ 작가로 쓰기의 경험은 말이죠. 아시나 모르겠는데
제가 워낙 단편주의자! 거든요. ㅎㅎㅎ
이게 말이되나? 암튼 장편도 따지면 단편의 시간을 모은 것들이니까 ㅡ 그래선지 좋은 단편은 자꾸 더 생각이 머물고 그래요 .
순전히 독자의 리뷰로 ㅡ 그렇게만 봐주셔도 더 역시 힘이 날것 같아요! ^^ 도움이 되면 더 없는 기쁨이고요!
 
허공의 파편
이태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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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파편 ㅡ 이태산

중, 고등학교 때 이따금 우르르 수업에 들어오곤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 출석부엔 분명 이름이 있지만 수업에 들어오는 날은 손을 꼽을만큼 출석일은 띠엄띠엄이던 구릿빛 소녀들 . 그 애들 모습은 교실보다 테니스장 에서 더 찾기 쉬웠고 우리는 수업 중에도 팡, 팡, 하고 공이 때려지는 소리로 그애들의 존재를 실감하곤 했었다. 실체보단 멀리 울리는 소리같던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

내게 전문 체육인이란 그 정도 지식이 전부인데 초, 중, 고를 수업일수보다 훈련에 매진하는 이야길 최근 자주 접한다 . 여기서는 야구라는 종목으로 .
낯선 생태계를 엿본 기분이고 신선함보단 혼란스럽다 . 고교야구 mvp로 외국 스카우터들에 의해 국제 무대 진출이라 ... 국가대표들을 보면 어린 나이에 올림픽등에 참여를 하니 충분히 현실이야길텐데 나는 TV 속 인터뷰를 하는 대형 스포츠 선수들 모습만 생각나고 머릿 속이 그만 하예진다 .

이전에 스파링이란 제목으로 권투를 아주 조금 맛봤는데 , 그 역시 이 책 처럼 생소한 운동세계라 새롭긴 같았는데 , 다른 점은 스파링의 주인공은 자신이 원치 않는 비행의 피해자가 되서 권투와 만난다는 점 이고 이 강태산이란 인물은 아버지의 경제 능력이 받침된 상황에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았다는 점 그리고 두 글 속 주인공들의 생활방식이 차이가 있었다 . 자신이 하는 운동에 매진하는 것은 같은데 그렇지 , 말하자면 모범과 불량이랄까 ? 야구선수 강태산은 사회에 속하기 위해 성실하고 착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운 입장이라면 권투선수 장태주는 최선을 다해 착함과 성실까지 가져가야만 사회로부터 겨우 인정 받을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 .

그래서 두 책 모두 소년 로망 판타지 장르 같은 면모를 보이지 않나 싶었다 .
무엇보다 야구선수 강태산의 행동들이 너무 파격이어서 , 중학생 때부터 바이크가 제제 대상이 아닌 점에 놀라고 그의 분방한 성적 (性的) 일탈성 등에 놀라고 , 내가 고루한 인간이라 놀란다 . 나는 꼰대의 전형이었다 . 이 책을 읽는 동안 ㅡ 부끄럽게도(응?) ...

그들의 신체 능력이나 인기도 , 천부적 재능 , 극과 극의 환경 , 국제 무대로 향하는 모습들까지 환경만 조금 다를 뿐이지 무협지에 나오는 인물들같아 다소 허황된 내용으로 현실 도피를 돕는 그런 기능을 하는 건 아닐까 하며 읽었는데 , 그런 점은 특히 부각되는 산만한 시점의 변화 때문이었다 . 문장이 쉽게 잘 읽히기는 하지만 중반까지 답답해 하며 읽게 된다는 글 짜임 역시 그랬다 .

내가 모르던 운동 선수 삶이니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이미지 관리 시대인 요즘 이렇게 막나가기도 쉽지 않은지라 얼마간 현실과 괴리를 느꼈다는 말을 해야겠다.

허공의 파편 ㅡ 파편이란 제목에 나름의 이해를 말해보자면 주인공 강태산이 거침없이 피워 대는 까만 밤 옥상 흡연이 연상되었다 . 말보로 레드 담배가 타는 동안 허공에 점을 찍듯 피어나고 꺼지는 ... 순간을 그린게 이 제목의 이미지 ... 그러니까 파편의 정체는 어쩌면 담뱃불이랄까 . 그래서인지 책 전체 느낌은 연기처럼 허허롭다고 느낀다 . 어쩌면 치명적으로 , 또 어쩌면 위태하게도 보이는 태산이
한 순간을 음미하는 담배처럼 이 책도 그런 무게로 다가드는게 아닐까 ... 살짝 걱정을 해가며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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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08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하루키를 닮았다고 해서 어떨까 싶었는데 별론가 보죠? 제가 야구를 볼 줄 몰라 더 관심이 갔는데. 이런 책 보면 관심이 좀 생길까 싶어서.

2017-02-08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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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개기일식

 

" 2사 만루 , 3점 뒤진 채로 9회말 마지막 공격이었어 . 그리고 이건 꽤 중요한 시합의 결승전이란 말이야 . 그런데 풀카운트에 역전 만루 홈런이 터졌다고 . 이상하지 않아 ? "

 

"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거죠 ? "

성범수는 새벽같이 배달된 조간신문을 펼치며 생각했다 . 역전우승 소식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다 . 성범수가 본 것은 생중계이니 그 결과가 신문의 형태로 바뀌기까지 고작 2시간이 걸린 것이다 . 기사를 작성해 사진과 함께 올리고 , 편집하고 , 인쇄하고 , 각 지국으로 배송하고 , 다시 구독자에게 전달하는데 달랑 2시간 ?

너무하네 .

 

ㅡ본문 307 쪽에서 ㅡ

 

일전에 보기를 끝낸 드라마 w 의 한 장면 , 여주의 아버지인 만화작가는 자신이 그린 만화 속의 가상세계가 현실을 침범하고 , 그 상태를 변화시키려다  자신을 저쪽 세계에 빼앗기고 눈코입 얼굴이 지워지는 일을 겪는다 . 이 후에는 몸은 한 사람인데 , 인격이 둘인냥 (1인 2역이지만) 서로를 죽이기위해 분투를 한다 . 그리고 만화 속 세상의 남주는 대략 맥락없는 세상에 대해 말을 한다 . '  맥락이 없어 , 맥락이 ...' 맥락이 없으면 의심해보고 , 왜 맥락없는 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봐야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 물론 그 마저도 자신이 가상세계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혼란을 겪지만 , 끝내 말이되게 그러니까 맥락이있게 자신의 세상을 움직이게하고 , 이쪽 세상에까지 변화를 미친다 . 물론 서로 연관(극 속의만화팬들과 그 드라마를 보는 우리까지) 있는 사람들에 한한 변화이겠지만 .

 

만화같은 세상이 현실이되는 경험 , 그 일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만화에 몰입해 자신(다수)들의 이해방식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길 바라는 팬들에 바람에 의해 또 , 작가에 의해 스토리의 변화를 주면 , 모니터 밖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여(바람)한 변화가 통했다고 생각하고 기뻐한다 . 말도 안돼! 하는 비명을 마침내 말이 돼 ! 는 것으로 기꺼이 바꾸는 방식에는 개개인들의 욕망이 분출되고 분출된 욕망은 동기와 목적 , 까닭을 뒷받침하며 가상세계마저 현실세계와 같이 자신들이 납득 (하고 싶은 방향으로) 하고 싶은 쪽으로 몰아가게하는 에너지가 된다 .  

 

거짓말도 백번하면 참이 된다 " 는 말이 이웃나라엔 속담처럼 있다고 한다 . 말은 한 문장일 뿐이지만 그 안엔 무수히 많은 희노애락이 들어있다 . 옳은지 옳지 않은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거짓을 참으로 바꾸려면 혼자 힘으로는 안되며 , 혼자라도 백인의 힘이 필요한 일일 거다 . 어떤 한 사실을 다른 해석이 통하도록 하려는 것에는 ,

 

개기일식은  태양 ㅡ 달 ㅡ지구 가 일직선에 놓이는 현상이라고 한다 . 상식으로 보면 매일 11시 11분이 꼭 겹치는 일만큼 매달 주기로 있을 수도 있어야 하는데 ,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 그래서 전지구 상에서 개기일식은 약 2년에 한번 정도라는 걸 어느 백과에서 읽었다 .  예상을 깨는 천문이 있듯 (그도 이젠 상식의 범주에 들어가겠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 그 예를 들자면 이 소설 속의 주인공 성범수 가 생각하는 세계질서의 방법이 예상치 못한 개기일식 쯤 될까 ?

 

나는 이 소설을 이해하는 지렛대로 드라마의 상황을 빌려봤지만 , 작가는 성범수를 통해 어느 밤에 야구생중계를 보다가 말이 안되는 세상을 (혼자만 느끼는 기이함 ) 만나게 한다 . 2사만루에 3점 뒤진 상태에서 9회말 역전승이 그에게는 말도 안되고 맥락도 없는 가상세계같은 거다 . 그런데 득달같이 도착한 새벽신문은 마치 옆(평행)세계에서 이미 있던 일이라 , 우린 다 아는데 하는 식으로 신문 소식을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찍어 구독자의 집까지 배달을 마치는 통에 바로 그 속도에 , 성범수의 생각은 조작된 세계를 인식하고 이 의심을 같이 의심하고 풀어줄 친구를 찾아가게 만든다 .

 

찾아간 친구를 기다리는 곳에서 맞닥뜨린 것도 비일상적인 광경들이다 . 그가 느끼기에 이 세계는 뭔가의 조작질에 놀아나는 이상한 세계가되고 , 그런 깨달음은 학교 때의 두 스승을 놓고 벌어진 헤프닝들을 되씹게하는 상황까지 간다 . 그때는 떠도는 말들이 사실 같았던 때라고 보면 될까 ....도움을 청하기위한 방문에서 그는 모든게 떠도는 말처럼 그렇지 않았다는 다른 사실을 알게되고 , 친구는 자신이 보기에 거짓을 생산하는 주측이 되어있다 .

 

맥락도 없이 , 이상한 일이 널렸는데 , 아무도 그걸 인식하지 못한다는 초조감같은 걸 글 속 주인공을 통해 엿보며 , 우리 세계의 진실은 상식 밖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 이쯤되니 글이 현실인지 , 책을 덮는 이 쪽의 내가 현실인지 무감각해진다 . 마치 그건 지구가 끊이 없이 돌고있는데 그걸 못느끼는 것과 같달까 ...

야구로 시작해 글을 쓰는 소설가 주인공의 사생황에 사고하는 두뇌의 혼잣말까지 듣다보니 , 발 밑이 허방해진다 . 그러거나 말거나 뭣이 중한지 ! 성범수 씨 ...당신도 나도 모르고 사는거 같지 ? 하면서 슬그머니 동료의식을 어깨동무처럼 두르며 다음 맥락없는 맥락의 가상세계로 넘어간다 .나는...해가 동쪽에서 뜨듯이 그건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다 . 그렇게 한 소설의 세계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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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행복 - 2016년 1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조해진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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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최저임금의 결정

 

 

그리고 시급 말인데 . 다음 달부터 최저임금 맞춰 줄게 .

당신은 그렇게 말한다 . 당신은 선심을 쓴다 . 생색을 낸다 . 동시에 그녀의 표정을 살핀다 . 아 , 네 , 알겠습니다 . 그녀는 대답한다 . 그뿐이다 . 감동하는 표정도 짓지 않고 감사의 마음도 표시하지 않는다 . 당신은 실망한다 . 최저임금에 맞춰 준다는데 반응이 저따위라니 . 정말요 , 사장님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 뭔가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당한 사람처럼 , 당신은 부아가 치민다 .

 

ㅡ본문 367 쪽에서 ㅡ

 

 

 

교코쿠 나츠히코의 [싫은 소설] 에서 한 남자는 밑바닥 삶에서 자포자기하다 전설로 회자되는 한 인물의 권유를 받는다 . 그가 말하는 호텔에 가면 한가지 미션을 하고 이후부터는 돈이 마를 날이 없는 삶을 살게된다는 이야기로 , 전설의 인물은 그렇게 좋은 조건을 계속 살지않고 이상하게도 뒤를 이어 해줄 누군가로 그 남자를 지목하고 그 남자의 절망과 절박이  , 거미줄에 걸린 거미처럼 헛된희망에 사로잡혀서 약속한 날에 그 곳을 향해 출발하는데 이게 기괴하게도 가도 가도 끝이 안보이고 자신은 계속 나아가고 있지만 시간 속에 갇힌 기분이 들며 막상 도착한 곳에서도 여전히 자기 뒤를 이어 자신' 을 쫓는 자신" 의 그림자를 만날 것 같은 환상에 시달린다는 그런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

 

이전 이장욱 작가의 [ 크리스마스 캐롤 ]에서도 그렇고 이번 [ 최저임금의 결정 ] 도 , 나는 그 시간의 겹에 갇힌 나와 당신과 우리를 만난다 .

 

나'는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그 충격으로 복수를 다짐한다 . 복수의 대상인 당신"은 그녀가 아르바이트하던 편의점의 점주 , 나 '의 복수의 이유는 당신이 그녀에게 최저임금을 빌미로 성추행하려던 까닭에 그녀가 도망치다 마을버스에 치여 사망했기 때문이다 . ㅡ라고 앞에서 밝힌다 . 그러나 편의점에 당도해서 점주와의 대화에서 마주한 또 다른 진실은 나'는 그녀가 두려워하고 피하던 스토커일 뿐이고 , 편의점 점주 때문이 아닌 나"를 피해 도망하다 버스에 치여 죽었다는 이야기 ㅡ 를 한다 .

 

사건에서 분명한 건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 뿐이다 . 두 사람의 진술은 어느 쪽에서도 다 믿어지지 않는다 . 너무 첨예한 사건의 진술이 있기 때문이다 . 이런 이야기를 읽다 드는 생각은 저 글 속의 나'는 당신" 이고 당신은 바로 나이며 다른 인물들인 듯 하지만 모두가 한 인물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

이장욱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그 깨지 않는 악몽 속에서 무수한 자신이 한없이 분열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

 

"사장님 , 최저임금은 존재의 최저 수준 , 존재의 밑바닥입니다 . 기본은 맞춰주셔야죠 ."

 

점주라는 위치에 있지만 그 역시 갑인 대형 점포 쪽에서는 일개 최저 존재로 , 그러면서도 일을 부리는 이들에겐 그 자신이 횡포한 갑 , 타인의 존재 가치를 시급의 수준으로도 맞춰주지 않으며 , 자신이 당하는 불이익에는 일일이 분노하는 사람 , 그건 점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사랑을 대하는 젊은이에게도

그렇다 . 사랑이나 감정의 최저 수준 , 기본의 예의 그런 것들이 무시되는 세상을 최저임금에 빗댄 소설이 아닌가 했다 .

 

두 남자의 상황 이야기를 읽다가 책을 덮고 , 예의와 도덕이나 윤리가 사라지고 있는 세상에서 그 최저 임금이란  인간 존엄성의 최저 한계선을 말하는 거로구나 , 이렇게 바닥이구나 ...하는  , 지독한 현실 풍자 소설이구나 , 싶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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